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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기 과열 우려 최대 복병
입력2003-09-07 00:00:00
수정
2003.09.07 00:00:00
윤혜경 기자
중국내 무분별한 은행 대출과 경기 과열 우려가 심각한 경제 위협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례적으로 중국의 은행 대출 증가 속도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중국 중앙은행의 보고를 인용, 최근 이같이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올들어 7개월동안 중국 은행들의 신규 대출 규모는 이미 지난해 수준을 넘어섰다. 또 이 같은 빠른 대출 증가세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은 “1980년대 후반 미국 은행들의 무분별한 대출 행태가 최근 중국에서 재현되고 있다”며 심각한 부작용 발생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 같은 문제 인식에도 불구, 특히 공산주의와 자본주의의 과도기적 단계속 중국 금융 시스템 구조상 중국 중앙은행의 역할이 한정돼 있다는 것도 추가적 위험 요소다. 신문은 미국의 경우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오버나이트 채권 시장에 개입, 단기 금리 조정에 나서는 것이 가능하지만 중국은 아직 이 같은 제도가 정착돼 있지 않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중국의 고위 경제 관료들과 밀접한 연계를 맺고 있는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 프레드 후는 “중앙은행이 경기 과열 조짐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면서 “그러나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다”고 말했다.
최근의 신규 대출은 기업들의 설비투자 가속화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의 철강, 화학, 건설, 이동통신 등은 향후 3년동안 투자를 두 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이 경우 중국의 수출 증가는 정해진 수순이다. 문제는 이 같은 설비 투자 증가가 공장들의 생산 급증으로 이어져 공급 과잉-) 가격 하락-) 수익 악화-) 부실 증가의 악순환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
부동산 역시 최근 막대한 대출 자금이 흘러 들어간 영역 중 하나다. 이 돈으로 중국의 도시에는 새로운 서구식 빌딩들이 늘어가고 있지만 최근 임대 수요 감소세로 인해 정작 베이징과 상하이 신규 빌딩들의 17%는 비어있는 상태. 부동산으로 유입된 대출 자금역시 부실화 될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다.
중국 경제 속도가 둔화될 경우 원유, 철강과 같은 1차 상품 수요 감소로 관련 수출국들은 커다란 타격을 입게 될 수 밖에 없는 데다 실업률 문제를 감안, 갑작스런 은행 대출 규제에 나서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지표상으로는 중국의 경기 과열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 않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선진국들의 통계방법을 실행할 경우 이미 디플레가 시작됐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결국 중국 은행들의 무분별한 대출과 허술한 자금 회수 관리, 전 산업에 걸친 경기 과열 조짐은 결국 중국 경제 전체를 수렁으로 몰고 갈 가능성이 있다는 게 상당수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윤혜경기자 ligh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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