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KSLV-I) 1차 발사가 카운트다운 중 발사 7분56초를 남기고 중지됨에 따라 발사일정은 다시 연기될 것으로 전망된다. 발사 후 실패가 아니기 때문에 국내 우주개발계획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나로호 1차 발사 이후로 미뤄졌던 각종 위성발사 사업들이 보다 연기될 가능성은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1차 발사 실패가 나로호 발사계획 전체가 실패한 것으로 보기 어렵고 발사 실패 원인이 무엇인지 분석작업을 지켜봐야 한다. 특히 이번 발사 중지 원인을 분석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1개월 이상으로 길어지게 되면 내년 2차 발사 등 모든 일정이 연기되고 국내 우주개발계획에도 적잖은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1차 발사 중단에 따른 책임소재 부분도 발사를 총괄한 러시아 측에 있기 때문에 이에 따른 책임소재 공방이나 책임에서도 비교적 자유로울 것으로 보인다. 또 발사 중지 분석과정에 대한 자료를 러시아 측으로부터 전달 받게 되면 실패하기 전에는 얻을 수 없는 분석방법 등의 노하우를 획득할 수도 있다는 것과 발사기회가 한번 더 주어졌다는 점 등은 긍정적인 요소들이다. 하지만 국민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국가적인 프로젝트로 추진된 나로호 발사 실패에 대한 심리적 부담은 클 것으로 관측된다. 당장 정부부처 관계자나 발사를 총괄한 항우연의 과학자들도 심리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책임문책 등에서 자유롭지 못할 수 있다. 또 나로호 발사 등으로 손을 놓다시피 한 통신해양기상위성 발사와 내년으로 예정된 아리랑 5호 위성 발사의 경우 모두 해외 발사이기는 하지만 발사일정이 보다 지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 나로호의 후속사업으로 오는 2018년 진행될 예정인 KSLV-Ⅱ 개발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KSLV-Ⅱ는 국내에서 독자적으로 개발되는 한국형 발사체로 아리랑 시리즈와 같은 1.5톤급 실용위성을 올리는 것과 2020년으로 계획된 달탐사 궤도선에 사용될 발사체이다. 즉 국내 우주개발계획은 위성개발 부문의 아리랑 시리즈와 과학기술위성 시리즈가 있고 우주발사체 부문은 나로호와 KSLV-Ⅱ가 있었던 셈이다. 하지만 KSLV-Ⅱ 개발을 위해서는 추력 75톤급 로켓엔진을 테스트하는 시험시설이 먼저 만들어져야 하는데 이에 대한 정부 투자가 예정대로 이뤄질지 알 수 없다. 당초 계획에 따르면 나로호 1차 발사 성공 이후부터 KSLV-Ⅱ 개발을 위한 시험시설 구축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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