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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빵’ 투자는 카지노에서 ‘올인’하는 것처럼 벼랑 끝에 서는 것입니다. 벼랑 끝에서는 새로운 출발점을 찾을 수도 있지만 벼랑아래로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필명 행복투자) “시황설명이요? 투자자들은 별 관심이 없어요. 무조건 ‘대박’ 종목을 찍어달라고 해요”(D증권사 투자전략팀 관계자) 몰빵투자를 했다가 쪽박을 찼던 투자자의 이야기들이 수없이 회자되지만, 여전히 많은 투자자들이 이를 추구한다. 대박에 대한 허황된 환상 때문이다. 이런 성향의 일부 개미 투자자들은 몰빵지르기 병(病)에 걸린 ‘환자’라고 불릴 정도다. 이같이 잘못된 투자습관을 버리지 못해 번번이 투자에 실패하는 개미들을 주식시장에서 종종 발견하게 된다. 아직도 건전한 투자문화가 자리잡지 못하고 있음을 반증한다. ◇잘못된 투자문화 ‘5적’= 좋은 말로 해서 투자형태에 따라 ‘형(型)’이라는 단어를 붙여 분류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를 ‘병(病)’으로 간주하기도 한다. 몰빵지르기병, 원금집착병, 외상병, 안달병, 잡주선호병 등이 그런 분류다. 개미들의 ‘5대 고질병’ 또는 ‘투자 5적’이라고 불린다. ‘몰빵지르기병’은 투자대상 및 투자금액을 분산하지 않고 한데 가진 돈을 모두 쏟아 붓는 것이다. ‘무슨 무슨 재료로 앞으로 뜬다더라’라는 식의 소문만 듣고 그 종목에 ‘올인’했다가 다 날리기가 일쑤다. 주식투자에 실패했다가 마지막 ‘한방’을 노리고 선물ㆍ옵션시장에 뛰어들었다 쪽박차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원금은 지켜야 한다는 ‘원금집착병’도 심각한 수준이다. 주가가 계속 떨어지는데도 손절매할 생각은 않고 기다리다 보면 언젠가는 원금은 찾을 것이라는 생각에 끝까지 들고 있다가 더 큰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 또 조금만 주가가 올라도 팔아버리는 ‘안달병’이나 미수까지 질러가며 주식을 사는 ‘외상병’, 고가 우량주보다는 낙폭 과대주 및 액면가 미만 종목만을 투자하는 ‘잡주선호병’에 시달리는 투자자들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상승장에서도 손실 보는 개인= 이 같은 고질병에서 헤어나지 못하니 개인들은 상승장에서도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다. 올들어 종합주가지수는 꾸준히 올라 1,100선을 오르내리고 있지만, 개미투자자의 주머니는 썰렁하기만 하다. 올들어 개인들이 총 내다판 주식 규모는 지난 4일 현재 6조4,000억원에 달한다. 충분히 오를 때까지 기다리지 못한 ‘조급증’ 때문에 조금만 올라도 그때 그때 처분했기 때문이다. 개인들은 지난 2002년 하반기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주식을 팔기 시작해 최근까지 약 3년간 20조원에 육박하는 주식을 팔아치웠다. 또 지난 한달간 지수는 10%이상 올랐지만 개인들이 순매수한 상위 종목의 경우 오히려 2%정도 주가가 내렸다. 주가 상승의 과실은 외국인 및 기관이 가져가고 개인들은 쓴 맛만 보는 그런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다. ◇중병은 치유가 빠를수록 좋다= 전문가들은 “주식투자에서 손실을 줄이고 이익을 늘리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스스로의 투자습관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중병’일수록 빨리 치료해야 한다는 얘기다. 일단 주식투자가 ‘로또’나 ‘대박’과 같다는 환상을 버리고 합리적인 수준의 수익률을 목표로 잡아야 한다. 큰 욕심을 내기 보다는 최소 은행 금리 이상이라든지, 연간 10~20%라든지 기대수익률을 정하는 것이다. 또 주가가 떨어진다면 어느 수준에서 손절매할 것인지 나름대로의 원칙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강창희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장은 “직접투자, 간접투자 할 것 없이 투자자 자신의 투자 목적이나 기대 수익률 등에 적합한 종목, 상품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김영익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앞으로 증시는 종목별 차별화가 지속될 것”이라면서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종목에 매수세가 몰리고 주가가 계속 올라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들도 우량주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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