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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로 新경제·新금융 열자] <3·끝> 아시아의 맹주가 돼라

독자진출 환상 벗고 韓·中·日 협력해 亞시장 공략해야<br>韓-상품개발력·日-자본·中-내수 결합땐 '환상의 조합'<br>신흥시장 일수록 조기 진출·현지화로 시장선점이 중요<br>정부도 경제외교 통해 현지 진입장벽 완화등 지원 필요




지난 9월 미국의 금융시장조사기관인 닐슨리포트가 발표한 전세계 100대 카드회사(2008년 말 카드결제 잔액 기준)에 우리나라 카드사 9곳이 포함됐다. 특히 미국계가 거의 석권하다시피 한 상위권에 신한(18위), 국민(20위ㆍKB카드), 비씨카드(21위)가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우리 카드사들은 커진 덩치에도 불구하고 아직 이불 속에서 활개를 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1978년 국내 최초의 전문카드회사인 코리안익스프레스가 설립된 후 31년이 흘렀지만 국내 카드사들은 대부분 해외진출이 시기상조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반면 일본의 JCB카드는 창사 20년 만인 1981년 해외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리고 올 3월 말까지 이 회사는 지구촌 전역에서 6,097만명의 회원을 모았고 190여개국에 1,200만여곳의 가맹점을 확보했다. 주목해야 할 것은 JCB가 아시아 지역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비자ㆍ마스터카드 사용도 어렵다는 아시아 일부 지역에서조차 JCB는 통한다는 입소문이 돌 정도다. JCB의 성공사례는 우리 카드사들이 세계시장을 넘보기에 앞서 틈새시장인 아시아에서 챔피언이 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삭줍기'로는 아시아시장 못 뚫어=국내 카드사들은 아시아시장 진출의 악재로 ▦시장의 금융인프라 부족 ▦현지인들의 카드사용 기피현상 ▦한국 금융브랜드 인지도 부족 등을 꼽는다. 실제로 KOTRA는 2005년 3월 '베트남 신용카드시장 걸음마 단계'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놓았다. 내용의 골자는 현지의 카드가맹점은 1만개, 현금출금기(ATM)는 733개에 불과하며 베트남인들은 카드보다 현금 사용을 선호해 시장의 성장잠재력에 비해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보다 한해 앞선 2004년 6월 비자카드는 베트남을 인도차이나반도의 거점으로 삼기 위해 현지 사무소를 개설했다. 그리고 약 3년 후인 2007년 6월 말까지 베트남의 카드 발행 수는 620만개까지 늘었다. 가맹점 수는 2만1,875개, 현금지급기도 3,820대로 증가했다. 이 같은 증가세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급성장하는 신흥시장은 선점하는 기업이 지배하게 돼 있다. 현지 금융인프라가 갖춰진 뒤에 들어가봐야 이삭줍기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한 예를 들어보자. 신한은행은 1992년 남들보다 먼저 베트남시장에 뛰어들었다. 1997년 외환위기로 선진국 금융사들이 철수할 때에도 현지에 남아 베트남 정부•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쌓았다. 그 결과 최근 해외 은행으로는 다섯번째로 현지법인 설립을 허가 받을 수 있었다. 하나은행은 선진국 은행들이 간과했던 중국 동북3성 지역에 2004년 과감히 진출, 현지 정부 등의 호응 속에 독보적인 영업망을 구축할 수 있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사례는 신흥시장일수록 조기에 진출해 현지 경제에 이바지하면서 공을 들여야만 성장의 과실을 함께 나눠먹을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한ㆍ중ㆍ일 카드 삼국지를 쓰자=물론 우리나라나 일본의 카드사 모두 자력으로는 비자카드나 마스터카드•아메리칸익스프레스(아멕스)와 같은 강자들에 직접 맞설 수 없다. 무엇보다 브랜드 인지도가 부족한 것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글로벌 브랜드 컨설팅회사인 인터브랜드가 9월 발표한 2009년 100대 베스트 글로벌 브랜드 순위에서는 아멕스가 22위(브랜드가치 149억7,100만달러)를, 비자카드가 94위(〃31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마스터카드 역시 다른 브랜드 평가회사인 브랜드Z사의 2009년 세계 100대 브랜드에서 87위(74억2,700만달러)를 차지했다. 이 조사에서 아시아계 카드브랜드는 얼굴도 내밀지 못했다. 미국계 카드사들이 이처럼 강력한 브랜드를 구축할 수 있었던 것은 홍보ㆍ광고에 막대한 투자를 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광고시장 전문매체인 애드버타이징에이지(Advertising Age)에 따르면 2003년 비자ㆍ마스터카드와 아멕스 3사가 광고비로 지출한 금액은 무려 13억2,000만달러에 달한다. 닐슨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신용카드 사용액(신용판매 기준)은 3조690억달러에 달하는데 이 가운데 3사가 거의 95~99%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이 같은 격차는 우리는 물론 일본 카드사도 혼자 힘으로는 좁히기 어렵다. 격차를 줄이려면 미국시장에 필적하는 내수시장을 만들어야 한다. 가장 좋은 방안은 한ㆍ중ㆍ일 동맹을 만드는 것이다. 우리 카드사들이 보유한 세계 최정상급 상품개발력과 정보통신기술에 일본 카드사(JCB)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자본, 중국 카드사(인롄)의 광활한 내수시장이 합쳐지면 아시아시장을 제패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동남아 지역에서는 화교자본의 지배력이 높다는 점에서 중국 카드사와의 제휴는 급선무다. 카드사들의 노력 못지않게 정부 차원의 지원도 절실하다. 금융산업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외국계 기업에 대한 제도적ㆍ정서적 진입장벽이 높아 정부의 경제외교가 뒷받침돼야만 그 벽을 넘을 수 있다. 특히 제도적 장벽은 고위 각료 간 교류 등을 지렛대로 삼을 필요가 있다. 금융당국도 카드사들이 (미국 카드사처럼) 내수시장을 발판으로 해외로 나갈 수 있도록 장려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규제 일변도로 카드사업의 수익기반을 위축시킬게 아니라 내수사업을 활성화해 해외진출 재원을 마련할 수 있도록 숨통을 틔워주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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