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부총리는 최근 대학가에 붙은 대자보를 거론하며 “청년들이 정부에 하고 싶은 말이 많은 것 같아 허심탄회하게 서로 털어놓고자 이런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올해 초 연세대·고려대에선 ‘최씨 아저씨께 보내는 협박 편지’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어 노동시장 개혁 등 최 부총리의 경제 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경희대에서는 최 부총리의 경제정책에 ‘F학점’을 매긴 대자보가 등장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요즘에는 스펙 8개가 기본인데도 취업이 안 되니 부모세대, 선배세대로서 미안한 마음을 가진다”며 각각의 테이블을 돌아가며 대학생들의 의견을 경청했다.
이날 호프 토크에 참여한 김남식(연세대)씨는 “취업문제 때문에 대학생 사회의 전반적 문화가 경직돼 있다”며 “특히 인문계 학생들의 취업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참여 대학생은 “눈을 낮춰서 중소기업에 취업하라고 하지 말고 중소기업이 체계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세제 혜택 등 지원을 해달라”는 건의를 내놓기도 했다.
최 부총리는 “스펙 8개가 기본이라는데도 취업이 안 되는 청년들을 보면 부모 세대, 선배 세대로서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며 “청년실업 해소를 경제 정책의 가장 큰 우선순위로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청년들의 스펙은 좋은데 취직은 단군 이래로 가장 안 되는 것 같다”며 “정부가 구조개혁을 추진하는 이유는 청년들에게 더 많은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젊은 세대가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면서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최 부총리는 특히 청년 일자리 해소를 위해서는 연공서열 개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그는 “기업들이 정규직으로 안 뽑는 것은 연공서열과 호봉제 탓에 계속 연봉 늘어나서 부담되기 때문”이라며 “이렇다 보니 젊은이들에게 (정규직이) 돌아가는 게 한정돼있다”고 말했다. 또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혁에 대한) 대타협을 해야 여러분을 위한 질 좋은 일자리가 생겨난다”고 덧붙였다.
이날 참석한 대학생들은 취업 문제 외에도 하고 싶은 얘기가 더 많았다는 소감을 밝혔다. 최창훈(홍익대·4)씨는 “편안한 자리에서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라 좋았지만, 주거·등록금 등 대학생들이 안고 있는 문제를 충분히 알릴 수 없어 아쉬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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