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보기술(IT) 업계를 대표하는 기업이 신기술시장인 코스닥이 아닌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함에 따라 코스닥시장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상실했다는 아쉬움이 크기 때문이다.
21일 한국거래소 고위 관계자는 "삼성SDS와 같은 IT기업이 코스닥이 아닌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기로 결정해 안타깝다"며 "삼성SDS가 코스닥시장에 들어왔다면 시장 활성화 및 정체성 확립에 큰 도움이 됐을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코스닥시장본부의 한 관계자도 "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의 상장 잠재 고객군 명단에 삼성SDS가 포함돼 있었던 만큼 삼성SDS의 유가증권시장행(行) 결정에 내부적으로 아쉬움이 더 크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시장에서 예상하는 삼성SDS의 시가총액은 최소 10조원에서 많게는 20조원. 만약 삼성SDS가 코스닥시장에 상장한다면 5조원대의 시가총액으로 현재 코스닥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셀트리온을 제치고 단숨에 코스닥시장 대장주로 자리잡게 된다. IT강국 대한민국의 신기술시장 대표주가 IT기업으로 바뀌게 돼 상징적인 의미가 클 뿐만 아니라 비슷한 규모의 다른 대기업 IT계열사들의 추가 상장도 기대해볼 만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미국 나스닥에는 기업 규모와 관계없이 애플·구글·마이크로소프트·페이스북 등 세계 유수의 IT기업이 포진해 있다"며 "나스닥과 같은 기술주 중심의 시장을 지향하고 있는 코스닥시장에 삼성SDS가 상장하길 기대했는데 결국 무산돼 아쉽다"고 털어놓았다.
또 삼성SDS와 같은 대형 우량주가 코스닥에 자리를 잡으면 기관투자가의 투자가 늘어나 시장의 체질이 개선될 수도 있었다는 게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기관투자가들의 자금이 코스닥에 유입되면 개인투자자 비중이 88.9%에 달하는 '쏠림 현상'이 완화돼 전반적인 투자 매력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중소형주 담당 연구원은 "코스닥 시가총액 1위인 셀트리온을 분석하는 리서치센터가 한 곳도 없는 게 현실"이라며 "우량 대형종목이 코스닥시장에 진입해야 기관투자가들의 관심을 끌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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