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에 있는 미국 석유기업인 머피사의 데이비드 우드 부사장을 만났다. 머피는 미국과 호주ㆍ말레이시아 등에서 석유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자체 정유공장과 미 중부ㆍ동부권역에 수백 개의 주유소를 갖고 있는 등 유전 탐사ㆍ개발, 원유 생산부터 소매판매까지 하는 상ㆍ하류 통합 기업이다. 우드 부사장은 동남아시아 지역의 가스전 개발에 한국과 동반 진출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밝혔다. -중국ㆍ인도가 공격적으로 자원확보에 나서고 있다. ▦중국은 자원 탐사ㆍ개발사업(upstream)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돈만 많다. 석유 탐사ㆍ개발사업에서 성공을 거두려면 자금뿐 아니라 유전에 대한 풍부한 지식과 이해ㆍ전문인력ㆍ경험 등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중국은 자원사업 자체에 대한 지적 이해가 부족하다. 자금만 풍부하다고 해서 성공할 수는 없다. 중국의 투자 대비 성과는 빈약한 편이다. -한국 석유개발사업에 대해 조언한다면. ▦석유개발사업은 장기사업이다. 그리고 석유와 가스, 국내와 국외 등을 넘나드는 사업이다. 장기계획을 세워 일관성 있게 밀고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분명하고도 가시적인 목표가 있어야 한다. 공기업은 자원확보가, 민간기업은 이익실현이 목표일 것이다. 목표에 모든 사람들이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만의 독창성을 잘 개발하고 활용하는 것도 무척 중요하다. 한국은 저장식 석유시추선(FPSO)을 잘 만들고 우수한 인력을 갖고 있다. 인도의 경우 인구가 많고 영어 소통이 되지만 공무원들이 너무 관료적이어서 함께 사업하기가 힘들다. -아시아 진출 계획은. ▦말레이시아와 호주에 이미 진출해 있다. 동남아시아는 지질학적으로 가스유전이 특히 유망하다. 문제는 가스를 판매할 시장이다. 한국이 유망한 시장이 될 수 있다. 동남아 가스전 개발에 머피와 한국이 동반 진출한다면 좋은 협력사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머피의 유전개발 전략은 무엇인가. ▦앞으로 가장 유망한 분야는 심해유전이다. 이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또 전통적인 유전뿐 아니라 오일 셰일(Oil Shaleㆍ역청질의 고분자화합물을 포함한 해모공암. 가열하여 석유를 얻음) 등 새로운 분야에도 관심이 있다. 현재 유전에서 원유를 생산해낼 수 있는 비율은 일반적으로 매장량의 절반 정도다. 이를 높이는 데도 관심을 갖고 진행하고 있다. -유가가 고공행진을 할 것으로 보는가. ▦수급상황의 이면을 보자. 먼저 수요 측면에서 많은 국가들이 유가보조금을 주고 있다. 이 때문에 석유가격이 싸져 소비가 줄지 않고 있다. 또 중동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자체 석유소비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미국이 석유소비를 줄이기도 쉽지 않다. 공급 측면에서 정제능력의 부족이 큰 문제다. 현재 세계적으로 중질유 매장량이 많으나 정제가 문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