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6일 보조금 일몰을 앞두고 이동통신 시장이 심각한 혼탁 양상을 보이면서 보조금 규모가 50만원에 육박하는 등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이통 3사의 보조금 규모는 올초까지만 해도 25만~30만원 안팎이었지만 3월부터는 대폭 상승, 3월 이후에는 약 45만원선으로 껑충 뛴 상태다. 특히 일부 유통상가의 경우에는 보조금 규모가 50만원 가까이 올라가기도 했다는 게 일부 업계의 설명이다. 실제 경기도 부천의 한 유통상가 이동통신 대리점의 보조금 표를 보면, 3세대(3G)에 신규가입하는 고객이 4만원만 내면 출고가격이 47만7,000원짜리 단말기를 받을 수 있다. 또 다른 유통점의 경우에는 46만원짜리 단말기를 공짜로 주기도 했다. 특히 상당수 대리점에서 출고가보다 이통사 대리점에 지급하는 리베이트 금액이 더 많은 경우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러한 과열 양상은 2G에서 3G로 신규 가입하는 고객보다 경쟁사에서 가입자를 뺏어오는 번호이동에 집중돼 있다. 이 경우 번호이동에 대한 보조금 규모가 단순 신규가입보다 20만~30만원 이상 많았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올초까지만 해도 2만~3만건에 그쳤던 하루 평균 번호이동건수는 이달 들어 5만명으로 껑충 뛰었다. 업계에서는 시장 과열의 원인을 오는 26일 단말기 보조금 일몰 이후의 불확실성에 대비해 이통사들이 사전에 최대한 많은 가입자를 확보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업무 공백이 장기화되고 있는 것도 시장 혼탁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시장감시자가 없어지면서 이통사들의 불법, 탈법 행위가 기승을 부려도 이를 제재할 곳이 없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금의 상황은 과열 경쟁도 아니고 시장 질서 자체가 붕괴된 무정부상태”라고 평가하고 “특히 3G 경쟁이 가열되면서 이러한 현상을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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