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이수성 "신당 창당" 선언

원칙합의… 정계개편 가시화한나라당을 탈당한 박근혜 의원은 8일 낮 시내 한 호텔에서 이수성 전 총리와 단독회동을 갖고 신당 창당에 대한 협력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이날 회동에 앞서 "서로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총리도 "신당 창당을 도와줄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 전 총리가 한화갑 민주당 상임고문과 각별한 관계인 점을 감안할 때 민주당 일부 의원들도 신당 창당에 참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 박근혜, 신당 창당 행보 본격화

박 의원의 이번 회동은 예상 외로 빨리 이뤄진 것으로 탈당 이후 신당 창당 등 정치활동을 재개하는 첫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박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신당 창당을 목표로 하는 것은 아니지만 신당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해 신당 창당에 대해 적극적인 자세다.

박 의원은 또한 김영삼(YS) 전 대통령, 정몽준 무소속 의원 등과의 회동도 추진하고 탈당 초읽기에 들어간 김덕룡 한나라당 의원과도 적극적인 접촉을 통해 신당 창당노력을 본격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 정치권 반응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는 최근 "정계개편 움직임을 분쇄해나갈 것"이라고 경고한 이후 뚜렷한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다.

그러나 이 총재는 신당 창당이나 '반(反) 이회창'등의 정계개편 시도와 관련, "한나라당의 정권 재창출에 방해가 된다"고 보고 적극적으로 대응해나갈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불거진 이 총재 호화빌라 논란에 대해 이날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송구스럽다"며 서둘러 해명한 것도 정계개편 시도를 막는 데 당력을 집중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민주당도 '야당발 정계개편' 가능성에 대해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당내의 신경이 온통 경선에 집중돼 있으면서도 야권에서 일고 있는 정계개편 움직임이 '제3신당' 창당 등으로 이어질지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민주당은 박 의원의 움직임이 아직 구체화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고려, 김덕룡 의원 등 한나라당 내 민주계의 추가 움직임을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구동본기자

김홍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