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산운용사들이 중국 정부의 기업공개(IPO) 중단 검토 소식을 두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발 '뜬소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지만 현실화할 경우 국내 투자자들의 대중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자산운용사들은 최근 중국 정부의 신규 IPO 중단 검토 소식에 '루머'로 끝날 가능성에 더 큰 무게를 두고 있다. 대규모 IPO에 따른 물량 증가가 최근 중국 증시 약세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지만 당장 IPO를 중단하는 것은 시장을 부양하려는 중국 정부의 노력과 상반되기 때문이다. 박진환 한국투자신탁운용 마케팅기획본부장은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와 미팅을 가졌던 중국국제금융공사(CICC)의 내부 보고서에서도 'IPO 중단 없음'으로 기재된 것으로 파악했다"며 "현시점에서 IPO 중단은 중국 증시에 오히려 찬물을 끼얹는 돌출행동으로 실현될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자산운용사들은 중국 정부 정책의 불확실성을 들어 현실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박희봉 동부자산운용 상품전략본부장은 "다른 이유이기는 하지만 지난 2004년에도 중국 정부는 IPO를 중단한 전례가 있다"며 "현재는 루머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지만 현실화될 가능성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자산운용업계는 중국의 신규 IPO가 중단될 경우 국내 자본시장과 투자자들의 심리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당장 직격탄을 맞는 것은 최근 자산운용사들이 대거 선보이고 있는 '중국 공모주 펀드'다. 중국 공모주 펀드는 올해만 5개 운용사가 신규 상품으로 선보이며 시중 자금을 '블랙홀'처럼 끌어들이고 있다.
실제 지난달 중국 증시가 조정을 받으며 일반 중국 펀드에서는 7,000억원 넘는 자금이 빠져나갔지만 중국 공모주 펀드에는 4,600억원 이상의 자금이 몰렸다. 만일 신규 IPO가 중단된다면 이들 자금이 대거 빠져나갈 수 있다. 박 본부장은 "중국 공모주 펀드는 공모주를 담지 않을 경우 채권이나 머니마켓펀드(MMF) 등 다른 투자처를 마련해놓고 있다"며 "다만 투자자들이 기대했던 수익이 나오기 어렵다고 판단하면 자금유출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내 투자자들의 중국 투자 확대를 놓고도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자산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현재 자산운용업계의 가장 큰 고민은 '포스트 중국 펀드'"라며 "중국 공모주 펀드가 그 역할을 일정 부분 해왔는데 IPO 중단이 현실화하면 마땅한 중국 투자처를 찾기 힘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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