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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스톡커] 33년 만에 "핵실험하라", 中·러도 냉전 '시즌2'
국제 정치·사회 2025.11.01 10:01:38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 기간 돌연 미국 국방부에 “핵실험을 하라고 지시했다”는 주장을 내놓자 전 세계가 술렁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1992년 이후 33년 동안 멈췄던 핵실험을 갑자기 지시한 이유에 대해 백악관도 침묵하는 가운데 그 배경을 두고 온갖 추정만 난무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협상력을 키우기 위해 강경 카드를 꺼낸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이 같은 대응은 세계적인 핵무기 개발 경쟁만 부추길 뿐이라고 단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불분명한 메시지에 주요 외신 조차 “미사일 발사 시험과 혼동한 것 아니냐”는 추정을 진지하게 내놓을 정도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의 핵실험 구상이 현실화될 경우 중국, 러시아 등 강대국은 물론 북한까지 핵개발 가속화의 명분을 쥘 수 있다. 한국과 미국이 북한에 제재 완화 시위용 핵실험을 중단하라고 요구할 근거도 약화된다. 자칫 냉전 이후 줄어들었던 핵전쟁 위협이 커질 수도 있다는 주장도 있다. 서방 언론들은 핵개발과 관련된 기업은 극소수라며 이들이 수십억 달러 규모의 수주를 따낼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나섰다. 트럼프 “다른 나라처럼 우리도 핵실험…곧 알게 될 것” 전 세계인들의 이목이 부산에서 열린 6년 만의 미중 정상회담에 쏠렸던 지난 30일.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을 1시간가량 남기고 불현듯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리고 “(핵무기 보유 규모에서) 러시아는 2위, 중국은 3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5년 내에 (1위인 미국과) 비슷해질 것”이라며 “우리도 다른 나라들과 동등하게 핵실험을 시작할 것이고 즉시 이행되도록 미국 전쟁부(국방부)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이 절차는 즉각 시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미국이 추진하는 핵무기 시험(testing our Nuclear Weapons)이 어떤 유형인지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에 대해 다른 국가들과 동일한 기준이라는 말에 비춰 핵폭탄을 터뜨리는 실험이 아니라 미사일이나 해저 핵자산의 위력을 과시하는 성능 시험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워싱턴포스트(WP)는 실제 핵 관련 주무 부처는 국방부가 아니라 에너지부라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백악관조차 이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는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해당 발언 배경을 중국·러시아에 대한 협상력 강화, 정치적 핵실험 재량권 증대, 미사일 발사 시험에 대한 과장 등으로 추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번째 재임 때인 2020년에도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협상 카드 차원에서 핵실험을 논의한 적이 있었다. 로이터·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31일에도 워싱턴DC에서 플로리다로 이동하는 전용기에서 ‘미국이 곧 지하 핵실험을 재개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여러분은 매우 곧 알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리처드 코렐 미국 전략사령부(USSC) 사령관 지명자는 30일 미 상원 군사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앞서 정책 답변서를 통해 “러시아·중국·북한은 모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함한 핵전력을 확장하고 현대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코렐 지명자는 핵실험 재개와 관련한 질문에는 “대통령의 의도에 대한 통찰력은 갖고 있지 않다”면서도 “핵 지휘·통제·통신(NC3)을 포함한 전면적인 핵전력 현대화에 전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핵실험 1992년이 마지막…중국과 러시아도 21세기엔 안 해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핵실험 언급은 일견 시대 착오적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막바지인 1945년 7월 16일 뉴멕시코 앨러모고도에서 인류 최초로 핵실험에 성공한 나라다. 이른바 ‘트리니티 실험’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핵실험은 핵무기 개발 프로젝트 ‘맨해튼 계획’의 최종 결실이었다. 미군이 같은 해 8월 6일과 9일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한 원자폭탄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의 ‘무조건 항복’을 끌어낸 결정적인 무기가 됐다. 미국은 이후 냉전 시절 소련과의 군사 경쟁으로 1992년까지 무려 1054번에 달하는 핵실험을 진행했다. 미국이 핵폭발을 동반한 핵실험을 마지막으로 단행한 때는 1992년 9월이다. 소련의 해체에 따라 미국은 이때부터 핵실험 유예에 들어간 뒤 1996년 포괄적 핵실험 금지 조약(CTBT)을 계기로 이를 완전히 중단했다. 핵실험에 두 번째로 성공한 나라는 러시아의 전신인 소련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과 체제 경쟁을 하게 된 소련은 1949년 8월 29일 현 카자흐스탄 지역에서 핵실험에 성공했다. 이는 두 번째 핵보유국이 한참은 지나야 나올 것으로 봤던 미국의 예상을 크게 벗어난 성과였다. 소련은 이후 1990년까지 미국과 경쟁적으로 715차례나 핵실험을 단행했다. 러시아는 소련 시절인 1990년 10월 이후로는 공식적으로 핵실험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 미소 양국을 제외한 나라 가운데 핵실험에 조기에 성공한 국가는 영국과 프랑스다. 20세기 초만 해도 세계 최강대국이었던 영국은 1946년 새 패권국이 된 미국이 약속과 달리 핵무기 기술을 공유하지 않겠다고 나서자 독자 개발의 길로 들어섰다. 영국은 1952년 10월 3일 호주 몬테벨로 섬에서 일명 ‘허리케인 실험’에 성공하며 세 번째 핵보유국이 됐다. 프랑스는 샤를 드골 대통령의 의지에 따라 제2차 세계대전 직후부터 핵개발에 돌입했다. 드골 대통령은 미국과 소련, 영국의 온갖 방해 공작에도 핵개발을 밀어붙였다. 프랑스는 1960년 2월 13일 당시 자국 영토였던 현 알제리의 사하라 사막에서 ‘푸른 날쥐’라는 이름의 핵실험에 성공하며 네 번째 핵보유국으로 이름을 올렸다. 영국과 프랑스 역시 CTBT 체결에 따라 1996년, 1991년을 끝으로 핵실험을 각각 중단했다. 미국, 소련, 영국, 프랑스는 당대 기준으로 최선진국들이었다는 점에서 핵개발 성과를 어느 정도 서로 납득할 수 있던 관계에 있었다. 문제는 지금과 달리 기술 후진국이자 경제적 빈국이었던 중국이었다. 중국은 마오쩌둥 시대인 1950년대 한국전쟁과 미국의 반공주의 광풍인 ‘매카시즘’, 소련과의 관계 악화, 인도의 위협 등이 잇따르자 경제보다는 핵무력을 개발하는 데 우선 매진했다. 1964년 10월 16일 현 신장위구르자치구의 타클라마칸 사막에서 성공한 중국의 핵실험 ‘596 프로젝트’는 전 세계를 놀라게 한 일대 사건이었다. 당시만 해도 기술도, 돈도 없어 굶는 사람이 지천에 널렸던 나라였기에 중국의 성과는 서방은 물론 공산진영 국가들조차 혀를 내두르게 했다. 중국의 핵보유는 이후 1971년 ‘핑퐁 외교’, 1972년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의 역사적 방중과 첫 미중 정상회담의 발판이 됐다. 또 덩샤오핑 전 주석 시절인 1978~1979년 개혁개방과 미중 수교로 이어지며 체제 보존과 경제 발전의 주춧돌이 됐다. 이는 핵을 앞세운 현 북한의 외교 전략에도 본보기로서 중대한 영향을 줬다. 이런 중국도 CTBT 체결에 따라 1996년 7월 29일을 마지막으로 핵실험을 멈췄다. 인도·이스라엘·파키스탄은 미국 묵인 속 개발…마지막 핵실험은 북한 중국의 핵개발은 재래식 군사력이 뒤처지는 후진국도 선진국에 맞설 비대칭 전력을 단번에 갖출 수 있음을 증명하는 대표 사례가 됐다. 이는 세계대전이 끝난지 약 20년 밖에 안 된 상황에서 냉전 위기를 고조시키는 엄청난 위기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당시까지 미국, 소련, 영국, 프랑스와 함께 제2차 세계대전 승전국으로서 UN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을 맡았던 나라도 중국이 아니라 대만이었다. UN은 중국이 1967년 6월 수소폭탄 실험까지 마치자 1968년 6월 핵확산방지조약(NPT)을 채택했다. 핵보유로 국제적 위상이 대폭 높아진 중국은 1971년 대만을 밀어내고 UN 안보리 상임이사국 자리까지 꿰찼다. NPT는 그 뒤로 UN 안보리 상임이사국 다섯 나라를 제외한 다른 국가가 핵개발에 뛰어들지 못하게 막는 노릇을 했다. 한국은 박정희 정부 시절 비밀리에 핵개발을 꾀하다가 인도의 핵실험 직후 미국이 강력하게 압박한 탓에 1975년 NPT에 가입했다. 북한은 소련의 압력으로 1985년 억지로 조약을 비준했다가 1993년과 2003년 잇따라 탈퇴를 선언했다. 현재 UN 안보리 상임이사국 5개국 외에 공식·비공식적인 핵보유국으로 분류되는 국가는 인도, 이스라엘, 파키스탄, 북한 등 4곳이다. 애초 NPT 비준국도 아니었던 인도는 1974년 5월 18일 석가탄신일에 ‘미소 짓는 부처’라는 독자적인 핵실험에 성공했다. 제3세계의 수장이라는 독특한 지위 덕분에 냉전 시기에도 미국과 소련 양쪽 모두 느슨하게 대응하며 이를 묵인했다. 같은 제3세계 지역이자 석유 공급원으로 전략적 요충지 취급을 받던 중동에서도 1979년쯤 이스라엘이, 1998년에 파키스탄이 각각 미국에 협조한 대가로 핵보유국이 됐다. 이들 외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이 백인 정권 시절 주변 흑인 국가들의 침공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이스라엘과 밀접한 관계 속에 1980년대에 핵보유국이 된 적이 있다. 남아공의 백인 정권은 정부 권력이 흑인들에게 넘어갈 위기에 처하자 1989~1994년 자발적으로 모든 핵탄두를 해체하고 핵보유국 지위를 포기했다. 핵개발을 추진하는 게 아니냐는 의심 속에 온갖 제재와 공격을 당하는 이란은 정작 아직까지 한 번도 핵실험을 한 적이 없다. 북한은 동구권이 무너진 1990년대 ‘선군정치’ ‘고난의 행군’으로 대변되는 과정을 거치며 2006년 10월 9일 첫 핵실험에 성공했다. 2017년 9월 함경북도 풍계리에서 시행된 북한의 6차 핵실험은 공식적으로 전 세계 마지막 핵실험 사례로 남았다. 다른 나라와 달리 미국 입장에서 경제적으로도, 지정학적으로도 큰 매력이 없는 북한은 이후 혹독한 제재를 받고 있다. 이미 동북아시아에서 중국, 러시아 견제에 필요한 물자와 장소를 제공하는 한국, 일본이 든든하게 있는 상황에서 핵을 지렛대로 북미 수교까지 성사시키려고 했던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구상은 현 김정은 국무위원장 때까지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묵인 속에 강도 높은 제재 없이 핵무기를 개발한 다른 제3국들의 사례는 지금까지도 북한이 억울하다고 주장하는 근거가 되고 있다. 북핵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 미국 워싱턴DC에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 개최지인 말레이시아로 떠나는 전용기 안에서 “나는 그들이 일종의 핵보유국(뉴클리어파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그들이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말한다면 나는 그들이 핵무기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고 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정은이 지난달 21일 “나는 아직도 개인적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다. 만약 미국이 허황한 비핵화 집념을 털어버리고 현실을 인정한 데 기초해 우리와 진정한 평화 공존을 바란다면 마주 서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한 데 대한 호응 메시지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당일인 지난 1월 20일에도 백악관 집무실에서 김정은을 ‘뉴클리어파워’라고 언급하면서 “내가 돌아온 것을 그가 반길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3월에도 김정은에 대해 다시 한 번 뉴클리어파워라는 소갯말을 붙이면서 북한을 인도, 파키스탄 등 사실상의 핵보유국과 같은 선상에 놓았다. 미국의 명시적인 대북 정책 목표는 여전히 ‘완전한 비핵화’이지만, 북한이 핵보유국이 된 현실은 그대로 인정하겠다는 듯한 태도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4박 5일 동안의 아시아 순방 기간 한국에서 김정은을 만나고 싶다는 발언을 수 차례 내놓았으나, 북한은 끝내 화답하지 않았다. 미국發 핵군비 경쟁 우려 확산…중러, 핵탄두 급속 증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핵실험을 한다고 거론한 ‘다른 나라’는 러시아나 중국으로 추정됐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트럼프 대통령의 동맹 경시 이후 중국은 핵탄두 수를 급속히 늘리고 있고, 러시아도 투발 수단을 고도화하고 있다. 정식 핵실험은 실시하지 않았지만 말이다. NYT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금도 이미 미국보다 더 많은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중국의 핵탄두가 2030년 1000기를 넘어선 뒤 2035년이면 러시아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6일 신형 핵추진 대륙간 순항 미사일인 ‘부레베스트니크’ 실험도 완료했다고 밝혔다. 또 29일에는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고 핵 발전 장치까지 장착한 수중 무인기(드론) ‘포세이돈’ 실험에도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인 2023년 11월 CTBT 비준까지 철회한 상태다. 미국도 상원 비준을 받지 못했다는 게 탈퇴의 핑계였다. 미국과 러시아가 전략 핵무기 수를 제한하자며 2010년 체결한 신전략무기감축조약(뉴스타트)도 내년 2월 5일이면 만료된다. 미국은 이를 1년 더 연장하자고 제안했지만, 러시아는 이에 대한 대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31일 브리핑에서 부레베스트니크 실험은 핵실험이 아니라면서도 “푸틴 대통령이 거듭 밝힌 입장은 누군가 (핵실험) 유예를 어기면 그에 따라 대응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NYT는 31일 중국 역시 신장위구르자치구의 로프노르 핵실험장을 재건하고 있다며 그 장면이 위성사진에 포착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핵 전문가 자오퉁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은 WP를 통해 “만약 미국이 러시아와 비슷한 새 핵 운반 기술 개발에 착수한다면 중국이 그 뒤를 따를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예상했다. 러시아의 미래 위협에 대비하는 유럽의 프랑스도 28일 기존 잠수함 발사 전략탄도미사일을 개선한 신형 핵미사일을 선보이며 이를 ‘핵억지력 현대화’로 소개했다. 핵보유국 이스라엘은 지난 6월 이란의 핵시설과 미사일 발사대 등을 대거 폭격하고 군 지휘부와 핵 과학자 등을 표적 살해하기도 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31일 “미국의 핵실험 재개는 무책임하고 퇴보적”이라고 비난했고, 요한 바데풀 독일 외무장관도 같은 날 “핵보유국 5곳(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은 핵실험 금지 조치를 지켜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국의 경우 핵무력과는 무관하지만 29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핵추진잠수함(SSN) 건조는 승인받았다. 이는 핵무기를 탑재하지는 않고 핵을 동력원으로만 쓰는 잠수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핵잠수함을 상업용 선박도 만들기 어려운 미국 필라델피아 필리조선소에서 만들라고 주문했다. 일본 역시 이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31일 “한국의 영향으로 핵잠수함 도입을 향한 기운이 한층 더 세질 것”이라는 방위성 간부의 말을 인용해 일본 내에서도 관련 논의가 가속화할 것이라고 봤다. 요컨대,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 행동에 따라 미소 냉전 당시 전 세계를 두려움에 떨게 했던 핵군비 경쟁에 한층 불이 붙을 수도 있는 상황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매우 곧”이 언제일지, 또 핵실험의 수준은 어느 정도일지에 따라 글로벌 금융 시장도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내 핵실험 시설과 인프라 관련 소수 전문 기업이 수십억 달러 규모의 신규 계약을 따낼 가능성이 크다”며 실험 시설을 운영하는 허니웰 인터내셔널과 핵물질을 다루는 BWX 테크놀로지스, 추가치 알래스카, 제이컵스 솔루션스, 멜 어소시에이츠, 제너럴 아토믹스 등을 수혜 기업으로 거론하기도 했다. ※'트럼프 스톡커(Stocker)'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 투자에 도움이 될 만한 미국의 시장·기업·정책·정치·외교 관련 현장 이야기와 현안 분석을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구독하시면 유익한 미국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
[사설] 미중 정상 ‘갈등 봉합’…韓 경제·외교 지평 넓힐 기회 잡아야
오피니언 사설 2025.10.31 00:00:006년여 만에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의 ‘세기의 담판’이 무역 갈등을 일시 봉합하는 모양새로 끝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부산 김해공군기지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마친 뒤 귀국길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를 1년 유예하고 대두 등 미국산 농산물을 즉시 구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신 미국은 대중국 관세를 기존 20%에서 10%로 내리기로 했다. 중국이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대만 문제는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4월 중국을 방문하고 이후 시 주석이 미국을 찾기로 했다. 양측이 확전을 자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한국이 당분간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불똥을 피할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이번 합의는 ‘빅딜’이 아닌 ‘스몰딜’에 그쳐 포성이 일시적으로 잦아든 것에 불과하다. 미국은 중국 견제를 위해 보호무역주의, 공급망 재편, 핵심 기술의 대중국 수출 제재 등에 속도와 강도를 더하고 있는 추세다. 중국도 과거의 수세적 태세에서 벗어나 ‘트럼프 스타일’의 보복 조치 등 강공책을 내세우며 미국을 무역 협상장에 앉히는 데 성공했다. 앞으로도 중국은 미국과 대등한 초강대국 지위를 과시하려 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미중 전략 경쟁의 여파로 ‘한미일 대 북중러’ 대결 구도가 가열되면서 한반도 안보 위협은 앞으로 점점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미중 갈등이 격화할수록 조선·반도체 등 한미 간 협력 산업에 대한 중국의 견제도 더 노골화할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말대로 과거와 같은 안미경중(安美經中·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태도를 취할 수 없는 상황이다. 모호한 균형론을 내세우다가는 미중 사이에 낀 ‘넛크래커’ 신세가 될 수 있다. 이 대통령이 내건 실용외교는 확고한 자유민주주의 가치와 한미 동맹에 기반할 때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한미일 삼각 공조의 한 축을 이루는 일본과의 긴밀한 협력 관계도 중요하다. 이날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의 첫 한일 정상회담에서 확인된 양국 간 셔틀외교 지속 방침과 미래지향적 협력 의지가 과거사 등에 발목 잡히는 일이 없어야 한다. 한반도 비핵화와 한중 경제 교류 확대를 위해 중국과 우호적 관계를 지속하는 것도 필수불가결하다. 절체절명의 시기를 맞아 우리 경제·외교의 지평을 넓힐 수 있는 지혜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요구된다. -
빅터 차 "핵잠, 워싱턴에도 빅뉴스…북중 관심 끌었을 것으로 확신"[이태규의 워싱턴 플레이북]
국제 정치·사회 2025.10.30 08:46:47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승인한 가운데 이는 미국 워싱턴DC에도 '빅뉴스'라며 중국과 북한의 관심을 끌었을 것이라는 워싱턴 내 전문가 평가가 나왔다. 빅터 차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29일(현지 시간) 서울경제신문과의 e메일 인터뷰에서 "내게 빅뉴스는 핵추진 잠수함"이라며 "미국 내 핵 비확산 세력은 오랫동안 이 문제에 반대해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항상 '딥 스테이트' 정책 관행을 깨뜨린다"고 밝혔다. 워싱턴DC 내에서 핵 확산이 번지는 것을 꺼려하는 세력은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보유를 항상 반대해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 같은 관행을 깼다는 것이다. 그는 "북한과 중국의 관심을 끌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기존 디젤엔진 잠수함보다 오랜 기간 물 속에서 가동할 수 있는 핵추진 잠수함을 한국이 보유하게 돼 중국과 북한도 긴장하며 사안에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는 진단이다. 서울경제와의 e메일 인터뷰에 응한 다른 전문가들도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호평하면서도 세부안이 문서로 나와야 하며 비자문제, 한국의 디지털 규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고 분석했다. 태미 오버비 미국-아시아협회 부회장·DGA정부관계 파트너는 "한국은 미국과 균형잡힌 협상을 한 것 같다"며 "다층적 안전장치를 통해 투자 결정에 있어 명확한 발언권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고 호평했다. 이와 관련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브리핑에서 "상업적 합리성이 있는 프로젝트만 추진하기로 하고 이를 양해각서(MOU) 문안에 명시하기로 했다"며 투자위원회 및 협의위원회를 가동해 투자할 가치가 없는 프로젝트를 걸러내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오버비 부회장은 "자세한 내용을 담은 팩트시트가 곧 나오기를 기대하지만 현재로서는 한국은 일본과 유럽산 자동차와 동등한 조건의 경쟁환경을 마련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톰 라미지 한미경제연구소(KEI) 연구원도 "한국은 핵추진 잠수함을 도입하게 돼 자주방위권을 어느정도 확보했다"며 "트럼프 대통령도 한국의 국방비 지출 증애개 목표를 달성하는 등 국방분야에서 양측이 모두 긍정적 결과를 얻었다"고 평가했다. 또 "무역합의도 이룸으로써 한국은 자동차 관세에 있어 경쟁력 있는 관세율을 확보하는 동시에 미국의 무역정책 불확실성 측면에서도 일정 수준의 안전판을 확보하게 됐다"고 짚었다. 다만 그는 "다만 모든 게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3500억달러 투자를 둘러싼 공식 MOU가 체결될 때까지 합의가 완전히 성립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 이후에도 한미는 비자 문제, 디지털 서비스, 동맹의 향후 방향 등 논의할 사항이 많다"고 지적했다. 앤드류 여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도 "현금 투자 상한액이 연간 200억달러로 정해진 것을 고려하면 이번 합의는 예상했던 것보다 한국에 더 유리해 보인다"며 "미국이 적절한 검토 없이 투자를 요청할 경우 한국이 협의를 시작할 수 있는 '세이프가드' 조항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이는 중요한 외교 정책적 성과"라며 "이 대통령도 감정적으로 들떠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여 석좌는 동맹과 적을 구분하지 않고 팔을 비틀기 위해 관세를 부과하는 미국의 정책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점은 경고했다. 잭 쿠퍼 미국기업연구소(AEI) 선임연구원은 "현재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관계는 매우 견고해 보인다"며 무역문제 해결로 "잠재적 과속방지턱을 없앴다"고 평했다. 그는 "이제 국방 문제, 한미 양국이 북한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등의 동맹 문제에 관심이 쏠릴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몇 달, 몇 년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소통하고 싶어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이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
"한국, 임진왜란 때 함께 싸웠다"…시진핑 방한에 中 매체 '우정 외교' 강조
국제 인물·화제 2025.10.30 08:45:3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11년 만에 방한하는 가운데 중국이 관영 매체를 통해 한중 관계 개선 의지를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28일(현지시간) '중국과 한국은 이사 갈 수 없는 가까운 이웃'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양국 관계는 현재 개선과 발전의 중요한 시기에 놓여 있다”고 밝혔다. 이 표현은 시진핑 주석이 과거 한중 관계를 언급할 때 자주 사용한 표현으로, 중국 측이 이번 방한을 계기로 양국 관계 복원을 모색하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신화통신은 “중국과 한국은 지리적으로 가깝고, 문화적으로 통하며, 심적으로 가깝고, 경제가 서로 융합돼 있다”며 “중한 양국은 이사 갈 수 없는 가까운 이웃이자 뗄 수 없는 협력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또한 “1992년 수교 이래 33년간 중한 양국의 무역액은 60배 이상 증가했다”면서 “중국은 21년 연속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며 한국은 중국의 두 번째로 큰 교역국”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양국은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첨단 제조업·바이오 의약·인공지능(AI) 분야에서도 협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화통신은 양국의 역사적 연대도 언급했다. 매체는 "임진왜란 시기 두 나라 군대와 국민이 함께 싸웠고, 항일전쟁 때도 생사를 함께했다”며 “시진핑 주석이 지난번 방한했을 때 이러한 한중의 역사를 상세히 언급했다”고 전했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 2014년 7월 방한 당시 서울대에서 연설을 하고, 이듬해에는 중국 관련 도서 1만여 권을 기증했다. 이를 계기로 서울대 중앙도서관에는 ‘시진핑 자료실’이 설치됐다. 그러나 최근 국내 정치권 일각에서는 “중국 정치 선전 공간”이라는 이유로 해당 자료실의 폐쇄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편 신화통신은 전날인 27일에도 '한국 각계, 시진핑 주석의 방한에 큰 기대'라는 제목의 특집 기사를 통해 한국 내 정치·경제계의 반응을 소개했다.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번 (시진핑의) 방문으로 양국 지도자들의 공감대를 키우고 경제, 무역, 문화 등의 영역에서 더욱 활발하게 교류하며 협력을 증진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시진핑 주석은 30일부터 내달 1일까지 2박 3일간 국빈 자격으로 한국을 방문한다. 그는 30일 부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중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어 내달 1일에는 이재명 대통령과 첫 한중 정상회담도 예정돼 있다. -
외신 "경주, 국제행사 치르기에는 인프라 부족"
국제 정치·사회 2025.10.30 07:56:05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지 경주의 준비 미비를 지적하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2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해 글로벌 주요 인사 2만 명이 경주로 몰려오지만 도시 인프라가 국제행사를 치르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전했다. 경주는 지난해 6월 문화유산 도시로서의 상징성을 인정받아 개최지로 선정됐다. 정부는 스위스 다보스포럼이나 미국 잭슨홀 심포지엄처럼 '소도시형 글로벌 이벤트' 성공 모델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하지만 NYT는 "경주는 유네스코 문화유산이 밀집한 도시로 개발 제한이 엄격하고 국제공항조차 없다"며 "수십 명 규모로 움직이는 각국 대표단을 수용할 대형 호텔도 충분치 않다"고 꼬집었다. 외신은 또 "K팝의 나라로 알려진 한국이 이번 회의를 문화 홍보의 장으로 삼으려 했지만 방문객들의 첫 질문은 '어디서 자고 어떻게 이동하느냐'였다"고 비꼬았다. 오현주 국가안보실 안보3차장은 "인프라를 제때 확충하지 못한 점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고 인정했다. 경주 APEC 행사장 반경 10㎞ 내에는 약 1만 3000여 객실이 존재하지만 가을 관광철과 겹치며 이미 대부분이 예약 마감됐다. 주최 측은 800만 달러(한화 약 115억 원)을 투입해 지역 호텔과 콘도, 연수시설 등을 정상급 인사 숙소로 개보수했다. 또 대한상공회의소는 크루즈선 2척(1100실)을 임차해 임시 숙박시설로 운영하고 있다. 그럼에도 숙소난은 여전해 일부 기업 관계자들은 인근 도시에서 경주로 출퇴근하는 실정이다. 정치적 혼란도 준비에 악영향을 미쳤다. NYT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와 탄핵으로 인한 정치적 공백이 이어지며 이재명 대통령 취임 전까지 APEC 준비가 사실상 중단됐다"고 전했다. 숙박뿐 아니라 행사장 시설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정부는 80억 원을 들여 국립경주박물관 부지 내에 새 목조 홀을 신축했지만 규모와 편의시설 부족으로 결국 만찬 장소가 다른 호텔로 변경됐다. NYT는 "불과 2년 전에도 한국은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의 준비 미숙으로 국제적 망신을 당했다"며 "당시 폭염·위생 문제로 참가자들이 탈이 나고 화장실·쓰레기 처리까지 엉망이었다"고 지적했다. -
[트럼프 스톡커] 文 "비핵화 의지"랬는데, "뉴클리어파워" 웬말
국제 정치·사회 2025.10.28 07:00:00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 시간) 말레이시아 도착을 시작으로 4박 5일간의 아시아 순방을 나선 가운데 이 기간 북미 정상 간 ‘깜짝 회동’이 성사될지 여부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아시아 순방을 떠나는 순간 북한을 ‘핵보유국(뉴클리어파워)’으로 지칭하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먼저 띄웠다. 김정은이 그간 비핵화 논의는 의제로 다루지 않았으면 한다는 주장을 수 차례 펼친 점을 감안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일부 수용하는 듯한 자세를 취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향적인 ‘러브콜’에 남북경협주의 주가도 다시 들썩이고 있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이 조우한다면 그 무대는 29~30일 한국 땅이 될 수밖에 없다. 과거 싱가포르, 베트남과 같은 제3국을 미리 섭외하지 않은 한, 이들이 만날 장소는 비무장지대(DMZ)나 판문점 밖에 없는 까닭이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완전한 비핵화’라는 기존 대북 목표를 포기하고 핵 동결과 경제 제재 일부 완화를 거래 조건으로 삼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김정은이 문재인 정부 당시 비핵화를 하겠다는 천역덕스러운 거짓말을 내놓고 뒤로는 핵무력을 고도화시켰 듯 임기제 지도자인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일시적 핵 동결로 승부하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이재명 정부도 북미정상회담을 무조건 환영하고 지원하기만 한다는 입장에서 벗어나 비핵화 관련 논의에 좀더 깊숙이 관여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트럼프 “북한은 핵무기 많은 핵보유국”…김정은 만남 위한 순방 연장도 시사 백악관 공동 취재단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현지 시간)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 개최지인 말레이시아로 떠나는 전용기 안에서 취재진과 만나 ‘북한은 미국과 대화하려면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말하는데, 그것에 열려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나는 그들이 일종의 핵보유국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나는 그들이 얼마나 많은 무기를 갖고 있는지 알고 있고 그들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말”이라며 “나는 김정은과 매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들이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말한다면 나는 그들이 핵무기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고 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이 핵보유국임을 사실상 인정한 발언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한국 방문 도중 김정은과 DMZ에서 만날 가능성을 두고는 “그가 연락한다면 그렇게 하고 싶다”며 “지난 번(2019년 6월) 만났을 때 나는 내가 한국에 온다는 걸 인터넷에 공개했고, 그가 만나고 싶다면 나는 분명히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9년 6월에도 트위터로 김정은에게 판문점 회동을 갑자기 제안한 뒤 이튿날 실제 만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나는 그(김정은)와 아주 잘 지냈고 (내가 한국에 간다는 사실을) 알려준다면 나는 100% 열려 있다”며 “그쪽(북한)은 핵무기는 많지만 전화 서비스가 거의 없는데, 그는 내가 가는 것을 알고 있다”고 부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에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일본 도쿄로 이동하는 전용기 안에서 “그가 만나고 싶어 하면 나는 한국에 있을 것”이라며 순방 일정 연장 가능성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핵보유국 발언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당일인 지난 1월 20일에도 백악관 집무실에서 취재진과 만나 김정은을 ‘뉴클리어파워’라고 언급하면서 “내가 돌아온 것을 그가 반길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월에도 김정은에 대해 다시 한 번 뉴클리어파워라는 소갯말을 붙이면서 북한을 인도, 파키스탄 등 사실상의 핵보유국과 같은 선상에 놓았다. 이는 그간 “완전한 비핵화라는 대북 정책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고 거듭 주장하는 미국 행정부의 입장과는 충돌할 수 있는 내용이다. 이는 완전한 비핵화라는 정무적 목표는 그대로 두면서, 핵무력을 완성한 북한의 현실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인식이 반영된 결과일 수도 있다. 앞서 미국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같은 날 언론 전화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래에 김정은을 만나고 싶다는 의지를 표명했지만 이번 순방 일정에는 없다”면서도 “물론 변동이 생길 수는 있다”고 밝혔다. 김정은 “비핵화는 절대로, 절대로 있을 수 없다”…북한판 ‘핑퐁 외교’, 美에 실익은 적어 애초 외교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아시아 순방에서 북한 문제를 후순위로 미룰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28일 미일, 29일 한미는 물론 30일 부산 미중 관세 협상이라는 중대한 경제 문제가 걸려 있는 까닭이다. 더욱이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이 불발된 상태에서 김정은을 서둘러 만나 얻을 소득도 적다는 지적도 나왔다. 비핵화 약속을 전제하지 않을 경우 한반도 평화 업적이 외려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달 23일 미국 뉴욕 UN본부에서 열린 총회에서 57분가량이나 일장 연설을 하면서도 북한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북한의 김정은 남매도 올 들어 핵무력을 완성했다고 주장하며 비핵화는 영원히 한국이나 서방과 논의하지 않겠다고 거듭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 7월 29일 뜬금 없이 대미 담화를 내고 “우리 국가의 불가역적인 핵보유국 지위와 근본적으로 달라진 지정학적 환경을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면서도 “우리 국가수반과 현 미국 대통령 사이의 개인적 관계가 나쁘지 않다는 사실을 부정하고 싶지 않다”며 미국에 손짓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별 반응이 없자 이번에는 김정은이 직접 등판했다. 김정은은 트럼프 대통령이 UN총회 연설을 하기 이틀 전인 지난달 21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3차 회의 연설에서 김정은은 “나는 아직도 개인적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다”며 “만약 미국이 허황한 비핵화 집념을 털어버리고 현실을 인정한 데 기초해 우리와 진정한 평화 공존을 바란다면 마주 서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언하건대 우리에게는 비핵화라는 것은 절대로, 절대로 있을 수 없다”며 “핵을 포기시키고 무장 해제시킨 다음 미국이 무슨 일을 하는가에 대해서는 세상이 이미 잘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제재 풀기에 집착해 적수국들과 그 무엇을 맞바꾸는 것과 같은 협상 따위는 없을 것이고 앞으로도 영원히 없을 것”이라며 “제재나 힘의 시위로써 우리를 압박하고 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고 시간은 우리 편”이라고 주장했다. 북한 지도자가 미국 대통령의 이름을 공식석상에서 언급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김정은은 같은 달 26일에도 핵 관련 분야의 과학자, 기술자들을 만나 “강한 억제력, 즉, 핵무력을 중추로 하는 힘에 의한 평화 유지, 안전보장 논리는 우리의 절대 불변한 입장”이라며 “국가의 핵 대응 태세를 계속 진화시키는 것은 공화국의 안전 환경상 필수적인 최우선 과제이고, 국가의 현재와 미래를 위한 가장 정확한 선택이자, 우리가 견지해야 할 변할 수 없는 의무”라고 강조했다. 김정은은 지난갈 3일에도 중국 베이징 톈안먼광장에서 열린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서도 시진핑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높아진 국제 위상과 대미 협상력을 과시한 바 있다. 文 “金, 비핵화 의지 분명”…시간 벌다가 ‘뒤통수’ 현재 북한의 대미 전략은 핵과 장거리 미사일을 지렛대로 미국과 수교까지 맺었던 1950~1970년대 중국의 핑퐁 외교를 답습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으면서 지정학적 중요도를 무기로 경제적 이득을 얻는 전략이다. 문제는 지금의 북한이 차지하는 국제적 위상과 잠재력이 냉전 시대 당시 공산주의 진영의 중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초라하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중러 유착 관계에 균열을 내고 싶어도 그 효과가 냉전 시기 소련과 중국 사이를 분열시킨 효과에 이를 리가 없다. 앞서 2018년 6월 싱가포르,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 2019년 6월 판문점에서 세 차례 이뤄진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간 회동이 모두 미국 지도자가 북한 우두머리를 만난 유일한 사례로 남은 이유다. 북한은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시대이자 노무현 정부 때인 2006년 10월부터 핵 실험은 여러 차례 단행했지만, 핵무력의 완성 단계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개발은 비교적 최근에 진행했다. 20년 이상 대를 이어 겉으로만 비핵화 의지가 있는 척 하면서 핵무력 완성의 시간을 번 셈이다. 김정은은 2018년 4월 27일 판문점에서 문 전 대통령과 만났을 때에도 비핵화 내용을 담은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판문점 선언 3조 4항의 내용은 ‘남과 북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하였다. 남과 북은 북측이 취하고 있는 주동적인 조치들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대단히 의의 있고 중대한 조치라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앞으로 각기 자기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을 위해 적극 노력하기로 하였다’고 돼 있다. 문 전 대통령은 이후 김정은의 이 약속을 임기 내내 철썩 같이 믿었다. 문 전 대통령은 김정은이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코로나19에 따른 국경 폐쇄로 연락을 아예 끊은 뒤에도 2021년 1월 18일 청와대에서 가진 신년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의 평화에 대한 의지, 대화에 대한 의지, 비핵화에 대한 의지는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북한이 요구하는 것은 그 대신에 미국으로부터 확실하게 체제 안전을 보장받고 미국과의 관계가 정상화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조 바이든 당시 미국 행정부 출범과 관련해서는 “북미·남북 대화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이뤘던 성과를 계승해 발전시키는 것”이라며 “북한이 핵을 증강하거나 여러 무기체계를 더 하겠다는 것도 결국은 비핵화와 평화 구축의 회담이 타결되지 못한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이 회담을 해주지 않아서 북한이 핵을 개발한다는 논리였다. 문 대통령은 대선을 얼마 남기지 않은 2021년 9월 21일 UN총회 연설에서도 “한국전쟁 당사국들이 모여 종전 선언을 이뤄낼 때 비핵화의 불가역적 진전과 함께 완전한 평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역설했다. 한국은 장소만 빌려주고 ‘패싱’ 위기…트럼프, 핵실험 중단만으로도 만족 가능성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해서 한국이 중재하는 일은 없지만 우리나라 정부는 그 어느 때보다 성사 가능성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의 재회가 성사되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해외에 더 크게 홍보될 수 있고, 역사성도 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남북 평화가 시작됐다’는 선전 효과로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지지층 결집에 힘입어 반등할 수도 있다. 실제 이 대통령은 8월 25일 워싱턴DC 백악관 한미정상회담 때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피스메이커로 나선다면 나는 페이스메이커로서 돕겠다”며 김정은을 만나달라고 부탁했다. 이 대통령은 이달 23일 공개된 CNN 인터뷰에서도 북미 정상간 회동을 두고 “가능성이 크지 않다”면서도 “혹시라도 전격적으로 만날 수 있다면 전적으로 환영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도 지난달 26일 미국 뉴욕 주유엔한국대표부에서 AP통신과 인터뷰를 갖고 “그들(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이 가까운 미래에 만난다면 환상적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문제는 김정은이 핵무력에 집착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인정할 기미를 보이자 한국이 한반도 비핵화 논의판에서 밀려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함께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문재인 정부 때만 하더라도 ‘한반도 운전자론’을 내세우며 북미 사이 ‘중매쟁이’ 노릇이라도 하는 듯했으나, 이제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이 만남을 직접 조율하면서 우니나라가 끼어들 틈이 사라졌다는 분석이다. 김정은은 이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UN총회에서 주창한 ‘END(교류(Exchange), 관계 정상화(Normalization), 비핵화(Denuclearization)) 이니셔티브’에 대해서도 극도로 혐오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정은은 지난달 21일 연설에서도 “마주 앉을 일이 없고 그 무엇도 함께 하지 않을 것이고 일체 상대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한다”며 영구 분단을 전제로 한 ‘두 국가론’을 주창했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26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간 만남이) 이뤄지길 바라고 성원하려 한다”면서도 “관심을 갖고 미국 측과 소통하고 있지만 우리가 특별히 알고 있는 것은 없다”고 밝혔다. 오현주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3차장도 2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 간담회에서 “두 사람이 만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본다”면서도 “미국으로부터 ‘북미 회동을 성사시켜 달라’는 요청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북미의 만남에 꼭 한국이 참여해야 한다고 대통령이 생각하고 있진 않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기간 북미정상회담 성사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최선희 북한 외무상의 출국 일정이 변수가 됐다는 진단도 있다. 러시아 외무부에 따르면 최선희는 26~28일 러시아를 방문한 뒤 28~29일 벨라루스를 들른다. 29~30일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기간과 겹치는 일정이다. 최선희는 북한의 대미 협상 전문가로 김정은의 핵심 수행원으로 꼽힌다. 다만 최선희 하나가 없다는 이유로 후진국 중의 후진국인 북한의 김정은이 세계 최강국 트럼프 대통령의 손짓을 완전히 외면하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도 임기 4년 동안만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만 중단해도 충분한 성과처럼 보일 수 있다. 영구적인 북한 비핵화가 절실한 한국의 이해 관계와는 다르지만 말이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활동한 케이티 맥팔런드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은 25일 보수 성향 시사 채널 뉴스맥스의 ‘더 카운트’ 시사 토크쇼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항상 예상할 수 있는 것은 예상을 벗어난 일을 하리라는 점"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과 만난 뒤 북한이 핵무기 실험과 미사일 시험 발사를 중단했기에 이를 다시 시도하려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스톡커(Stocker)'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 투자에 도움이 될 만한 미국의 시장·기업·정책·정치·외교 관련 현장 이야기와 현안 분석을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구독하시면 유익한 미국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
[청론직설] “경제 개혁 미루다 ‘잃어버린 20년’…‘정치과잉 시대’ 끝내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10.27 17:59:46한국 경제와 정치가 갈 길은 먼데 날은 저물고 있는 ‘일모도원(日暮途遠)’ 형국에 빠졌다. 기업들은 미중 통상 전쟁의 거친 파고를 헤쳐나가기도 버거운데 집권 여당은 노란봉투법과 상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했다. 주 4.5일제와 정년 연장까지 곧 도입할 태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3.2%로 전망하면서도 한국 경제는 0.9%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국회는 국민들에게 비전과 희망 대신 절망과 한숨을 안기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권력에 취해 민심을 무시하고 국민의힘은 여전히 탄핵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며 민심을 읽지 못하고 있다.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은 27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경제는 ‘잃어버린 20년’을 지나고 있다”며 “단기 성장에 취해 개혁 작업을 미룬 것이 잃어버린 20년의 원인이자 본질”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강성 지지 세력에 아부하는 ‘정치 과잉’ 시대를 끝내고 국가 미래를 설계하는 ‘전략과 정책’ 시대로 조속히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대중 정부 때 재정경제부 차관과 산업자원부 장관을 역임했고 17대 국회의원을 지낸 정 이사장은 “굳건한 경제 동맹이었던 미국이 되레 한국을 압박하고 추격자로 여겼던 중국은 우리를 추월하고 있다”면서 “구조 개혁을 서둘러 미중 어디에도 휘둘리지 않는 ‘자강(自强) 경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의 우리나라 경제를 어떻게 진단하나. △일본 경제가 ‘잃어버린 30년’을 겪고 있다고 얘기하는데 우리 경제는 ‘잃어버린 20년’을 지나고 있다고 본다. 1997년 외환위기를 겪은 후 한국 경제는 중진국 함정에서 벗어나 선진 경제로 진입했다. 그러나 환란 이후 과감하게 진행된 개혁 기조가 2000년대 들어 중단되며 ‘선진도상국(先進途上國)’ 경제로 다시 내려 앉았다.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70%, 세계 GDP의 2%라는 두개의 벽에 오랫동안 갇히고 말았다. 노동과 연금·교육·의료 등 4대 부문 개혁에 속도를 내고 장기 전략을 만들었어야 했는데 이념 논리에 빠진 역대 대통령들이 개혁을 미뤘다. 지난 20년에 걸쳐 대통령 집권 5년마다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씩 떨어진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단기 성장에 취해 개혁 작업을 미룬 것이 잃어버린 20년의 원인이자 본질이다. -여당이 주 4.5일제 근무와 정년 연장도 입법화하려 하는데. △강성 노조 지원에 힘입어 집권한 여당이 노동 편향 입법을 양산하고 있는 것은 큰 문제다. 노란봉투법을 비롯해 중대재해처벌법과 상법 개정안을 일방 처리한 데 이어 주 4.5일제와 정년 연장도 추진하려 한다. 생산성이 오르지 않은 상태에서 근로시간만 줄이는 것은 우리 경제를 파국으로 몰고 가는 자충수에 다름 아니다. 제조업 강국이었던 독일·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의 경쟁력이 급속도로 떨어지고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는 것은 과도하게 노동시간을 단축하고 복지 혜택을 늘렸기 때문 아닌가. 한국 경제가 유럽 전철을 따라가려 한다. 생산성이 정체된 상태에서 임금은 외려 올라가는 구조에서 어떤 기업이 생존을 장담할 수 있겠는가. 주 4.5일제는 우리 경제와 기업 현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기업을 해외로 몰아내는 악법이다. 기업 옥죄기 정책과 법안이 양산되면 기업들의 해외 이탈은 더욱 속도를 낼 것이고 우리 경제는 제조업 공동화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 -정치 실종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한국 정치는 정쟁을 교묘하게 이용해 사익을 챙기려는 ‘악화(惡貨) 정치꾼’이 선량한 ‘양화(良貨) 정치인’을 구축하는 왜곡된 생태계에 빠져들고 있다. 의원들이 전문 지식과 통찰력을 갖고 승부를 걸어야 하는데 강성 지지 세력을 바라보며 상식 이하의 발언을 쏟아내면서 볼썽사나운 행태를 보이고 있다. 조금이라도 양보하거나 타협에 나서면 ‘배신자’ 낙인이 찍힌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그레셤의 경제법칙이 우리 국회에 그대로 적용되고 있는 현실이 너무 한심하고 안타깝다. 정치가 나라를 진화시키는 도구가 아니라 권력을 유지하는 기술로 전락할 때 우리 사회는 집단 허무에 빠진다. -국정 운영의 최종 책임자는 결국 대통령이다. 무엇이 문제인가. △정치는 양쪽 극단을 버리고 균형을 찾아가는 예술이다. 그러나 박근혜·문재인·윤석열 등 역대 대통령들이 모두 강성 지지층의 힘으로 당선됐고 이재명 대통령도 예외가 아니다. 극단의 강성 지지층은 탄탄한 권력 기반이 되는 동시에 국정 운영의 족쇄도 될 수 있는 ‘양날의 칼’이다. 상대 진영의 비판 목소리를 포용하지 못하고 내부 결속에 매몰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대통령이 균형 감각을 잃고 진영 논리에 빠지면 독단과 독선으로 흐를 수밖에 없다. 대통령은 한쪽으로 치우치는 ‘시계추’ 국정운영을 해서는 안 되고 중간에서 균형 감각을 갖고 조정자 역할을 해야 한다. 정치 중심이 흔들리면 경제정책 균형도 함께 무너진다. -정부의 돈 풀기 확장 재정 기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국가 재정은 이미 위험 수위에 달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국가채무비율이 50%를 넘었고 지금 기조를 이어간다면 이재명 정부에서는 60%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재정 확장은 위기 극복을 위한 일시적 수단이어야 하는데 지금은 상시적 포퓰리즘 도구로 변질됐다. 복지 확대와 현금 지원이 경쟁적으로 이뤄지면서 재정 건전성이 빠르게 훼손되고 있다. 지금의 재정정책은 지속 가능성보다 단기적 정치 이익을 우선한다. 돈 풀기보다 구조 개혁이 우선이고 복지보다 성장 기반을 다지는 것이 시급하다. 재정 건전성이 흔들리면 국가신용등급이 떨어지고 우리 경제에 대한 신뢰마저 무너질 수 있다. -원전과 에너지정책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환경과 에너지를 한 부처에 묶은 것은 아주 잘못된 선택이다. 정책과 규제가 본질적으로 충돌하기 때문이다. 에너지는 산업의 뼈대이자 생산성의 기반인데 환경 논리로만 접근하면 산업 경쟁력이 훼손될 수밖에 없다. 원전은 AI·반도체·데이터 산업의 필수 인프라다. 안정적 전력 공급이 안 되면 첨단산업 전체가 흔들린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의 에너지정책은 산업 정책 차원이 아니라 정치 논리에 맞춰져 있다. 신재생에너지 정책은 명분은 있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 원전은 기술적·경제적 측면에서 가장 효율적인 탄소 중립 수단인데 이를 배제하면 국가 경쟁력의 근본이 흔들린다. 에너지는 환경 문제가 아니라 생존과 생산성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탈원전과 친환경이라는 허울 좋은 정치적 구호가 아니라 에너지 안보와 산업 지속성을 중심으로 에너지 정책을 다시 정립해야 한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막바지 단계에 있다. 트럼피즘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 정책은 ‘국가자본주의’라는 표현이 적절하다. 중국 모델을 닮은 것으로 한국·일본·유럽연합(EU) 등 시장경제와 충돌하고 있다. 미국의 국부가 한국 등 동맹국과 해외로 유출됐다는 인식을 바탕에 깔고 있다. 통상 압박과 관세 부과를 통해 미국으로 동맹국의 부를 이전하겠다는 것인데 이는 미국의 글로벌 신뢰 자산을 크게 훼손할 것이다. 한국은 트럼프식 국가자본주의와 신뢰 파괴의 후폭풍을 체감하고 있다. 이제부터 한국은 미국에 대한 맹목적 의존 관계에서 벗어나 자강 비중을 높이면서 전략적 대외 정책을 모색해야 한다. 단순한 동맹 관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상호 신뢰와 이익을 기반으로 한 ‘전략적 협력’으로 전환해야 하는 것이다. -중국 경제의 추격과 추월이 무섭다. △중국은 더 이상 우리 경제의 보완적 존재가 아니라 최대 경쟁자다. 과거에는 한국이 핵심 부품과 소재를 공급하면 중국이 이를 조립·가공해 수출하는 분업 구조가 형성돼 있었다. 하지만 중국은 기술력과 산업 역량을 급속히 끌어올려 한국의 주력 산업을 턱밑까지 추격했거나 일부 분야에서는 한국뿐 아니라 일본·독일·미국까지 추월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를 비롯해 배터리·디스플레이·전기차 등에서 정부 보조금과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한국을 추월하거나 대체하고 있다. 미국 통상 압박에 맞서 중국이 일대일로 국가들을 중심으로 ‘레드 공급망’을 완성하면 한국의 수출 기반은 더욱 약화될 것이다. 철강과 석유화학 분야에서 이 같은 조짐이 벌써 나타나고 있지 않은가.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 한국의 생존 전략은 무엇인가. △지금 세계 질서는 ‘복합 전환기’에 있다. 자강(自强)만이 살 길이다. 자강이란 외부에 대한 지나친 의존을 줄이고 스스로의 경제력과 국방력을 키워 스스로 주권과 생존권을 지키는 것을 말한다. 자강은 이념론자들이 주장하는 자주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미국이 과거와 같은 도덕적 리더십을 상실하고 신뢰를 훼손함에 따라 한국은 더 이상 맹목적으로 미국에 의존하는 전략을 유지할 수 없게 됐다. 중국과의 관계에서는 경제적 협력을 지속하면서도 전략적 자율성을 강화하는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다. 중국 의존도를 줄여나가면서 상호 이익을 추구하는 현실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 He is… 1948년 충남 당진에서 태어나 서울 배재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제10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재무부 경제협력국장, 국제금융국장, 재정경제원 제2차관보 등을 거쳤다. 1997년 외환위기 때 국제통화기금(IMF) 협상 수석 대표로 활동하며 위기 극복에 선봉장 역할을 했다. 김대중 정부 때 재정경제부 차관과 산업자원부 장관을 역임했고 제17대 국회에서 열린우리당 의원을 지냈다. 서울대 국제금융연구 소장과 중국 베이징대와 런민대에서 초빙 교수를 지냈다. 2007년 의원직을 사퇴한 뒤 재단법인 니어재단을 창립해 굴지의 싱크탱크로 발전시켰다. 주요 저서로는 ‘거대 중국과의 대화’ ‘외환위기 징비록’ ‘한국을 보는 중국의 본심’ ‘기로에 선 북중관계’ 등이 있다. -
“올해 두 배 오른 K방산, 실적·수주 탄탄해 상승 여력 충분”
증권 국내증시 2025.10.27 17:47:16한화에어로스페이스·현대로템 등 국내 주요 방산 업체들의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른 가운데 방산주 강세 흐름이 중장기적으로 계속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7일 장남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한화자산운용이 개최한 ‘전 세계 안보 질서의 재편과 2026년 K방산 전망’ 기자 간담회에서 “방산주는 수주와 실적 모두 탄탄한 만큼 주가가 중장기적으로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무기 체계 초과 수요 환경 지속, 한국 업체들의 시장점유율 증가, 국방비 지출 여력이 높은 중동 시장 공략 등을 고려했을 때 높은 마진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장 연구위원은 “과거 중동 국가 다수를 대상으로 무기를 수출하던 미국·프랑스·독일 등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 수출에 집중하면서 K방산에 기회가 열리고 있다”며 “중동은 전차와 장갑차들이 노후화해 교체 수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한화자산운용 대표 상품인 ‘PLUS K방산 상장지수펀드(ETF)’는 올 들어 212.35% 상승하면서 국내 상장된 주식형 ETF(레버리지 제외)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최영진 한화자산운용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미국 중심의 서방 세력과 중국 중심의 반서방 세력 대결 구도는 수십 년간 지속될 ‘뉴노멀’이라고 했다. 국내에서 방산 업종을 가장 먼저 주목했던 이선엽 AFW파트너스 대표도 세계적인 갈등 확산으로 방산 시장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무역기구(WTO)·자유무역협정(FTA) 등 세계화 시대 각종 협정이 무효화되면서 한미일과 북중러 대결 구도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글로벌 공급망이 블록화되는 가운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 내 전쟁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며 “전쟁 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군비 경쟁이 시작된 상황”이라고 했다. -
김정은, 中 참전 75주년 맞아 6·25 중공군묘 참배
국제 정치·사회 2025.10.25 10:08:5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의 6·25전쟁 참전 75주년 기념일(10월 25일)을 맞아 중국인민지원군 전사자 묘지를 참배했다. 조선중앙통신은 25일 김정은 위원장이 전날 평안남도 회창군에 있는 중국인민지원군 열사능원을 찾아 '숭고한 경의'를 표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중공군 전사자들을 추모하며 묵념한 뒤 마오쩌둥 전 주석의 장남이자 6·25 전쟁에서 전사한 마오안잉의 묘에 헌화했다. 회창군 중국인민지원군 열사능원은 6·25전쟁 당시 중국 인민지원군 사령부가 있던 곳으로 마오안잉을 비롯한 중공군 전사자들의 유해가 묻혀있다. 통신은 "우리 인민의 혁명전쟁을 피로써 도와 국제주의 정신과 형제적 우의를 발휘한 중국인민지원군 열사들의 모습은 조중친선의 고귀한 상징으로 두 나라 인민의 마음속에 소중히 간직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세월이 흐르고 세대가 바뀌어도 우리 인민은 중국 인민의 우수한 아들딸들이 뿌린 선혈과 불멸의 공적을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라며 "피로써 맺어진 조중친선은 앞으로도 반제 자주, 사회주의 위업을 실현하기 위한 성스러운 투쟁에서 불패의 생명력을 힘있게 과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20년 중공군 참전 70주년을 앞두고 이곳을 참배한 바 있다. 2020년에 이어 올해도 정주년(5년 주기로 성대하게 기념하는 해)을 맞아 김 위원장이 직접 참배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5년 전과 비교하면 올해는 김 위원장의 추모 발언이 보도되지 않았고, 참배 장면에 동행한 군 간부가 줄었다. 당시 김 위원장은 북·중이 "운명을 하나로 연결시키고 생사고락을 같이하면서 피로써 쟁취한 위대한 승리"는 "오늘에 와서도 변함없이 실로 거대한 의의를 가진다"고 언급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이날 '중국인민지원군의 위훈은 조중친선과 더불어 길이 빛날 것이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싣고 북중의 역사적 유대를 강조했다. 신문은 "중국인민지원군 조선전선 참전 75돌을 두 나라가 함께 의의 깊게 기념하는 것은 조중친선을 승화 발전시켜 나갈 두 나라 당과 인민의 확고부동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
"미주리주 韓기업 고용·유학생 체류 도울 것"
사회 피플 2025.10.24 17:44:43“정치란 본질적으로 사람을 돕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의사로서 사람들을 돕는 일을 좋아하는 제가 정계에 입문한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앞으로 그 힘의 일부를 한국과의 협력 강화에 쏟아붓겠습니다.” 조너선 패터슨 미국 미주리주 하원의장은 23일 서울 용산구의 한 호텔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양국의 파트너십 강화에 가교 역할을 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공화당 소속인 패터슨 의장은 2018년 선거에서 당선된 후 유권자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내리 4선에 성공했다. 백인 인구 비율이 높은 미주리주에서 아시아계 출신 하원의장 선출은 그가 처음이다. 패터슨 의장은 “내년 11월 3일 치러지는 미국 중간선거에서 주 상원의원에 도전할 계획”이라며 정치적 포부를 밝혔다. 패터슨 의장은 24일 국회에서 진행된 ‘제16회 해리 트루먼 국제 컨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미주리대 주최로 2년마다 열리는 이번 행사는 미주리주 출신인 미국 제33대 대통령 해리 트루먼을 기념해 한미 간 우호를 증진하기 위한 국제학술대회다. 트루먼 대통령은 우리나라가 해방을 맞은 1945년부터 한국전쟁 중이던 1953년까지 대통령직을 수행해 우리나라와도 인연이 깊다. 원자력발전이 한미 동맹의 핵심으로 부상한 가운데 올해 한국원자력연구원 컨소시엄이 국제 경쟁입찰에서 미주리대 차세대 연구용 원자로(MURR) 건설 사업자로 선정돼 1단계 사업을 추진 중이다. 패터슨 의장은 “이번 사업은 미국의 지원으로 원자력 기술을 습득한 한국이 66년 만에 역수출하는 감동적인 사례”라며 “양국 정치·사회를 넘어 과학기술 교류가 확대될 수 있는 신호탄”이라고 평가했다. 패터슨 의장은 이를 계기로 미주리주와 미주리대, 그리고 한국이 강력한 협력 관계를 맺기를 바란다는 뜻을 피력했다. 미주리주는 미국 중서부의 물류 중심지로 보잉·몬산토 등 글로벌 기업들이 소재하고 있다. 한국 기업은 한양로보틱스와 HMM 등이 진출해 있다. 그는 “MURR 사업이 발판이 돼 양국 간 무역·투자 활성화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연방정부의 고용 지원 프로그램을 활용해 미주리주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겠다”고도 했다. 패터슨 의장의 한국 방문은 37년 만이다. 그는 여섯 살이던 1986년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두 살 터울인 여동생과 함께 미주리주의 한 가정으로 입양됐다. 입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1988년 서울올림픽을 관람하러 양부모와 함께 한국을 찾은 게 마지막이라는 그는 “당시 너무 어렸을 때라 흐릿한 기억만 남아 있는데, 지금 서울은 제가 상상했던 것 그 이상이다. 제 뿌리가 한국이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소감을 전했다. 패터슨 의장은 미국에서의 삶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고 회고했다. 동양인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던 시절 그는 혐오와 차별에 맞서 싸워야만 했다. 그는 “어린 시절 학교에서 유일한 아시아계로 주목을 받았지만 지금은 다양성이 많이 증진된 상태”라며 “정치인으로서 지역 내에서 다양성 확보와 인종차별 문제에 주목하고 있고, 특히 한국 교민들을 포함해 소수인종의 권리 보장을 위한 정책들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이민정책에 대해서도 입장을 분명히 했다. 패터슨 의장은 “연방정부는 기본적으로 합법적인 이민은 환영하지만 불법적인 이민은 막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며 “저 역시 이민자 출신으로 합법적인 이민과 해외 유학생, 파견 근로자 등의 문제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주리주에서 한국인 유학생들과 취업을 희망하는 한국인들이 체류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패터슨 의장은 미국 프로축구 LA FC로 이적한 손흥민 선수와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등을 언급하며 “미주리주 내에서도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며 “내년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에서 북중미 월드컵 8강전이 열리는데,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이 8강에 올라 미주리주에서 경기하는 모습을 직접 지켜볼 수 있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
정동영 "APEC은 하늘이 준 기회"…트럼프-김정은 회담 촉구
정치 통일·외교·안보 2025.10.24 14:28:30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라는 하늘이 준 기회를 놓치지 말라”며 결단을 촉구했다. 정 장관은 24일 서울 종로구 통일부 청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북미 정상은 이 기회를 놓치지 말고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양측의 만남은 2019년 6월 30일 판문점 회동 이후 지금이 6년 4개월째인데 트럼프 2기를 맞아 북미 간 대화 협상의 국면으로 본격 진입하기를 기대한다”며 “그 입구가 바로 이번 경주 APEC”이라고 강조했다. 현재까지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지만 일각에서는 이달 말 APEC 정상회의 계기 방한을 기회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판문점 등지에서 만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왔다. 김 위원장을 향해서도 메시지를 냈다. 정 장관은 과거 싱가포르·하노이에서의 북미 회담이 “북중 정상회담, 북러 정상회담 등 정상외교를 추동한 효과가 있었고 지난달 중국 전승절에 김 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반서방 전선으로 전 세계의 이목을 끌게 된 배경에도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만날 가능성이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국제적 위상뿐만 아니라 인민 생활 향상에도 평화와 안정이 담보돼야 하고, 그것을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우선적으로 만나야 한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양측이 모두 결단을 내려야 하지만 특히 김 위원장이 이 기회를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북미 간 물밑 접촉과 관련해 현재 확인된 정보는 없다”면서도 “북측이 판문점 지역에서 전지 작업(가지치기) 같은 미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거나, 북미 2차 판문점 회동 때 실무를 담당했던 케빈 김 국무부 부차관보가 주한미국대사대리로 임명됐다”며 여러 가지 단서와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북쪽 판문점에서 이 같은 작업을 벌이는 모습을 보인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라는 설명이다. 정 장관은 22일 북한이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한 데 대해서는 “부정적인 신호로 볼 수도 있지만 존재감을 나타내기 위한 나름대로의 계산된 행동일 수도 있다”며 “APEC에는 참여하지 않지만 북한 문제를 외면하지 말라는 주의 환기의 계산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
전세계 현대차 우수 정비사 한자리에…기술정보 교류
산업 기업 2025.10.24 09:24:07현대자동차가 이달 20일부터 23일까지 천안 글로벌러닝센터(GLC)에서 제15회 월드스킬올림픽을 개최했다고 24일 밝혔다. 1995년 처음 시작된 월드스킬올림픽은 격년으로 열리며 전세계 현대차(005380) 정비사들이 실력을 겨루고 기술정보를 교류하는 대회다. 올해에는 권역별 예선을 거쳐 △북중미 5명 △중남미 12명 △유럽 21명 △아중동 14명 △아세안 23명 등 총 50개 국 75명의 우수 정비사들이 참가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영상을 통해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축하하고 참가한 정비사들에게 격려를 전해 의미를 더했다. 현대차는 내연기관차, 전기차, 상용차 등 3개 부문에서 각각 필기와 실기 전형을 통해 평가를 진행했다. 특히 지난 대회부터는 실제와 가까운 환경에서 고난도·고위험의 정비 과정을 안전하게 평가할 수 있는 가상현실(VR) 평가가 도입됐다. 대회 마지막 날 열린 시상식에서는 부문별 우수자에게 금·은·동상 메달과 상금을 수여했다. 참가자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한 미국인 정비사 도비다스 콜이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현대차는 이번 대회 평가 데이터를 향후 정비사 교육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
12경기 20골 ‘미친 페이스’ 해리 케인, 2026 발롱도르 벌써 노리나…내년 잉글랜드가 월드컵 우승하면 가능?
문화·스포츠 스포츠 2025.10.23 17:36:00우승 한 풀이라는 짐을 내려놓은 해리 케인(32·잉글랜드)이 골 폭죽을 터뜨리고 있다. 바이에른 뮌헨 유니폼을 입고 올 시즌 공식 12경기에 출전해 무려 20골. 아직 한참 멀었지만 벌써 2026 발롱도르(최고 축구선수상) 감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잉글랜드 선수의 발롱도르 수상은 1956년의 스탠리 매슈스, 1966년의 보비 찰턴, 1978년과 1979년의 케빈 키건, 그리고 2001년 리버풀에서 대단한 시절을 보낸 마이클 오언이 있었다. 케인은 지난 시즌 독일프로축구 분데스리가 우승을 경험하면서 프로 커리어 15시즌 만에 우승 가뭄을 씻고 첫 트로피를 들었다. 한 풀이에 성공했지만 그에게는 쉼이 없다. 잉글랜드 대표팀 기록을 더해 15경기 23골을 몰아치고 있다. 23일(한국 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 3차전에서 케인은 전반 14분 낮은 크로스를 마무리해 2대0을 만드는 추가골을 넣었다. 뮌헨은 클뤼프 브뤼허(벨기에)를 4대0으로 완파하고 3연승을 달렸다. 영국 BBC는 “뮌헨의 챔스 우승에 잉글랜드 대표팀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우승까지 이룬다면 내년 발롱도르의 유력 주자가 될 거라는 사실을 케인은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당연히 타고 싶죠. 개인으로나 팀으로나 다 잘했다는 얘기가 될 테니까요. 완벽한 시즌이 될 거예요.” 케인의 말이다. 그는 지난달 우스만 뎀벨레(파리 생제르맹)를 주인공으로 배출한 발롱도르 투표에서 13위에 그쳤다. 세계 최고 골잡이 중 한 명으로 꾸준하게 거론되면서도 정작 발롱도르 투표에서는 10위 안에 들어본 적이 없다. 이번 13위 결과가 케인에게는 알게 모르게 자극제가 된 분위기다. 9월에 케인은 금세기 들어 가장 빨리 100골에 다다른 선수가 됐다. 뮌헨 입단 후 104경기 100골이다. 23일 현재 기록은 108경기 105골. 유럽 5대 리그를 통틀어 2023~2024시즌부터 케인보다 많은 골을 넣은 선수는 없다. 심지어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나스르)도 케인만큼 빨리 한 시즌 20골에 도달하지는 못했다. 20골까지 메시는 17경기, 호날두는 13경기가 필요했는데 지금의 케인은 54분에 한 골씩을 생산하고 있다. 분데스리가에서 12골(7경기)을 넣고 있는 케인은 남은 27경기에서 30골을 보태면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바르셀로나)가 갖고 있는 분데스리가 단일 시즌 41골 기록을 깬다. 케인은 또 뮌헨 소속으로 챔스에 나가기 시작한 2023년 9월부터 챔스 24골 6도움을 기록 중인데 이 또한 현재 최다다. 역대로 따지면 뤼트 판니스텔로이(은퇴)만이 첫 60경기에서 공격 포인트 48개를 적립해 케인보다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물론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과 킬리앙 음바페(레알 마드리드)의 이번 시즌도 가공할 만하다. 홀란은 맨시티와 노르웨이 대표팀에서 14경기 24골을 넣었고 음바페는 레알 마드리드와 프랑스 대표팀에서 14경기 18골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홀란과 음바페는 케인처럼 50m 패스를 손으로 던진 것처럼 정교하게 하지는 못한다. 케인은 “중요한 것은 팀 트로피다. 팀 승리에서 최고의 개인이 나오는 법”이라면서도 “하지만 클럽과 대표팀에서 둘 다 잘 해낸다면 기회는 분명 올 것”이라는 말로 발롱도르에 대한 열망을 감추지 않았다. <내가 본 케인은> 로타어 마테우스(1990 발롱도르 수상) “센터포워드 게임을 재창조해낸 인물이다. 앞서 마누엘 노이어가 골키퍼 포지션에서 그랬던 것처럼. 케인은 골뿐 아니라 전천후의 재능을 가졌다. 그런 면에서 그보다 나은 스트라이커는 본 적이 없다. 패스와 드리블, 태클의 수준도 높다. 그는 해결사이자 플레이메이커이고 동시에 박스투박스 플레이어다.” 킹슬리 코망(전 바이에른 뮌헨) “양질의 패스를 넣어주는 데 진심이다. 그래서 그와 함께하면 경기가 쉬워진다. 그렇게 골을 많이 넣는 선수가 이기적인 법이 없고 이타적인 플레이를 즐긴다.” 라파엘 호니그슈타인(저널리스트·독일 축구 전문가) “그는 서너 명의 각기 다른 선수로 나눠 피치에서 동시에 뛰는 것 같다. 그게 바로 케인의 진정한 가치다.” -
APEC 코앞인데…군불만 지피는 북미회담
정치 정치일반 2025.10.21 17:56:55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이 성사될지를 두고 여러 관측이 오가고 있다. 유엔군사령부가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주간 판문점 특별 견학을 중단하기로 한 데 이어 트럼프 행정부가 국내에 한반도 전문가들을 파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은 커지고 있지만 북한은 이에 대해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코앞으로 APEC 정상회의가 다가왔지만 북미 회담 개최 여부가 오리무중이 되는 형국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21일 트럼프 행정부 ‘대북팀’의 한국 체류 여부와 관련해 “한미는 북미 대화를 포함한 대북 정책 전반에 관해 긴밀한 소통과 공조를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북미 회담과 관련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현실적인 가능성은 낮게 보면서도 ‘만일’에 대비하는 수준을 유지하는 스탠스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만이 ‘이미 공개된 정황 자료’를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판문점 만남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그럼에도 북미 회담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한 것은 북미 양측이 대화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8월 한미 정상회담 당시 “올해 김 위원장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도 지난달 최고인민회의에서 “미국이 허황된 비핵화 집념을 털어버리고 우리와의 진정한 평화 공존을 바란다면 미국과 마주서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24일 미국이 조셉 윤 주한 미국대사대리의 후임으로 케빈 김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국 부차관보를 임명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회담 성사에 대한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한국계로 미국 내 대표적인 한반도 전문가인 김 부차관보는 2019년 판문점 회동을 비롯해 트럼프 행정부 1기 북미 정상회담의 실무를 담당했다. 18일(현지 시간)에는 CNN이 트럼프 행정부가 김 위원장과 만나는 문제를 비공개로 논의해왔다는 내용을 보도하기도 했다.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북한이 최근 북중러 삼각 협력 강화에 공을 들이면서 대미 메시지는 확연히 줄었다. 자연스럽게 북미 회담과 관련된 입장도 나오지 않고 있다. 6년 전과 달라진 정세도 변수다. 당시에는 김 위원장이 대북 제재 해제를 통한 경제난 극복이 시급했던 때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에 공을 들였던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지원을 받고 있는 지금은 미국만이 유일한 돌파구가 아닌 것이다. 지난 6년간 대화가 단절되면서 미국에 대한 신뢰도도 많이 떨어진 상태다. 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경주가 판문점과 다소 거리가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대통령 경호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미국 입장에서 섣불리 이동을 결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6년 전처럼 ‘32시간 전’ 깜짝 만남 가능성도 언급되지만 북한이 얻어낼 실리가 담보되지 않으면 회담 성사는 여의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
[사설] 트럼프·金 회동설…‘페이스 메이커’ 대응으로 충분한가
오피니언 사설 2025.10.20 00:05:00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만간 아시아를 방문하는 일정에 맞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동을 비공개로 검토해왔다고 미국 CNN이 18일 보도했다. 다만 구체적 회담 준비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27일 일본을 방문한 뒤 29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1박 2일 일정으로 방한해 한미·미중 정상회담을 갖는다. 만에 하나 북미 정상 간 ‘번개 만남’이 이뤄진다면 일정상 APEC 기간이 유력할 것으로 점쳐진다. 강경화 주미 한국대사는 “APEC을 계기로 뚜렷한 조짐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2019년 일본 체류 중 트위터로 김 위원장과 회동을 제안한 직후 판문점에서 만났던 점에서 비슷한 일이 생기지 말라는 법도 없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은 8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과 연내 회동 의사를 밝혔고, 김 위원장도 지난달 공식 석상에서 “미국과 마주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북한은 미국을 자극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도 3년가량 멈춘 상태다. 북한은 지난달 김 위원장의 중국 전승절 참석에 이어 최근에는 최고인민회의 대표단을 러시아로 보내는 등 북중러 밀착을 크게 강화하는 중이다. 이런 가운데 북미 정상 간 대화가 이재명 대통령을 배제한 채 열린다면 우리에게 부담이 클 수 있다. 무엇보다 북한이 ‘핵보유국 인정’을 대화의 출발점으로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 회담 성사 자체가 국제사회가 북핵 보유를 승인하는 듯한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점이 큰 문제다. 북미 대화에 대한 막연한 낙관론은 경계해야 한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피스 메이커’ 역할을 권하면서 ‘페이스 메이커’를 자임했다. ‘동결·축소·비핵화’ 수순의 3단계 북한 비핵화 로드맵도 제시했다. 그러나 이는 정부의 완전한 북핵 폐기 의지와 미국과의 공조 강화에 대한 불신을 되레 키우고 있다. 한반도의 지속 가능한 평화를 위해 진짜 중요한 것은 깜짝 이벤트가 아닌 실질적 비핵화 진전을 이끌어낼 전략적 접근이다. 이 대통령의 ‘페이스 메이커’ 구상이 ‘한반도 운전자’를 자임하다가 실패한 문재인 정부를 답습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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