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책임지고 국민연금을 관리할 수 있는 사람이 기금 운용의 책임을 맡아야 합니다."
최광(사진) 국민연금 이사장은 20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금융투자업계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국민연금 기금운용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수익률을 제고하기 위해 지배구조 개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민연금은 보건복지부 산하 기관이다. 기금 운용에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기금운용위원회 위원장도 복지부 장관이 맡고 있다.
최 이사장은 이날 "기금운용에서 지배구조 문제가 심각하다"며 "복지부 장관은 국민연금 외에도 맡은 일이 많기 때문에 24시간 기금 운용에 대한 고민을 할 수 없는 만큼 24시간 기금 운용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주체로 기금 운영의 책임자가 바뀌는 것을 진지하게 논의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이 주장하는 기금운용본부 독립에 대해서는 반대의 뜻을 분명히 밝혔다. 최 이사장은 "기금운용본부를 독립시킨다고 해도 현실적으로 국가의 통제를 벗어날 수 없으며 국민연금은 돈의 원천이 있는데(국민의 돈인데)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운용조직이 기금을 관리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기금운용본부 인력을 양적·질적으로 크게 개선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최 이사장은 "싱가포르의 국부펀드인 테마섹과 비교하면 기금운용본부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재임 기간 기금 운용 인력을 깜짝 놀랄 수준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에 따르면 자산 규모가 183조원인 테마섹의 운용 인력은 400명인 반면 430조원이 넘는 자산을 운용하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운용역은 테마섹의 절반 수준인 210명 정도다. 또 테마섹의 경우 전체 운용역 중 40% 정도가 외국인인 반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는 외국인이 한 명도 없다. 최 이사장은 "전체 자산의 약 20% 정도를 해외에 투자하고 있다"며 "앞으로 외국인 인력도 확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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