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글 배우는 외국인들<br>한국어능력시험 한번에 20개국서 10만명 몰려<br>국내기업 취업·유학 겨냥 수험생 갈수록 증가
![](http://newsimg.sednews.com/2009/10/07/1HQBTAFH4K_1.jpg) | 안상수의 '피어랏 한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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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img.sednews.com/2009/10/07/1HQBTAFH4K_2.jpg) | 아주대 한국어학당 수업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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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앤 조이] 한류의 영혼 '한글'
■ 한글 배우는 외국인들한국어능력시험 한번에 20개국서 10만명 몰려국내기업 취업·유학 겨냥 수험생 갈수록 증가
정민정기자 jminj@sed.co.kr
안상수의 '피어랏 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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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대 한국어학당 수업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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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에서 한국어 공부했었어요. 대학 한국어학과 전공하고 정부에서 돈을 줘 고급반에서 공부하고 있어요.
태국에서도 한국어시험 두번 봤는데 그땐 어려워서 불합격했었어요. 한국 와서 공부하니까 많이 좋아졌어요. 이번에 시험이 나쁘지 않았어요. 합격할 것 같아요."(경희대 국제교육원 중급반에서 공부중인 캐시 리 씨)
캐시 리(23) 씨처럼 한국어 능력시험을 치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97년부터 시작된 한국어능력시험은 현재 20개국, 97개 지역에서 한번에 10만여명이 치르는 언어 시험으로 자리잡았다.
한국어 사용 인구는 지난 2005년 기준 7,739만명으로 세계 13위권이다. 국내 학계에서는 중국ㆍ인도의 방언 인구를 감안하면 한국어 사용 인구는 세계 10위에 랭크된다고 보기도 한다.
이런 가운데 인도네시아 부퉁섬 바우바우시는 문자가 없어 사라질 위기에 놓인 찌아찌아어를 표기하기 위해 지난 8월 한글을 공식표기 문자로 도입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대한민국의 국력이 신장되고 한류 열풍으로 한국의 브랜드 가치가 높아진 덕분에 생기는 현상들이다.
563돌 한글날을 앞두고 한글을 배우고 한국어능력시험을 치르는 사람들을 만나 나날이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한글의 현주소를 확인해봤다.
◇한국어능력시험 잘 보면 좋은 직장 구할 수 있어요!
한국어능력시험(TOPIK)은 한국어를 모국어로 쓰지 않는 외국인과 재외동포를 대상으로 한 해 두 차례 치러진다. 지난 9월 12~13일 20개국 97개 지역에서 실시된 16회 TOPIK 시험에 9만 3,173명이 지원해 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다.
지난 4월 15회 시험을 치른 8만 6,000명까지 합치면 올 한해에만 18만여명이 한국어 능력을 시험한 셈이다. 시험이 도입된 첫 해인 지난 97년 응시자가 2,274명이었으니 12년 만에 90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지난해와 비교해도 30%나 급증했다. 시험 지원자를 국가별로 보면 우리나라를 제외하고 중국이 6만 7,172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일본(5,932명), 대만(1,535명), 태국(911명), 베트남(707명), 우즈베키스탄(663명) 등의 순이다.
이은우 교육과학기술부 국제협력국장은 "한국어능력시험 응시자의 꾸준한 증가는 우수 외국인 유학생 유치 확대와 해외 현지에서 한국어 학습 열기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한다"고 평가했다. 특히 최근에는 해외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한국 기업체에 취업하기 위해, 또 취업 전 단계로 한국으로 유학오기 위해 한국어능력시험을 치르는 외국인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1,200여명의 학생들이 한국어를 배우는 경희대 국제교육원에서 중급 수업을 받는 캐시 리 씨가 유학까지 와서 한국어를 공부하는 이유는 태국에서 한국어교사의 인기가 높기 때문. 그는 "한류 열풍이 불면서 한국어 인기가 높아졌고 한국어 선생님을 구하는 학교나 학원도 많이 생기고 있다"고 전했다.
한림대 한국어교육센터에서 수업을 듣고 있는 에스라 산자크(23) 씨 역시 터키에서 한국어를 전공한후 한림대 동아시아지역학과에서 유학중이다. 산자크 씨는 "2년 반 동안 한국말을 배우다 유학왔다"며 "내년에 터키로 돌아가면 졸업하는데 가능하면 한국과 무역을 하는 업체에 취업하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
인도 출신으로 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SKK GSB)에서 글로벌 MBA 과정을 이수하고 있는 바론 수아미나찬(22) 씨는 올 상반기 토픽 초급(2급)을 통과한 후 이번에 중급(4급) 시험을 치렀다.
수아미나찬 씨는 "짧은 시간 동안에 MBA를 공부하며 경영학 수업과 한국어 공부를 병행하려니 쉽지 않았다"며 특히 독해 부분이 까다로웠다고 덧붙였다. MBA 졸업후 한국 기업에 취업하고 싶어하는 그로서는 어느 정도 이상의 한국어 실력이 필요하다고 판단, 한국어능력시험에 도전하고 있다.
그는 "현재 나의 한국어 실력은 가게에서 물건을 구입하고 관공서 업무를 보는 등 기본적인 수준은 되지만 아직까지 비즈니스에 필요한 수준의 한국어는 구사하지 못해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털어놓았다.
한국인과 결혼한 결혼 이민자들도 필요에 의해 한국어를 배우고 시험을 치르기도 한다. 8년 전 한국으로 결혼 이민을 온 일본인 카지노 유코(35) 씨는 지난해 4월부터 아주대 한국어학당에서 고급반 수업을 받고 있다.
오사카외국어대학 한국어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전자 도쿄지점에서 근무했던 그는 직장에서 남편을 만나 결혼했다. 오랜 시간 써온 덕분에 한국어 실력이 뛰어난 유코 씨는 "한국어 전공까지 한 터라 생활에 큰 문제는 없지만 한국에 살면서 사람들을 사귀다 보니까 더 깊이있는 한국어를 배우고 싶었다"며 "듣기나 말하기는 괜찮은데 일생 생활에서 글씨를 쓸 기회가 없어서인지 쓰기가 특히 어려웠다"고 말했다.
◇한국어능력시험, 이렇게 치른다.
한국어능력시험은 어떻게 치러질까. 크게 ▦한국문화의 이해 및 유학 등에 필요한 한국어능력을 측정, 평가하는 일반 한국어능력시험(S-TOPIK, 1~6등급)과 ▦일상 생활 및 한국 기업체 취업에 필요한 의사소통능력을 측정, 평가하는 실무 한국어능력시험(Business TOPIK, 점수 채점방식)으로 구분된다.
외국인이 국내 대학에서 유학하기 위해서는 일반 한국어능력시험 4급 이상을 획득해야 한다. 실무 한국어능력시험은 어휘 및 문법, 쓰기, 듣기, 읽기 등 4개 영역에서 영역별 100점씩 400점 만점으로 하고 일정 점수를 따야 국내 기업체에 취업할 수 있다.
지난 2007년부터 외국인 근로자가 실무 한국어능력시험에 합격해야 취업할 수 있는 방문취업제가 시행되면서 시험 응시자가 늘었으며 특히 국내 응시자 대부분은 외국인 근로자이거나 한국인과 결혼해 이주한 여성들이다.
조용웅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인재선발관리 1부장은 "일반 한국어 능력시험은 당초 국내 대학에 유학오는 사람들의 한국어 실력을 측정하는 데 활용하려는 취지였다"며 "전체 응시 인원 가운데 취업을 목적으로 실무형 토픽을 보는 사람들이 5만 명 이상이며 최근에는 한류 열풍에 힘입어 유학을 목적으로 시험을 치르는 학생들도 많아졌다"고 소개했다.
김중섭 국제한국어교육학회 회장 겸 경희대 국제교육원장은 토픽 응시인원이 해마다 늘어나는 현상에 대해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한국의 언어, 문화 등을 배우고 이해하려는 '지한파'가 늘어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21세기 들어 월드컵 유치와 4강 진출, 한류 바람, 글로벌 경제 위기 극복을 선도하는 강한 한국 경제 등이 맞물려 한국의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는 풀이다. 김 원장은 "최근 한국어능력시험의 경향은 한국어를 이해하고 구사하는 기술적인 측면에서 더 나아가 한국 문화를 이해해야 풀 수 있는 문제의 비중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글의 우수성 인정 받다
지구상에는 4,000여 종의 언어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문자로 쓸 수 있는 언어는 40여 종에 불과하다. 그 중에서도 한글은 ㄱ, ㄴ, ㅁ, ㅅ, ㅇ 등 다섯개 기본 자음에 소리가 거세짐에 따라 하나씩 획을 더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져 '귀신의 소리도 흉내 낼 수 있을 만큼' 뛰어난 음소 문자로 꼽히고 있다.
국제 공용어인 영어처럼 문자와 발음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한글엔 거의 없다. 이러한 우수성을 인정해 유네스코는 지난 97년 한글을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했으며 세계지적재산권기구는 2007년 9번째 국제 공개어로 채택했다.
중국내 대학 중 한국어과를 개설한 곳은 2004년 20여개에서 올해는 140여개로 늘었다. 미국에서는 1997년부터 한국의 수능시험 격인 미국 SAT시험을 한글로도 치를 수 있으며 일본 역시 2002년부터 대학 시험을 한글로 치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지난 8월 인도네시아 부퉁섬에 한글을 수출한 것을 계기로 해외에서도 한글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9월 12일 '한글이 한국의 새로운 수출품으로 등장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훈민정음학회 이기남 이사장의 이야기를 집중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11일 인도네시아 부퉁섬 사례를 보도하면서 "한국인들은 한글에 대해 대단한 자부심을 갖고 있으며 한자와 알파벳에 대항해 한글의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15회 한국어능력시험(TOPIK) 중급 1교시(A형-어휘문법, 쓰기)
▲ 아직 사회 ( )이 부족해서 일하는 데 실수가 많다.
1. 계획 2. 경험 3. 표현 4. 성공
▲ 가: 준영 씨는 먼저 들어갔나요?
나: 가방이 있는 걸 보니까 ( )
1. 잠깐 나갔나 봐요 2. 잠깐 나가겠어요 3. 조금 후에 나가면 돼요 4. 조금 후에 나가려고 해요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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