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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는 이제 생활이다"
입력2000-08-25 00:00:00
수정
2000.08.25 00:00:00
홍병문 기자
"경매는 이제 생활이다"『어? 여기서 이런 경매도 하네』
강남 번화가의 일급 호텔. 얼마전 이 곳에서 벌어진 자선 「미팅경매」는 갖가지 화제를 뿌렸다.
사람을 경매에 부치는 것이 『노예 시장』과 같다는 지적과 『단순한 재미를 위한 가벼운 오락』이라는 변명이 오갔다. 온라인 미팅경매가 한 때 유행이긴 했지만 호텔에서 오프라인 행사로 미팅경매가 벌어진 것은 그리 흔한 일은 아니다.
선남선녀 100명이 자신과 미팅을 원하는 사람에게 외양과 매력을 한껏 뿜어 냈다. 그저 외모만이 경매 초점이 된 것은 아니다. 가치관이 같은 사람끼리 연결해 주는 경매 방식도 선보였다.
올 초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보수적인(?) 청중이 모인다는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 전 특별 행사로 청춘남녀 짝짓기 경매 이벤트도 벌어졌다. 도대체 경매가 뭐길래 가수 조용필 콘서트조차 열리기 힘든 콧대높은 공연장에서 『유희성 이벤트』라는 행사가 열렸을까?
답은 간단하다. 경매가 재미있고 간편하고 일반인에게 친근한 문화생활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인터넷 경매가 입소문과 텔레비전을 통해 불번지듯 번지면서 일어난 새로운 변화다.
롯데 백화점 잠실점과 목동에 위치한 중소기업백화점인 행복한 세상은 지난 주에 큰 경매 행사를 벌였다. 갖가지 전자제품, 생활용품과 의류를 경매를 통해 값싸게 판매한 것.
100여종의 물품 중 자신이 원하는 상품에 가격을 써서 내면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낸 사람에게 상품이 돌아갈 예정이다. 지난 20일 마감한 이번 경매 이벤트 당첨자는 이번주 안에 발표될 예정이다. 물론 상한가는 시중가의 80%선으로 한정돼 있다.
이것 뿐이 아니다.
경매와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되는 어린이가 경매에 참여할 수 있는 행사도 열렸다. 지난 5월, 어린이날 특별 행사로 한 경매장에서 인기 만화와 만화 포스터 수십장이 팔렸다.
어린이들한테 많은 인기를 누렸던 「달려라 하니」의 흑백 원화원고 4장을 비롯, 이현세씨의 만화, 김수정씨의 「아기공룡 둘리」가 평창동에 위치한 서울경매에서 고사리 같은 어린이들 손에 쥐어졌다.
로버트태권브이와 태권동자 마루치 아라치 등의 만화영화 포스터도 경매로 팔렸다.
최근에는 거의 한달에 한번꼴로 일류 호텔과 백화점에서 그림을 비롯한 각종 예술품이 경매형식으로 거래된다. 굳이 어느 호텔이라 말할 것도 없다.
다이아반지 등 결혼 예물도 곳곳에서 경매 이벤트를 통해 거래된다. 신문이나 백화점 카달로그를 보면 갖가지 행사가 경매를 통해 벌어지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보편화된 쇼핑 문화의 일부가 된 경매는 재작년만 해도 외국 영화에서나 찾아 볼 수 있는 유한 계급의 사치스런 취미생활로만 여겼던 게 사실. 그러나 이젠 천만의 말씀. 『경매 행사가 어느새 이렇게 많아졌어?』라고 놀라면서도 많은 이가 경매 이벤트에도 심심찮게 참가하게 됐다.
이렇게 경매행사가 활발해진 것은 온라인 경매의 인기가 하늘로 치솟자 오프라인 기업들이 경매라는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끌어 안기에 혈안이 된 결과다. 경매가 갖는 소비자 흡인력은 이제 오프라인에서도 확인되고 있는 것.
웃음과 재미는 전염된다. 지금 인터넷 경매의 재미는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에서까지 넘치고 있다.
홍병문기자GOODLIFE@SED.CO.KR
입력시간 2000/08/25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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