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 등 유럽 재정위기가 다시 불거지며 전세계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또다시 확대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시장의 변동성을 피하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국내 채권혼합형 펀드가 투자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5월 25일 기준으로 올 들어 국내 주식형펀드 시장에서는 2조2,482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연초 이후 코스피지수가 한 때 2,000포인트를 넘어서는 등 국내 증시가 상승흐름을 이어가자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형 펀드 환매에 나선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코스피지수가 한 때 1,800선 아래로 떨어지자 일부 투자자들이 주가가 싸진 틈을 타서 국내 주식형 펀드로 다시 자금이 흘러 드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유로존 등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며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선뜻 주식형 펀드 투자에 나서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 대안으로 국내 채권혼합형 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채권혼합형 펀드는 최근 한달 동안 설정액이 1,561억원 늘었다. 국내 증시 불안으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채권혼합형 펀드에 자금이 몰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증시는 글로벌 유동성 불안에 5월 들어 3조9,714억원의 외국인 자금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며 코스피 지수가 8% 가까이 급락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자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도 크게 하락했다. 국내 주식형 펀드의 최근 한 달간 수익률은 -7.67%로 코스피지수의 하락률과 거의 일치했다. 반면 국내 채권혼합형 펀드는 수익률이 -2.18%로 하락장에서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연초 이후로는 국내 주식형 펀드가 -0.78%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는 반면 국내 채권혼합형 펀드는 0.46%를 기록하고 있다.
상품별로는 '삼성퇴직연금삼성그룹주40증권투자신탁1(채권혼합)'이 연초 이후 5.08%의 수익률을 올리며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그 뒤를 이어 드림하이밸류30증권투자신탁1(채권혼합)'이 4.07%, 한국투자퇴직연금삼성그룹40증권투자신탁1(채권혼합)'이 3.89%의 수익률을 달성하고 있다.
채권 혼합형 펀드는 펀드 내 주식 투자 비중이 40% 미만이다. 평균적으로 포트폴리오 내에서 주식투자 비중을 30% 내외로 유지하며 증시 상황에 따라 40% 이내에서 투자비중을 유기적으로 조절한다. 주식형 펀드와 비교해 안정적인 상품이어서 변동성이 커진 시장에서 투자위험은 줄이고 안정적인 수익률을 추구할 수 있는 상품이다.
백재열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 부장은 "채권혼합형 펀드는 주식형 상품에 비해 리스크가 적으면서도 시중 금리에 비해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이라며 "저금리시대에 리스크 자산에 대한 투자가 불가피 하지만 주식형과 같은 고위험 상품을 꺼리는 고객에게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백 부장은 이어 "주식에 대한 투자비중이 30% 내외로 위험이 낮긴 하지만 변동성 리스크는 여전히 존재한다"며 "장기투자와 적립식 투자를 하면 이 같은 위험을 다소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채권혼합형 펀드를 선택할 때도 수익률과 함께 포트폴리오 구성을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채권혼합형 펀드는 국채와 통화안정채권 등 안정적인 채권 투자하면서 일부 기업의 주식을 편입한다. 일부 펀드는 공모주에 대한 투자를 병행하는 경우도 있다. 공모주 투자의 경우 평소 채권형을 중심으로 펀드를 운용하다가 기회가 있을 때 공모주 물량을 적극적으로 확보해 시장 대비 초과 수익을 추구한다. 비중은 낮지만 주식 투자의 경우 어떤 기업에 투자하는지 투자자들이 사전에 인지하고 자신의 투자 목적에 맞는지 판단하고 선택할 필요가 있다.
펀드 수익의 지급 방식도 다양하다. 상품을 판매하는 금융회사 마다 투자자들이 일시 목돈을 맡기고 매달 현금으로 받는 월지급식 상품 등 연령과 필요에 따라 다양한 선택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 국내 채권혼합형 펀드 어떤게 좋을까 KDB대우증권은 '트림트리플인컴30증권투자신탁(채권혼합)'을 판매하고 있다. 드림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이 펀드는 주식 투자 비중이 30% 미만으로 국채와 통화안정채권, 공모주,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투자를 주요 투자전략으로 삼고 있다. 안정적인 국채 투자를 바탕으로 우량 공모주 물량을 확보해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선다. 또 주식시장에서 매력적인 할인율로 나오는 블록딜에 적극 참여해 시장 대비 초과 수익을 추구한다. 삼성증권은 '삼성스마트플랜실버Q'를 추천했다. 주식비중을 조절함에 있어 사전에 정해진 계산식을 따르는 것이 특징이다. 이 계산식에는 하락방어선 관리와 변동성 위험이 반영하는 등 증시가 상승할 때는 시장 오름세에 동참하고, 하락할 때는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해 장기적으로 꾸준히 성과를 축적한다. 투자자의 성향에 따라 수익 지급 시기도 월ㆍ분기ㆍ반기 별로 선택이 가능하다. 우리투자증권은 우량채권과 성장성 있는 공모주에 투자해 수익을 추구하는 'KTB플러스찬스5호'펀드를 판매하고 있다. 신용등급이 높은 우량 채권 투자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면서 10% 이하 비중으로 공모주에 투자해 추가 수익을 추구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한국투자퇴직연금삼성그룹40증권자펀드(채권혼합)'을 통해 삼성그룹 주식과 국공채, 'A-'등급 이상 우량 채권 등에 투자한다. 주식과 채권의 투자 비율이 약 40대 60으로 보유 주식 상위 종목으로는 삼성전자(5.00%)ㆍ삼성중공업(2.82%)ㆍ삼성물산(2.77%), 삼성엔지니어링(2.70%), 삼성화재(2.48%) 등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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