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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앤 조이] 병술년 근심, 연에 날려 보내세요

신라 선덕여왕 때 김유신이 처음 날려<br>구멍 뚫린 방패연은 세계에서 유일<br>박물관·한강공원 무료강좌 이용할 만

전통연 무형문화재 이수자 노순 씨가 만든 도깨비 연.

전통연 무형문화재 이수자 노순 씨가 만든 도깨비 연.

전통연 무형문화재 이수자 노순 씨가 만든 도깨비 연.

서울 한강 선유도 공원에서 설을 앞두고 전통연을 날리는 아이들. /한강시민공원사업소 제공

서울 한강 선유도 공원에서 설을 앞두고 전통연을 날리는 아이들. /한강시민공원사업소 제공

서울 한강 선유도 공원에서 설을 앞두고 전통연을 날리는 아이들. /한강시민공원사업소 제공

전통연 무형문화재 이수자 노순 씨가 손수 만든 방패연을 날리고 있다. /이호재기자

전통연 무형문화재 이수자 노순 씨가 손수 만든 방패연을 날리고 있다. /이호재기자

전통연 무형문화재 이수자 노순 씨가 손수 만든 방패연을 날리고 있다. /이호재기자

[리빙 앤 조이] 병술년 근심, 연에 날려 보내세요 신라 선덕여왕 때 김유신이 처음 날려구멍 뚫린 방패연은 세계에서 유일박물관·한강공원 무료강좌 이용할 만 맹준호 기자 next@sed.co.kr 사진=이호재기자 전통연 무형문화재 이수자 노순 씨가 만든 도깨비 연. 서울 한강 선유도 공원에서 설을 앞두고 전통연을 날리는 아이들. /한강시민공원사업소 제공 전통연 무형문화재 이수자 노순 씨가 손수 만든 방패연을 날리고 있다. /이호재기자 관련기사 • 명절에 고생하는 주부 30% 할인해 드립니다 • 이 변호사의 우등생 비결 • "나를 돕고 하늘로 간 친구들을 위한 獻辭(헌사)" • ★을 따려는 ★난 아이들 • 설연휴 TV탈출! 신명나게 놀아보세 우리나라에 단 한 명 뿐인 전통연 무형문화재 이수자 노순 씨(27)는 설을 앞두고 마음이 조금 무겁습니다. 노 씨는 설을 앞둔 요즘부터 대보름까지가 가장 바쁜 때입니다. 온갖 행사 초청과 언론 매체의 취재 요청으로 눈코 뜰새 없이 바빠 가장 즐거운 때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어릴 때부터 연을 가르쳐주시던 할아버지가 편찮으셔서 함께 연을 날리기가 어렵게 됐습니다. 노 씨의 친할아버지인 노유상 할아버지는 1904년 생으로 올해 102세가 되셨으니 거동이 불편하신 것도 무리가 아닙니다. 그러나 지난해 두 차례나 넘어지시면서 골반뼈가 골절되는 등 다치신 탓에 올해는 직접 연을 날리지 못하게 됐습니다. 지난해까지는 매년 연을 날릴 정도로 정정하셨습니다. 노 할아버지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전통연 무형문화재입니다. 순종황제 시절에는 이른바 구식 군대 군인으로 황궁 경비도 서셨고 일제 치하에서는 교편을 잡으셨습니다. 한국전쟁 때는 육군 중령으로 참전하시기도 했습니다. 한국 전쟁이 끝나자 할아버지는 연에 인생을 바쳤습니다. 전국을 다니시며 전통연을 수집하고 연구했고, 전통연에 대한 기록을 뒤져 체계를 잡았습니다. 전통 연을 복원해 새롭게 만드는 한편 이를 보급하는 데도 열성이셨습니다. 손자 노순 씨는 “태어날 때부터 얼레질을 했다”고 할 정도로 연과 함께 자랐습니다. 하지만 그가 회상하는 어린 시절엔 연 날리기의 즐거움보다는 가난과 생활고가 더욱 짙게 배어 있습니다. 전통문화를 지키고 보급하는 데 바친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삶은 가난했습니다. 그러나 노순 씨도 2002년 병역을 마친 뒤 전통연에 인생을 걸기로 결심했습니다.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전공하던 대학교 과정을 휴학하고 내린 선택입니다. 남들은 앞길이 창창한 젊은이가 왜 꼭 전통 연을 해야 하느냐고 의아해 했습니다. 현재 유일한 무형문화재인 할아버지가 편찮으신데다 아버지 마저 2년전 돌아가시고 나니 전통연을 이어 받을 사람은 노 씨밖에 없는 셈입니다. 작은 아버지가 아버지 대신 전통연의 대를 잇고 있지만 연을 연구하고 보급할 젊은 사람은 자신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노 씨마저 전통 연을 포기한다면 자칫 한국 전통 연의 명맥이 끊길 수도 있습니다. 옛 사람들은 연에 자신만의 정신과 혼을 담았습니다. 갖은 솜씨를 담아 정성껏 연을 만들어 날렸습니다. 연은 놀이를 뛰어넘는 민속 예술의 표현체인 것입니다. 노순 씨는 전통문화에 대한 인식 변화와 함께 편찮으신 할아버지의 장수를 빌며 올해 설에도 손수 만든 연을 날릴 계획입니다. 한때는 연날리기가 유행이던 시절이 있었다. 이맘때쯤이면 전국 규모의 연날리기 대회가 어김없이 열렸고 전국의 연 애호가들이 모여 실력을 겨뤘다. 국제대회도 심심치 않게 열려 외국 연과 한국 연이 어울려 대단한 볼거리를 연출하기도 했다. 시중에서 파는 연이라고는 비닐로 만든 중국제가 대부분인 요즘 같아서는 쉽게 상상이 안 되는 장면이지만 불과 10여 년 전 얘기다. 놀 거리와 즐길 거리가 많아진 이후 연의 인기가 시들해지기는 했지만 70~80년대에는 연 대회가 열리면 한 달 동안 연을 만들고 실에 사기를 먹여 비행기를 타고 참가하는 사람도 많았다. 이보다 더 옛날, 조선 영조 시대 때 기록에는 농번기 연 날리기를 금지하는 칙령이 나오기도 한다. 연은 그만큼 재미있는 전통 놀이이자 민속 문화를 대표할 만 한 놀잇감이었다. 이 같은 전통을 입증이라도 하듯 최근 어린이들의 체험 학습이 유행하면서 전통연에 대한 관심이 서서히 높아지고 있다. 한국전통연보존협회 관계자들에 따르면 2000년대 들어 전통연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아진 시기가 바로 요즘이다. ■세계에서 유일한 형태 연(鳶)은 세계 어느 나라에나 있다. 그러나 한국의 전통연을 대표하는 방패연은 세계에서 유일한 형태다. 가운데 바람 구멍이 뚫린 형태는 방패연이 유일한데, 때문에 방패연은 아무리 강풍이 불어도 하늘에 띄울 수 있다. 바람을 받기만 하고 내보내지 못하는 외국의 연들은 강풍이 불면 거꾸러지기 마련이지만 방패연은 바람을 적당히 내보내가며 날기 때문에 태풍에도 하늘에 뜬다. 선조들의 과학성과 지혜가 반영된 형태다. 노순 씨는 "방패연은 이러한 특징 때문에 연싸움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연은 역사적으로 한ㆍ중ㆍ일 동북아 3국에서 가장 발달했다. 세 나라의 전통연은 조금씩 다른데, 중국은 화려함을 강조한 동물 형태의 연이 발달했고 일본은 구멍이 뚫리지 않은 형태의 방패연이 발달했다. 일본 연은 한국 연이 건너가 변형된 것으로 보이며, 한국과는 달리 공동작업을 통해 대형 연을 만드는 문화로 발달했다. 겨울철에 연을 많이 날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겨울철, 그것도 한 겨울에 바람이 제일 세기 때문이다. ■전통연의 역사 우리나라에 연에 대한 설화는 많지만 기록은 많지 않다. 중국은 한나라 시절 한신(韓信)이 군사적인 목적으로 연을 날렸다는 기록이 있지만 한국의 기록은 이보다 800년 가량 늦은 다. '삼국사기'에 신라 선덕왕 시절 김유신이 연에 불을 달아 날려 민심을 수습했다는 기록이 최초다. 그러나 전통연 관련 단체들은 전통연이 삼국시대 제천의식에 최초의 이용됐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기록으로는 고려말 최영 장군이 연을 날렸다는 얘기가 있다.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때 군사적인 목적으로 썼다는 '전술비연'은 기록 없이 설화로만 내려오지만 실제로 이 지역에서는 대대로 전술비연이 만들어져 왔다. 영조 때는 소 한 마리를 걸고 연날리기 대회를 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종이와 대나무라는 재질상의 한계 때문에 옛날 연은 거의 전해지지 않는다. 가까운 조선시대의 연 마저도 남아있지 않다. 그러나 기록을 바탕으로 추측하면 조선시대에는 연에 수묵화를 그리는 게 유행했던 것으로 짐작된다. 현재 전통연을 대표하는 색동연 나비연 수복연 매화연 등은 훗날 복원한 것들이다. 노 씨는 "과연 언제부터 구멍 뚫린 형태가 자리잡았는지가 가장 궁금한 대목"이라며 "만주전쟁 당시 일본의 731부대에 끌려간 한국 포로들이 구멍 뚫린 방패연을 들고 찍은 사진이 있는 걸로 봐서 최소한 이 시기 이전에는 방패연의 형태가 자리잡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젊은이들이 도와달라 최근 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전통연 관계자들이 보급에 힘쓴 결과다. 노 씨도 노유상 할아버지에 이어 국립민속박물관, 한강공원, 복지관 등에서 무료 강의를 계속하고 있다. 노 씨는 "대부분의 전통 문화가 비슷하지만 특히 연은 가치에 대한 일반의 인식이 낮게 평가돼 있다"고 말했다. 과학과 예술을 담은 공예품이자 놀이문화인 연을 너무 낮게 평가하고 있다는 것. 실제로 노 할아버지는 92년에야 비로소 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노 씨는 덧붙여 "젊은 사람들이 연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현재 전통연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노인층이라 그나마 이어져 온 맥이 끊길 위험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전통연 만들기와 날리기는 직접 해보면 무척 재미있다. 서구식 생활방식에 젖은 젊은 층도 순식간 빠져들곤 한다. 최근 전통연에 취미를 붙인 한 고등학교 교사가 특활 시간에 학생들에게 재미삼아 지도했더니 그 후로 학생들이 연에 푹 빠져 쉬는 시간만 되면 연 싸움을 했다는 일화는 전통연의 재미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노 씨는 "저변을 확대하고 명맥을 잇기 위해서는 젊은 층의 관심과 도움이 절실하다"며 "설날과 대보름의 세시풍속으로 전통연을 날려보면 그 매력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통연 즐기려면- 초보자는 잘 나는 가오리연이 적당 과학적으로나 미적으로나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연이 우리나라의 방패연이지만 막상 날리려면 쉽지 않다. 물론 만들기는 더 어렵다. 그래서 아이들의 경우에는 가오리연으로 전통연에 입문하는 게 좋다. 바람구멍이 없고 긴 꼬리가 달려 쉽게 뜨고 한번 멀리 띄우면 웬만해서는 떨어지지 않아 5~6세 아이들도 쉽게 배울 수 있다. 방패연보다 만들기도 훨씬 쉽다. 현재 대형 할인점이나 한강공원 매점 같은 곳에서는 포장만 뜯으면 바로 날릴 수 있는 비닐 소재 연을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들은 전통연이 아니다. 전통연은 날리는 것도 재미지만 손수 만들어야 제 맛이다. 그러나 연을 만들기 위해 대나무를 깎고 한지를 직접 구하려면 전문가 수준에 이르러야 한다. 처음에는 재료와 설명서를 함께 포장한 전통연 세트를 사면 된다. 가격은 3,000~4,000원 대로 저렴하지만 일반에 유통되지 않아 쉽게 구입하기는 어렵다. 연을 계속해서 만들다 보면 부양 원리와 미적 개념에 대해 깨닫게 되고 그 다음부터는 자신만의 창작연을 만드는 게 연 애호가들이 거치는 단계다. 근사한 완제품을 사고 싶은 경우는 인사동에 가면 전문가들이 제작한 방패연을 구입할 수 있다. 가격은 2만 원을 넘지 않는다. 한국전통연보존회 홈페이지(www.koreakite.com)에는 전통연 재료 구입 방법과 무료 공개 강의 일정이 자세히 소개돼 있다. 전화문의는 (02)701-9408 입력시간 : 2006/01/25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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