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는 아마존의 클라우드를 통해 선수 통계를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해 30개모든 경기장 팬들에게 전송을 하고 있다. 미국 금융산업 규제기구(FINRA)도 매일 300억 건 이상의 주식 거래를 저장하고 분석하는데 클라우드를 사용하고 있다.
넷플릭스 Netf lix는 매달 수십 억 시간의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를 60개 국가의 5,000만 고객들에게 제공하는데 클라우드를 활용하고 있다. 아마존 서비스에 의존하는 이들 3개 단체는 또 다른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어떤 식으로든 앤디 재시 Andy Jassy와 함께 일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 모든 이들이 아마존을 전자상거래 선두업체로만 알고 있지만, 아마존의 클라우드-컴퓨팅 사업부인 아마존 웹 서비스(이하 AWS)도 2위 업체와 3배 가까운 시장 점유율 격차를 보이면서 이 분야를 지배하고 있다. AWS는 작은 소매업체부터 포춘 500대 기업까지 100만 곳 이상의 고객사들을 위해 후방 지원업무를 제공한다. 온라인 인프라 구축을 통해 홈페이지, 애플리케이션, 재고 관리, 데이터베이스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12년 전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재시 부사장이 심혈을 기울여 완성도를 높인 AWS를 고객들에게 판매하고 있다. 올해 47세인 그는 서부지역으로 이사한 뉴요커 출신으로, 하버드 MBA 과정을 마친 이후 줄곧 아마존에서 근무하고 있다.
업계는 지난 4월 AWS가 얼마나 크게 성장했는지 알게 되었다. 아마존은 처음으로 분기 보고서를 통해 이익을 공개했다. 회사는 AWS가 수익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올해 63억 달러의 매출 목표를 향해 순항하고 있다고 밝혔다.
AWS의 이익이 발표되자, 재시의 역량이 크게 부각됐다. 하지만 그는 크게 내색하지 않았다(실적 발표 시점에 그는 고객을 만나기 위해 시애틀에서 중서부로 이동 중이었다). 그는 칭찬을 즐길 여유가 없었다. AWS가 전에 없던 큰 도전에 직면했기 때문이었다. 현금이 풍부한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경쟁사들의 위협이 날로 커지고 있었다. 재시는 “이럴 때가 언젠가는 올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놀라운 점은 너무 오래 걸렸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가 먼저 치고 나가 이정도로 시장을 지배할 것이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AWS 담당 부사장인 재시는 시애틀로 자리를 옮겨 1997년 아마존에 합류했다. 그는 엔지니어링이 아닌 마케팅과 사업개발이 전공이었다. 하지만 당시 릭달젤 Rick Dalzell 아마존 최고정보책임자는 “그가 뛰어난 기억력과 열정적인 승부욕 등 인상적인 특징을 보였다”고 말하고 있다(재시의 승부욕은 그의 집에서도 잘 드러난다. 두 자녀를 둔 그는 지하에 스포츠 바를 만들어 놓고 좋아하는 뉴욕 레인저스 New York Rangers, 메츠 Mets, 자이언츠 Giants의 경기 결과를 체크한다).
재시는 초창기 아마존의 음악사업을 잘 이끌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2002년 제프 베저스 Jeff Bezos의 ‘기술 조교’ 중 한 명으로 선발됐다. 이들은 1년 가량 아마존 최고경영자를 그림자처럼 수행하면서 고위임원이 될 훈련을 받았다. 재시가 AWS를 처음 구상했던 때가 바로 이 시기였다.
당시엔 디지털 정보를 저장하고 처리하는 비용이 많은 기업들에게 큰 부담이자 장애물이었다. 데이터 센터 구축은 복잡하고 돈도 많이 들어갔다. 때론 과도한 비용의 서비스 이용 계약까지 체결해야 했다. 하지만 아마존은 이분야에서 자체 전문 기술을 갖고있었다. 전자상거래 시장을 원만하게 운영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새로운 데이터 센터를 짓고 있었다.
재시는 아마존이 가진 노하우와 인프라를 다른 기업들과 온라인상에서 공유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했다. 그들이 비용을 낮출수 있도록 전산처리 서비스를 대행해주는 구상이었다(지금은 ‘공공 클라우드’ 모델로 알려진 개념이다). 한껏 고무된 그는 핵심 내용만 담은 PT 자료( Pitch Memo)를 정성스럽게 준비했다. 그리고 클라우드를 중심으로 사업을 벌이자고 베저스와 이사들을 설득했다(아마존의 전통에 따르면, 피치 메모는 여섯 페이지를 넘을수 없다). 다른 회사로부터 전산처리 서비스를 빌려 쓴다는 개념이 생소했지만, 재시에겐 달젤이라는 든든한 후원자가 있었다. 달젤은 “회사에겐 항상 데이터 센터를 활용할 방법이 필요했기 때문에 ‘ 어쨌든 이 사업에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재시는 2003년 10월 사업 승인을 받았다.
그 후 2년 6개월 동안, 재시의 개발팀은 2가지 원칙을 고수했다. 첫째, 아마존 서비스는 인프라 고정 사용료를 선불로 받지 않고 사용한 만큼만 돈을 받았다.
재시는 “기숙사에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접근 가능해야 하기 때문에 사용한 만큼만 내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둘째, 시스템을 빠르게 확장할 수 있어야 했다. 인터넷 접속자 수나 데이터 용량이 급증할 경우, 고객들이 AWS 네트워크에서 더 많은 사용 공간을 즉시 확보할 수 있도록 한 것이었다.
2006년 초가 되자 클라우드 컴퓨팅 개념은 IT업계에서 주목을 받았다.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는 시의적절하게 가동 준비를 마쳤다. 재시는 재정적으로 데이터센터 구축이 불가능한 중소기업과 신생기업들을 집중 공략했다. 초창기 고객사 리스트를 보면, 파일공유 서비스업체 드롭박스 Dropbox와 숙박 네트워크업체 에어비앤비 Airbnb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 기업들이 성장하면서 AWS가 확장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명성도 함께 커져 나갔다. 하지만 AWS의 획기적인 전환점은 2009년 찾아왔다. 당시 미디어 스트리밍 선두업체였던 넷플릭스가 AWS 인프라에 100% 의존하는 첫 번째 상장대기업이 된 것이었다. 넷플릭스는 여전히 AWS를 이용하고 있으며, 3만~5만개의 가상 서버를 이용해 사용자들이 <키미 슈미트 Kimmy Schmidt>와 <프란시스 언더우드 Francis Underwood>같은 드라마를 시청할 수 있도록돕고 있다.
넷플릭스의 AWS 채택 소식이 알려지면서 다른 대기업과 기관들도 AWS에 대한 믿음을 갖기 시작했다. 현재 AWS의 글로벌 고객사 중에는 삼성S amsung, 컴캐스트 Comcast, 제약업체 노바티스 Novartis 등이 있다. AWS는2013년에 CIA와도 계약을 체결했다. 원래는 비밀 계약이었지만, 한 경쟁사가 이 계약건과 관련해 정부를 제소하면서 대중에게 알려졌다. 제시는 “이 소식이 전해지자 많은 회사들이 ‘보안과 성능이 CIA에도 적합하다면, 우리에게도 충분히 통할 것’ 이라고 말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아마존을 담당하는 애널리스트들은 AWS의 매출이 2008년 이후 매년 40% 정도씩 증가하고 있다고 추정한다. 하지만 AWS는 더 이상 이 시장을 독점하진 못할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 Azure와 구글의 플랫폼 Platform이 독자적인 클라우드 서비스를 2012년과 2013년에 각각 출시했기 때문이다. 데이터베이스 전문업체 IBM과 오라클 Oracle도 자체 클라우드 서비스 출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모든 경쟁사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마이크로소프트의 행보가 눈에 띈다. 아마존의 최대 라이벌인 마이크로소프트는 많은 소프트웨어 대기업들이 자사 데이터 센터를 이용하도록 만들고 있다. 특히 클라우드 저장 정보와 실제 기업 현장에서 사용하는 정보를 관리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라는 개념을 홍보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를 총괄하는 스콧거스리 Scott Guthrie 부사장은 현재 클라우드 시장에서 3개 기업이 경쟁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구글을 3위 업체로 보고 있다). 그는 “AWS가 일찌감치 업계 선두로 나선 부분은 높이 평가한다”며 “하지만 승자가 전체 시장을 독식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은 또 그 동안 아마존닷컴과 경쟁해온 소매업체들과 매우 유사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바로 아마존과 가격 전쟁을 벌이는 것이다. 클라우드 관리 서비스 업체 라이트스케일 Rightscale의 부사장 킴 웨인스 Kim Weins는 “AWS 이용업체들은 서비스가 시작됐던 2013년과 비교할 때 현재 동일한 서비스를 반값에 사용하고 있다”며 “구글의 가격은 같은 기간 62%나 떨어졌다”고 추정했다. 그는 “이러한 하락은 계속 떨어지는 하드웨어 가격의 하락을 일부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경쟁적인 가격 인하가 주요 원인이었다.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키기 위해 AWS는 자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상품인 다이렉트 커넥트 Direct Connect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또 이메일 관리와 서류작업을 함께 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하고 있다. 리서치 전문업체 가트너 Gartner의 애널리스트 리디아 레옹 Lydia Leong은 “향상된 기능을 덧붙일 때마다 AWS 플랫폼이 고객들에게 더욱 어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마존이 AWS의 실적을 공개한 것에 대해, 레옹과 다른 IT분석사들은 고객사와 경쟁사 모두에게 규모와 수익성 면에서 AWS가 업계 선두라는 점을 보여주려는 의도라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재무 전문가들은 기업 매각의 미묘한 신호탄으로 여기고 있다. 투자 리서치업체 에지 컨설팅 그룹 Edge Consulting Group의 최고경영자 짐 오스먼 Jim Osman은 “AWS는 기업 분할에 적합한 후보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훌륭한 실적, AWS 서비스와 아마존의 핵심 전자상거래 사업간의 이질적 괴리감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그렇다면 재시는 어떤 선택을 할까? 그는 “아마존에서 18년간 일하면서 ‘결코 안 된다’는 말을 해선 안 된다는 점을 배웠다. 그러나 기업 분할은 가능성이 없다”고 밝혔다.
그 대신 그는 경쟁사들을 따돌리는데 집중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 가능하다고 자신하고 있다. 재시는 “다른 서비스 업체들보다 훨씬 더 오랫동안, 더 큰 규모로 사업을 벌여왔다. 우리 정도 위치에 올라오지 않고선 절대 알 수 없는 사업 노하우들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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