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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과 분단 60년] 금강산서 백두산으로

북한 관광루트 다변화…정부, 적극 지원 나서<br>개성관광도 탄력 예상 '퍼주기' 논란이 걸림돌


남북간 관광교류의 폭이 획기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달 16일 현대아산 현정은 회장이 김정일 위원장과 만나 백두산 관광 독점권을 따낸 데 따른 것이다. 지금까지 금강산을 다녀온 누적 관광객 수는 올해 6월 100만명을 넘어섰다. 민간인들이 북한을 넘나들고, 북한 사람들과 접촉하면서 얻게 되는 유ㆍ무형의 효과는 엄청나다. 우선 관광교류는 남북간 긴장완화와 화해협력에 기여한다. 이런 화해 기류는 국제무대에서 북한문제에 대한 남한의 주도력을 강화시키는 뒷배경이 되고 있다. 현대 아산의 백두산 관광사업은 이 같은 남북 관광교류의 외연을 크게 넓혀줄 것으로 기대된다. ◇북한 관광루트 다변화=현 회장은 김정일 위원장과 만나 백두산 관광 외에도 개성시내 유적지 관광을 조만간 허용하고, 군사시설 밀집지역이라는 이유로 접근이 차단된 내금강도 시범관광을 위해 사전답사를 허용한다는 약속을 얻어냈다. 이로써 지금까지 금강산에 한정돼 있었던 북한 관광 루트가 동(금강산)-서(개성)-북(백두산)으로 확장됐다. 특히 8월말 시범관광이 시작되는 백두산 관광은 남북교류 활성화 측면에서 엄청난 파급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백두산 관광을 위해서 현대아산 측은 북한 삼지연공항 시설을 개ㆍ보수해 서울과 백두산을 잇는 직항로를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공사가 완료되기 전까지는 평양의 순안공항을 이용한 뒤 육로를 통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자연스럽게 평양 시내관광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북한 내륙을 직접 볼 수도 있게 된다. 또 비용 면에서도 현재 중국을 경유하는 루트보다 싼 값에 백두산 관광이 가능할 전망이어서 관광객 수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개성 관광도 마찬가지다. 개성은 당일관광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선죽교ㆍ박연폭포 등 우리에게 친숙한 유적지가 많아 금강산관광 이상으로 인기를 끌 가능성이 크다. 이미 개성공단에 우리 기업들이 진출해 있는 상황이어서 개성관광이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현대의 대북관광사업 확대가 남북간 관광교류의 양과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게 되는 것이다. ◇정부도 적극지원=백두산 관광사업에는 정부가 적극적이고 신속한 지원 결정이 내려지고 있다. 정부는 현대가 백두산 관광을 발표하기에 앞서 한국관광공사를 통해 북한 관광지역 확대 여건을 조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관광공사는 백두산지구 도로포장 및 보수에 필요한 비용 30억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또 정동채 문화관광부 장관은 9월 열릴 남북장관급 회담에서 남북연계 관광프로그램 개발을 공식 제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남측의 경주, 설악산 등과 북측의 금강산, 개성, 칠보산, 백두산 등을 하나의 관광 프로그램으로 묶는다는 구상이다. 현대 측도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해 놓고 있는 상태다. 정부는 관광공사를 통해 백두산 관광을 측면지원할 계획이다. 인프라건설은 관광공사가, 마케팅과 관광진행은 현대아산이 맡는 형태가 유력하다. 다만 북한이나 현대 측에 대한 ‘퍼주기’논란이 걸림돌이 되는 상황도 예상된다. 금강산 관광이 남북간 긴장완화에 기여한 측면이 크긴 하지만 국민적 동의 없이 세금으로 기업의 손실을 보전해주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여론이다. 비슷한 일이 백두산, 개성관광사업에서 되풀이 돼서는 안 된다는 논란도 그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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