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진행될 미국 700MHz 주파수 경매와 망개방은 글로벌 이동통신 업계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킬 핵이다. 700MHz는 빠른 인터넷 접속을 제공하는 데 적합하고, 장애물이 있어도 신호를 쉽게 전송할 수 있어 사업적 가치가 높다. 또 세계전파총회에서 모바일용 공통 대역으로 확정된 데다 네트워크 구축비용이 다른 주파수보다 저렴해 황금주파수로 불린다. 이달 24일에 실시될 미국의 주파수 경매에는 AT&T, 버라이즌 외에도 구글, 퀄컴, 거대 정유업체 쉐브론(Chevron) 등의 비통신 기업까지 총 266개사가 참여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번 주파수 경매가 특히 관심을 모으는 것은 미 연방통신위원회(FCC)가 경매 조건으로 ‘일부 대역 망개방’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이미 AT&T와 버라이즌은 망개방을 선언했으며, 영국 T모바일도 개방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힌 상태다. 이에 따라 글로벌 이통시장에서 망개방의 바람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망개방이 활발해지게 되면 사용자들이 보다 자유롭게 단말기와 서비스들을 선택할 수 있으며, 이동통신사들이 주도권을 쥐고 있던 구조가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소비자들이 단말기 보조금, 의무약정제를 통해 할인을 받는 것이 아니라 광고를 보는 대가로 저가 혹은 공짜 휴대폰을 받는 구조가 가능해진다. 또 단말기 업체나 독립 판매점들이 적극적으로 휴대폰을 판매하는 등 유통채널에도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기존 가상이동통신사업자(MVNO)들에게는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통신사들의 잇따른 ‘망개방 선언’이 립서비스 차원일 가능성도 충분하다며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일부 전문가들의 지적도 나오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