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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골드뱅킹’(금통장) 인기도 치솟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말 골드뱅킹 수익금에 15.4%의 배당소득세를 도입하기로 했지만, 금값이 이를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크게 올라 오히려 돈이 몰리는 추세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ㆍ국민ㆍ기업은행의 지난달 골드뱅킹 잔액은 2,852억원으로 정부의 배당소득세 도입방침 발표로 판매를 중단했다 재개한 지난해 12월 보다 26.5%나 증가했다. 3개 은행은 지난해 11월 정부가 배당소득세 도입 방침을 밝히자 약 한달 간 판매를 중단했다. 이후 신한은행은 12월부터 판매를 재개했으며, 국민ㆍ기업은행은 현재까지 신규상품을 판매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이 같은 증가세는 현재 유일하게 신규 골드뱅킹을 취급하고 있는 신한은행이 선도한 것으로 보이며, 국민ㆍ기업은행은 기존 가입고객의 불입액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신한은행의 경우 지난달 골드뱅킹 잔액은 2,555억원으로 판매를 재개한 지난해 12월 보다 무려 27.4%나 증가했다. 골드뱅킹 거래계좌도 지난달 9만566만 계좌로 판매재개 후 처음으로 9만 구좌를 넘어섰다. 정부가 배당소득세 도입 방침을 밝히기 직전인 9만4,514좌에 비해 불과 4,000좌 정도 부족한 것이다. 올 들어 골드뱅킹 계좌가 매달 2,000좌 가량씩 늘어나고 있는 추세를 감안하면 2달 안에 예전 규모를 되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은행 한 관계자는 “금값 상승이 지속되면서 고수익과 안전성을 동시에 노리는 고객들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이와 더불어 국민ㆍ기업은행이 골드뱅킹 신규 고객유치를 중단한 데 따른 반사이익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골드뱅킹 신규 고객유치를 중단한 국민ㆍ기업은행은 기존 고객의 불입액이 늘어났다. 잔액규모는 늘었지만 거래계좌는 지속적으로 줄어든 것. 신규 골드뱅킹 수요가 신한은행으로 몰려 두 은행은 주요 고객을 놓친 셈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리비아 사태, 일본 지진, 유럽 금융시장 불안 등 국외정세가 불안해 안전자산인 금을 선호하는 추세가 강화되면서 금값도 오르고 있다”며 “대부분의 해외변수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 금값 상승세와 골드뱅킹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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