금호산업ㆍ삼부토건 등 중견건설사들의 워크아웃이 채권단 간 불협화음으로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동일토건의 워크아웃 성공 스토리가 새삼 주목 받고 있다.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은 일부 사업장에서의 아파트집단대출 소송만 원만히 해결되면 동일토건이 워크아웃에서 조기 졸업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동일토건의 정상화 과정이 순항하는 것은 주채권은행의 리더십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외환은행은 자금지원에 솔선수범해 부채권은행들의 자발적 지원을 이끌어냈고 워크아웃 기업에 대해서는 날 선 조언을 마다하지 않았다.
외환은행은 우선 회사 경영진에 더 이상 새로운 일을 벌이지 말 것을 주문했다. 기업은 생리상 단돈 1원이라도 생기면 이를 융통하고 싶어한다는 점을 예단한 조치였다. 주채권은행이 설득력 있는 로드맵을 제시하자 동일토건과의 협업은 순리대로 이뤄졌다.
외환은행은 시급한 문제였던 천안 쌍용동 아파트와 서울 하월곡동 주상복합 아파트에 대한 미완공 해결에 나섰다. 외환은행은 자금부족을 겪던 천안 쌍용동 아파트에는 단독으로 490억원을 지원했다. 하월곡동 아파트는 관련 채권이 하나도 없었지만 은행이 직접 시행사와 입주민들을 설득해 중재를 이뤄냈다.
외환은행은 그렇게 정상화의 토대를 마련했고 이어서 자금부족으로 공사가 중단됐던 천안 소재 용곡동 프로젝트파이낸싱(PF) 해결에 돌입했다.
외환은행은 이번에도 정상화에 필요한 자금 70억원을 조건 없이 단독 지원했다. 여기서 170억원의 수익이 발생했다.
외환은행은 특히 워크아웃의 경우 수익이 발생하면 채권단이 대출금 상환을 요구하기 마련이지만 채권단을 설득해 이 자금을 동일토건의 내부 유보금으로 전환시켰다. 동일토건은 이 자금을 또 다른 문제 사업장에 담보로 제공했다. 이 사업장은 곧 정상화됐다.
주채권은행을 중심으로 워크아웃 기업과 나머지 채권단이 같은 목표를 공유하게 되자 정상화는 예상대로 진행된 것이다. 금호산업의 워크아웃이 일부 채권은행의 예금 가압류 조치로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되고 삼부토건이 채권단과 워크아웃 기업 간 공통된 전략부재로 정상화가 지연되고 있는 것과 상반된다.
외환은행 기업개선부의 한 관계자는 "보통은 워크아웃 기업에 현금이 발생하면 채권단들이 상환자금 분배를 요구하게 되고 여기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채권단 간 갈등으로 번지게 된다"면서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주채권은행의 리더십과 자기희생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동일토건의 워크아웃 일정은 2015년 12월까지지만 일부 사업장에서의 집단대출 소송건만 해결되면 워크아웃 조기졸업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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