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삼성의 미래사업에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6월이면 신경영 선언 20주년을 맞는데 이에 맞춰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을 제시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6일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한 직후 3개월간의 해외체류 활동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사람도 많이 만나고 미래사업 구상도 많이 했다"고 짧게 대답했다. 신경영 20주년을 맞은 데 대해서는 "안심해서는 안 되고 항상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 더 열심히 뛰고 사물을 깊게, 멀리 보고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래사업 구상'과 '위기의식'은 이 회장이 여러 차례 강조해온 대목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3개월간의 긴 해외구상 끝에 나왔다는 점에서 예사롭지 않다는 것이 삼성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삼성그룹이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가고 있지만 전자가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전자의 경우 영업이익의 70%가량을 무선통신사업부에 의존하는 등 사상 최대 실적 속에 불균형은 더욱 커가는 상황이다.
결국 이 회장은 삼성그룹 사업 포트폴리오가 안정돼 있지 않으며 또 다른 비상을 위해 그룹의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에서 미래사업에 대해 고민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래사업 구상의 구체적 액션플랜으로 신사업을 발표하기보다는 기존에 발표한 5대 신수종사업을 더욱 강화하는 방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삼성은 태양전지와 자동차용 전지, LED, 바이오제약, 의료기기 등을 5대 신수종사업으로 선정하고 해외에서 과감한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영역과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그룹의 한 관계자는 "현재 5개 신수종사업 외에도 미래전략실 내부적으로 다양한 신사업에 대한 검토가 진행되고 있다"며 "5대 신수종사업 역시 10년, 20년 후의 성과를 위해 추진하는 만큼 추가 신수종사업 발표보다 기존 전략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미래사업에 대한 전략을 가다듬을 수 있다"고 전했다.
경영적 측면에서는 이 회장이 위기의식을 강조하며 또 한번의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을 예고하고 있다. 이 회장의 위기의식 강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며 2011년 4월21일 경영일선에 복귀한 뒤 첫 출근길에서 "애플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전자회사가 아닌 회사까지도 삼성에 대한 견제가 커지고 있다"고 말하는 등 꾸준히 강조해온 주문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삼성그룹이 6월7일 신경영 추진 20주년을 맞아 그동안의 경영형태에서 벗어나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1993년과 비교할 때 경영환경 변화와 삼성그룹의 체질개선이 이뤄진 만큼 그동안 삼성그룹이 추진한 경영전략에 일정 부분 수정이 가해지지 않겠느냐는 전망이다.
한편 박근혜 정부에 대해 그는 "그분도 오랫동안 연구해 대통령이 됐기 때문에 잘해주시리라 생각한다"며 "삼성도 작지만 열심히 뛰어서 도와드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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