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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하는 정통부] <상> 달라진 조직문화
입력2005-04-20 18:13:13
수정
2005.04.20 18:13:13
삼성식 업무스타일 가미… 정부 핵심부처 자리매김
[변신하는 정통부] 달라진 조직문화
삼성식 업무스타일 가미… 정부 핵심부처 자리매김
[변신하는 정통부] 빛과 그림자
22일은 50번째 ‘정보통신의 날’이다. 지난 94년 체신부가 정보통신부로 확대 개편되면서 56년 제정된 ‘체신의 날’이 ‘정보통신의 날’로 이름을 바꿨다. 최근 10년간 국내 정보기술(IT) 산업 발전과 함께 정통부도 엄청난 변화를 경험했다. 과거 체신부 시절만 해도 우편업무만을 취급하는 부처로 인식됐지만 지금은 IT라는 중요한 성장동력을 주관하는 부처로 자리매김했다. 변신하는 정통부를 2회에 걸쳐 조명한다. /편집자주
정통부에는 전통이 하나 있다.
역대 장관 가운데 기업에서 수혈된 인물들이 많다는 것이다. 4대 배순훈 장관은 대우전자 사장, 5대 남궁석 장관은 삼성SDS 사장 출신이었다. 진대제 현 장관도 삼성전자 최고경영자(CEO)였다. 특히 진 장관 취임 후 정통부의 위상은 크게 높아졌다.
다른 부처의 한 공무원은 “진대제 장관 취임이후 공무원 사회에서는 정통부 앞에 ‘잘 나가는’이라는 수식어를 붙인다”고 말했다. 부처간 교류 근무에서도 정통부 출신들이 러브콜을 받는 경우가 많다.
IT산업의 경제 기여도가 갈수록 높아지면서 정통부의 목소리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진 장관이 취임하기 직전인 2002년 IT수출규모는 462억달러였지만 지난해에는 747억 달러로 늘어났다. 삼성에서 실적으로 능력을 검증 받던 진 장관이 노무현 정부에서 최장수 장관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진 장관은 짧은 시간 안에 정통부를 장악, IT839전략을 밀어붙이며 대통령과 언론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얼마 전 노 대통령이 공개 석상에서 “IT가 없었다면 어쩔 뻔 했나…”라는 말을 한 것은 대통령의 진 장관에 대한 신뢰를 가늠하기에 충분하다.
정통부 공무원들은 진 장관 취임이후 달라진 점이 뭐냐는 질문에 대체로 “업무 보고를 할 때 추상적인 표현이나 내용이 통하지 않는다”며 “보고를 마친 업무에 대해서는 반드시 진행상황을 챙기고 체크 한다”고 전했다. 전형적인 삼성식 업무 스타일인 셈이다.
또 다른 공무원은 “진 장관은 하급 공무원들로부터 e메일로 보고를 받고 즉답을 해주기도 한다”며 “진 장관이 오기 전에는 일에 매몰돼 일을 하면서도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는 목표를 설정하고 결과를 평가하는 시스템이 자리를 잡았다”고 말했다.
커뮤니케이션의 속도가 빨라진 것도 대표적인 변화다. 전략회의에서는 장관부터 사무관까지 한 자리에 모여 의견을 교환한다. 장관이 과장에게 메신저를 보내 시도 때도 없이 질문을 하기도 한다. ‘탈(脫)권위주의’를 외치며 등장한 참여 정부에서 최소한 정통부 만큼은 이를 실현한 셈이다.
하지만 또 다른 관계자는 “정통부는 사기업 못지않게 잘 나가는 공무원들과 그렇지 못한 공무원들이 느끼는 체감온도 차이가 심하다”며“사기업이라면 몰라도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정부 부처가 숫자로 표시되는 실적에 연연하다 보면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IT업계의 관계자도 “기업은 돈이 되는 곳이라면 지옥이라도 찾아가는데 요새는 타당성을 따져보기도 전에 정통부에 등을 떠밀리는 경우가 많다”며“정통부가 앞장 서 대규모 전시회를 추진하거나 해외진출을 독려할 때면 도대체 누구를 위해서 야단법석을 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우현석기자 hnskwoo@sed.co.kr
입력시간 : 2005-04-20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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