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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진단] ■세계 통신업체 업계

[심층진단] ■세계 통신업체 업계 공급과잉에 가격인하 전쟁 대부분 수익성 악화로 고전 전세계 통신서비스 업체들이 혹한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90년대 중반이후 규제완화, 기술발전 등 영업환경 변화와 함께 신규 업체들이 통신서비스 시장에 경쟁적으로 뛰어들었지만 최근 들어 대부분 수익성 악화로 고전하고 있다. 통신산업의 전반적인 수익성 악화는 특히 신생 업체들에 재앙으로 작용하고 있다. 후발업체로서 치열한 경쟁 속에 수익 기반 확대, 나아가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파산을 신청하거나 매각을 추진하는 업체들이 속출하는 추세다. 유럽의 통신업체인 아이엑시스는 지난해 10월 마침내 경영난을 이기지 못한 채 문을 닫았다.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PSI넷도 최근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에 매각작업을 의뢰했다. 전화회사인 GST 텔레콤은 지난해 법원에 파산신청서를 제출했다. 기존 대형업체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이들의 수익성 악화는 주가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나스닥에 등록되거나 뉴욕증시에 상장된 AT&T, 월드콤, 스프린트, 레벨3 커뮤니케이션즈 등의 주가는 최고치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까지 떨어졌다. 이에 따라 나스닥시장의 통신서비스업종 지수는 최근 1년간 54%나 하락했다. 이 같은 수익성 악화의 원인은 간단하다. 월 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은 통신서비스 산업의 영업환경 악화에 대해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똑 같은 비즈니스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지난 90년대부터 통신 기술은 빠른 속도로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환경으로 전환됐다. 이런 환경 변화와 함께 데이터 통신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자 너나 할 것 없이 통신서비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기존 업체 뿐 아니라 신규 업체들도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다'는 세이의 법칙을 충실히 실천했다. 하지만 공급은 수요를 충분히 창출하지 못했다. 공급과잉 현상은 격렬한 가격전쟁으로 이어졌다. 이에 따라 통신 원가에도 훨씬 못 미치는 가격에 서비스가 제공되는 현상이 일반화됐다. 미국의 통신 관련 시장조사기관인 필립스 그룹에 따르면 지난 98년 만해도 대역폭 도매가가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는데 18개월이 걸렸지만 최근에는 6개월 만에 반값으로 하락하고 있다. 갈수록 가격하락세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유럽도 사정은 다를 바 없다. 영국에서는 일부 통신서비스의 경우 가격이 일년만에 반값으로 하락했다. 업체들이 서로 '누가 이기나 한 번 붙어보자'는 식으로 소모적인 가격인하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런 가격전쟁으로 통신서비스 업체들의 수익성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지난 96년만해도 통신서비스 산업에서 1달러를 투자하면 5달러의 매출을 거둘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매출이 3달러로 떨어졌고, 올해는 2달러선으로 주저앉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투자수익률이 내리막길을 질주하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주식시장이 침체국면으로 전환되자 통신서비스 업체들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주식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이 어려워지자 통신서비스 업체들의 재무구조도 크게 악화되는 추세다. 특히 기존 대형 업체들에 비해 신생 업체들의 재무구조는 생존자체를 의심받는 수준으로 악화됐다. 투자은행인 리만 브러더스에 따르면 신생 통신서비스 업체들의 부채 총액은 지난 연말 현재 740억달러에 달한다. 연간 이자비용만도 70억달러에 이른다. 통신서비스 업체들의 위기는 통신장비 업체들로까지 파급되고 있다. 장비 수요가 격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스코의 주가가 1년사이에 주당 80달러에서 37달러로 떨어진것은 장비업체들의 어려움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따라서 대규모 인수합병이 없으면 통신 관련 업체들이 공멸의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주장이 갈수록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문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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