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LCD등 핵심부문 견조한 성장세<br>4분기 영업익 2兆1,315억 "나름대로 선전" <br>전문가 "실적개선타고 주가도 더 오를 듯"
삼성전자의 실적발표가 조정기운이 감돌던 주식시장의 향배를 상승쪽으로 기울게 하고 있다.
2조1,000억원대에 그친 영업이익 등 4분기 실적은 시장의 기대에 다소 못미치는 수준이지만, 이 같은 부진이 인센티브 등 일과성 요인에 따른 것이라는 평가와 함께 올해 반도체 등 핵심사업부문의 실적호조 기대가 더 크게 부각되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13일 오전한때 전일대비 14포인트 하락한 1,388까지 밀렸지만,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 후 상승세로 돌아서 사상최고치인 1,416.28로 마감했다.
◇삼성전자 실적 내용이 좋다= 삼성전자는 지난 4분기 2조1,31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전 분기보다 소폭 증가했지만 시장 기대치(2조3,000억~2조4,000억원)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는 디지털 미디어(DM) 부문의 마케팅비 확대와 인센티브 충당금 설정 등에 따른 것으로 시장에서는 오히려 긍정적 평가가 나오고 있다.
송명섭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4분기 1,300억원의 스톡옵션 비용이 발생하면서 판관비가 1,900억원 정도 들었지만 이는 1회성 비용”이라며 “1분기에는 D램 가격 상승과 휴대폰 분야 호전 가능성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기대에 못미쳤지만 개선추세는 분명히 관찰되고 있고 삼성전자의 실적을 좌우할 주요 IT제품가의 움직임이 긍정적이라는 점이 실적개선 기대를 높이고 있다.
전날 LG필립스LCD가 4분기에 3,000억원대 영업이익을 내며 호조를 보였지만 올해실적전망이 부정적으로 제시되면서 주가가 급락, 3만원대로 밀려난 것과는 정반대다.
신영증권 심효섭 애널리스트는 “D램가가 반등하는 상황이고 작년 4분기가 저점이라는 컨센서스가 형성돼 있어 시장에 부정적이지는 않다”고 진단했다.
◇100억달러 클럽 재가입 기대= 삼성전자는 올해 주력사업 부문의 호조세를 바탕으로 매출 목표를 지난해보다 11% 증가한 63조6,000억원으로 잡았다.
우선 반도체 부문에서 낸드플래시의 호황을 바탕으로 마진이 40% 초반에서 40% 후반으로 상승하는 등 높은 이익률이 지속될 전망이다.
LCD 부문도 월드컵 특수로 인한 TV용 패널 수요 증가가 예상되고, 휴대폰은 유럽 지역의WCDMA 시장 확대와 와이브로(WiBro) 서비스 본격화 등으로 마진폭 확대가 점쳐진다.
주우식 삼성전자 IR팀장(전무)은 “올해도 반도체, 정보통신, LCD, 디지털미디어 등의 고른 성장으로 실적 호조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특히 하반기에 더욱 좋아질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자사주 매입계획에 대해서도 올해도 2조원 규모를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대우증권 정창원 애널리스트는 “올해 1.4분기는 반도체는 물론 휴대전화부문 실적 개선으로 영업이익이 2조6,000억원 가량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주가는 하반기에 본격 상승이 예상되지만 상반기에도 이에 대한 기대감으로 꾸준히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또 삼성전자의 순이익 100억달러 달성도
◇시장 전체분위기 호전= 삼성전자의 실적은 시장 전체의 흐름을 뒤바꿔 놓을 수 있는 대형 재료. 삼성전자 실적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면서 주식시장의 전체 분위기도 호전되고 있다.
주식형 펀드 30조원 돌파가 보여주는 탄탄한 수급과 최소한 작년보다는 확실히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경기전망 등 증시를 둘러싼 환경역시 우호적이다.
박석현 교보증권 수석연구원은 “문제는 작년 4분기가 아니라 올해 1.4분기 실적전망이며 이 전망이 시장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경기모멘텀 등을 고려할때 시장에 부정적 시각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삼성증권 유승민 연구위원도 “삼성전자의 실적이 숫자만 놓고보면 다소 부정적인 게 사실이지만 실적발표 직전 주가 약세가 이를 모두 반영했다고 본다”며 “일회성 비용으로 악화된 삼성전자의 실적에 시장의 흐름이 급격하게 반전될 정도는 아니며 이는 시장의 인내범위 안에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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