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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 ‘사자’ 외국인 경계매물, 당분간 600선 매매공방
입력2003-02-20 00:00:00
수정
2003.02.20 00:00:00
김정곤 기자
주식시장이 600선에서 일진일퇴를 거듭하는 치열한 매매 공방을 벌이고 있다. 특히 순매도로 전환한 외국인과 프로그램 매수세를 바탕으로 한 기관의 힘겨루기가 본격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미 증시가 전일 긍정적인 경제지표에도 불구하고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매물이 쏟아지며 `숨 고르기`에 들어가자 외국인은 하루 만에 대규모 순매도로 돌아섰다. 이로 인해 종합주가지수는 20일 장중 한때 600선 밑으로 밀리기도 했다.
하지만 기관이 프로그램 매수를 통해 600선 밑에서 1,000억원이 넘는 저가 매수에 나서며 시장을 받치면서 지수는 600선을 중심으로 등락을 거듭하다 결국 전일보다 4.68포인트 오른 605.51포인트에 마감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이날 장 중 재료로는 북한 전투기가 20년 만에 처음으로 서해 연평도 인근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했다는 악재와 D램 가격이 2일째 반등했다는 호재가 팽팽히 맞서기도 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증시가 당분간 600선에서 횡보하는 가운데 방향을 잡기 위한 치열한 매매공방이 펼쳐질 것으로 내다봤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되기까지 지수가 큰 폭으로 오르기 힘들지만 600선 밑에서는 언제든지 저가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적극적인 매매에 나서기보다는 시장의 방향성을 지켜보면서 실적호전 우량주나 낙폭이 컸던 종목, 기관 선호주 중심의 단기 매매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프로그램 매수세 지속, 추가반등 가능해=최근 외국인들은 지수 반등시 적극적으로 차익을 실현하고 있지만 기관은 프로그램 매수세를 중심으로 순매수를 이어가며 지수하락을 방어하고 있다. 특히 600선 밑에서는 저가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
이날 외국인은 전일 순매수 규모를 초과하는 1,120여억원어치를 순매도했지만 기관은 1,140여억원어치를 순수하게 사들였다. 이중 1,000여억원이 프로그램 순매수였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증시가 악재에 둘러싸여 있지만 600선 밑에서는 프로그램 매수를 중심으로 한 기관의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며 “가격 메리트에 따른 단기반등이 언제든지 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 11일 저점 575.98포인트 대비 10% 정도 오른 620포인트까지는 기술적 반등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방향성 없는 외국인 현ㆍ선물 매매 부담=하지만 외국인이 현물과 선물시장에서 뚜렷한 방향성이 없는 매매를 보이고 있는 것이 부담이다. 이날 외국인은 현물시장 매도세와 달리 선물시장에선 7,465계약을 사들이며 전일과는 정반대의 포지션을 취했다.
특히 외국인이 현물시장에서 하루 만에 순매도로 돌아선 것에서 알 수 있듯 아직까지 외국인의 적극적인 매수세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 기관의 매매도 지수 추가하락을 막는 소극적인 역할에 국한되고 있어 지수의 급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현재 시장에서 기관은 매매 주체의 역할을 하고는 있지만 상승 주체로서 비중은 작다”며 “외부에서 수혈되는 자금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관의 역할을 기대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외국인 자금이 본격 유입돼야만 상승장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분간 개별 종목별 대응 지속해야=지수가 오르긴 했지만 기술적 반등성격이 강한 만큼 아직은 매수비중을 확대할 때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특히 악재가 여전한 가운데 낙폭과대와 막연한 수급 개선 기대감이 장을 이끌고 있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지수 5일 이동평균선이 20일선을 뚫고 올라가는 단기 골든크로스가 발생했지만 이 역시 지수 상승을 의미하는 `진성(眞性)`으로 보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증시를 둘러싸고 있는 불확실성이 해소되기까지는 기술적 반등을 이용한 수익률 게임 이상의 대응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김기환 플러스자산운용 대표는 “당분간 기술적 지표를 고려한 종목별 대응이 바람직하다”며 “기관들이 사들이고 있는 중저가 블루칩 중심의 매매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신제요 한투증권 연구원도 “지정학적 위기가 해소되지 않는 한 제한적인 반등에 그칠 것”이라며 “규모는 크지 않지만 기관이 견인하는 반등이 가능한 만큼 지수관련 우량주에도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정곤기자 mckid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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