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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에미리트(UAE)의 두바이는 국제공항부터 다르다. 두바이로 향하는 에미리트 항공 비행기는 만원을 기록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공항에 근접해 아래를 내려다보면 바다에 세계지도 모양의 리조트 센터 ‘더 월드’로부터 바다 위 만리장성을 꿈꾸는 ‘팜 아일랜드’ 등이 한창 진행 중이다. 하늘에서 바라본 두바이의 푸른 바다는 각종 아이디어가 현실화하고 있는 드림랜드 그 자체다. 두바이는 상공에서부터 외국인의 마음을 사로잡는 대단한 상술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바다 위의 리조트들은 분양이 완료됐다. 건물 한채당 수십억원이 넘는 고액임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아름다운 두바이의 스카이라인을 한국기업이 다시 바꾸어놓고 있다. 바로 삼성물산이다. 삼성물산이 짓고 있는 ‘버즈 두바이’는 높이 808m에 160층의 고층 건물로 이 건물이 완공되면 단연 세계 최고(最高)의 마천루가 된다. 두바이 인근 신시가지에 건설 중인 버즈 두바이 프로젝트의 공사비만도 9,000억원이며 완공된 후 분양가만 무려 1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랍어로 ‘두바이 탑’이라는 의미의 이 빌딩이 건설되는 오는 2008년에는 두바이 상공의 지도가 다시 그려질 것이 분명하다. 최근 완공한 ‘실내스키장’은 사막 위의 스키장이라는 꿈의 실현이다. 두바이에 한국기업이 처음 찾아온 것은 지난 70년대 1차 중동건설 붐 때였다. 하지만 당시에는 한국업체들이 건축물만 지어주고 철수해버렸다. 따라서 두바이에 사실상 최초로 한국기업이 들어온 것은 2002년 현대모비스가 두바이에 물류센터를 건설하면서부터였다. 현대모비스가 건설 중인 초대형 물류센터는 중동 지역과 아프리카를 커버하게 된다. 두바이 물류기지 창립멤버인 김교상 과장은 “4년 가까이 거주하면서 매년 두바이의 변신에 놀라움을 감출 수 없다”면서 “두바이에서 아부다비로 가는 대로변 100㎞의 거리를 초대형 건물로 메우겠다는 것이 공염불이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두바이에는 전세계 타워크레인의 10~15%가 몰려 있다고 할 정도로 곳곳에서 고층 빌딩이 올라가고 있다. 바레인에 이어 두바이까지 4년 가까이 중동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기형 외환은행 두바이사무소장은 “두바이의 변화가 중동 인근 국가에 미치는 여파가 상당하다”고 평가했다. 2차 중동 붐 후 두바이에 진출한 한국기업은 25개 정도. 두산중공업ㆍ현대자동차ㆍ현대중공업ㆍ현대건설ㆍ삼성물산ㆍGS건설(옛 LG건설) 등이 두바이를 중동 지역 본부로 활용하며 고유가의 최대 수혜를 받고 있는 걸프 연안 9개국의 건설ㆍ플랜트 공사 수주를 위해 두바이를 중심으로 총력 수주활동을 벌이고 있다. 현대건설은 두바이 수전력청이 발주한 6억9,600만달러 규모의 복합화력발전소 공사와 6,827만달러 규모의 ‘자발알리 컨테이너 항만’ 안벽공사를 진행 중이다. SK는 오는 2010년까지 자원개발을 위한 해외 11개 지사 중 휴스턴ㆍ싱가포르ㆍ베이징ㆍ런던 이외에 두바이를 ‘5대 글로벌 허브’로 선정했다. 한국 기상청에서 근무하다 직원교류 과정을 이용해 중동에서 20년 가까이 기상공무원을 역임한 바 있는 이상권 두바이 서울게스트하우스 대표는 “지난 20년간 중동이 엄청나게 변했으며 두바이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초고속 성장을 하고 있다”면서 “한국을 바라보는 시각이 매우 호의적인 만큼 국내 기업들은 물론 실업에 허덕이는 청년들도 IT기술을 바탕으로 도전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두바이는 유독 세계 최대, 세계 최고, 세계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는 건물ㆍ프로젝트가 많다. 세계시장에서 뛰어난 후발주자로서 세계인의 주목을 끌기 위해서는 ‘세계 최대’라는 타이틀이 여러모로 활용하기 적합하기 때문이다. 아리프 무바라크 가님 두바이투자개발청 아시아ㆍ태평양 지역 대표는 “두바이는 이미 세계에서 글로벌 허브로 성장한 런던ㆍ아일랜드ㆍ홍콩ㆍ 뉴욕 등의 사례에서 배울 만한 것을 면밀하게 찾고 있다”면서 “두바이에 가장 알맞은 특성을 뽑아 적용하고 있으며 ‘세계 최대’라는 마케팅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다 위에 지어진 세계 최대, 세계 최고급 세계 최초의 7성급 호텔인 ‘버즈 알 아랍’은 설명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호텔을 구경하기 위해 다리를 건너고 둘러보는 데만 10만원 가까운 비용이 들지만 순서가 밀려 다음날 와야 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우리나라에 그동안 두바이유(油)의 원산지 정도로만 알려진 이 도시가 2000년대에 들어와 세계의 관심을 끌어들이는 매력은 기름 때문만은 아니다. 그것은 다름아닌 중동 지역에서 독보적으로 글로벌 시스템을 받아들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랍권에서는 두바이와 견줄 만큼 법률ㆍ제도적 지원과 서비스를 해주는 곳이 없다. 두바이에서 현지법인을 세울 경우 들어가는 시간은 2시간 정도면 가능하다. UAE의 수도인 아부다비에서 이틀 이상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나게 빠른 속도다. 동북아 허브를 주창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제도와 비교한다면 가히 놀랄 만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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