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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 핫이슈] 동아시아 가겨 메리트 당분간 “사자“ 지속예상
입력2003-06-15 00:00:00
수정
2003.06.15 00:00:00
종합주가지수가 중요한 저항 영역이었던 630선을 돌파해 상승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630선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매수 주체 부각이 필요했는데 외국인들이 이 역할을 담당해 주고 있다. 5월말부터 본격적으로 매수세를 늘리기 시작한 외국인들은 현재까지 1조6,000여억원을 사들였으며 매수 강도도 좀처럼 누그러들지 않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외국인들의 순매수 동향이 과거 3년간의 특징이었던 `미국 증시와의 연동성`을 어느 정도 탈피해 있다는 점이다. 예컨대 미국 증시가 본격 상승하기 시작한 시점은 3월 15일이지만 외국인들이 아시아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매수 규모를 늘린 것은 5월29일 께부터다. 매매 종목군 역시 최근 미국 시장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기술주 중심이라기보다는 동아시아 지역 전체의 주식 보유 비중을 늘리고 있다. 삼성전기, 삼성SDI 등 IT관련주 보다는 은행주, 포스코, 현대차 등 업종 전반에 걸친 폭 넓은 매매가 그것이다.
이처럼 외국인들이 갑자기 한국 주식을 사들이고 미국 시장과의 연동성이 다소 약화된 배경은 무엇일까. 또 외국인들의 순매수 행진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이에 대한 이해를 위해서는 좀 더 글로벌한 시각으로 접근해 보자.
첫번째로 미국에서 간접투자 자금이 유입이 지속되고 있는 점이다. 새 돈이 유입되면 펀드매니저들은 주식을 살 수 밖에 없다. 3월13일 이후 지난 주까지 미국 주식형 뮤추얼펀드로 유입된 자금은 170억달러 규모다. 이중 한국이 속해 있는 이머징마켓에만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이머징마켓 펀드로는 5억3,000만달러가 유입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새 돈이 유입되지 않는 국면에서 글로벌 펀드 운용자들은 기본적으로 미국 증시 방향성과 연동된 비중 조절 차원의 매매에 국한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새로운 자금이 풍부하게 유입되면 기본적으로 주식을 채워야 하고 아울러 이것 저것 매매할 여유가 생기게 된다. 그만큼 미국 증시의 방향성에 집착할 필요가 적어진다는 뜻이다.
두번째로는 최근 들어 동아시아 지역의 가격 메리트가 상대적으로 부각되고 있다는 점이다. 작년 10월 이후 세계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을 꼽으라면 단연 남미와 동구 유럽 시장이다. 이 기간 동안 동 국가들의 환율 절상도 꽤 이뤄져 달러화 기준으로는 100%에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반면 타이완, 한국, 일본, 홍콩, 싱가포르 등 동아시아 주요 시장은 이 기간 동안 상승률이 세계에서 가장 낮았다. 환율도 답보 상태를 보이고 있다. 동아시아 지역의 주가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것은 사스와 북핵 등 지정학적인 리스크가 확대된 측면도 없지 않지만 남미와 동구유럽을 중심으로 이른바 `원자재 자산군`에 비중을 늘린 교체 매매의 결과이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남미와 동구 환율 절상 추세가 주춤하고 있고 금, 구리, 백금 등 주요 상품가격도 고점 형성 조짐을 보이고 있다. 남미 주가와 연동성이 높은 이머징 마켓 채권 스프레드도 과거 저점 수준에 이미 근접하고 있다. 한마디로 그간 상승 폭이 컸던 `원자재 자산군`의 가격메리트가 떨어지고 있는 반면 그간 주가 하락폭이 컸던 동아시아 시장의 상대적인 메리트가 부각되고 있는 시점이라는 것이다. 일례로 최근 미국의 주요 증권사 투자전략가들은 뒤늦은 감이 있지만 이머징마켓 중 동아시아 비중을 확대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아울러 남미 증시를 주도했던 브라질과 `상품 자산군` 의 대표격인 호주 시장에서 외국인들의 매도 조짐이 감지된다. 최근 동아시아 시장에서의 대규모 외국인 매수세와 대비된다. 그런 점에서 미국 증시의 동향도 중요하지만 동아시아 지역의 주가 상승률과 환율 동향이 향후 시장의 중요한 변곡점을 만들 가능성이 높다.
이상의 상황을 염두에 둘 때 향후 외국인들의 매수세는 어떻게 될 까.
일단 미국 증시에서 자금이 유입되는 한 일정 부분의 순매수세 지속이 예상된다. 다만 최근 당사의 지표 분석에 의하면 6월중 월간 자금 유입 규모의 피크를 형성할 가능성이 높게 보고 있다. 그렇다면 미국 증시가 조정으로 들어갈 경우 과거처럼 외국인들은 동아시아 시장에서 빠르게 매도로 전환할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 가능성은 낮을 것 같다. 우선 주식형 투자 자금 유입규모가 피크를 형성하더라도 이른바 `팔로우 스루` 자금이 일정 기간 유입되는 것이 상례이다. 또한 최근 외국인 순매수가 동아시아 지역에 대한 비중 회복 성격이 있다는 점에서 현 주가 수준(달러기준)에서 비중 확대가 아직 진행되지 않은 펀드들이 다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동아시아 증시의 상대적인 `디커플링`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외국인들의 순매수 기조는 호흡이 길 듯 하다.
<이정호 미래에셋증권 투자전략실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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