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상위 10대 기업(당기순이익 기준) 가운데 8곳이 사내유보금 과세의 칼날을 피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와 배당을 올해 수준으로만 유지하더라도 대부분 대기업의 세 부담이 늘지 않게 되는 셈이다.
27일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당기순이익 기준 코스피 상위 10대 기업의 지난해 투자금액은 31조1,338억원이었다. 24조5,591억원이었던 전년과 비교해 6조5,797억원(21.1%) 늘어난 수준이다. 배당은 4조9,474억원에서 6조325억원으로 1조851억원(18.0%) 증가했다.
이렇게 투자와 배당이 대폭 늘어나면서 10개 기업 중 8개사가 사내유보금 과세 기준에서 벗어났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현대자동차·SK하이닉스·기아자동차·포스코 등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우리나라 대표 제조 대기업이 과세 대상에서 제외됐다. KT와 한국전력·삼성생명도 마찬가지다.
8개 기업 중 5개사는 투자를 늘려 환류세 칼끝을 피했다. 예를 들어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3조원가량을 배당했음에도 배당만을 기준으로 본다면 환류세 부과 대상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당기순이익의 75%가량인 10조8,677억원을 투자(유형자산의 취득)에 쓰면서 과세 기준을 넘어섰다. 현대·기아차와 SK하이닉스·KT도 투자 미포함 과세(B타입)에서는 세 부담이 발생하지만 투자(A타입)를 늘리면서 과세 대상에서 벗어났다. 환류세는 기업이 A·B타입을 선택할 수 있다.
또 포스코·삼성생명·한국전력은 투자와 배당 모두 과세 기준을 넘어섰다.
다만 현대모비스와 한라홀딩스는 투자와 배당 모두 과세 기준치에 미달하면서 과세 대상에 포함됐다. 현대모비스가 297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한라홀딩스는 156억원으로 세 번째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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