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발표된 5월 ‘산업활동동향’은 우려 수준으로 맴돌았던 하반기 경기침체의 가능성을 한껏 키웠다. 그동안의 통계를 볼 때 선행지수가 4개월째 하락하면 경기침체 가능성은 70%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무엇보다 건설 부문의 침체가 예사롭지 않고 재고 증가세도 계속되고 있다. 자동차판매도 7개월 만에 한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불안감은 더욱 가중되는 양상이다. 이미 경기 정점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오히려 설득력을 얻는 분위기다. ◇경기침체 벌써 현실화하나=5월 산업활동동향에서 가장 큰 관심사는 경기선행지수였다. 선행지수 전년동월비가 3개월째 하락세를 이어왔기 때문인데 결과는 예상대로 4개월 내리 하강이었다. 민간경제연구소의 한 연구위원은 “하반기 경기침체 가능성은 70%대로 높아지게 됐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산업생산이나 출하는 양호하지만 재고가 늘고 설비투자가 주춤하는 모양새도 석연치 않다. 5월 재고지수는 133.8로 전년동월 대비 4.8% 증가했다. 위험수위에 다다른 듯하다. 설비투자도 5월에 전년동월 대비 2.1% 증가하는 데 그쳐 3월(9.6%), 4월(7.1%)에 비해 형편없었다. 특히 국내총생산(GDP)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건설수주가 전년동월비 17.9%나 급감해 비상등이 켜졌다. 경기가 이미 정점을 지나 하강기로 접어든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악재 수두룩, 하강의 골 깊어지나=통계청은 하반기 들어 상승속도 둔화는 예상되지만 상승기조는 유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물론 하반기 경기가 침체국면으로 진입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렇지만 대내외 불안요소가 손쉽게 치료할 대상이 아니라는 것도 문제다. 우선 세계경제 흐름이다. 조동철 재정경제부 거시경제팀장은 “2000년대 들어 신용카드 붐이 일었던 때를 제외하고는 우리 경제성장률이 세계 성장률을 웃돈 경우가 없다”며 “높은 대외의존도 등을 고려해볼 때 가장 신경써야 할 부분은 세계경제”라고 설명했다. 현대경제연구원도 최근 보고서에서 세계경제가 고유가 등 7대 불안요소로 고물가ㆍ저성장(스태그플레이션)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내부 사정도 신통치 않다. 수출과 투자ㆍ소비간의 단절은 더 심화되고 있다. 교역조건 악화로 성장률이 증가해도 국민 주머니는 좀처럼 채워지지 않고 있다. 이렇다 보니 4%, 5%건 성장을 해도 경제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 ‘앙꼬 빠진 찐빵형 성장’이라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경기흐름을 볼 때 내년 성장률은 올해보다 더 낮아질 것이라는 게 일반적 예상”이라며 “투자활성화 등 내부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처방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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