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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경쟁력이다/2부] 1. 포항제철소
입력2001-09-27 00:00:00
수정
2001.09.27 00:00:00
用水사용 세계철강업계 '최저'
"적게 쓰고 적게 버린다."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자랑하는 포항제철의 핵심적인 물관리 정책이다. 수질환경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배출수를 줄여야 하고, 이를 위해 물을 적게 사용해야 한다는 것.
포항제철소는 이 같은 정책에 따라 가동이후 대대적인 물의 재이용과 재활용 기술 개발을 통해 조강 톤당 용수 사용량을 세계 철강업계 최저 수준으로 유지해 왔다. 단위당 용수 사용량은 일본 철강업체들의 절반에 불과해 '포철의 경쟁력'을 상징하는 또 다른 표현으로 불리고 있다.
◆ 물 사용량을 줄여라
철강산업은 전체 산업중에서 용수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산업에 속한다.
지난해 국내 철강업체들은 전체 공업용수 33억톤 가운데 약 21.2%인 7억톤 가량을 사용했다. 이는 제선에서 제강, 열연, 냉연을 거치는 프로세스산업인 철강산업의 특징상 각 단계마다 달구어진 철 제품을 냉각시키는 절차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
하지만 포항제철소가 위치한 포항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가 적은 지역중 하나다.
포항은 대체로 연평균 강수량이 1,000mm정도에 불과해 전국 평균인 1,274mm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 이런 지리적 불리함을 극복하기 위해 포항제철소는 일찍부터 용수의 재사용에 큰 관심을 기울여 왔다.
포항제철소가 지난해 수처리설비(1차설비)를 통해 재이용한 용수 비율은 98%(연간 21억1,700만톤)에 달한다. 2차설비인 배수설비를 통해 방류되지 않고 원료야드의 살포수 등으로 재활용된 용수 비율도 17%(연간 584만톤)나 됐다.
용수의 높은 재사용률은 조강 톤당 용수 사용량을 낮춘다.
지난해 포항제철소의 조강 1톤당 용수 사용량은 3.6톤으로 일본 가와사키의 미스시마제철소(7.6톤), 신일철의 기미츠제철소(6.7톤)의 절반에 그치고 있다. 포항제철소는 지난해 용수 사용량 4,380만톤을 올해는 4,198만톤으로 더욱 낮춘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 지역사회에 기여한다
포항제철소의 연간 용수사용량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46억원.
포항제철소가 용수절감에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것은 비용절감 측면이 크지만 공업용수를 줄여야 포항 주민들의 생활용수를 해결할 수 있다는 지역사회의 문제도 바탕에 깔려 있다.
지난 5월 전국이 극심한 가뭄으로 고통을 겪던 때 포항제철소의 주요 용수 공급원이던 영천댐의 저수율이 한 때 20%로 뚝 떨어졌다.
관리를 맡던 한국수자원공사는 임하댐으로부터 물을 끌어오는 도수로 공사를 긴급히 완료, 저수량을 늘렸다. 하지만 포철은 오히려 영천댐에서 공급받는 용수를 하루 3만3,000톤 줄여 포항, 경주, 영천지역의 생활용수를 늘릴 수 있게 했다.
포철은 배출수 재활용을 하루 7,400톤에서 2만9,000톤으로 늘리고 수처리 설비의 순환수 사용횟수를 2~3회에서 4~5회로 늘리는 등 대대적인 용수절감 운동을 펼치고 있다.
포항제철소의 물절약 운동은 대외적으로도 좋은 평판을 얻고 있다. 올 초 환경부와 물절약 범국민운동본부가 주최한 '2000년도 물절약 사례 공모'에서 포항 제철소는 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물 사용량을 20% 줄여 영천댐으로부터 하루 13만톤씩 공급받던 원수를 9만8,000톤 수준으로 낮췄기 때문이다.
물 사용량 감축으로 연간 5억여원의 용수비를 절감하는 성과도 얻었다. 올해는 지난해부터 실시하고 있는 일일 용수 관리체제를 더욱 강화, 하루 원수 공급량을 9만5,000톤까지 낮출 계획이다.
◆ 수질관리는 환경경영의 기본
수질관리 수준도 최고 제철소답다. 조업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수는 1차로 단위 폐수처리장에서 처리돼 재이용되고 재이용 후 배출되는 폐수는 다시 배수종말처리장에서 2차처리를 거친 후 최종 방류(연간 2,153만5,000톤)된다.
최종방류수의 오염물질 농도는 법기준치를 훨씬 밑돌고 있다.
화학적산소요구량(COD)은 12㎎/ℓ로 법적 기준치(90㎎/ℓ)의 1/7에 불과하고 부유물질도 3㎎/ℓ로 기준치(80㎎/ℓ)의 1/26에 불과하다. 이 밖에 기름성분 및 시안화합물도 기준치 보다 훨씬 낮은 미세한 양만이 배출되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그동안 지속적인 수질관리 투자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이 분야 투자는 73억원으로 환경설비 총투자비(352억원)의 21%를 차지했다.
포철은 앞으로도 물의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한 설비투자는 물론 최종 방류수의 재활용 기술을 적극 개발할 계획이다.
특히 2003년부터 방류수중 질소성분의 배출 규제가 강화될 것에 대비, 내년 10월 완공을 목표로 화성공장 폐수의 고도처리를 위한 활성탄 흡착설비를 설치중에 있으며 스테인리스공장 등에 탈질설비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포철은 이런 철저한 수질관리를 통해 지역 환경을 보전하는 친환경 제철소의 이미지를 심고, 기업가치도 높일 계획이다.
강동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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