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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퇴원한 10일 세브란스 병원 안팎에는 경찰 수백명이 곳곳에 배치되는 등 삼엄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무전기를 든 경찰과 미국대사관 측 보안요원들이 오전부터 주변을 유심히 살폈고 퇴원한 후 대사가 타고 이동할 차량을 포함해 7대의 경호 차량이 대기했다.
허술한 경호로 피습을 당한 만큼 정부와 미 대사관 측이 퇴원 시에도 혹시 발생할지 모를 만일의 불상사에 철저히 대비한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3개 중대 360여명 이상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병원에 배치됐다. 기자회견장은 국내외 취재기자 100여명이 참석해 북적였다.
경찰과 미 국무부 측에서 파견된 보안요원들은 회견을 1시간30분가량 앞둔 이날 오후12시30분쯤 회견장 안의 취재진을 모두 내보내고 소지품 검사를 한 뒤 휴대용 금속탐지기를 동원해 신체 검색 절차를 거친 뒤에야 다시 입장을 허가하기도 했다.
당초 예정보다 20분가량 늦은 오후2시20분께 시작돼 15분가량 진행된 기자회견을 마친 리퍼트 대사는 미국 측 관계자들과 의료진들에 둘러싸여 재빨리 회견장을 빠져나갔다. 병원 본관을 나서면서는 퇴원하는 길을 지켜보는 시민들을 둘러보며 연신 손을 흔들기도 했다. 시민들은 떠나는 차량을 향해 장미꽃을 흔들거나 '사랑합니다'라고 외치기도 했다.
한편 이날 리퍼트 대사의 얼굴을 TV에 내보내지 말라며 방송국에 협박 전화를 건 70대 노인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이날 오전4시44분께 서울 마포구 상암동 YTN 사옥으로 전화를 걸어 협박한 혐의로 송모(71)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송씨는 "리퍼트 대사의 얼굴 상처를 방송에 내보내지 말라고 재차 이야기했는데 왜 계속 방송에서 보여주느냐"며 "계속 그러면 폭파시켜버리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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