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제조원가 상승이 중소기업의 가장 큰 자금사정 악화 요인으로 떠올랐다. 8일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 제조업체 483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중소기업 금융이용 애로실태 조사’에 따르면 절반에 가까운 46.6%가 지난해 자금사정이 전년에 비해 악화됐다고 답했다. 이들은 자금사정이 악화된 가장 큰 원인으로 제조원가 상승(30.7%)을 들었으며 이어 판매부진(29.9%), 판매대금 회수지연(15.9%)을 꼽았다. 전년 조사에서는 판매부진이 35.3%로 1위였고 이어 제조원가 상승이 27.3%, 판매대금 회수지연이 15.4% 순이었다. 자금사정 악화 원인이 1년 만에 바뀐 것은 지난해 전세계적으로 원자재 가격이 고공행진을 하면서 제조원가에 큰 부담을 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제조원가는 오른 반면 납품단가에는 이 부분이 거의 반영되지 않았으며 일부는 오히려 납품단가가 떨어지기까지 했다. 이는 올해 자금수요 조사에도 나타난다. 중소기업들은 올해 조달할 자금의 주요 용도로 설비투자(33.1%)에 이어 원부자재 구입(28.3%), 인건비 지급(23.7%)을 꼽았다. 지난해와 비교해 설비투자(33.3%) 비중은 비슷한 반면 원부자재 구입(25.3%)은 3%포인트 올랐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원자재가 상승분을 납품가에 반영하지 못하는 상황이 자금난을 악화시키고 있다”며 “자금난 타개의 대안은 원자재가와 납품단가의 연동제 실시”라고 말했다. 한편 중소기업들은 높은 대출금리(33.6%)를 자금조달의 가장 큰 애로사항이라고 답했으며 금융시책 추진도 금리인하(47.0%)에 초점을 맞춰야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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