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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ㆍ일간 FTA’ 얻는 것도 많다
입력2003-06-01 00:00:00
수정
2003.06.01 00:00:00
오현환 기자
노무현 대통령이 오는 6일부터 9일까지 일본을 공식 방문한다. 노 대통령은 방일중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간 각종 현안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정상회담의 의제는 북한 핵 문제가 주된 테마지만 한ㆍ일간 자유무역협정(FTA)체결 여건조성, 일본입국 비자면제, 과거사 청산 문제 등도 포함돼 있다. 이 가운데 한ㆍ일간 FTA는 북한 핵 문제 못지않게 관심의 대상이다. 특히 지구촌이 FTA 확대를 위해 힘을 쏟고 있으며 세계무역기구(WTO)의 뉴라운드 협상(일명 도하개발어젠다ㆍDDA)이 본격화하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한다면 한층 그렇다.
지금 세계경제는 국경이 없는 개방의 추세다. 오는 2005년 1월1일 발효를 목표로 진행중인 DDA협상이 바로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DDA는 협상이 시작됐지만 각국의 이해관계가 얽혀 난항을 겪고 있는 참이다. 각국은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편으로 FTA쪽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그런데도 한국은 FTA를 거의 외면하다시피 하고 있다. WTO산하 146개 회원국 가운데 FTA협정을 맺지 않고 있는 6개국중 하나이기도하다. 이중 4개국은 중국ㆍ홍콩ㆍ마카오ㆍ대만 등 같은 화교권이며 비(非)화교권은 한국과 몽골 두 나라 뿐이다. 우리나라는 이 같은 오명을 벗어날 수 있는 첫 기회마저 포기하고 있다. 칠레와 맺은 `한ㆍ칠레 FTA`가 국회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 것이다. 국회의 비준을 앞두고 농민들의 표를 의식한 국회의원 140명이 반대에 나서 통과가 불투명해진 탓이다.
한ㆍ일간 FTA는 정치권의 기류나 국민들의 정서를 고려해 볼 때 협정체결이 한층 힘들런지 모른다. 우리나라는 지난 1965년 한일 국교정상화 이후 지금까지 일본과의 교역에서 해마다 엄청난 적자를 기록해 왔다. 한국이 무역관계에 있어서는 그만큼 `대일(對日)종속형`이라는 의미다. 그렇지 않아도 수출시장에서 일본은 넘을 수 없는 벽이기도 하다. 조선이나 반도체 등 몇몇 부문을 제외하고서는 일본의 기술력에 밀리고 있으며 저급품에서는 중국과 경쟁해야 하는 힘드는 상황을 맞고 있는 것이다. `수출 한국`의 입지가 날로 줄어들고 있는 상황하에서 FTA는 치명타라는 주장에 공감이 간다. 전자ㆍ자동차 등은 거의 설 자리가 없게 될 것이라는 비관론도 팽배하다.
그러나 한ㆍ일간 FTA는 장기적 관점에서, 시야를 넓혀 볼 필요가 있다.얻는 것도 많다. 우선 한반도의 안보와 결부해서 큰 도움이 된다. 또 `한ㆍ일간 FTA`는 `동아시아 FTA`를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정부의 목표인 `동아시아의 허브(중추)`를 지향하는 데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 현재로서는 일본이 FTA에 보다 적극적이지만 우리도 굳이 소극적일 필요는 없다. 협상에 결과에 따라서는 유리한 방향으로 전개해 나갈 수도 있는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일본이 취약한 부문, 우리가 강한 부문을 비교 검토, 서로가 `윈ㆍ윈 게임`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오현환기자 hho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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