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이 막바지에 이르렀습니다. 숫자로 돌아본 올 한 해,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요.
신년 자정부터 흡연자들은 담뱃값 인상을 체감했습니다. 지난해만 해도 5,000원짜리 지폐로 두 갑의 담배를 살 수 있었지만 올 들어서는 담뱃값이 4,500원으로 80% 인상되면서 한 갑을 겨우 살 수 있게 됐기 때문입니다. 전자담배를 구입하거나 금연을 결심한 사람들도 있었고, 상반기에는 전년 대비 담배판매량이 감소하며 담배값 인상 효과가 가시화되는듯했지만 결국 예년 수준을 회복하는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반면 세수 증대 효과는 뚜렷했습니다. 올 8월까지 추가 세수는 1조4,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고 내년 예산안에서 금연 관련 예산은 10% 가량 축소됐습니다.
국민들을 한숨 짓게 했던 올해의 숫자는 더 있습니다. 청년실업, 메르스, 수출 부진 등으로 온 국민이 걱정할 만한 일들이 잇따랐습니다. 청년체감실업률은 20%를 상회하고 있고 주력산업 수출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부정적인 경제 전망이 잇따르면서 정부는 사상 최저인 1.5%로 기준금리를 낮췄습니다. 반면 미국은 이달 중순 제로금리 시대를 접고 7년여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했습니다.
각종 포털이 꼽은 올해의 키워드 ‘메르스’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지난 23일 방역당국이 ‘메르스 상황 종료’를 선언했지만 정부 실책으로 인한 상처는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지난달 말 힘든 투병생활 끝에 숨을 거둔 80번 환자를 포함 올해 38명이 메르스로 사망했습니다.
한편 문화계의 약진이 엿보입니다. ‘베테랑’ ‘내부자들’ 등 고위층의 부정·부패·비리를 고발하는 영화들이 잇따라 흥행한 가운데 올해 한국영화 세 편이 ‘천만관객 클럽’에 가입했습니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은 한국인 최초로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하는 영예를 안았고 국내 발매한 음반 5만장이 순식간에 동이 나기도 했습니다.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되짚어 보는 숫자에서 희비가 엇갈립니다. 내년에는 더 나아진 국민의 삶을 나타내는 숫자가 더 많아지기를 기대해봅니다.
/서은영기자 ·차오름인턴기자 supia927@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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