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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순(九旬)'의 나이를 바라보는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이 올해로 25년째 기술대국을 위한 인재사랑을 몸소 실천하며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지 이제 20년이 다 돼가지만 국가의 미래를 짊어질 과학 인재 육성만큼은 직접 챙기겠다는 강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올해 89세인 구 명예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LG연암문화재단은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연암 해외 연구교수 증서수여식'을 열었다. 연암 해외 연구교수 지원사업은 구 회장이 LG그룹 회장으로 재임하던 1989년 '인재 양성과 학문수준의 세계화'를 모토로 시작돼 올해로 꼬박 25년째를 맞고 있다.
지난 25년간 LG연암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은 대학교수들의 숫자만 총 687명. 이들에게 지원된 해외 연구비는 무려 200억원이 넘는다. 올해 선발된 대학교수 30명에게도 1인당 연간 3,500만원 상당의 해외 연구비가 지원될 예정이다.
구 명예회장은 이날 대상자로 선발된 30명의 교수들에게 일일이 증서를 수여하고 악수를 나누며 그간의 연구성과에 대해 격려했다. 증서수여식에는 구 명예회장의 아들인 구본무 회장을 비롯한 LG그룹 최고경영진과 심사위원장을 맡은 이현재 전 국무총리 등 80여명이 참석했다.
구 명예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국토가 좁고 천연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가 의존할 것은 오직 사람의 경쟁력 뿐"이라며 "오래 전부터 '강토소국 기술대국'이라는 소망을 말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가 지식강국이 되고 기술대국이 되기 위해서는 대학의 연구와 교육 수준이 높아져야 한다"며 "교수의 경쟁력이 대학의 경쟁력이고, 대학의 경쟁력은 그 나라의 산업과 국가경쟁력으로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교수들에게는 "여러분을 넘어서는 글로벌 인재를 많이 키워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구 명예회장은 1995년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후 공익재단을 통한 사회공헌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그는 LG연암문화재단 이사장으로 재임하면서 연암공업대학과 천안연암대학을 통한 기초산업 분야의 인재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또 LG복지재단을 통해서도 지방자치단체에 어린이집을 건립해 기증하거나 저신장 어린이들이 성장호르몬 주사를 맞을 수 있도록 돕는 등 공익사업에도 활발히 나서고 있다.
한편 올해 증서수여식에는 두드러진 연구성과로 국내외에서 인정받은 교수들이 선발돼 주목을 끌었다. 김종면 울산대 전기공학부 교수는 임베디드 시스템 설계 연구로 세계적 권위의 인명사전인 '마퀴스 후스후 인더월드' 2009년판에 등재된 인물이다. 홍기석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는 '사회과학논문인용색인(SSCI)'에 다수의 논문을 게재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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