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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 기준금리 인상과 쉬어가기 사이에서 고민했을 한국은행은 지난주 쉬어가기를 선택했다. 인플레이션 압력은 여전하고 경기에 대해 견조하게 낙관적인 전망이 우세하지만 이집트 사태와 같은 약간의 하방 우려가 포함된 인식에 바탕을 둔 것이다. 채권시장은 마치 이를 예견한 듯 금융통화위원회(11일) 이틀 전까지 국고채 3년물 금리 기준으로 4.2%대로 육박하다가 다시 반락하기 시작했다. 만일 연속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했다면 채권시장은 이성적으로 가치를 가늠하면서 투자활동이 이루어지는 국면이라기 보다는 공포가 지배하는 국면이 더 오래 진행되었을 것이다. 물론 지난주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지 않았다고 해서 금리인상 기조가 멈추었다고 생각할 시장참가자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2.75%의 기준금리가 조만간 3%대로 올라서고 점진적으로 인상된다고 했을 때 장기채의 적정금리를 냉정하게 고민하기 시작할 것이다. 기준금리를 동결한 금통위 당일에 시장금리가 공방 끝에 보합수준에 머물렀다는 것이 이 같은 고민의 시작을 반증한다. 상승기조에 있는 3%대의 기준금리, 당분간 유지될 4%대의 물가상승률과 5%대의 경제성장률 전망 등은 시장금리 상승, 즉 시장의 약세(채권값 하락) 요인이 된다. 하지만 국고채 3년물이 이미 4% 수준으로, 지난해말 대비 0.8%포인트 이상 상승한 데다 기준금리 인상 전망에 따라 채권투자를 꽤 지연시킴으로써 주머니가 비었다는 점은 시장금리 하락, 즉 시장의 강세(채권값 상승) 요인이다. 이번 주는 금통위 재료가 소멸된 후 열리는 첫 주간으로 조만간 현실화될 3%대 기준금리를 토대로 국고채 3년물이 4.0%선에서 공방을 벌이며 이익실현 매물과 투자수요가 부딪힐 전망이나 재차 3%대에서 안착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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