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장에서도 주식형펀드로 자금유입이 꾸준히 이어지는 가운데 자산운용사들의 현금보유 비율은 늘고 있다. 증시 환경이 불안하기 때문에 돈이 들어와도 섣불리 주식을 사기를 주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운용사들이 풍부한 유동성을 가지고 본격적인 매수에 나설 경우 반등을 주도할 것이란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14일 투신은 2,978억원을 순매수하면서 코스피지수를 1,200선 붕괴 위험에서 구출했다. 이중 상당부분이 선물과 연계된 프로그램 매매였다고는 하지만 최근 제기됐던 기관의 ‘손절매’ 우려를 줄여줬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펀드 내 주식비율 크게 줄었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12일 현재 운용사 전체 주식형펀드의 주식편입비율은 90.72%로 지난 4월말에 비해 무려 4.12%포인트나 감소했다. 이 비율은 연초 93.09%에서 꾸준히 상승하면서 4월말 94.84%까지 증가했지만 이후 장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급감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운용사별로 살펴봤을 때도 대한투신운용의 경우 4월말 95.76%에 달하던 주식비율이 89.45%까지 줄었으며,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투신운용 역시 이 기간 각각 2.98%포인트, 2.74%포인트씩 감소했다. 이동수 한국펀드평가 애널리스트는 “운용사들은 일반적으로 펀드 환매가 일시에 몰릴 것에 대비하거나 증시 상황이 나쁠 때 위험자산에 대한 노출을 줄이기 위해 주식편입비율을 낮춘다”고 설명했다. 최근 조정장세가 전개되면서 펀드 환매 요청에 대한 우려감이 높아졌고 주가가 급락한 종목들이 속출한데 따른 결과라는 설명이다. ◇실탄 확보한 투신, 반등 주도할까= 이같이 주식편입비율은 감소하고 있는데도 주식형펀드로는 꾸준히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만큼 투신권의 매수여력은 커지고 있다. 당초 시장에서는 지수가 추가하락하면서 운용사들이 손절매에 나설 경우 증시 충격이 커지면서 펀드 환매가 일어나고 이것이 또다시 지수 하락으로 연결되는 ‘악순환’을 우려했지만, 오히려 투신의 매수에 따른 지수상승의 ‘선순환’도 기대할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반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공세가 멈추지 않는 상황에서 투신의 일방적인 매수로는 본격적인 반등을 이끌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춘수 대한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지수 1,200선에서는 주식을 살 만 하다는 분위기이긴 하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이 계속 팔고 있고 미국 등 글로벌증시와 연동되고 있는 만큼 섣불리 기대감을 가지기엔 이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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