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 승계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삼성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4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끊은 것으로 조사됐다. 11개 순환출자 보유 대기업집단의 남아 있는 순환출자 고리 중 90%가량은 롯데그룹이 가지고 있었다. 총수가 있는 대기업집단의 경우 총수일가와 임원, 계열회사 등이 보유한 지분 비율은 절반 이상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가 30일 공개한 '2015년 대기업집단 주식소유 현황'에 따르면 신규 순환출자 금지제도가 시행된 지난해 7월 이후 11개 대기업집단의 순환출자 고리가 483개에서 459개(4월1일 기준)로 24개가 줄었다. 순환출자란 대기업집단들이 계열사를 늘리고 지배하기 위해 사용하고 있는 수단 중 하나로 출자구조가 'A사→B사→C사→A사'와 같이 원 모양(환상형)으로 순환하는 구조를 말한다.
순환출자 고리를 가장 많이 줄인 곳은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현대그룹이다. 현대그룹은 현대상선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로지스틱스 지분(47.67%)을 모두 매각하는 등 순환출자 고리 9개를 모두 끊어냈다. KT도 2개, 금호아시아나 1개, 한라그룹이 1개(4월16일)의 고리를 모두 해소해 순환출자 대기업집단 수는 4곳이 줄었다.
지배구조 개편에 나선 삼성그룹도 14개 순환출자 고리 중 4개를 줄였다. 지난해 순환출자의 정점에 서 있는 제일모직을 상장하면서 삼성카드가 가지고 있던 지분 5%를 팔아 금융 계열사와의 순환출자 고리가 일부 사라진 것이다.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한진도 8개 순환출자 고리 중 7개를 해소했다. 한진은 오는 7월 말까지 남아 있는 1개의 순환출자 고리마저도 없애야 한다.
반면 전체 순환출자 고리 459개 중 416개(90.6%)를 가지고 있는 롯데그룹은 1개 줄이는 데 그쳤다.
61개 전체 대기업 중 총수가 있는 대기업의 내부지분율은 55.2%로 전년 대비 0.5%가 증가했다. 공정위의 한 관계자는 "내부지분율이 낮은 인천국제공항공사(1.4%) 등 공기업집단이 지정에서 제외된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총수일가의 지분율이 가장 높은 대기업집단은 중흥건설(43.4%)이었고 한국타이어가 42.2%, 부영이 41.7%로 그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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