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통신예절] 정보통신- 편리함 만큼 공해도 많다
입력1998-11-02 00:00:00
수정
1998.11.02 00:00:00
「통신공해」라는 말이 널리 퍼지고 있다.정보통신 산업의 발전과 함께 등장했다. 정보통신이 갖는 신속하고 편리한 정보교류의 순기능 외에 소음, 전자파, 안전사고 등 각종 역기능을 뜻한다.
어느 정도이며, 해결방법은 없는 것일까.
◇소음공해 한 경제전문가의 경험담. 매주 화요일 한 라디오방송에서 주간 경제소식을 전하는 그는 작은 가방하나를 들고 다닌다. 휴대폰을 넣은 채. 매번 방송때면 휴대폰 끄는데 남다른 신경을 쓴다. 그러던 어느날 그는 스튜디오에 들어가기전 앞 프로그램에 잘 아는 사람이 출연해 그와 얘기를 나누다 휴대폰 끄는 것을 잊어버렸다. 한참 방송이 진행중일 때 어디선가 갑자기 울려버린 전화벨 소리. 노련한 사회자가 『역시 휴대전화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군요』라는 말로 넘기기는 했으나 그는 그 생각만 하면 지금도 진땀을 흘린다고 말한다. 방송후 청취자들의 항의 때문이 아니라 기본조차 망각해 버린 스스로에 대한 자책이다. 이후 그는 스튜디오와 같이 휴대전화를 가져가서는 안될 곳에갈 때는 아얘 배터리를 빼버린다.
한 대학신문에 실린 내용. 강의가 한창 진행중일 때 휴대전화가 울려대기 시작했다. 한두번, 세번, 네번. 여기저기서 『누구냐』는 소리와 『전화좀 받아라』는 고함이 뒤섞이면서 강의실이 소란스러워졌다. 전화벨 소리는 계속됐고 교수까지 화를 내면서 강의실 분위기는 엉망이 돼 버렸다. 그때 였다. 한 남학생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면서 외쳤다. 『이거 언제 부터 울었지』
그는 휴대전화를 켜놓은 채 깊이 잠들어 있었다.
도서관이나 강의실, 극장, 공연장, 병원과 같은 공공 장소에서는 휴대폰을 사용하지 말라는 문구가 여기저기 붙어있다. 그러나 이것은 잘 지켜지지 않는다. 공연장에 가면 휴대폰이나 삐삐를 꺼달라는 방송이 몇차례씩 되풀이되지만 말이 끝나기 무섭세 울려대는 것은 「삐리리」.
도서관과 같이 조용한 장소에서 휴대전화 소리는 70데시빌 수준이라고 한다. 전문가들은 이 정도 소리는 공사장의 굴착기 소리를 옆에서 듣는것과 같다고 한다. 자신은 물론 타인에게도 큰 방해가 된다는 것.
공중의 피해가 큰 극장, 연주회장, 도서관 등 특정장소에서는 제한적으로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마련을 추진하는 나라가 많다. 「전파블럭」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소음공해로 부터의 탈출. 그것은 타인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조차 사라져버린 우리의 모습이라고 마냥 방치할 수는 없는 때다.
◇전자파 공해와 건강
웬만한 종합병원에 가면 곳곳에 「휴대전화 사용금지」 표시가 붙어있다.
그 뜻은 명백하다. 휴대전화를 걸지도 말고, 받지도 말라는 것이다. 병원관계자들이 전화사용을 하지 말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묻는다.
『걸려 오는 전화는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 그러나 병원의 표시는 「사용금지」, 아얘 꺼버려 달라는 뜻.
이같은 규정은 각종 전자장비가 휴대폰의 전자파에 의해 오작동, 환자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조사에 따른 것이다. 생명을 다루는 병원에서 휴대폰의 전자파는 생명에 지장을 줄 수 있을 정도로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지만 이를 의식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게 우리 통신문화의 현주소다.
비행기에서 휴대폰 사용은 엄격하게 금하고 있다. 초정밀 항공기기에 영향을 주고, 이것이 대형 사고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형 항공사고를 자주 접하면서 기내에서의 통신문화는 많이 사라졌다는게 관계자들의 지적. 그렇지만 국내선의 경우 도착 직전 아직 휴대전화로 『난데』를 외치는 사람들이 있다.
휴대전화는 오래사용하면 건강에도 좋지않다는 연구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한동안 휴대전화의 전자파가 뇌종양을 일으킬 수 있다는 논란에 이어 최근 영국의 BBC방송과 AFP는 핸드폰을 20분 이상 스위치를 켠 채 몸에 지니고 있으면 전자파가 인체의 면역 체계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논란이 분분하다고 보도해 다시 국제적인 논란거리가 되고있다.
영국 생물학자 로저 코그힐은 핸드폰에서 나오는 전자파가 두통과 기억력감퇴를 일이킬 뿐 아니라, 병균이 몸에 들어오는 것을 막는 백혈구를 파괴해 면역기능을 떨어뜨린다고 주장했다. 2~3분의 짧은 통화는 괜찮다는 내용도 함께 발표했다. 코크힐은 자원봉사자 혈액을 사람 몸에서 자연 발생하는 전자파에 각각 7시간30분 동안 노출시킨 결과, 자연 발생적인 전자파에 노출된 혈액은 백혈구 70%가 무사한 데 비해 핸드폰에 노출된 혈액의 백혈구는 13%만 남기고 모두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톰 윌리스 영국 전자산업협회(FEI)회장은 『휴대전화기를 생산하기에 앞서 제품 안전성에 대한 수많은 실험을 했지만, 코그힐 실험 같은 결과는 한번도 안나왔다』며 『과학적 근거가 불충분한 실험』이라고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어떤 주장이 맞는지가 규명되기 위해서는 좀더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이런 논란이 게속될 수록 통신문화 정착의 필요성이 더 절실해 진다는 것이다. 「용건만 간단히」. 이것만 제대로 지킨다면 편리하고신속한 정보교류라는 첨단통신 기기의 이점을 최대한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동호 기자】
오늘의 핫토픽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