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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언석 "환율 고공행진에 기업 협박…정부가 조폭이냐"
정치 국회·정당·정책 2025.12.19 10:12:08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삼성·SK 등 기업 관계자들을 불러 환율 관련 간담회를 가진 것에 대해 “정부가 무슨 조폭이냐. 민간 재산을 강탈하려는 시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송 원내대표는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열고 “군사 독재 시절의 고압적이고 독선적인 행태를 즉각 중단하고, 시대 착오적 발상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송 원내대표는 “김 정책실장이 주요 대기업을 불러 해외에서 벌어들인 달러를 국내로 들여오게 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한다”며 “사실상 기업이 정당하게 누려야 할 환차익을 포기하고 달러를 시장에 내놓으라고 협박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기업이 보유한 달러의 국내 유입을 원한다면, 팔 비틀기가 아니라 기업의 손실을 보전할 수 있는 명확한 인센티브와 법적·제도적 보상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환율 고공행진 대응 차원에서 발표한 ‘외환 건전성 제도 탄력적 조정 방안’에 대해서도 비판 수위를 높였다. 송 원내대표는 “감독 조치 완화, 외환 대출 영역 확대 등을 통해 당장 달러 공급을 늘리겠다는 것”이라면서 “하지만 결국 외환 시장의 안전벨트를 망가뜨리는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경제 정책 기조를 전면적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무리한 확장 재정으로 급증한 유동성에 대한 책임있는 흡수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M2(광의통화량) 증가에 ETF 탓만 할 것이 아니라 분명한 관리 대책을 내놔야 한다”며 “외국인 투자를 확대하고 우리 기업의 해외 이탈을 막기 위해 노란봉투법, 더 센 상법, 경직된 중대재해처벌법 등 경쟁력을 악화시키는 정책부터 바로잡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도읍 국민의힘 정책위의장도 이날 송 원내대표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마지노선이 1500원을 위협하자 이재명 정권이 외환 규제 완화와 함께 국민연금과 금융기관을 동원하는 방식으로 환율 강화에 나서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달러 유동성을 늘려 급한 불을 끄겠다는 취지로 보이나 이런 대응은 관치주의식 접근에 의존한 일시적 관리에 불과하다”며 “순간의 위기는 모면할 수 있어도 지속 가능한 해법은 안된다”고 했다. 아울러 “이제는 응급처치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경제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한다”며 “기업 투자를 가로막는 과도한 규제와 세금 부담을 줄이고 글로벌 기준에 맞는 노동 환경 규범을 정착하는 구조개혁에 속도를 내야한다”고 힘 줘 말했다. -
"주삿바늘 28곳·동물 마취제 검출"…듀스 故김성재 사망 30년, 그날의 진실은 [오늘의 그날]
사회 사회일반 2025.12.18 14:58:00그날의 뉴스는 지나갔지만, 그 의미는 오늘에 남아 있습니다. ‘오늘의 그날’은 과거의 기록을 통해 지금을 읽습니다.<편집자주> “하늘은 우릴 향해 열려 있어” 1995년 11월 20일. 2인조 인기 댄스그룹 듀스의 멤버 고(故) 김성재(23)가 갑작스럽게 사망했다. 그는 솔로 데뷔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친 지 하루 만에 세상을 떠났고, 그의 죽음은 30년이 다 되도록 한국 대중문화계 최대 미제사건으로 남아 있다. ◇ 솔로 데뷔 하루 뒤 숨진 채 발견…몸엔 28개의 주사 자국=사건은 1995년 11월 20일 오전 6시 40분께 서울 서대문구 한 호텔에서 발생했다. 전날인 19일 저녁 여자친구 A씨와 매니저, 백댄서 등과 저녁을 먹고 당구장을 들렀던 김성재는 숙소에서 자신이 녹화한 데뷔 무대를 함께 보며 일정을 마무리했다. 새벽 3시 40분께 모두 잠든 상태에서 A씨가 집으로 돌아가고, 오전 6시께 매니저가 소파에 엎드려 베개에 얼굴을 반쯤 파묻고 있던 김성재를 깨웠으나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당시 매니저는 그가 피곤해 당연히 잠들어 있을 거라는 생각에 놔뒀다. 30분 뒤 다시 깨워도 여전히 반응은 없었다. 백댄서들이 그를 들어올리자 몸은 축 늘어졌다. 그의 입술은 파랬고 입 주위엔 피가 묻어 있었다. 즉시 119 신고가 이뤄졌지만 이미 호흡은 멎은 뒤였다. 부검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오른팔에서만 주삿바늘 자국 28개, 사망 전에 생긴 피하출혈까지 확인됐다. 정맥을 따라 집중적으로 주사가 놓인 흔적이 있었다. 혈액과 소변에서는 동물마취제와 신경안정제 성분이 검출됐다. 부검의는 “오른손잡이가 스스로 놓기 어려운 위치에 다수의 주사 자국이 있으며, 사용된 약물이 일반적이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타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소견을 내놨다. 단순 돌연사로 보던 사건은 단숨에 ‘의문사’로 바뀌었다. ◇“반려견 안락사시키려 약 샀다”…수상한 여자친구의 행적=사건 17일 후, 평소 A씨와 알고 지내던 동물병원장이 경찰에 제보하면서 사건은 새로운 방향으로 흘렀다. A씨가 반려견 안락사를 이유로 약물과 주사기를 구매했으며, 이 사실을 경찰에 알리지 말라고 부탁했다는 것이다. A씨는 부검 결과가 경찰에 알려지기 전 “부검하면 약물 성분도 나오느냐”고 묻기도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결국 A씨는 유력 용의자로 긴급 체포됐고, 초반엔 완강히 부인했으나 대질신문에서 병원장의 진술을 시인했다. 경찰은 "A 씨가 범행 당일 TV 쇼프로그램 출연으로 피곤해하는 김성재에게 '피로회복제'라고 속인 뒤 동물마취제를 그의 오른팔에 28회 주사해 약물중독으로 숨지게 했다"고 밝혔다. A 씨가 검찰에 송치되는 과정에서 김성재 몸에서는 정상인보다 많은 마그네슘이 검출됐다는 결과도 나왔다. 그러나 A 씨는 검찰 심문에서 김성재와 단둘이 거실에 남아 있었던 점은 인정하면서도 "김성재와 줄곧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 왔기 때문에 살해할 이유가 없다"고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 1심 ‘무기징역’ → 항소심·대법원 ‘무죄’…사건은 미제로=김성재가 죽은 지 반년이 넘은 1996년 1심 재판부는"피고인이 범행 사실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으나 사건 발생 당시 정황과 여러 증언에 비춰볼 때 피고인이 동물마취제를 사서 김성재를 살해했다는 공소사실이 대부분 인정된다"며 "피고인은 김성재를 살해한 뒤 범행을 은폐하려 했고 자신의 범행을 부인하면서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있으며 초범인 데다 김성재가 자신의 앞길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그와 관계를 끊으려 했다"면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당시 법원에서 야유가 쏟아지자 A씨는 “난 성재를 죽이지 않았다”고 소리쳤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건강한 피해자가 갑자기 숨졌고 그의 몸에서 주사 자국이 발견됐으며 부검 결과 피고인이 산 약물이 나온 점은 피고인도 대체로 인정하는 사실"이라며 "그러나 이런 심증만을 근거로 피고인을 살해범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검찰이 직접 사인으로 지목한 '약물 투여'에 대해서는 "피고인이 구입한 약물은 건강한 사람을 마취시키기에 충분한 양이지, 사망에 이르게 할 정도라고 볼 수는 없다"며 인정하지 않았다. 결국 A 씨는 증거불충분으로 무죄를 선고받아 구속된 지 약 1년 만에 서울 영등포구치소에서 석방됐다. 1998년 2월 26일, 사건 발생 2년 3개월여 만에 대법원 확정판결이 진행됐다. 대법원 형사 1부(주심 이돈희 대법관)는 이날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고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심증을 형성하는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범인으로 단정할 수 없다"고 했다. ◇ “억울하다” 주장한 A씨…'그것이 알고싶다' 방영도 불발=2019년 SBS <그것이 알고싶다>가 사건을 다룬 방송을 예고했다. 하지만 방송을 앞두고 A씨는 “명예훼손”을 이유로 방송금지 가처분을 신청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A씨 측은 “무죄 판결을 받고도 20년 넘게 음해와 편파 보도로 고통받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후 재편성 논의가 있었지만 재판부는 다시 방송금지를 결정했고, 해당 방송은 끝끝내 세상에 나오지 못했다. 해당 방송분 연출을 맡았던 배정훈 PD는 “OTT 등을 통해 언젠가 미방송분을 공개하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현재까지도 새로운 증거는 나타나지 않았고, 사건 발생 30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 진실은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
[사설] 폭스바겐 獨 공장 첫 폐쇄, ‘혁신 없인 도태’ 반면교사다
오피니언 사설 2025.12.16 00:05:00독일을 대표하는 자동차 회사 폭스바겐이 사상 처음으로 자국 내 공장의 생산을 중단한다. 지난해 노사 합의에 따라 16일 가동을 멈추는 드레스덴 공장은 2002년 이후 생산량이 총 20만 대도 안 되는 소규모 공장이다. 하지만 이번 결정은 글로벌 경쟁에서 급격하게 밀려나고 있는 폭스바겐과 전통의 ‘제조 강국’ 위상을 잃어가는 독일 경제를 상징한다는 점에서 중대한 의미를 갖는다. 시장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하면 세계적인 기업도 순식간에 도태되는 것이 글로벌 혁신 경쟁의 냉엄한 현실이다. 폭스바겐의 위기는 오랜 기간 누적된 구조적 요인들의 복합체다. 폭스바겐은 전기차 전환을 미루다가 테슬라 등에 기술 주도권을 내줬다. 또 과도하게 중국 시장에 의존하다가 비야디(BYD) 등 중국산 자동차가 내수 시장을 집어삼키면서 경영에 치명타를 입었다. 내연기관 시대의 경쟁 우위에 안주하면서 기술 혁신과 변화를 거부한 탓에 미국과 중국이 이끈 자동차 시장의 패러다임 전환에서 뒤처진 것이다. 최악의 경영난을 겪은 끝에 지난해 노사가 2030년까지 3만 5000명 감원 등 구조조정안에 합의했지만 특유의 노동 경직성도 경쟁력을 갉아먹는 요인이 됐다. 여기에 유럽 경기 악화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등 대외적 여건마저 경영을 압박하고 있다. 폭스바겐의 위기는 우리에게도 ‘강 건너 불’이 아니다. 전방위 ‘제조굴기’로 맹공을 펼치는 중국 기업들은 이미 우리의 자동차·철강 경쟁력을 넘어선 데 이어 5년 뒤에는 반도체·조선 등 10대 수출 주력 업종을 모두 추월할 기세다. 미국 관세를 피하려는 중국의 수출 다변화 전략과 글로벌 교역 둔화 등 대외 여건도 녹록지 않다. 과감한 투자와 초격차 기술 확보를 통해 경쟁력을 제고하지 못하면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도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런데도 정부와 여당은 노동 경직성을 심화시켜 기업 심리를 얼어붙게 만들 노란봉투법 등 규제 입법을 밀어붙이고 기업들이 요구하는 제도 보완에는 늑장을 부리고 있다. K제조업이 폭스바겐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혁신을 유도하고 기술 경쟁력 제고를 뒷받침할 구조 개혁과 규제 혁파를 서둘러야 한다. -
기업 99% "노란봉투법 보완 입법 필요…시행 늦춰야"
산업 기업 2025.12.14 17:37:11국내 기업 100곳 중 99곳이 내년 3월 시행을 앞둔 ‘노란봉투법’에 대한 보완 입법을 요구했다. 사용자 범위 확대와 손해배상책임 제한 등을 둘러싼 법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산업 현장의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매출액 5000억 원 이상인 국내 기업 100곳을 대상으로 개정 노동조합법(노란봉투법) 시행과 관련해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 기업의 99%가 법 시행 전 반드시 보완 입법이 선행돼야 한다고 답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경총 의뢰로 서던포스트가 11월 19일부터 12월 3일까지 진행했다. 가장 시급한 보완 입법 과제로는 ‘법적 불확실성 해소 시까지 법 시행 시기 유예’가 63.6%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노동쟁의 대상이 되는 경영상 판단 기준 명확화(43.4%), 사용자 개념 명확화(42.4%) 순이었다. 법 시행이 임박한 상황에서 우선 시행 시기를 늦춰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현장의 요구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기업들은 개정 노조법이 보완 입법 없이 그대로 시행될 경우 노사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봤다. 전체 응답 기업의 87%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으며 특히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예상한 기업은 42%로 노란봉투법 시행을 단순 우려가 아닌 경영상의 심각한 위협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다소 부정적’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45%를 차지했으며 긍정적인 영향을 예상한 기업은 1%에 불과해 개정 노조법을 둘러싼 기업 현장의 우려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노사 관계 악화를 우려하는 이유로는 하청 노조의 원청 대상 교섭 요구 증가와 법적 분쟁 확대 가능성이 지목됐다. 응답 기업의 74.7%는 ‘하청 노조의 원청 대상 교섭 요청과 과도한 요구 증가’를 꼽았고 64.4%는 ‘법 규정의 모호성으로 인한 실질적 지배력 판단을 둘러싼 법적 분쟁 증가’를 우려했다. 개정 노조법의 핵심 쟁점인 ‘사용자 범위 확대’와 관련해서는 법적 갈등이 가장 큰 리스크로 꼽혔다. 사용자 범위 확대에 따른 현장의 어려움을 묻는 질문에 대해 응답 기업의 77%가 ‘실질적 지배력 판단 기준이 모호해 원청의 사용자성 여부를 둘러싼 법적 분쟁이 급증할 것’이라고 답했다. ‘원청이 결정 권한이 없는 사항까지 교섭 안건으로 요구받을 것’이라는 응답도 57%에 달했다. 노조의 손해배상책임을 제한하는 규정에 대해서도 우려가 컸다. 손해배상 규정 변경이 가져올 변화를 묻는 질문에서 응답 기업의 59%는 ‘노조의 불법행위에 대한 면책 요구가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쟁의행위 외 불법행위 증가(49%), 사업장 점거 등 불법행위 증가(40%)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장정우 경총 노사협력본부장은 “응답 기업의 99%가 보완 입법을 요구한 것은 법률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채 시행될 경우 노사 갈등과 현장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점을 방증한다”며 “정부와 국회가 기업들의 이러한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여 법 시행 유예를 포함한 보완 입법 논의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
[사설] 美, 금융·AI 규제 혁파 속전속결…韓, 말로만 ‘친기업’
오피니언 사설 2025.12.13 00:02:00미국이 성장률 제고를 위해 금융 규제 완화와 인공지능(AI) 규제 철폐 등 정책 수단을 총동원하고 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12일 금융 규제 총괄기구인 금융안전감독위원회(FSOC)의 규제 기조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틀겠다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은 “미국 금융 규제의 일부 요소가 경제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성장을 제약하는 규제 조치를 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물경제 회복을 위해 금융 시스템이 필요한 자원을 제공해야 한다”고도 했다. 미국 ‘거시건전성 컨트롤 타워’인 FSOC의 규제 기조 완화는 금융을 활용한 첨단산업 육성을 위한 결단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도드-프랭크법에 의해 신설된 FSOC는 금융회사와 투자은행의 규제에 초점을 맞춰왔다. 하지만 반도체와 AI·조선·원전·전력망 등 수십조 원의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분야에 산업과 금융 자본의 유기적 결합을 위해 과감한 규제 혁파를 선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날 50개 주정부의 개별 AI 규제를 없애고 연방정부 차원의 통일 기준을 마련한 것도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에서 “AI 분야 승자는 오직 한 명”이라며 “개별 주에서 각각 다른 승인을 받아야 한다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과감하고 신속한 미국의 금융 규제 완화에 견줘 우리의 금산분리 완화는 폭이 너무 작고 속도도 더디다. 이재명 대통령은 10일 ‘AI 시대 반도체 산업 육성 전략 보고회’에서 “투자 자금 (조달을 위해) 금산분리가 훼손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실질적인 대책이 거의 다 된 것 같다”고 밝혔지만 반도체 업종에 한정된 증손회사 지분 완화 법안 처리는 하염없이 미뤄지고 있다. 기업들의 기대를 역행한 법인세 인상 법안 강행 처리 등도 큰 문제다. 당정은 “기업 의견을 듣겠다”며 정책 간담회를 열고서는 정작 기업 요구는 무시하고 규제 입법을 밀어붙여 왔다. 노란봉투법과 중대재해처벌법, 1·2차 상법 개정안이 그랬고 3차 상법 개정안도 연내 처리하겠다고 한다. 행동이 뒤따르지 않는 ‘친기업’ 구호는 공허하다. 말에 그친 친기업 정책으로 ‘반도체 2강’ ‘AI 3강’을 실현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
[문성진 칼럼] 기득권에 포획된 나라의 청년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12.11 17:55:44중소 제조 업체를 경영하는 60대 중반의 K 사장은 얼마 전 자신이 청년 시절 창업해 수 십년간 일궈온 기업을 매물로 내놓았다. 해외 유학을 다녀온 아들이 있지만 아버지가 키운 기업을 이어받으려 하지 않아서다. 수익성 높은 알짜 기업이 사모펀드 등에 팔리고 되팔리는 과정에서 핵심 기술과 노하우가 모두 사라질 게 걱정은 됐지만 매각 외에 달리 방법이 없다. 창업주 고령화에 후계자 부재가 맞물리면서 매물화하는 중소기업이 크게 늘고 있다. 삼일PwC에 따르면 2022~2024년 3년간 주인이 바뀐 국내 중소기업이 1065개사에 달했다. 아직 후계자를 찾지 못한 중소기업도 21만 개가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서는 중소기업의 27.5%가 자녀 승계 계획조차 세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이유로는 ‘자녀에게 무거운 책무를 주고 싶지 않아서(42.8%)’와 ‘자녀가 원하지 않아서(24.7%)’가 꼽혔다. 자칫 우리 경제의 뿌리이자 근간인 중소 제조업의 대가 끊길 판이다. 청년들의 취업 기피는 더 심각하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1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구직활동도 일도 하지 않는 30대 ‘쉬었음’ 인구가 해당 월 역대 최대치인 31만 4000명에 달했다. 청년층(15~29세)에서 취업자는 17만 7000명 감소했고 고용률은 지난해보다 1.2%포인트 낮은 44.3%로 19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청년 취업난은 경기 둔화로 인한 고용 위축의 영향도 있지만 양극화된 노동 구조의 경직성이 보다 근본적인 원인이다. 청년층 ‘쉬었음’ 급증은 고용보험 제도가 ‘실업자 생계 유지 장치’로 전락한 탓이 크다. 최저임금의 80%에 연동된 실업급여 하한액이 계속 오르면서 비과세소득으로 분류되다 보니 실질적으로는 최저임금 기준 월급과 별반 차이가 없어졌다. 그냥 쉬어도 일하는 것 못지않게 소득이 보장되는 상황에서 근로 의욕이 생길 리 만무하다. 청년의 가업 승계 기피는 기업들에 가해지는 세제·법제 부담이 가장 큰 장애 요소다. 청년들이 일할 의욕도 기업할 의지도 없다면 나라의 미래가 암울할 수밖에 없다. ‘한강의 기적’ 세대의 유업을 계승한 현 세대의 경제 성과가 후대로 이어지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우리나라를 기업할 맛나는 나라, 일할 의욕이 넘치는 나라로 탈바꿈시키는 혁신 없이는 위기 탈출이 어렵다. 혁신을 위해서는 시대가 요구하는 변화를 가로막는 기득권 구조를 타파해야 한다. 무엇보다 거대 노조의 기득권을 해소하는 일이 시급하다. 고용 시스템을 성과 중심 체계로 유연화해야 청년들에게 질 좋은 일자리가 돌아간다. 노동 경직성을 더 악화시켜 청년 취업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주4.5일 근무제를 무리하게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 65세로의 정년 연장도 퇴직 후 재고용 원칙을 선제적으로 도입한 뒤 논의를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금은 첨단 업종에 대한 주52시간 근무제 완화 등 노동 유연화에 더 힘써야 할 때다. 세계적으로 악명 높은 ‘징벌적’ 상속세율도 낮춰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도 “너무 잔인하다”고 지적했을 정도로 현행 상속 세제는 문제가 많다. 30억 원만 자녀에게 상속해도 50%의 무거운 상속세율을 적용받는다. 심지어 최대주주에게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고인 60%의 세율이 부과된다. 중대재해처벌법·노란봉투법 등 노동 관련 규제에 대한 보완 입법도 서둘러야 한다. 그래야 기업 승계 기피 현상이 완화될 수 있다. 기업을 물려주는 게 ‘부의 이전’이 아닌 ‘고통의 승계’라는 한탄이 더는 나오지 않아야 할 것이다. 이 시점에 우리는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미국 경제학자 조지프 스티글리츠의 통찰을 곱씹어 봐야 한다. 스티글리츠는 정당과 관료의 자체 속성만으로도 자원 분배의 왜곡이 발생하며, 특정 집단의 이익 추구가 이를 더 심화시킨다고 봤다. 정부가 이익집단에 포획당한다는 이른바 ‘포획설’ 이론이다. 거대 노조에 포획된 현 정부의 모습이 이에 겹쳐진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기득권 구조를 해체해야 청년들에게 밝은 미래를 남겨줄 수 있다. 그 시작은 운동권 출신 386세대가 지배하는 국회의 특권 박탈이어야 할 것이다. 자원 분배의 왜곡을 초래하는 불량 입법이나 양산하는 국회의원 수를 대폭 줄이고 보수도 일반 공무원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 집권 6개월 차를 막 지난 이재명 정부가 새해에는 ‘특권 내려놓기’ 실천을 솔선수범하기를 권한다. -
[목요일 아침에] ‘우클릭’ 대통령의 말의 무게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12.11 06:00:00청년의 검에는 ‘Aut Caesar, Aut Nihil(카이사르)가 아니면 아무 것도 아니다)’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었다. 교황의 사생아로 태어나 이탈리아 정복을 꿈꾼 풍운아 체사레 보르자는 16세기 이탈리아를 뒤흔든 야망의 화신이었다. 권력을 위해서는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은 그가 로마냐 지방을 정복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잔혹한 심복을 총독으로 앞세워 토착 세력을 제거하고 정국을 안정시킨 뒤 총독을 잔인하게 처형해 시민들의 불만을 잠재우고 대중적 지지를 얻은 일화는 유명하다. 사자의 용맹과 여우의 간교함을 갖춘 그에게서 깊은 인상을 받은 마키아벨리는 보르자를 이상적 군주의 모델로 삼아 ‘군주론’을 집필했다. ‘군주는 혐오스러운 일은 다른 이에게 맡기고 인기를 얻는 일은 자신이 직접 해야 한다’는 마키아벨리의 조언은 보르자의 냉혹한 전략을 연상시킨다. 보르자처럼 극단적이지는 않아도 오늘날 정치 지도자들 역시 ‘악역’은 남에게 떠넘기고 자신은 좋은 이미지를 유지하고 싶어 한다. 이른바 ‘굿 캅 배드 캅’ 전략이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재정 문제를 놓고 민주당과 첨예하게 대치하는 공화당 의원들을 백악관에 초대해 토론을 하며 포용적이고 합리적인 지도자의 모습을 보였다. 날을 세워 공화당을 비난하고 정책을 밀어붙이는 ‘배드 캅’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해리 리드 상원 원내대표 등의 몫이었다. 심지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도 자신을 ‘굿 캅’으로 만들어줄 ‘배드 캅’이 있었다. 1기 행정부의 국가안보보좌관이었던 존 볼턴의 호전성은 외국과의 협상 테이블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그나마 말이 통하는 상대로 보이게 만들었다. 우리 경제계의 시선에서 본다면 이재명 대통령 만한 ‘굿 캅’도 없을 것이다. 이 대통령은 올해 1월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에 가진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념과 진영이 밥 먹여주지 않는다”고 ‘실용’과 ‘성장 중시’를 선언한 뒤로 눈에 띄는 ‘우클릭’ 행보로 친기업·친시장 이미지를 쌓으며 민주당 정권에 대한 불안감이 컸던 기업들을 다독여 왔다. 대통령 취임 전에는 민주당이 반대하는 ‘주52시간 근로제 예외 적용’에 대해 ‘그게 왜 안 되지’라며 전향적 입장을 보였고 산업 현장에서는 대기업 세액공제 확대를 시사했다. 트레이드마크인 ‘기본사회’ 담론은 어느 틈엔가 사라졌다. 취임 후에도 이례적인 속도로 대기업 총수들과 만나 “경제의 중심은 기업”임을 강조했고 규제 철폐를 약속했다. 산업계의 숙원인 금산분리 완화, 상속세 개편도 약속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다. 이 대통령이 말한 대로라면 탄탄대로가 뻗어 있어야 할 기업의 앞길에는 여전히 가시덤불이 무성하다. 이 대통령이 정부와 기업 ‘원팀’을 강조하는 와중에 정부와 민주당은 기업들이 강력 반발한 노란봉투법과 상법, 더 센 상법 개정안을 밀어붙이고 이제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하는 3차 상법 개정안까지 일사천리로 처리할 태세다. 반도체특별법에서는 끝내 ‘주52시간 예외 적용’ 조항이 빠졌고, 법인세율은 1%포인트 일괄 인상됐다. 상속제 개편도 정부의 장기 과제로 밀려났다. 그나마 금산분리 규제는 증손회사에 대한 의무 지분을 현행 100%에서 50%로 낮추는 선에서 완화 방침이 정해졌지만 공정거래위원장과 여당의 ‘대기업 특혜’ 프레임 때문에 새로운 기업 규제가 도입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대통령과 당정의 단순한 ‘엇박자’로 보기에는 일관되게 반복되는 패턴이 보인다. 대통령이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친기업 지도자를 자처하며 지지율을 높이는 사이 ‘배드 캅’ 역할을 맡은 당정이 애초에 의도됐던 ‘기업 옥죄기’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비판이 억지로 들리지만은 않는다. ‘굿 캅 배드 캅 전략’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바로 신뢰 훼손이다. ‘배드 캅’에게 뒤통수를 맞는 일이 반복된다면 ‘굿 캅’의 듣기 좋은 말을 누가 믿겠나. 대통령의 말이 무게를 잃고 ‘우클릭’이 정책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믿음이 깨지면 기업 활동이 위축되고 경제가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지 6개월이 지났다. 장밋빛 약속만으로 지지를 얻을 수 있는 ‘허니문 기간’은 이미 끝났다. 이제는 당정을 설득해 약속을 실천으로 옮기는 ‘행동의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 -
암참, 법무법인 태평양과 손잡고 '노란봉투법' 세미나 개최
산업 기업 2025.12.09 10:57:53주한미국상공회의소가 8일 법무법인 태평양과 함께 종로구 태평양 본사에서 ‘노란봉투법 제정 – 주요 동향 및 대응전략 ’을 주제로 ‘암참 인사이츠(AMCHAM Insights)’ 세션을 개최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세미나는 내년 3월 시행 예정인 노란봉투법의 핵심 내용과 이 개정 법령이 기업 및 노동 현장에 미칠 영향을 살펴보고 향후 준비해야 할 실질적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제임스 김 암참 회장 겸 대표이사는 한국의 지역본부(RHQ) 유치 경쟁력 강화를 강조했다. 그는 “한국이 APEC 지역의 대표적인 지역본부 허브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기준에 맞는 노동정책과 예측 가능한 기업 환경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싱가포르는 약 5000개, 홍콩은 1400여 개, 상하이는 900여 개의 지역본부를 보유하고 있지만 한국은 아직 100개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노란봉투법에 대한 기업들의 우려도 언급하며 “법의 취지 자체는 존중하지만 기업들은 실제로 어떤 변화가 발생할지에 대한 보다 명확한 가이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준기 태평양 대표변호사는 환영사를 통해 “노란봉투법은 모든 기업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노동법 변화로서 정확한 이해와 대비가 필수”라며 “이번 암참과의 세미나를 통해 제정 이후 기업들이 대응해야 할 실무적 포인트를 실질적 관점에서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이효진 법무법인 태평양 외국 변호사(미국 뉴욕 주)가 노란봉투법의 제정 경위, 주요 조문 분석, 쟁점 사항을 상세히 설명했다. 특히 기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과의 차이점, 사용자 책임 범위 확대 여부, 단체행동권 보장 강화에 따른 실무적 영향 등을 중심으로 참석자들과 활발한 논의를 이끌었다. 조홍선 태평양 변호사는 노란봉투법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주요 판례와 그 법리적 변화 가능성에 대해 발표했다. 이어 기업들이 유사 분쟁에 직면했을 때 고려해야 할 법적 리스크 관리 방안을 제시해 참석자들의 높은 관심을 모았다. 끝으로 구교웅 변호사는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기업이 준비해야 할 실무적 대응 전략을 중심으로 발표를 이어갔다. 그는 △노사 간 소통 강화 및 갈등 예방 체계 정비 △분쟁 발생 시 대응 프로세스의 고도화 △컴플라이언스 및 내부 규정의 재정비 △리스크 예방 중심의 사전 진단 체계 구축 등 기업이 당면한 실질적 과제를 제시했다. -
"노봉법, 기득권노조만 교섭 독식"…MZ노조 '새벽배송 금지' 비판도
정치 국회·정당·정책 2025.12.08 18:06:18국민의힘과 이른바 ‘MZ노조’가 이재명 정부의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추진과 민주노총의 새벽배송 금지 주장 등을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국민의힘 정책위원회·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와 김은혜 의원이 8일 국회에서 공동 주최한 ‘청년에게 묻는 정책 토론회’에서 송시영 새로고침노동자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노란봉투법과 관련해 “사용자 개념 확대와 노동쟁의 대상 범위 확대로 교섭 창구를 단일화시켜 결국 방대한 조직력을 갖춘 기득권 노조만이 교섭 권한을 독식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새로고침노동자협의회는 기존 양대 노총과 거리를 둔 서울교통공사 등 기업 8곳의 노조가 만든 MZ노조다. 송 위원장은 “정치적 압력에 따라 공공기관 정원 확대 및 정규직 전환이 강행될 수 있다”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으로 논란이 된 2017년 인천국제공항 사태와 2018년 서울교통공사 사태의 갈등과 혼란이 반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주노총이 주장하는 새벽배송 금지에 대해서도 강한 반발이 터져 나왔다. 정진영 쿠팡 노조위원장은 “(정부·여당이) 당사자 없는 논의를 하고 있는 데 대한 갑갑함을 너무 느끼고 있다”며 “현장의 택배기사들은 새벽배송 금지에 반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 위원장은 이어 “더 많은 급여를 비롯해 육아와 간병, 학업, 자기 계발 등의 사정으로 야간에 원해서 일한다”며 “이걸 일방적인 금지로 해결하려 한다면 야간 노동자의 안전과 건강은 못 지키고 생존권을 위협하는 모순이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민의힘 정책위원회·기획재정위원회 등과 박수영 의원 등은 이날 ‘대미투자특별법 긴급 진단 토론회’를 열고 전문가들과 특별법의 문제점에 대해 논의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3500억 달러라는 천문학적 액수의 대미 투자가 이뤄지는데 한미전략투자기금의 재원과 한미전략투자채권에 대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이 뚜렷하지 않아 포괄적 위임 입법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한미전략투자공사의 위원회들이 사실상 정부 기관이 될 것”이라며 “합리적 통제의 사각지대가 생겨날 우려가 적지 않다”고 짚었다. -
장동혁 "李정권 6개월은 한마디로 약탈과 파괴"
정치 국회·정당·정책 2025.12.05 10:03:40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이재명 정부 출범 6개월을 맞아 “정권에 충성해야 취직도 할 수 있는 나라가 됐다”며 여권의 ‘인사청탁 논란’을 맹비난했다. 장 대표는 5일 국회에서 주재한 ‘혼용무도(昏庸無道·어리석고 무능한 군주가 세상을 어지럽힌다) 이재명 정권 6개월 국정평가 회의’에서 “청년들은 일자리가 없어 좌절하는데 이 정권의 형·누나는 연봉 3억 원짜리 일자리를 자기들끼리 챙긴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정부 6개월을 “한마디로 약탈과 파괴”로 규정하며 “국민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재산과 자유를 약탈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민들 장보기가 무섭고 점심 한 끼 사먹기도 부담스럽다”며 “국민 집도 빼앗아 가고 있다. 수도권 매매·전세·월세 모두 폭등해 내 집 마련의 꿈은 사라졌고 전세·월세든 당장 살 집 구하기 어려워졌다”고 비판했다. 장 대표는 “청년 일자리도 빼앗아 갔다”며 “노란봉투법, 중대재해처벌법, 더 센 상법까지 마구 통과시킨 결과, 기업 투자는 줄고 해외 자본은 빠져나가고 기업도 한국을 빠져나가 일자리는 사라지고 취업을 포기한 청년들은 70만 명은 넘었다”고 짚었다. 그는 같은 당 추경호 의원의 구속영장 기각 이후 민주당의 폭주가 더 심해졌다고 꼬집었다. 장 대표는 “내란전담재판부를 만들어 민주당이 판사를 임명하고 법 왜곡죄를 만들어 눈에 거슬리는 판사들을 말살하려 한다”며 “야당 해산도 공공연히 겁박한다. 21세기 대한민국에 인민재판 법정을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재명 정부 안보정책과 관련해선 “대한민국을 간첩 천국으로 만들려 한다”며 “50년 동안 멈춘 적 없는 대북 라디오를 꺼버렸다. 대북전단 살포를 금지시키더니 대통령은 사과하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납북된 우리 국민들이 있다는 사실조차 대통령은 몰랐다. 국정원 대공조사권을 폐지하고 한미군사훈련도 축소한다고 한다”며 “중국인 간첩들이 군사기지를 찍어가고 개인정보를 탈취하는데도 간첩죄 개정을 막아왔다. 급기야 국가보안법 폐지를 들고나왔다”고 했다. 장 대표는 “지금 대한민국이 겪는 혼란과 대참사는 정권 무능과 실정이 만들었다”며 “국민에 책임을 전가하고 이재명을 지키려고 법치와 사법을 파괴하고 영구독재를 위해 국민을 탄압하는 무도한 행태들이 바로 이재명 정권의 민낯”이라고 했다. -
[목요일 아침에] 위기의 K제조업, 어제를 버려야 산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12.04 06:00:002015년 3월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 리커창 중국 총리가 전국인민대표대회 단상에 섰다. 그는 정부 업무보고를 통해 2025년까지 핵심 부품·소재의 자급률을 70% 수준으로 높이고 2035년에는 독일·일본, 2049년에는 미국까지 추월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밝혔다. ‘중국 제조 2025’의 시작이다. 이는 단순한 산업 육성책이 아니었다. 이른바 ‘대이불강(大而不强·몸집은 크지만 강하지 않다)’의 자아 성찰이었다. 싸구려 물건을 조립하던 하청 기지에서 벗어나 2049년 중국 건국 100주년에는 세계 최강의 기술 패권국이 되겠다는 ‘기술 굴기(崛起)’ 선언이었다. 한국 경제를 지탱해온 수출 코리아의 엔진이 식어간다는 경고음이 잇따르고 있다. K제조업의 위기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올 7월 “한국 제조업의 잃어버린 10년이 시작됐다”고 경고했다. 그는 중국 제조업의 질적 성장을 언급하며 “인공지능(AI)으로 다시 제조업을 일으키지 못하면 향후 10년 후면 거의 다 퇴출당할 것”이라고 했다. 최 회장의 경고는 이미 현실이다. 과거 수주 잭팟을 터뜨리며 한국 경제를 먹여 살렸던 석유화학 단지는 가동률이 떨어지며 신음하고 있다. 중국이 대규모 증설을 통해 기초 소재를 자급자족하면서 최대 수출 시장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기술로 세계를 호령하던 조선 업계조차 중국의 저가 물량 공세와 기술 추격에 긴장하고 있다. 우리가 ‘짝퉁’이라 비웃고 ‘대륙의 실수’라며 깎아내렸던 중국 제조업은 이제 실력으로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중국의 질주는 놀랍다 못해 공포스럽다. 한국이 반도체 호황이라는 착시에 취해 있을 때 중국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막대한 내수 시장을 무기로 중국 제조 2025를 차근차근 실행했다. 이제 중국은 더 이상 저가품을 만들던 세계의 공장이 아니다. 소재·부품·장비부터 완제품까지 모든 벨류체인을 자급자족하는 ‘홍색 공급망(Red Supply Chain)’을 완성했고 첨단기술의 표준을 주도하는 제조 강국으로 우뚝 섰다. 조선·디스플레이·배터리·석유화학 등 한국이 세계 최고라고 자부했던 주력 산업은 이제 중국에 추월당하거나 턱밑까지 쫓긴 상태다. 중국 첨단 기업들은 AI와 로봇·우주항공 분야에서 무서운 속도로 질주하고 있다.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사투를 벌이는 동안 정부와 정치권은 노란봉투법과 자사주 소각 의무화, 법인세 인상 등 기업의 활력을 떨어트리는 반(反)기업법과 각종 규제의 족쇄를 채우기에 바빴다. 주 52시간의 경직된 적용은 신기술과 미래 먹거리를 위한 연구개발(R&D) 현장의 불을 꺼뜨렸다. 제조업은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 경제의 중추다. 선진국으로 도약하려면 서비스업 발전도 중요하다. 하지만 양질의 일자리와 외화는 여전히 제조업에서 나온다. 제조업 근간이 흔들리면 국가 경제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지금 울리는 경보음은 단기적 문제가 아닌 제조업의 성장 엔진이 꺼져가고 있다는 구조적 경고음이다. 그런데도 정부와 정치권은 미래 먹거리를 위한 구조 개혁보다 당장 표를 얻기 쉬운 표퓰리즘에 몰두하고 있다. K제조업이 살아나려면 분골쇄신의 각오로 환골탈태에 나서야 한다. 어제의 성공 방정식으로는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는 것은 물론이고 글로벌 패권 경쟁의 틈에서 살아남기도 어렵다. K제조업이 생존할 수 있는 길은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초격차 기술을 확보하는 것뿐이다. 실패를 용인하고 파괴적 혁신을 시도하는 기업가정신으로 재무장해야 한다. 이와 동시에 주력 산업의 구조조정과 사업 재편이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의 빅딜은 첫 단추다. 이를 계기로 다른 석화·철강뿐만 아니라 전 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정부와 정치권의 전방위적인 지원 사격도 필수다. 전 세계 각국이 자국 제조업 부활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보조금을 쏟아붓고 세금을 깎아주는 시대다. 우리 역시 과감한 규제 철폐와 세제 지원, 노동 개혁을 통한 노동 유연성 확보 등으로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어제를 버리지 않으면 K제조업의 내일은 없다.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지금 골든타임을 놓치면 K제조업, 나아가 한국 경제의 미래도 없다는 절박함을 가져야 한다. -
[사설] 與野 예산안 합의 처리, 이젠 ‘경제살리기 입법’ 협력을
오피니언 사설 2025.12.03 00:05:00여야가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인 2일 728조 원 규모의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합의했다. 정쟁을 일삼던 여야가 모처럼 법을 지키며 예산안을 합의 처리한 것은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역대 최대 규모의 ‘슈퍼 예산’을 위한 재정 조달을 위해 110조 원 규모의 적자 국채를 발행해야 하는 만큼 돈 뿌리기 선심 정책에 나라 살림이 휘둘릴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여야는 정부 원안인 728조 원에서 4조 3000억 원을 먼저 감액한 후 줄어든 범위 안에서 필요한 항목을 다시 증액해 정부 원안을 유지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지원과 국민성장펀드 등 이재명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 관련 예산은 감액하지 않고 원안대로 지켰다. 국민의힘이 요구해온 도시가스 공급 배관 설치 지원, 보훈유공자 참전명예수당 등의 예산도 증액됐다. 다만 미래 성장 동력을 위한 전방위 지원을 강조하면서도 정작 인공지능(AI) 관련 예산을 줄인 점은 아쉽다. 여야가 한 발씩 양보해 국가 경제와 민생의 토대가 될 예산안을 합의 처리한 것은 평가할 만하다. 지난 4년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매년 반복해온 예산안 처리 파행 사태를 보여주지 않은 것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작지 않다. 하지만 예산안과 달리 경제 살리기 입법은 여전히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반도체 육성을 위해 발의된 ‘반도체 산업 지원을 위한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최종 관문에서 병목현상이 길어지고 있는 상황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역대급 예산을 풀어도 기업이 뛰지 않으면 경제는 제자리걸음을 할 수밖에 없고 성장률 정체도 극복하기 힘들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경제계가 요구하는 30개 입법 과제를 국회에 건의하며 신속 처리를 요구했다. 여야가 5년 만에 예산안 합의 처리에 성공한 만큼 이제는 기업 활력과 경제 회복을 위한 입법에 힘을 모아야 한다. 반도체특별법은 연구개발(R&D) 인력에 대한 주52시간 근무제 특례까지 적용해 조속히 통과시키고 기업 경영에 부담이 되는 노란봉투법과 상법 개정에 따른 배임죄 개선 등 보완 입법도 서둘러야 한다. 경제 분야만큼은 힘을 합쳐 기업 살리기 법안의 신속 처리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
[여명]환율? 정치인부터 각성해야
국제 국제일반 2025.12.02 22:39:12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는 생전에 정치인을 ‘나쁜 기수(騎手)’에 빗댔다. 정치인은 안장에 오래 앉아 있는 데만 몰두한 나머지, 자신이 어디로 가는 지조차 신경 쓰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한 마디로 정치인들은 정책을 제대로 만드는 것보다 권력 유지에 더 급급하다는 것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을 두고 벌어지는 일을 유심히 살펴보면 슘페터의 통찰이 가슴에 와닿는다. 12·3 계엄이 발생한 지 1년 만에 우리 경제는 충격에서 벗어나 빠르게 회복 중이다. 다만 원화 가치가 급속히 빠져 이젠 달러당 1500원 돌파가 불안할 지경까지 왔다. 문제는 달러화 인덱스가 최근 1년간 하락 추세를 보이는 와중에 원화가 가파른 미끄럼을 타고 있는 점이다. 실제 유로화만 해도 같은 기간 달러화 대비 강세를 보였다. 원화 하락이 달러 강세에 따른 증상이기보다 우리만의 특수한 구조적 변화에 기인한 결과물일 수 있다는 뜻이다. 원·달러 환율을 둘러싼 여건을 보면 뭐 하나 호락호락한 게 없다. 기업과 개인 모두 달러화를 신줏단지 모시듯 할 형편이다. 당장 기업만 해도 연간 최대 200억 달러씩, 총 2000억 달러를 미국에 들이부어야 한다. 조선업의 미국 투자까지 합치면 총 3500억 달러에 이른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생존을 걸고 미국 투자에 나서는 판에 벌어 들인 달러를 원화로 바꿀 유인 자체가 낮다. 부동산이 막힌 개인도 마찬가지다. 압도적 장기 수익률, 인공지능(AI) 문명을 설계하는 빅테크 중심의 포트폴리오, 탄탄한 투자 대기 수요 등은 우리 증시와 비교 자체가 어렵다. 환전 업무를 빌미로 증권사를 단도리친다고, 국내 주식에 더 투자하라고 국민연금을 압박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이재명 정부를 비롯해 정치인들이 정작 더 신경 써야 할 부분은 단기적으로 확장 재정을 경계하고 중장기적으로 한국에 투자하게끔 법과 규제 등을 정비하는 일이다. 일단 돈을 적재적소에 잘 써야 한다. ‘없는 돈’을 만들겠다며 정부의 빚문서 격인 국채 발행을 남발하고, ‘있는 돈’을 엉뚱한 곳에 뿌려서는 진짜 답이 없다. 최근 1년간 원화가 주요 통화 대비 모두 약세를 기록한 데는 유동성이 많이 풀린 게 결정타였다. 그런데도 내년도 예산안에서 적자국채 발행 규모는 110조 원에 이른다. 거대 여당이라면 책임감을 갖고 예산 집행에 더 예민해져야 한다. 단기 지원 위주의 각종 보조금, 지역 민원성 인프라 예산, 경기진작 효과보다 재정부담이 더 크다는 지역화폐·소비쿠폰 집행 등은 꼼꼼히 따질 필요가 있다. 자기 브랜드, 민원성 예산을 칼질하는 읍참마속없인 환율 쏠림을 되돌리기 어렵다. 선거를 핑계로 삼을 수는 없다. 기업에 대한 이재명 정부의 시각도 교정할 부분이 적지 않다. 겉만 번지르르한 립서비스보다 한국을 매력적인 투자처로 만드는 게 우선이다. 그러면 기업은 오지 말라 해도 온다. 그런데도 주 52시간, 노란봉투법, 자사주 의무소각, 법인세 및 전기료 인상 같은 규제가 한꺼번에 쏟아지니 기업으로선 고국을 등지지 않고는 버텨낼 재간이 없게 된다. 원화 가치 하락이 두려운 이유는 방치하면 수입물가 급등으로 인플레이션이 심각해지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은 결과적으로 근로소득의 값어치를 떨어뜨리고 자본소득의 가치는 키운다. 알토란 아파트에 달러 자산도 많은 부자들이야 돈을 더 벌겠지만, 유리 지갑이 대부분인 중산층과 서민은 인플레이션 증세에 고스란히 노출돼 세금만 더 내기 십상이다. 별다른 자산이 없는 청년층이 더 힘들어지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난마처럼 얽힌 환율 실타래를 풀기 위해선 방만하게, 느슨하게 운용됐던 돈줄부터 바짝 죄일 필요가 있다. 정치인들도 이런 문제를 모르지 않을 것이다. 진짜 위기는 다 알면서도 방관하는, 혹은 이게 위기라고 생각하지 않는 오만에서 비롯된다. 환율 잡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고 난공불락의 난제도 아니다. 정부가 각자도생에 여념이 없는 개인과 기업에 영(令)이 서려면, 아니 조금이라도 설득하려면 솔선수범하는 모습부터 보여야 한다. -
[여명] 환율? 정치인부터 각성해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12.02 18:05:21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는 생전에 정치인을 ‘나쁜 기수(騎手)’에 빗댔다. 정치인은 안장에 오래 앉아 있는 데만 몰두한 나머지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조차 신경 쓰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한마디로 정치인들은 정책을 제대로 만드는 것보다 권력 유지에 더 급급하다는 것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을 두고 벌어지는 일을 유심히 살펴보면 슘페터의 통찰이 가슴에 와닿는다. 12·3 계엄이 발생한 지 1년 만에 우리 경제는 충격에서 벗어나 빠르게 회복 중이다. 다만 원화 가치가 급속히 빠져 이제는 달러당 1500원 돌파가 불안할 지경까지 왔다. 문제는 달러화 인덱스가 최근 1년간 하락 추세를 보이는 와중에 원화가 가파른 미끄럼을 타고 있는 점이다. 실제 유로화만 해도 같은 기간 달러화 대비 강세를 보였다. 원화 하락이 달러 강세에 따른 증상이기보다 우리만의 특수한 구조적 변화에 기인한 결과물일 수 있다는 뜻이다. 원·달러 환율을 둘러싼 여건을 보면 뭐 하나 호락호락한 게 없다. 기업과 개인 모두 달러화를 신줏단지 모시듯 할 형편이다. 당장 기업만 해도 연간 최대 200억 달러씩, 총 2000억 달러를 미국에 들이부어야 한다. 조선업의 미국 투자까지 합치면 총 3500억 달러에 이른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생존을 걸고 미국 투자에 나서는 판에 벌어들인 달러를 원화로 바꿀 유인 자체가 낮다. 부동산이 막힌 개인도 마찬가지다. 압도적 장기 수익률, 인공지능(AI) 문명을 설계하는 빅테크 중심의 포트폴리오, 탄탄한 투자 대기 수요 등은 우리 증시와 비교 자체가 어렵다. 환전 업무를 빌미로 증권사를 단도리친다고, 국내 주식에 더 투자하라고 국민연금을 압박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이재명 정부를 비롯해 정치인들이 정작 더 신경 써야 할 부분은 단기적으로 확장 재정을 경계하고 중장기적으로 한국에 투자하게끔 법과 규제 등을 정비하는 일이다. 일단 돈을 적재적소에 잘 써야 한다. ‘없는 돈’을 만들겠다며 정부의 빚문서 격인 국채 발행을 남발하고, ‘있는 돈’을 엉뚱한 곳에 뿌려서는 진짜 답이 없다. 최근 1년간 원화가 주요 통화 대비 모두 약세를 기록한 데는 유동성이 많이 풀린 게 결정타였다. 그런데도 내년도 예산안에서 적자국채 발행 규모는 110조 원에 이른다. 거대 여당이라면 책임감을 갖고 예산 집행에 더 예민해져야 한다. 단기 지원 위주의 각종 보조금, 지역 민원성 인프라 예산, 경기 진작 효과보다 재정 부담이 더 크다는 지역화폐·소비쿠폰 집행 등은 꼼꼼히 따질 필요가 있다. 자기 브랜드, 민원성 예산을 칼질하는 읍참마속없이는 환율 쏠림을 되돌리기 어렵다. 선거를 핑계로 삼을 수는 없다. 기업에 대한 이재명 정부의 시각도 교정할 부분이 적지 않다. 겉만 번지르르한 립서비스보다 한국을 매력적인 투자처로 만드는 게 우선이다. 그러면 기업은 오지 말라 해도 온다. 그런데도 주52시간, 노란봉투법, 자사주 의무소각, 법인세 및 전기료 인상 같은 규제가 한꺼번에 쏟아지니 기업으로서는 고국을 등지지 않고는 버텨낼 재간이 없게 된다. 원화 가치 하락이 두려운 이유는 방치하면 수입물가 급등으로 인플레이션이 심각해지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은 결과적으로 근로소득의 값어치를 떨어뜨리고 자본소득의 가치는 키운다. 알토란 아파트에 달러 자산도 많은 부자들이야 돈을 더 벌겠지만, 유리 지갑이 대부분인 중산층과 서민은 인플레이션 증세에 고스란히 노출돼 세금만 더 내기 십상이다. 별다른 자산이 없는 청년층이 더 힘들어지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난마처럼 얽힌 환율 실타래를 풀기 위해서는 방만하게, 느슨하게 운용됐던 돈줄부터 바짝 죄일 필요가 있다. 정치인들도 이런 문제를 모르지 않을 것이다. 진짜 위기는 다 알면서도 방관하는, 혹은 이게 위기라고 생각하지 않는 오만에서 비롯된다. 환율 잡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고 난공불락의 난제도 아니다. 정부가 각자도생에 여념이 없는 개인과 기업에 영(令)이 서려면, 아니 조금이라도 설득하려면 솔선수범하는 모습부터 보여야 한다. -
법인세 1%P 일괄 인상…中企도 세부담 늘어난다[내년 예산 728조 합의]
정치 정치일반 2025.12.02 17:30:33여야가 법인세와 교육세 인상을 두고 끝까지 합의하지 못하면서 두 법안은 정부 원안을 유지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법인세는 모든 과표구간에서 1%포인트씩 인상된다. 법인세법 개정안을 포함한 내년도 예산부수법안은 결국 정부안에 따라 기업 부담이 커지게 됐다. 정부안의 핵심은 윤석열 정부에서 인하된 법인세율의 원상 복구다. 현행 세율에서 과세표준 구간별로 1%포인트씩 인상돼 △2억 원 이하 10% △2억~200억 원 이하 20% △200억~3000억 원 이하 22% △3000억 원 초과 25% 등의 누진세율이 적용된다. 국민의힘은 심사 과정에서 영세·중소기업의 부담 경감을 위해 △2억 원 이하 △2억 원 초과 200억 원 이하 과표구간에 대해서는 세율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수용되지 않았다. 또 다른 쟁점이던 교육세 역시 정부안대로 통과됐다. 이에 따라 금융·보험사 수익에 부과하는 교육세율은 수익 금액 1조 원 이하분에는 현행 0.5%를 유지하되 1조 원 초과분에는 1%로 2배 높아진다. 이를 두고 기업의 세 부담이 커지게 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야당 간사인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한국경영자총협회가 ‘300인 이상 기업’의 최고경영자(CEO)에게 내년 경영 기조를 물었더니 무려 41%가 긴축 경영, 30%가 현상 유지를 답했다”며 “기업을 탓할 수도 없다. 정부와 민주당은 노란봉투법·중대재해처벌법·상법 등 악법 폭주도 모자라 법인세 인상안까지 얹으며 기업 목을 조르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여야가 합의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에 따라 2026년부터 받는 고배당 상장기업의 주식배당소득에는 최고세율이 30%인 배당소득 분리과세 특례가 적용된다. 기존 정부안이 3억 원 초과 배당소득에 일률적으로 35% 세율을 매겼던 것과 달리 개정안은 최고세율을 25%로 낮추고 50억 원 초과 구간을 신설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과표구간은 △2000만 원 이하 14% △2000만 원 초과∼3억 원 이하 20% △3억 원 초과∼50억 원 이하 25% △50억 원 초과 30% 등으로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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