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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골프용품업계는 어느 때보다 디자인 경쟁이 치열하다. 드라이버는 물론 신발에 이르기까지 모양과 색상의 변화가 화려하다. 물론 기능의 발전은 기본. 이전보다 성능이 개선됐으면서 보기에도 좋은 제품들이 눈길을 끌고 있는 것이다. ■드라이버=디자인 경쟁은 드라이버에서 가장 두드러진다. 사실 소재 경쟁에서 한계를 느낀 용품 제조업체들이 대안으로 택한 것이 디자인 경쟁이다. 사각 헤드로 눈길을 끈 나이키와 캘러웨이, 총알을 연상하게 만드는 테일러메이드 버너, 크라운 한쪽이 움푹 파인 클리블랜드의 하이보어 등이 대표적으로 독특한 디자인 제품들. 그러나 이 제품들은 단순히 모양만 달라진 것이 아니다. 관성모멘트(moment of inertia)도 높아졌다는 것이 업체들의 주장. 관성모멘트는 올해 드라이버 전쟁의 화두로도 꼽을 수 있는 것. 공이 드라이버 헤드 중심에 맞지 않았을 때 뒤틀림에 저항하는 능력을 수치로 계산한 것으로 관성모멘트가 높을수록 공이 ‘똑바로 멀리’ 날아가게 된다. 그러나 미국골프협회(USGA)가 이에 대한 제한을 5900(g/㎤)으로 두고 있기 때문에 업체들은 규정 내에서 최대치의 관성 모멘트를 실현하는 제품을 개발했으며 이에 따라 헤드 디자인이 달라졌다고 설명하고 있다. 헤드 용량이 460cc정도로 초대형이 된 것도 관성 모멘트를 높이기 위한 조치 중 하나다. ■아이언=임팩트때의 느낌, 즉 감(感)을 살릴 수 있는 단조 제품이 늘어나고 있다. 용품업계 전문가들은 헤드를 틀에 찍어내는 것이 아니라 두드려 만들어 내는 단조 제품의 비중이 약 40%까지 커진 것이 올 시즌 아이언 시장의 특징이라고 말한다. 이는 제품의 가격을 높이는 데도 한 몫하고 있다. 샤프트는 초경량 스틸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어 여성들도 스틸 아이언을 사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전언. 또 한결같이 은빛이던 아이안 헤드에 검은 색 테두리나 장식 뿐 아니라 파란색과 황금 색 등의 장식을 넣는 것도 올 시즌 아이언 시장의 특징이다. 드라이버 시장에 널리 퍼진 색깔 전쟁이 아이언으로도 번지고 있는 듯하다. ■골프볼=색깔 전쟁은 이미 골프볼 업계에도 널리 퍼지고 있다. 흰색 일변도에서 벗어나 분홍과 잉크빛, 반짝이는 아이보리 등 골프 볼이 다양한 옷을 입고 골퍼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와 함께 골프 볼의 주요 추세는 3피스에 우레탄 커버 등으로 된 고급화. 수년 전만해도 프로 골퍼들이나 쓰는 고급 볼로 여겨졌던 제품들이 시장에 주류를 이루고 있다. 타이틀리스트 프로V1과 프로V1x, 테일러메이드 TP레드와 블랙, 캘러웨이 HX투어와 HX투어56, 나이키의 플래티늄 원, 던롭의 젝시오DC 등이 대표적인 고급 볼들이다. 공법 면에서 보면 코어는 크고 커버는 얇은 것이 특징이다. ■골프화=아이디어와 첨단 과학 응용이 돋보이는 제품들이 줄을 이었다. 풋조이는 뒤축에 달린 다이얼을 돌려 신발끈을 손쉽게 조이고 풀 수 있는 ‘릴 핏’제품을 선보였다. 뒤쪽에 다이얼이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편하다는 평. 타이거 우즈가 개발에 참여해 화제가 된 나이키 ‘SP-8 TW 투어 골프화’는 파워 플랫폼과 파워 채널 기술이 접목돼 있다. 스윙 때 발바닥이 절반씩 따로 떨어져 노는 것에 착안해 밑창을 1개 판이 아닌 2개의 분리된 판으로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에코 골프화는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고 아예 금형 틀에 올린 뒤 합체 시키는 인젝션 몰딩 기법과 충격 완화를 위한 컴포트 화이버 시스템을 채용해 눈길을 끈다. 던롭이 신상품으로 선보인 ‘디지솔’은 바닥의 패턴을 디지털 시뮬레이션 기술로 설계한 것. 최적화된 발의 느낌을 만들어 준다. 캘러웨이의 ‘프리시전 새들’은 발 온도를 자동 제어해 주는 ‘기후 제어시스템’이 주력 기술이다. 아디다스골프가 내놓은 기능성 골프화 파워밴드는 밑창 중간에 실리콘 재질이 삽입돼 신발 중간 부분에 최대한 힘을 집중시키고 바닥의 제어력을 높임으로써 안정된 스윙에 도움을 준다. 미우라 가쓰히로·쿠즈오 노시타카등 日 장인들 국내시장 몰려온다 일본의 장인들이 한국 시장에 직접 진출하고 있다. 타이거 우즈가 사용하는 클럽을 OEM(주문자 상표 부착방식)으로 만들어 준 것으로 알려진 단조 아이언의 명인 미우라 가쓰히로가 ‘미우라 기켄’이라는 브랜드로 본격적인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또 퍼터 장인인 마쓰모토 히로유키가 드라이버 명인인 쿠즈오 노시타카와 손잡고 일본 최초의 골프 브랜드인 ‘아리가’를 부활, 역시 한국 시장에 제품을 출시했다. ‘미우라’ 브랜드는 사실 국내에 이미 상표 등록이 됐다. 때문에 정작 진짜 미우라는 ‘미우라 기켄’이라는 브랜드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 이에 대해 미우라 기켄 제품의 한국 판매를 맞은 ㈜시즈 측은 “제품력으로 승부해 진정한 미우라 제품의 진가를 보이겠다”고 밝혔다. ‘아리가’브랜드로 힘을 합친 쿠즈오와 마쓰모토는 각각 75년과 50년 동안 골프용품 제작에만 전념해 온 일본 용품업계 원로들. 쿠즈오는 일본 최초의 골프 브랜드를 만든 아리가 에이유의 제자 중 유일한 생존자다. 이들은 각각 아들들의 제의에 따라 ‘아리가’브랜드를 부활시키기로 합의해 쿠즈오는 드라이버, 마쓰모토는 아이언과 퍼터를 만들어냈다. 국내 유통은 기존의 ㈜마쓰모토 골프에서 맡아 할 예정이다. 한편 ‘미우라’와 ‘아리가’ 두 브랜드 모두 드라이버부터 퍼터까지 전 제품 라인업을 갖췄으며 맞춤을 원칙으로 고가에 판매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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