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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어색한 시선을 처리하는 게 쉽지 않은데 그 순간을 즐거움으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은 뭘까?
최광일(54) ㈜대명엘리베이터 대표가 이른바 '스마트 엘리베이터' 개발에 집중하는 이유다. 홀로그램 기능을 통해 각종 정보를 검색하면서 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 사용자의 취향에 맞춘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간단한 플래시 게임도 엘리베이터 안에서 즐길 수 있다.
고장 발생 시 이용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첨단 화상시스템도 적용할 방침이다. 음성인식 장치를 통해 버튼을 누르지 않고도 승강기를 운행시킬 수 있다. 여기에 자기부상 기능을 접목하는 방안도 연구 중이다.
대명엘리베이터는 광주광역시에 본사를 두고 1992년 설립됐다. 현대엘리베이터와 오티스, 티센크루프 등 '빅3'가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는 엘리베이터 업계에서 강소기업으로 꼽힌다. 대명엘리베이터는 지난 2009년과 2010년에는 2년 연속 100억 원대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최 대표는 "대명엘리베이터는 제작과 건설, 유지보수 면허를 함께 갖고 있는 광주전남지역 유일한 기업"이라고 자랑했다.
전 직원이 38명에 불과하지만 대명엘리베이터는 탄탄한 기술력과 신속한 서비스, 철저한 시스템 관리로 잘 알려져 있다. 보수 직원들은 실시간 위치 확인이 가능한 시스템을 활용해 서비스 경쟁력을 갖췄다. 매주 정기적인 점검을 실시하는 '굿모닝 서비스'는 서비스 품질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대기업과의 시장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3~4인용 소형 엘리베이터를 블루오션으로 개척하고 있다.
우리사회가 고령화 사회로 빠르게 진입하면서 2~3층의 일반주택에도 엘리베이터 수요가 늘 것이라는 데서 착안했다. 그래서 승강기 내부에 노인이나 장애인의 편의를 위해 의자를 설치하는 기술을 특허 출원했다.
최 대표는 엘리베이터산업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엘리베이터 수명은 15~20년 주기여서 90년대 집중적으로 지어진 아파트의 교체수요가 늘고 있고, 장애인들의 복지확대 측면에서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는 공공건물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전망은 밝지만 고급인력들로부터 외면 받으면서 이들을 유치하는 것은 업계의 과제로 남아있다고 최 대표는 지적했다.
그는 "엘리베이터는 도입된 지 100년이 넘었지만 기술개발은 상당히 뒤처진 상황"이라며 "스마트한 젊은 인력들이 많이 필요한데 아쉽게도 3D업종으로 분류돼 외면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직원들이 대학에서 전공과정을 이수토록 지원하고 있는 최 대표는 인력양성을 위한 업계 차원의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무등산 입석대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겠다는 꿈을 아직 실현 못하고 있다"는 최 대표는 "내가 조금 손해 본다는 생각으로 살았더니, 오히려 그게 결국에는 내게 큰 이득으로 돌아오더라"며 웃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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