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의 ‘월말 효과’가 ‘월중 효과’로 바뀌고 있다. 얼마 전까지 적립식펀드 자금이 월말에 집중되면서 월말에 지수가 올라가는 ‘월말 효과’가 뚜렷했으나 최근 들어 월말ㆍ월초 가리지 않고 펀드자금이 유입되면서 수시로 지수가 올라가는 ‘월중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매월 일정액을 불입하는 정액정립식 외에 자유롭게 돈을 펀드에 넣는 자유적립식펀드가 크게 늘고 있는데다 거액자산가의 펀드가입도 증가하면서 이 같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10월 초 하루평균 유입액, 9월 초보다 6.8배나 증가= 9일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이 달 들어 주식형펀드는 3거래일(10월4일~6일) 동안 5,570억원이 순증했다. 수치 결과가 3거래일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런 추세대로라면 10월에는 월초에만 1조원에 육박한 자금이 들어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자산운용협회 관계자는 “그 동안 매월 초 유입되는 자금은 중순ㆍ하순에 비해 매우 적었다”며 “7월 이후 통계상으로도 3개월 간 평균 매월 초 유입되는 자금은 월말에 비해 5배 가량 적은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달 들어 이 같은 흐름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10월 초 3거래일 동안 하루평균 유입된 금액은 무려 1,860억원. 이는 7월 이후 매달 초 하루평균 유입금액인 ▦7월 초 70억원 ▦8월 초 350억원 ▦9월 초 270억원 등에 비해 많게는 최고 26배나 높고 9월보다는 6.8배나 늘어난 것이다. ◇투신권, 큰 손의 덫에 걸리나(?)= 주식형펀드로 때를 가리지 않고 자금이 몰리면서 투신권은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다. 자칫 ‘투신권이 팔면 지수가 빠지고, 사면 지수가 오르는’는 ‘큰 손의 덫’에 걸릴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최근 외국인의 연일 대규모 매도에도 불구하고 지수 하락을 막을 수 있었던 데는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한 투신권의 매수가 한 몫을 하고 있다. 지난 9월 22일 이후 외국인은 11거래일 동안 무려 1조4,750억원 어치를 팔아 치웠다. 반면 같은 기간 투신권은 외국인이 팔아 치운 금액에 육박한 1조2,060억원을 사들이면서 지수 하락을 막았다. 이로 인해 외국인이 팔면 지수가 떨어진다는 고정관념이 깨지고 있다. 하지만 투신권의 고민도 크다. 언제까지 주식을 살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펀드 수익률을 달성하기 위해 주식을 사고 팔아야 할 투신권은 밀려드는 주식형펀드 자금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팔기보다는 사는데 치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투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의 지수 흐름은 투신권이 좌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문제는 주식시장의 흐름이 지나치게 투신권 중심으로 전개될 경우, 부작용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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