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에서는 전혀 확인되지 않은 사퇴설까지 줄지어 나오면서 당사자들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24일 금융당국과 금융계에 따르면 오는 연말부터 내년 초까지 금융계에 최대 10여명의 고위직 자리가 임기를 맞이하거나 교체될 것이 확실시되면서 관련 후보군이나 주위 사람들의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이런 가운데 각종 하마평과 이를 둘러싼 뒷얘기는 물론, 사실상 허무맹랑한 얘기들까지 가공해서 만들어져 확산되는 일들도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다.
당장 최근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의 경질설이 KB금융 사태와 맞물려 터져 나와 최 원장 본인과 금융계 전체의 화두로 떠올랐다.
흥미로운 점은 경질설을 전후해서 이를 고리로 각종 연쇄 인사 구도가 순식간에 금융가에 퍼졌다는 점이다. 누가 차기 원장으로 가고 그 자리에 금융위 고위 인사가 올라가며 원장과 함께 수석 부원장 자리가 교체될 경우 그 자리에는 누가 간다는 식의 얘기들이 관가와 금융계에 아무 배경 없이 오갔다는 점이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기다렸다는 듯이 온갖 얘기들이 오가는 것을 보고 놓았다"며 "개중에는 자천은 물론 자신들이 줄을 서고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뜻에서 흘리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최 원장의 경질설에 이어 최근에는 한 국책 기관장의 교체설까지 나왔다. 정책기관 조직 통폐합 과정에서 바뀔 것이라는 얘기였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금시초문"이라며 일축했지만 이 인사의 거취는 요즘 금융가 고위 인사들의 식사 자리에서 단골 메뉴가 되고 있다.
민간 금융가에서도 CEO를 둘러싼 다양한 얘기들이 오가고 있다. 신한은행의 경우 서진원 행장의 임기가 끝나가면서 은행은 물론 계열사들에서도 확인되지 않은 소리들이 퍼져 나가고 있다. "계열사 A 사장은 행장이 되기 위해 연말 영업력을 최대한 끌어들이려 한다" "B씨도 꺼진 불이 아니다"라는 식의 말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하지만 정작 서 행장은 연임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은행연합회나 생명보험협회 역시 관료 출신이 배제되면서 다양한 풍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유력 후보 중 한명인 C씨가 조직 수장으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삼성이 고민하고 있다"는 등의 말들이 대표적이다.
금융계 인사는 "인사철만 되면 많은 말이 생산되지만 민간 출신들끼리 경합하는 상황이 생기면서 예년과 다르게 더 많은 설들이 확대 재생산되고 있는 것 같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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