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욕설 필터링, 웰빙 미션 추가… 틱톡 "청소년 보호 가장 중요"
산업 IT 2025.07.30 20:00:00“전 세계 10억 명이 넘는 사용자가 매일 수 억 건의 콘텐츠를 틱톡에 업로드합니다. 틱톡은 안전한 커뮤니티 구축을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로 두고 매년 20억 달러(약 2조 7660억 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아담 프레서 틱톡 운영·신뢰와 안전 글로벌 총괄은 30일 ‘틱톡의 신뢰와 안전’을 주제로 진행된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서 새로운 청소년 보호 기능들을 소개하며 이 같이 말했다. 틱톡은 이날 부모·보호자가 자녀의 틱톡 계정을 관리할 수 있는 ‘세이프티 페어링’의 기능을 대폭 고도화했다고 밝혔다. 앞으로는 자녀가 틱톡에 동영상·스토리 등 게시물을 올리면 부모가 실시간으로 알림을 받아볼 수 있다. 또한 자녀의 개인정보 보호 설정, 관심 있는 콘텐츠 주제, 팔로잉 목록 등 다양한 항목을 부모가 직접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다. 틱톡은 청소년이 건강한 디지털 습관을 기를 수 있도록 ‘웰빙 미션’도 새롭게 선보였다. 청소년들은 짧은 미션을 수행하고 배지를 획득하는 과정을 통해 통제력과 균형감을 기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동시에 틱톡은 크리에이터를 보호하기 위한 기능들도 강화했다. 틱톡은 욕설이 포함된 댓글 등을 필터링할 수 있는 ‘크리에이터 케어 모드’를 도입했다. 또한 라이브 방송 중 특정 단어 등을 차단할 수 있는 ‘라이브 댓글 제한 기능’, 콘텐츠 게시 전 추천피드 노출 가능성을 사전에 점검할 수 있는 ‘콘텐츠 사전 점검’ 기능 등도 추가했다. 프레서 총괄은 “인공지능(AI) 기술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현재 삭제되는 콘텐츠 중 85% 이상이 AI 등을 통해 자동으로 처리되고 있다”며 “틱톡은 크리에이터에게 안전한 환경이 제공될 때 그들의 창의성이 증가한다는 믿음 하에 청소년·가족·크리에이터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안전 기능을 고도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국대 AI’ 노리는 엔씨, 초경량 비전언어모델 오픈소스로 공개
산업 IT 2025.07.30 18:14:17엔씨소프트(036570)의 인공지능(AI) 전문 계열사 NC AI가 30일 초경량 멀티모달 비전언어모델(VLM) ‘바르코 비전 2.0 1.7B’를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NC AI에 따르면 이 모델은 여러 장의 이미지를 동시에 분석해 복잡한 문서나 표, 차트를 처리할 수 있다. 17억 개 매개변수(파라미터) 규모의 경량 모델로 개인용 PC나 스마트폰 등 온디바이스 환경에서 구동할 수 있다. NC AI는 이 모델의 성능이 시드벤치IMG, 라바벤치 등 주요 벤치마크 점수 기준으로 인턴VL3 2B, 오비스2 2B 등 오픈소스 멀티모달 모델에 버금갔다고 설명했다. 이연수 NC AI 대표는 “NC AI가 보여준 경량 고성능 모델 개발 능력을 통해 다양한 국내 산업군의 경쟁력을 크게 높일 것”이라며 “바르코 비전 2.0 1.7B는 AI 기술의 자립과 민주화를 위한 중요한 이정표로,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람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고성능 AI 모델 개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NC AI를 비롯한 테크 기업들이 AI 모델을 공개하며 ‘국가대표 AI’ 선발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이달 22일 추론모델 ‘하이퍼클로바X 시드 14B 씽크’를 상업용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무료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SK텔레콤(017670)과 카카오(035720)는 24일 자체 설계한 AI 모델 ‘에이닷엑스 3.1’과 ‘카나나-1.5-v-3b’를 선보였다. 크래프톤(259960)은 28일 SK텔레콤과 공동 개발한 추론 특화 언어 모델 3종을 공개했다. 이들 기업은 정부가 추진하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구축 사업의 1차 서면 평가를 통과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날부터 이틀 동안, 1차 서면 평가로 추려진 10개 팀이 제출한 AI 모델 개발 과정 및 역량에 대한 영상 자료를 분석하고 현장 발표 및 질의응답 내용 등을 비공개 평가한다. 선발된 컨소시엄은 정부 예산 1조 5000억 원을 투입해 연내 구매하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사용권을 내년 하반기부터 분배받는 등 AI 모델 고도화에 필요한 컴퓨팅 자원을 지원받는다. 선정 결과는 이르면 다음 달 1일 발표된다. -
LG전자 '인도판 마곡' 조성해 첨단기술 고도화 [다시, KOREA 미러클]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5.07.30 18:10:11글로벌사우스 공략에 나선 LG전자(066570)가 인도에 서울 마곡에 버금가는 연구개발(R&D) 거점을 조성한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30일 “LG가 국내 R&D 인력 2만여 명을 마곡으로 모았듯 인도에서도 ‘제2의 마곡’ 같은 R&D센터를 짓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현재 인도 벵갈루루에서 소프트웨어(SW) 연구소를 운영 중이다. LG전자는 일찌감치 인도에 연구 거점을 마련했다. 연구소의 문을 연 시점은 1996년 3월로 인도법인 설립(1997년)보다 이르다. 인도 R&D 시설에서 근무하는 개발자는 2000명가량으로 LG전자 해외 R&D 거점 중 베트남 법인과 더불어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현지 개발자는 한국 본사와 긴밀하게 협업해 TV 운영체제(OS)인 웹OS 플랫폼과 차량용 솔루션, 차세대 소프트웨어 등을 개발한다. 인도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사우스 시장의 성장 가능성과 인도 R&D 인력의 우수성을 체감한 LG전자는 향후 현지 R&D 역량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늦어도 내년 초 LG전자 인도법인이 상장할 경우 유입되는 자금 일부도 종합 R&D 기지 조성에 투입하는 방향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 시장은 가전뿐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사업 성장 기회가 크다”면서 “LG전자뿐 아니라 다른 LG 계열사의 R&D 기능을 합쳐 시너지를 내는 구조를 그리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005930) 역시 인도에서 R&D에 공을 들이고 있다. 1996년 선행 기술을 다루는 벵갈루루 연구소에 이어 2002년 델리 연구소(TV), 2007년 노이다 연구소(모바일) 등을 설립했다. 반도체 부문에선 2004년부터 벵갈루루 연구소 산하에 삼성전자 반도체 인도 연구소(SSIR)를 운영하고 있고 지난해 이 지역에 두 번째 R&D센터를 오픈했다. 이렇게 삼성전자에서 일하는 R&D 인력만 1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전자는 인도 연구소에서 갤럭시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인공지능(AI) 기능을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인도 스마트폰 시장 공략을 위한 삼성 월렛 인도 버전과 갤럭시AI 힌디어 기능, 인도 지역 언어 솔루션 등도 개발하고 있다. 노태문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직무대행 사장이 올 해 3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글로벌 모바일 전시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직후 곧바로 인도로 이동해 현지 사업을 점검할 만큼 인도는 삼성전자의 주요 시장이자 R&D 거점으로 꼽힌다. 양 사가 인도 시장 진출과 함께 R&D 역량 강화에 집중하는 것은 무엇보다 우수한 이공계 인재 풀이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인도는 초중고에서 코딩을 비롯한 SW 교육을 필수 과목으로 가르치며 미국·중국과 함께 3대 정보기술(IT) 인재 시장에 속한다. 인도의 무역 관련 정보를 망라해 제공하는 나스콤에 따르면 인도에서 AI 및 데이터 과학기술을 갖춘 인력은 41만 6000명으로 전 세계 1위인 미국(67만 6000명)을 뒤쫓고 있다. 순다르 피차이(구글)와 사티아 나델라(MS) 등 빅테크를 이끄는 다수의 최고경영자(CEO)도 인도 출신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는 14억 6000만 명이 넘는 인구를 보유한 거대 시장으로 맞춤형 솔루션 개발만으로도 상당한 효과가 있다”면서 “여기에 우수한 인재를 기반으로 AI와 SW 중심 연구를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R&D 분야에서 인도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
전기난로만큼 뜨거운 AI 칩…수냉식 쿨링기술이 판도 '체인지' [스타트업 스트리트]
산업 중기·벤처 2025.07.30 18:09:27인공지능(AI) 반도체가 고도화 되면서 칩의 발열 문제 해결이 데이터센터 산업에 화두가 되고 있다. AI 반도체 성능과 집적도가 높아지면서 엄지 손톱 만한 칩 하나가 가정용 전기 난로 수준의 열을 내게 됐다. 그동안 표준이었던 공냉식 쿨링(팬을 이용해 열기를 식히는 방식)이 높아지는 AI 칩 온도에 한계에 부딪히자 물을 이용한 수냉식 쿨링 시스템이 데이터센터의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산 냉각 스타트업 엠에이치에스(MHS)는 내달 첫 제품인 수냉 기반 콜드플레이트 ‘르네상스(가칭)’를 출시할 계획이다. 현재 국내 AI반도체 회사인 퓨리오사, 리벨리온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지만 해외 고객사 확보를 통해 스케일업을 노리고 있다.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RTX5090를 시작으로 다양한 AI칩에 적용하는 게 목표다. 엠에이치에스는 면적이 좁을 수록 열을 빠르게 식히는 게 어려운 만큼 공기보다 밀도가 높은 물이 빠르게 열을 뺏어가는 방식이 효율적이다 보고 이번 제품을 개발하게 됐다. 이 회사의 기술이 독보적인 데는 콜드 플레이트를 가로지르는 수많은 마이크로관의 정밀도에 있다. 두 갈래, 네 갈래씩 뻗어나간 지름 0.25밀리미터(㎜)의 수많은 관에 빠르게 물이 공급된다. 실제로 내부에서 보면 얇은 관은 얇은 바늘처럼 보인다. 열유동학 전문가인 임종수 엠에이치에스 대표는 “AI칩의 발열은 단순히 온도 조절의 문제가 아니라 반도체의 성능, 전력 효율, 인프라 운영 안정성까지 좌우하게 됐다”며 “이제는 냉각이 AI서버 운영의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AI칩의 성능은 물론 AI서버의 초고집적·초고발열화 현상이 빨라지면서 최대한의 성능을 낼 수 있도록 하는 냉각 솔루션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엔비디아의 최신 제품인 그레이스 블랙웰 200(GB 200)을 예시로 들면 가로, 세로 각각 30밀리미터(㎜)의 작은 칩이 내는 발열 크기가 가정용 난로 수준인 1킬로와트(kW)를 넘어선 1.2kW에 달한다. 이전에 엔비디아가 출시한 호퍼 아키텍처 기반의 H100 보다 발열 수준이 두 배 가량 증가했다. 이에 따라 반도체 칩은 공냉식으로 감당하기에 한계에 부딪혔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일반 AI 서버의 수냉식 침투율은 20%를 넘어섰고 고성능 AI 트레이닝 서버의 수냉식 침투율은 27%로 집계됐는데 내년에는 5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만 해도 AI서버의 70~90%가 공냉식 쿨링 방식을 채택했던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인 수준의 변화다. 국내에서 수냉식 쿨링 시스템은 아직 태동 단계다. LG전자가 대규모 데이터센터 설비를 겨냥한 시스템 단위의 수냉 솔루션을 고도화하고 있다. 올해 5월에는 LG유플러스가 운영하는 평촌2 인터넷 데이터센터(IDC)에 냉각수 분배 장치(CDU)를 공급해 실증을 시작했다. AI 서버 내 GPU, 중앙처리장치(CPU) 등 고발열 부품에 부착된 콜드플레이트에 냉각수를 흐르게 해 열을 제거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하이브리드 냉각 시스템 등 냉각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인 베리파이드 마켓 리포츠에 따르면 지난해 15억 달러(약 2조730억 원) 수준이었던 액체 냉각 콜드플레이트 시장은 2033년 31억 달러 규모로 두 배 이상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AI 인프라 기업들은 이미 수냉식 전환은 기술 과제를 넘어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략으로 진행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협력사인 수퍼마이크로컴퓨터는 엔비디아의 GB200 기반 서버 출시에 맞춰 수냉식 쿨링 플레이트 통합 서버를 공개한 바 있다. 랙당 100kW를 초과하는 열 부하를 감당할 수 있는 수냉 전용 시스템을 설계했고 고객사 별로 맞춤형으로 칩 단위까지 쿨링 플레이트를 제공하는 시스템 지원에 나섰다. 구글은 자체 칩 텐서프로세서유닛(TPU) 인프라에 수냉 시스템을 통합하고 있다. 메타 역시 AI용 데이터센터의 쿨링 효율이 모델 학습 속도에 직결된다며 AI트레이닝 인프라에 콜드플레이트 방식을 도입했다. -
정전 버티는 냉장고·모기 쫓는 에어컨…K가전, 14억 인도인 삶의 동반자로[다시, KOREA 미러클]
산업 산업일반 2025.07.30 18:08:0810여 년 전부터 맞벌이가 빠르게 증가해온 인도에서 직장 여성들의 가장 큰 걱정 중 하나는 집에 남겨둔 음식이다. 냉장고가 있지만 툭하면 정전으로 꺼져 퇴근 전 아이들이 집에 돌아와 상한 음식을 먹을까 노심초사해야 했다. 인도의 커리어우먼 수천만 명의 근심을 해결해준 것은 정전에도 10시간은 냉동 기능이 유지되는 삼성전자(005930)의 디지털 인버터 냉장고였다. 앞서 인도의 전통 빵인 ‘난’을 굽는 LG전자(066570)의 전자레인지가 출시돼 맞벌이 가정들의 집안일 부담을 덜어준 것처럼 일상의 혁신을 이끌며 삼성·LG는 ‘국민 가전’으로 인도에 뿌리를 내렸다. 인도 사람보다 인도를 더 잘 알고, 시장 수요를 먼저 파악해 신제품을 만드는 현지화 전략은 머리가 아닌 발에서 나왔다. K가전이 인도에 첫발을 내디딘 지 올해로 30년, 세계에서 가장 개척이 어렵다는 척박한 영업 환경을 극복하며 한 땀 한 땀 들인 정성은 신시장을 넘어 미래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하며 ‘갠지스의 기적’을 불렀다. 실제 한국은 인도 시장 진출 30년 만에 현지 가전 업계의 리더로 우뚝 섰다. LG전자는 세탁기와 에어컨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3년 스마트폰 1위에 올랐다. 지난해 중국 업체의 저가 물량 공세에 밀려 3위로 주춤했지만 판매량은 여전히 탄탄하다. 삼성전자 인도법인의 지난해 매출은 17조 489억 원, 순이익은 1조 4083억 원에 달했다. LG전자는 매출 3조 7910억 원, 순이익 3317억 원을 기록했다. 인도 시장이 양 사 가전 부문의 효자인 셈이다. 삼성과 LG는 1995년과 1997년 각각 인도에 깃발을 꽂았다. 낯선 문화부터 이질적인 사업 환경, 생활 수준까지 주재원들에게는 어느 것 하나 만만한 게 없었다. 첫 난관은 판매망 구축. 인도는 큰 시장이지만 동서와 남북의 길이가 각 3000㎞에 이르는 대국이어서 전국에 흩어진 고객들에게 제품을 알리는 일조차 쉽지 않았다. LG전자 인도법인은 현지 유통 업체의 마음을 얻으려 ‘공동 비즈니스 계획(JBP)’ 전략을 펼쳤다. 유통사의 비전과 계획에 발맞춰 마케팅 전략을 세워준 것인데 신뢰 구축에 밑바탕이 됐다. LG전자 관계자는 “인도인의 문화와 생활 트렌드에 걸맞게 52주 마케팅 캘린더를 짜줬다” 며 “LG가 단기 이익을 노리고 온 것이 아니라는 인식과 함께 사업의 동반자로 인정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매출이 발생하자 삼성과 LG는 좀 더 인도 시장에 스며드는 숙성 작업에 나섰다. 현지 소비자 맞춤형 제품 개발인데 대표적으로 삼성의 투인원 컨버터블 냉장고가 꼽힌다. 채식주의가 발달한 인도인의 식생활에 맞춰 2도어 냉장고의 냉동실을 냉장실로 사용할 수 있게 해 인기를 모았다. 올해 출시한 신제품에는 영어를 포함해 인도 현지어 9종을 적용했다. 에어컨과 실링 팬을 함께 쓰는 맞춤 냉방 기능도 인도에 먼저 내놓았다. LG는 모기로 인한 뎅기 바이러스가 인도에서 기승을 부리는 점을 고려해 초음파로 모기를 쫓아내는 에어컨을 선보였다. 정전이 잦은 인도 가정집 사정을 고려해 전력이 끊겨도 냉장 7시간, 냉동 10시간을 버티는 냉장고도 내놓았다. 인공지능(AI) 모터 기술을 이용해 세탁물 종류와 무게를 감지해 인도 여성들이 일상복으로 입는 ‘사리’의 옷감을 관리해주는 세탁기도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인도 진출 30년을 맞은 삼성·LG는 새로운 전략을 고심하고 있다. 인도 가전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하고 글로벌 시장의 최대 경쟁자가 된 중국 기업의 추격은 인도에서도 끈질기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인도법인 관계자는 “2015년 인도에서 처음 근무한 뒤 복귀했다 올해 다시 인도로 왔는데 시장 지형이 변했다”면서 “당시 5대 스마트폰 업체가 삼성과 인도 기업들이었는데 지금은 인도 업체 대신 중국 기업들이 꿰차고 있다”고 전했다. 차별화의 열쇠는 고급화와 기업간거래(B2B)다. 삼성은 인도 내 갤럭시폰의 높은 인기를 앞세워 가전과 스마트폰 간 연결성을 강조하는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가전 모두에서 최고의 제품 라인업을 갖춘 삼성만의 장점을 극대화하려는 포석이다. LG전자는 인도 내 ‘베스트샵’ 확장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종합 가전 소매점에서는 LG의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진열 공간을 확보하거나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시하는 데 한계가 있어서다. B2B 사업 규모도 늘릴 방침이다. 이달 찾은 인도 사우스이스트델리의 LG전자 브랜드숍도 국내에서 1980년대 초반 팔리던 제품에서 최신 일체형 세탁건조기까지, 흡사 가전 박물관을 보는 듯 천차만별의 다양한 가격대와 기능을 가진 제품이 진열돼 있다. LG전자 인도법인 관계자는 “인도의 경제성장률을 감안하면 향후 인도 가구의 소득 수준도 덩달아 높아질 것”이라며 “저가형과 고급형 시장을 모두 놓칠 수 없다”고 말했다. -
‘가정 교사 챗GPT’ 출격…교육시장 넘보는 오픈AI
산업 IT 2025.07.30 18:07:16오픈AI가 즉답 대신 단계별 답변으로 학습을 돕는 챗GPT ‘공부 모드’를 내놨다. 인공지능(AI)이 교육 현장을 붕괴시킨다는 비판에 대응하는 한편 급격히 성장하는 AI 교육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오픈AI는 29일(현지 시간) 해답을 제공하는 대신 단계별 가이드로 문제 해결을 도와주는 챗GPT 공부 모드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공부 모드는 숙제 대행이 아니라 사용자가 문제를 이해할 수 있도록 단계적인 유도 질문을 내놓아 ‘생각’하고 학습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퀴즈 및 주관식 질문을 만들어주기도 하고, 주제 간 연결성을 고려한 답변은 물론 이전 대화 내용을 기억해 이해도에 따라 맞춤형 응답을 제공하는 ‘개인 교사’나 다름 없다. 개발에는 교사·과학자·교육학 전문가 등이 참여했다. 대학생 수준 사용자를 고려해 제공할 수 있는 학습 수준도 높다. 나아가 문자 기반 개념의 시각화, 심층적인 맞춤화 등 신기능도 개발 중이다. 오픈AI는 “학생들이 챗GPT를 활용해 숙제를 풀고 시험을 준비하지만 학생 이해를 돕지 않고 답만 제시한다는 점 등에 대한 교육계의 의문이 있어 공부 모드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오픈AI는 공부 모드로 교육 시장 공략에 속도를 더할 전망이다. 최근 테크계는 교육, 연구 기관 내 AI 도입을 적극 지원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지난 4월 AI 교육 태스크포스를 설립하고 학계의 AI 도구 활용에 대한 민관 협력을 촉구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AI로 교육 현장을 혁신하고자 하는 요구와 장기적으로 학생들의 AI 친숙도를 높이는 한편 공공기관 매출을 확보하겠다는 기업 전략이 맞물린 결과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AI 도입으로 전통적인 교육 체계가 무너질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한 팟캐스트에서 "자신의 어린 자녀가 아마도 대학에 가지 않을 것”이라며 "이미 많은 사람들이 대학이 효과적으로 기능하지 않는다고 느끼고 있고 18년 후에는 지금과 매우 다른 모습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트먼은 스탠퍼드대를 중퇴했다. -
챗GPT 믿다 망신?…빠르고 정확한 '한국형 AI 검색' 뜬다
산업 IT 2025.07.30 18:07:152022년 오픈AI의 챗GPT가 등장한 이후 약 3년이 지난 현재, 생성형 AI 서비스는 우리의 일상 속 깊숙이 파고들었다. 광고성 정보의 범람과 직관적이지 못했던 사용 방식에 답답함을 느끼던 기존 포털 이용자들이 어떤 질문이든 신속하고 명확한 답변을 제공하는 생성형 AI의 편의성에 높은 만족감을 나타낸 덕분이다. 대중들은 생성형 AI 서비스가 원하는 정보를 빠르고 정확하게 찾아주는 믿을 수 있는 '새로운 검색 도구'로 자리잡기를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4 인터넷이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의 60.3%가 생성형 AI 서비스 이용 경험이 있었으며, 이중 81.9%가 생성형 AI 서비스를 정보 검색에 활용한다고 답했다. 30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국내 스타트업과 IT기업들은 AI 기반 검색 서비스를 앞다퉈 선보이며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국내 몇몇 AI 검색은 속도와 정확도 등의 측면에서 해외 빅테크의 서비스보다 우수한 성능을 나타내면서 글로벌 시장에서도 높은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국내 주요 IT 기업 전문가들은 AI 검색 서비스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빠른 속도와 정확도, 추론 능력을 꼽았다. 국내 기업들은 자사의 제품들이 속도와 정확도 면에서 국내 AI 검색 서비스들이 퍼플렉시티나 챗GPT 등과 비교해 높은 성능을 나타낸다고 강조한다. 국내 대표적인 AI 검색 서비스로는 '라이너'(라이너)와 'AI 브리핑'(네이버), 구버(솔트룩스(304100)), 앨런(이스트소프트(047560)), oo.ai(오픈리서치)가 꼽힌다. 2023년 2월 출시된 라이너는 국내 1호 AI 검색 서비스로 볼 수 있으며, 이어 앨런(2024년 12월), oo.ai(2025년 3월), AI 브리핑(2025년 3월), 구버(2025년 6월)가 출시됐다. 라이너·오픈리서치, ‘정확도·속도’ 빅테크 추월 라이너는 정확한 정보 제공과 출처 선별 능력을 바탕으로 자료조사·정보 탐색에 특화된 AI 검색 서비스다. 이용자가 직접 AI 검색 결과의 타당성과 적절성을 한눈에 판단할 수 있도록 답변의 각 문장마다 정확한 출처를 제공한다. 이는 실제 평가 도구를 통해서도 입증됐다. 라이너는 AI 사실 검증 정확도를 측정하는 오픈AI의 심플큐에이 벤치마크에서 93.7점(프로 버전 기준)을 기록해 오픈AI의 GPT-4o나 퍼플렉시티 프로(Pro)보다 높은 정확도를 기록했다. 김진우 라이너 대표는 "AI 검색이 정확한 답변을 제공하지 않는다면 사용할 가치가 없다고 본다"면서 "물론 현재의 AI 기술로는 100% 할루시네이션(환각) 문제를 해소할 수 없기 때문에 사용자가 직접 정확한 정보인지 판별할 수 있게 정보의 출처를 직관적으로 명확하게 제공함으로써 신뢰도를 높여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라이너는 최근 연구 수준의 분석 보고서를 작성해주는 '딥 리서치' 기능도 추가하며, 다른 AI 검색 서비스 분야 경쟁력을 높여 나가고 있다. 이 기능은 광범위한 논문 탐색 과정을 보여주며 상세하고 정확한 답변을 빠른 속도로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퍼플렉시티 딥 리서치의 답변 생성 시간이 평균 3~5분, 오픈AI 딥 리서치가 10분 내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반해 라이너의 딥 리서치는 1~2분 안에 이를 수행한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오픈리서치의 oo.ai도 신속하고 정확한 답변 제공을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특히 평균 응답 속도가 2초 대에 불과해, 무료 AI 검색 서비스 중 최상위권에 속한다. AI 기술을 활용해 검색어 변형과 다양한 웹 리소스를 비교·분석하는 과정을 자동화함으로써, 수백 개의 웹 문서를 신속하게 분석해 최적의 정보를 추출해내는 구조를 갖춘 덕분이다. 김일두 오픈리서치 대표는 "기존 AI 검색 대비 10배 이상 많은 참고 자료를 레퍼런스로 활용하면서도, 할루시네이션 발생률은 현저히 낮은 것이 강점"이라며 "단순히 빠르기만 한 것이 아니라, 정확성까지 갖춘 고품질 결과 제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무료 서비스임에도 유료 AI 검색 서비스들과 비교해도 속도와 품질 면에서 모두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oo.ai는 검색 경험에 특화된 직관적인 사용 환경을 제공해, 챗GPT와 같은 대화형 AI 형식이 아닌 간결하고 명확한 인터페이스를 통해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김일두 대표는 "궁극적으로는 '제로 레이턴시(지연 없는)'에 준하는 속도를 실현하는 것이 목표이며, 동시에 운영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하는 방향도 함께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이스트소프트·솔트룩스, 에이전틱AI 지향 네이버(NAVER(035420))의 AI 브리핑은 아직 서비스 초기 단계로 지속적인 성능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 서비스는 별도의 앱 형태가 아닌 기존 네이버 검색창을 통해 제공된다. 생성형 AI와 개인화 추천 기술이 집약돼 있는 형태로, 사용자가 입력한 검색어에 맞는 요약된 답변과 창작자 및 원본 콘텐츠의 출처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직관적으로 제공한다. 또 서비스 초기에는 전체 사용자의 검색 중 1% 정도가 AI 브리핑을 통해 답변을 제공했으며, 현재 지속적으로 비중을 높여나가고 있다. 올해 연말까지 전체 검색의 20%를 AI 브리핑으로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네이버는 AI 브리핑을 단순 답변 제공에 그치지 않고, 이를 기반으로 실제 행동까지 이어지게 하는 AI 에이전트 서비스로 고도화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김상범 네이버 AI 검색 리더는 "사용자를 깊게 이해할 수 있는 데이터와 인사이트, 차별화된 콘텐츠, 예약·구매·결제 등 원하는 액션으로 연결이 가능한 버티컬 서비스들과의 결합정도가 AI 검색 서비스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네이버는 기존 검색 서비스 경험과 역량을 AI 브리핑에 접목해 다른 AI 검색과의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상범 리더는 "네이버는 쇼핑, 로컬, 금융 등 버티컬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고 카페, 블로그, 플레이스 리뷰 데이터 등 다양한 포맷의 생활형 콘텐츠를 폭넓게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AI 에이전트 서비스 환경에서도 높은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솔트룩스의 구버는 인공지능(AI) 에이전트 플랫폼을 지향한다. 이 플랫폼 안에 AI 검색 '에스크 구버'와 최신 정보 자동 수집·분석 '브리핑 에이전트', 브리핑 생성 'AI 리포트', AI 추론 '딥리서치' 등이 포함돼 있는 형태다. 특히 구버는 높은 정확도와 복합 추론 능력, 개인화 정보 탐색 등이 강점으로 꼽힌다. 이경일 솔트룩스 대표는 "구버는 지식 큐레이션과 다양한 콘텐츠 자동 생성 기능이 통합돼 있는 덕분에 사용자들에게 단순 검색 이상의 높은 만족도와 유용성을 제공한다"면서 "이를 기반으로 사용자의 정보 소비패턴을 분석해 나 대신 정보를 자동으로 수집하는 맞춤형 브리핑 에이전트와 리포트 자동 생성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솔트룩스는 구버를 통해 해외 AI 검색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멀티모달 검색 확장과 에이전트 마켓플레이스 구축, 엔터프라이즈형형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전환 등을 추진한다. 이스트소프트의 앨런은 '언어 에이전트'로서, 그동안 회사가 고도화해 온 대화형 거대언어모델(LLM) 서비스와 '포털 줌'을 통해 10여 년간 쌓아온 검색 노하우를 결합해 탄생했다. 특히 다른 AI 검색 서비스들이 방대한 지식을 습득해 답변을 생성하는 것과 달리 앨런은 검색 엔진처럼 사용자에게 필요한 양질의 문서를 찾는데 집중하고 있다. 정상원 이스트소프트 대표는 "질문 의도의 정확한 파악과 신뢰도 높은 정보 제공이 AI 검색 서비스 경쟁력의 기준이 될 것"이라며 "또 사용자가 왜 이러한 질문을 했는지 그 맥락을 파악하는 게 매우 중요한데, 해당 부분에서 앨런이 강점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앨런은 그동안 이스트소프트의 포털 검색 서비스 경험을 활용해 다른 AI 검색과의 차별화를 꾀한다. 정상원 대표는 "앨런은 포털 줌을 통한 검색 서비스 경험을 통해 고도화된 팩트 체킹, 검색 결과 필터링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 출범…“오늘 4건 우선 착수”
증권 정책 2025.07.30 18:05:00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가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을 출범시키고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원 스트라이크 아웃’을 위한 감시·조사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30일 서울 여의도 거래소에서 열린 합동대응단 현판식에 참석해 “주가조작범은 반드시 패가망신한다는 점을 고려해 올해를 주가조작 근절의 원년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권 부위원장은 “먼저 관계기관의 역량을 총동원해 주가조작은 신속히 포착해서 반드시 처벌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번 적발되면 그 범죄 수익을 넘는 과징금을 부과해 경제적 이익을 충분히 박탈하도록 하겠다”며 “주가조작범의 주식 거래를 금지하고 상장사 임원이 못 되도록 하는 등 우리 자본시장에서 반드시 퇴출시키겠다”고 강조했다. 권 부위원장은 최근 금융당국이 적발한 증권사 직원의 공개매수 미공개 정보 이용 사건, 언론인의 선행매매 사건 등도 에둘러 언급했다. 그는 “금융사에서 불미스러운 사건이 벌어지고 있는 데에 개탄을 금지 못하겠고 반드시 일벌백계하겠다”며 “자본시장에 개인 투자자보다 우월적인 정보를 가진 분들이 접근성을 이용해 선행매매 등 불법 행위를 저지르는 일도 결코 용납돼선 안된다”고 말했다. 합동대응단은 당장 4건의 우선 사건을 선정해 심리·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합동대응단 단장을 맡은 이승우 금감원 부원장보는 현판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회의를 해서 우선 4건에 대해 (조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원장보는 “하나의 사건에 4~5명이 조사해 중요한 사건들이 빨리 적발돼 조치되는 게 중요할 것 같다”며 “(1호 사건 등에 대해) 어떤 식으로 언론에 릴리스를 할 것인지 등은 논의해보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은 불공정거래 사건 초동 대응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거래소에 설치되는 금융위·금감원·거래소간 유기적 협업체계다. 각 기관이 한 공간에서 근무하는 대응단을 설치해 각 기관의 모든 심리·조사권한, 시스템 등을 적시에 활용하고 긴급·중요사건을 초기부터 함께 조사한다. 합동대응단은 강제조사반(금융위·4명 내외), 일반조사반(금감원·20명 내외), 신속심리반(거래소·12명 내외) 등으로 구성된다. 합동대응단은 1년 정도의 운영 기간을 거친 다음 운영 성과를 종합 검토해 운영 연장 또는 상설화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
관세 15% 배수진…안보·경제·기술동맹 '3개 기둥' 꺼냈다
정치 대통령실 2025.07.30 18:03:19미국의 상호관세 발효가 목전에 다가온 30일 정부가 관세 마지노선을 15%로 잡고 협상 총력전에 들어갔다. 특히 정부는 한미 관계를 핵심 산업 간의 기술 동맹으로 격상시킨다는 목표로 미국과의 이견 조율에 돌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도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지원하기 위해 워싱턴DC로 출국했다. 이날 외교부에 따르면 조현 장관은 방미 직전 일본 도쿄에서 취재진을 만나 “한미 동맹의 근간은 그간 ‘안보’와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한 ‘경제’가 두 기둥이었다”며 “(이제는 관세 협상을 통해) 인공지능(AI), 바이오, 조선, 소형모듈원전(SMR) 등 기술 기둥을 만들자고 미국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강력하게 원하는 제조업 리쇼어링까지 포함하는 양국 간 기술 동맹을 교착상태에 빠진 관세 협상의 돌파구로 제시한 것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도 이런 기조를 강조했다. 김 실장은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반도체·2차전지·바이오 부문에 대한 (협력)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며 “조선 분야는 훨씬 더 깊이 있는 협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도 미국 워싱턴DC의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 일본 도쿄의 조 장관 등을 화상으로 연결해 회의를 했다. 이 대통령은 협상단에 “어려운 협의인 것은 알지만 우리 국민 5200만 명의 대표로 그 자리에 간 만큼 당당한 자세로 임해달라”고 당부했다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전했다. 막판 협상 변수는 미국의 과도한 요구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우리 측에 ‘최고이자 최종적인 협상안’을 내놓으라고 압박하면서 대미 투자 규모도 4000억 달러(약 552조 원)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측으로서는 맞추기 어려운 수준이다.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미국에) 다 퍼주고 협상을 완료하기는 어려운 것 아니냐”고 고충을 토로했다. 정부가 상호관세 및 자동차 품목관세 15%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협상 시한(8월 1일) 내 타결 불발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관측이다. -
LG엔솔, 6조 LFP 배터리 '잭팟'…"테슬라에 공급"
산업 기업 2025.07.30 18:01:25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중국 업체들이 강세를 보이는 미국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시장에서 6조 원에 달하는 대규모 공급계약을 따내며 반격에 나서고 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돌파를 위해 일찍이 미국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용 LFP 배터리 생산체제를 구축하는 등 민첩한 사업 전략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산 배터리를 배제하는 미국의 정책을 기회로 삼아 현지 생산능력과 점유율을 동시에 끌어올릴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총 5조 9442억 원 규모의 LFP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30일 공시했다. ESS 분야에서 단일 계약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로 지난해 매출(25조 6000억 원)의 23.2%에 달하는 초대형 공급 계약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고객사를 대상으로 2027년 8월부터 2030년 7월 말까지 3년간 LFP 배터리를 공급하고 추후 협의를 거쳐 기간을 4년 더 연장할 수 있다. 협의에 따라 수주 금액은 현재보다 더 늘어날 수도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고객사와 공급 규모 등 구체적인 내용은 ‘경영상 비밀 유지’를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테슬라에 ESS용 LFP 배터리를 공급할 것으로 보고 있다. 테슬라는 전기차 생산과 함께 ESS 사업도 벌이고 있는데 올 4월 열린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LFP 배터리 수급과 관련해 “미국 관세 등에 따라 중국이 아닌 미국 내 기업으로 공급처를 찾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로이터통신도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LG에너지솔루션이 테슬라의 ESS에 사용될 LFP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핵심 고객사인 테슬라를 상대로 LFP 배터리 공급계약을 따내며 협력 범위가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업체는 지금까지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갖춘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에 주력해왔고 저렴한 LFP 배터리 시장은 저가를 앞세운 중국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 LG에너지솔루션이 CATL 등 중국 업체를 누르고 대규모 수주에 성공하면서 ESS 배터리 시장의 판도가 바뀌는 상황이다. 이번 계약은 LG에너지솔루션의 빠른 경영 판단이 이뤄낸 성과다. LG에너지솔루션은 ESS 시장에서 커지는 저가형 LFP 수요를 포착하고 북미 지역에 LFP 배터리 생산 거점을 미리 마련했다. 올해 5월 가동을 시작한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2공장이 대표적이다. 기존 공장인 홀랜드2공장의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라인 중 일부를 LFP 배터리 라인으로 전환해 양산 개시 시점을 당초 계획 대비 1년가량 앞당겼다. 북미에서 LFP 배터리 생산 공장을 보유한 배터리 제조사는 LG에너지솔루션이 유일하다. LG에너지솔루션의 현지 생산 역량은 수주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 정부의 고율 관세 부과를 피할 수 있는 데다 물류 측면에서 이점도 크기 때문이다. ESS용 배터리를 미국 외 다른 지역에서 들여오려면 막대한 해상 및 육상 운송비를 부담해야 하는 반면 현지 생산된 제품은 육로를 통한 물류 이동으로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 LFP 배터리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는 LG에너지솔루션이 ‘탈중국’을 내건 미국 공급망 정책의 혜택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미국 의회를 통과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으로 중국산 배터리는 사실상 퇴출 수순을 밟게 된다는 점에서 현지 생산된 배터리에 대한 시장 선호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고성장 중인 ESS 시장을 고려해 현지 생산능력을 더욱 확대하고 수주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홀랜드2공장의 생산 확대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17GWh, 내년 말까지 30GWh 이상의 현지 생산능력을 구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북미 ESS 시장은 인공지능(AI) 발전과 데이터센터 확산 등에 따른 전력 수요의 증가로 연평균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현재 신규 폼팩터를 포함해 ESS향으로 다양한 LFP 제품 공급을 논의 중이며 다수의 대규모 전력망 프로젝트가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
[목요일 아침에] 진짜와 가짜 사이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07.30 18:00:05미국의 유력 출판사인 메리엄웹스터가 2023년 ‘진짜의’ ‘진품의’라는 의미의 영어 단어 ‘어센틱(authentic)’을 올해의 단어로 선정했다. AP통신은 이에 대해 인공지능(AI)의 발전 속에 객관적 사실과 진실의 중요성이 떨어지는 ‘탈진실 시대’의 양상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피터 소콜로프스키 메리엄웹스터 편집장은 “우리는 진실성의 위기를 목도하고 있다”며 “이제 우리가 목격하고 듣는 것들을 더 이상 믿지 못한다”고 밝혔다. ‘진짜로 포장한 가짜’가 많아져 진위를 구분하기 힘든 세상이 됐다는 것이다. 소콜로프스키 편집장은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할 때 진짜의 가치는 더욱 중요해진다”고 강조했다. 2년이 지난 올해 이재명 정부에서 ‘진짜’가 화두로 떠올랐다. 이 대통령이 4월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내세운 슬로건이 ‘이제부터 진짜 대한민국’이었다. 이 대통령은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다. 위대한 국민의 훌륭한 도구가 되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6·3 대선에서 승리한 뒤 구성한 새 정부의 국정기획위원회는 ‘대한민국 진짜 성장을 위한 전략’ 보고서를 공개하며 진짜 성장이라는 용어를 꺼내 들었다. 국정기획위는 진짜 성장의 개념을 가짜 성장과 비교해 설명했다. 가짜 성장은 반짝 성장, 소수의 성장, 모방 성장인 반면 진짜 성장은 지속적 성장, 모두의 성장, 창조에 기반한 성장, 체감할 수 있는 성장이라고 정의한 것이다. 그 뒤 대통령실과 각 부처에서 ‘진짜’ 바람이 불고 있다. 대통령실이 지난달 장차관·공공기관장 등 고위공직자 국민 추천을 받는다며 내건 추천제의 이름이 ‘진짜 일꾼 찾기 프로젝트’였다. 장관들도 진짜라는 단어를 계속 입에 올리고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1일 취임사에서 “가짜 일을 멈추고 진짜 일을 해야 한다. 진짜 성장을 위한 진짜 산업 정책을 추진하자”고 역설했다.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도 “기술 주도 성장을 통해 진짜 대한민국을 실현하겠다”고 말했고,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노동과 함께하는 것이 진짜 성장임을 증명하겠다”고 했다. 일선 부처들은 진짜 성장을 실현하기 위한 정책 발굴에 여념이 없다고 한다. 이재명 정부의 임기 5년은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아가느냐, 뒷걸음질 치느냐를 좌우하는 중요한 시기다. 지금 우리 경제는 글로벌 기술 패권 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미국의 고율 관세 압박과 중국 제조업의 질주 등으로 사면초가에 처해 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최근 “한국은 제조업에서 10년을 잃었다. 10년 동안 우리는 제자리걸음 정도가 아니라 노화했다. 한국의 제조업이 희망적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복합 위기 상황에서 새 정부가 내세운 ‘진짜’의 비전을 믿고 싶다. 양적 팽창을 넘어 질적 성장과 지속 가능한 발전, AI 중심의 첨단산업 구조로의 전환 등 이재명 정부가 지향하는 목표들이 모두 이뤄지기를 바란다. 경제성장은 기본적으로 창의적인 아이디어에 기반한 기업 활동에서 나오는 만큼 개인과 기업의 자유와 창의를 억누르는 낡은 규제 사슬을 걷어내는 등 민간의 활력을 살릴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이를 통해 일자리가 창출되고 경제 전반에 활기가 돌면 국민 모두에게 체감할 수 있는 혜택이 돌아간다. 새 정부가 추구하는 진짜 성장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 대통령은 취임 연설에서 “기업인들이 자유롭게 창업하고 성장하며 세계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든든하게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대기업 총수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경제의 핵심은 바로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몇몇 정책과 입법은 이 대통령의 약속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법인세 인상, 상법 추가 개정, 노란봉투법(노조법 개정안) 등이 대표적이다. 하나같이 기업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투자를 움츠러들게 할 수 있는 정책·법안들이다. 새 정부가 진짜 성장을 실현할 의지가 정말로 있는지 의문을 갖게 한다. 얼마 전 만난 한 기업 관계자는 “정부가 말로는 진짜를 외치지만 행동은 가짜에 가까운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투자 보따리를 풀 여건을 만들어주지 않으면 ‘진짜 대한민국’ ‘진짜 성장’ 등은 공허한 구호에 그칠 수밖에 없다. -
ISA 올 상반기 7.5조 급증…稅혜택 확대는 '하세월'
증권 정책 2025.07.30 17:55:14‘국민 자산관리계좌’로 불리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가입 금액이 2016년 3월 출시 이후 약 9년 3개월 만에 처음으로 40조 원을 넘어섰다. 시장 전문가들은 ‘코스피 5000’ 달성을 위해 비과세 혜택과 연 납입 한도 확대 등 장기 투자 유인을 계속해서 늘려야 한다고 강조하지만 국회가 ‘부자 감세’ 프레임을 씌워 반대하면서 좀체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ISA 가입 금액은 40조 3847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32조 8770억 원 대비 7조 5000억 원가량 증가한 금액으로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증가 폭이다. 가입자 수는 지난해 말 598만 5000명 대비 약 33만 명 증가한 631만 6000명으로 집계됐다. ISA 계좌는 비과세와 분리과세 등 절세 혜택으로 2016년 도입 이후 1년도 안 돼 230만 명이 넘는 가입자를 확보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이후 가입자 수는 꾸준하게 감소했고 가입 금액 증가 추세도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016년 말 당시 239만 명을 기록했던 ISA 가입자 수는 2020년 말 194만 명으로 20% 가까이 감소했다. 같은 기간 가입 금액은 겨우 3조 원 증가에 그쳤다. ISA 인기는 2021년 2월 가입자가 직접 금융 상품을 투자·운용하는 ‘투자중개형 ISA’ 도입과 함께 ‘동학개미 운동’으로 국내 증시 상승세가 맞물리며 다시 살아났다. 투자중개형 ISA는 도입 이후 4년 4개월 만에 가입 금액 24조 7000억 원을 달성하며 지난달 말 기준 전체 ISA 내 차지하는 비중이 60%를 넘어섰다. ISA 전체 가입 금액 증가분(약 33조 원)의 70% 이상을 책임진 셈이다. 지난달 말 기준 가입자 수는 529만 명으로 전체의 83.3%를 차지했다. 유형별 주요 금융 상품에서는 극명한 차이가 나타났다. 투자자들이 직접 운용하는 투자중개형 ISA의 경우 상장지수펀드(ETF)가 40.8%였고 주식(34.3%) 비중도 높았다. 반면 신탁형은 예적금(94.7%)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고 일임형은 펀드(97.6%)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정부가 공언한 코스피 5000 달성을 위해서는 지금보다 혜택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ISA 납입 한도를 연 2000만 원에서 4000만 원으로, 비과세 한도를 일반형 기준 200만 원에서 500만 원으로(서민형은 400만 원에서 1000만 원)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더불어민주당의 반대로 무산됐다. 국내 주식투자 유인 확대를 위해 고소득자인 금융소득종합과세자도 가입이 가능한 국내투자형 ISA를 신설하겠다는 계획도 밝힌 바 있다. 게다가 경기 악화로 인한 세수 부족으로 추진 동력은 더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을 이행하는 데 필요한 재정을 우선 확보하는 게 중요한 정부와 여당 입장에서는 상당한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정책 기대감으로 증시가 오르고 있는 지금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일본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도 있다. 일본 정부는 자본시장 선순환 구조 정착을 위한 장기 투자 유도 목적으로 지난해 일본판 ISA ‘NISA’의 비과세 혜택을 대폭 확대했다. 이환태 금융투자협회 산업시장본부장은 “새 정부의 경기 부양과 자본시장 활성화에 대한 강한 의지로 주식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은 상황”이라며 “ISA의 세제 혜택, 가입 연령 확대 등의 장기 투자 인센티브가 늘어난다면 코스피 5000 시대를 앞당기는 마중물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韓, AI·바이오·조선 최고 파트너…"日처럼 퍼주는 협상 못해"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5.07.30 17:43:40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김동관 한화 부회장에 이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까지 미국으로 떠나면서 한미 통상 협상이 막바지에 다다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정 회장의 경우 현재 25%인 자동차 관세가 15% 이하로 내려가지 않으면 사업에 가장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 회장이 이번 협상에서 측면 지원 이상의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도 30일 브리핑에서 “현대차의 경우 자동차가 품목관세 대상이고 대미 수출에서 제일 중요한 부분이어서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노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재계 총수들의 잇단 방미가 우리나라의 승부수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단순히 관세를 낮추는 수준의 협력을 넘어 한미 양국 간 제조업 기술 협력을 기반으로 안보와 경제 협력을 잇는 한미 동맹의 세 번째 기둥을 만들자는 게 정부의 복안이기 때문이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인공지능(AI)과 바이오, 조선, 소형모듈원전(SMR)까지 중요한 테크놀로지를 중심으로 미국과 윈윈하는 관계를 만들자고 제안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시점에서 우리나라의 최대 강점은 조선업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미국에서 조선업이 무너지면서 방산 분야까지 흔들리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이 약점을 보강해줄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선박 제조 역량 보유국이자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쇄빙선 등 특수 선박 분야 건조 기술과 노하우·인프라도 확충하고 있다. 대선 후보 시절부터 조선업 부흥을 통한 해양력 강화, 중국 조선업 및 해양력 견제 등을 강조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실상 유일한 파트너인 셈이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협상단에 “당당히 협상에 임하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미국에 체류 중인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등으로부터 현재 진행 중인 한미 간 통상 협상 현황에 대해 보고받았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어려운 협의인 것은 알지만 우리 국민 5200만 명의 대표로 그 자리에 간 만큼 당당한 자세로 임해달라’는 취지의 당부를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우리 정부와 기업의 제조 동맹 제안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우리 측에 최소 4000억 달러 투자를 압박하고 있다. 실제 31일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의 면담만 예정했던 구 부총리가 이날 그의 카운터파트도 아닌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깜짝 협상을 진행한 것은 양국이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9일(현지 시간) 러트닉 장관이 스코틀랜드에서 김 장관에게 “모든 것을 다 가져오라(bring it all)”고 압박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8월 1일 관세 협상 마감 시한을 연장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8월 1일 마감일은 단호히 지켜질 것”이라며 “연장되지 않을 것이다. 미국에 있어 매우 중요한 날”이라고 적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내놓을 수 있는 카드는 모두 미국 측에 제시한 만큼 이를 바탕으로 협상에 임할 방침이다. 관세 협상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아직 확신할 수 없지만 협상 타결이 가까워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구 부총리가 31일 베선트 장관과 협상을 마친 뒤 트럼프 대통령과 깜짝 최종 협상을 할 가능성 또한 나오고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과의 협상이 이뤄지더라도 우리 정부는 당초 협상팀이 정한 ‘레드라인’을 넘어서는 것은 내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상호관세 15%가 관철되지 않는다면 일본처럼 모든 것을 퍼주는 협상을 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상호 호혜적 협상이 아니라면 쫓기듯 불리한 결과물을 받아들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도 이날 협상단에 파견된 장관들에게 이 같은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일본조차 미국과 구속력 있는 협상을 맺지 않았고 EU에서도 ‘너무 쉽게 깡패에게 굴복당했다’는 자성론이 일고 있다”며 “시장의 충격을 방어하는 수준에서 협상의 여지를 열어두는 것도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
"AI는 도구…'리만 가설' 풀더라도 인간의 결과물로 봐야"
산업 IT 2025.07.30 17:40:02구글 딥마인드가 이달 20일(현지 시간) 호주에서 폐막한 IMO 2025에 공식 참가해 6개 문제 중 5개를 완벽하게 풀어 42점 만점 중 35점을 기록해 금메달을 획득했다. 참가자 630명 중 상위 11% 안에 드는 성적이다. 지난해 첫 참가에서 4개 문제를 풀어 은메달을 딴 지 불과 1년 만의 성과다. 오픈AI도 IMO에서 금메달급 성적을 기록했다고 밝혔으나 대회에 정식 참가해 주최 측 공식 채점을 받은 곳은 구글뿐이다. 정준혁 미국 브라운대 수학과 교수 겸 구글 딥마인드 방문연구원은 최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각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추론·계산 능력을 지닌 학생들을 위해 열리는 IMO에서 일반 언어 인공지능(AI) 모델로 금메달을 기록했다는 것은 1년 새 상상을 초월하는 발전이 있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정수론 연구자로 고등과학원 허준이수학난제연구소 키아스 스칼러(KIAS Scholar)이기도 하다. 지난해부터 구글 딥마인드 AI 추론 개선과 IMO 프로젝트에 참여해 학습 데이터 큐레이팅 및 AI 성능평가를 이끌고 있다. 정 교수는 “1년 전 만해도 AI는 딸기(strawberry)라는 단어에 포함된 알파벳 ‘R’의 개수조차 셀 수 없을 정도로 추론과 연산이 터무니없이 약했다”며 “발전 속도를 감안할 때 1년 후에는 AI가 최고 수준 수학 문제풀이에서도 학자들의 ‘컴패니언(동반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세부 사항을 들여다보면 점수보다 놀라운 발전이 읽힌다. 지난해 구글은 수학·기하학 전용 모델인 ‘알파프루프’와 ‘알파지오메트리’로 IMO에 도전했다. 올해 사용한 모델은 일반 언어 모델에 고급 추론 기능을 더한 ‘제미나이 딥싱크’다. 수학 외 범용 과학 연구에 활용할 수 있음을 뜻함과 동시에 곧 일반 사용자들도 ‘IMO 금메달급 AI’를 누릴 수 있다는 의미다. 정 교수는 “수학 전용 모델은 수식과 프로그래밍 언어 같은 ‘형식 언어’로 추론해 환각(할루시네이션)이 없는 대신 다룰 수 있는 문제가 한정돼 있다”며 “환각이 심하지만 자연어로 기술할 수 있는 모든 문제에 접근 가능한 범용 언어 모델로 거둔 성과라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풀이 과정도 인상적이다. 구글 딥마인드 AI는 IMO 참가자와 동일한 하루 4시간 30분의 풀이 시간을 부여받았으나 주어진 시간을 모두 쓰지 않고도 1장가량의 ‘간단한’ 답안지를 내놓았다. 문제 풀이 동안 외부 문헌 참조를 금지했고 IMO 2003 금메달리스트인 정 교수를 비롯한 유경험자들의 ‘노하우’를 학습하지도 않았다. ‘증명은 간결해야 한다’는 명령에 따라 창의적인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정 교수는 AI가 사람이 쓰지 않을 법한 아이디어를 종종 내놓는다며 3번 문제 풀이 방식을 예로 들었다. 그는 “디리클레 정리(소수가 특정 규칙 속에서 예측 가능하게 나타난다는 정리)를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나 문제 풀이에 너무 큰 개념이었다”며 “AI는 풀이에 필요한 경우만 찾아 ‘자체 완비 증명(타 문헌을 찾아볼 필요가 없는 증명)’을 해내 IMO 회장으로부터 경이롭다(astonishing)는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AI가 완벽하지만은 않다. 가장 어려운 6번째 문제를 풀지 못했음은 물론 조합 등 특정 유형에서는 약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정 교수는 “조합에 약한 건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얘기”라며 “조합은 유형이 많아 낯선 문제를 어려워하는 건 자연스럽다”고 했다. 그는 농담 섞어 “AI가 한국식 암기 학습법을 떠올리게 한다”며 “AI는 작은 정보로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는 것을 힘들어한다”고 설명했다. AI의 IMO 참가를 냉소적인 시선으로 보는 학자들도 많다. 29세에 필즈상을 받은 테런스 타오 UCLA 교수는 “무제한의 풀이 시간과 계산·검색력을 지닌 AI와 인간을 단순 비교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정 교수 또한 AI는 기본적으로 ‘도구’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언젠가 인류가 리만 가설의 풀이를 보게 된다면 그건 AI를 활용한 인간의 결과물일 것”이라며 “AI와 인간 각각의 존재보다는 AI와 인간의 결합이 더욱 강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AI 또한 인간에게 가장 적합한 도구를 만드는 방향으로 개발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일반인공지능(AGI)에 대해서도 “수십년이 지나도 인간은 AI가 대답하지 못하는 바보 같은 질문을 찾아내고 ‘이건 AGI가 아니다’라고 주장할 것”이라고 했다. 구글의 IMO 2025 금메달 수상 발표문에는 유난히 한국인의 이름이 많이 보인다. 실제 이번 IMO 프로젝트에 참여한 120명 중 한국계가 30명에 달한다. 대부분 서울대·KAIST 등에 재학 중인 한국 IMO 대표 출신들로 정 교수의 ‘인맥’이 작용했다고 한다. 올해 한국 대표단은 금메달 5개, 은메달 1개로 전체 3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정 교수는 한국에 훌륭한 인재들이 많다며 육성보다 활용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남겼다. 그는 “지금부터 기초과학·AI 인재를 육성해서는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환경에 대응할 수 없다. 이미 빅테크와 글로벌 학계에서 활약 중인 인재들을 제대로 활용할 구체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하다”며 “2003년 출전 당시에는 한국이 IMO 3위에 드는 게 힘든 목표 같았다. 똑똑한 요즘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
기초과학 학습해 파형 분석도 척척…美中 'AI 과학자' 경쟁
산업 IT 2025.07.30 17:38:13인공지능(AI)이 일상 언어를 넘어 어려운 수학과 과학 이론을 이해할 정도로 발전하면서 이를 활용한 연구 혁신 움직임도 활발해졌다. 올해 초 구글·오픈AI 등 미국 빅테크들이 과학 연구 특화 모델을 선보인 데 이어 중국도 정부 주도로 자체 기술을 개발하며 주도권 경쟁을 시작했다. 30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과학원(CAS)은 26일 상하이에서 열린 ‘2025 세계인공지능대회(WAIC)’에서 과학 연구 특화 모델 ‘사이언스원’을 공개했다. 사이언스원은 수학·물리학·화학·천문학·생물학 등 기초과학 전반의 전문 지식을 학습했다. 이를 통해 전기·소리 같은 신호를 그래프로 표현한 형태인 파형을 분석하거나 스펙트럼·장(場)처럼 과학 논문에서만 다뤄지는 개념이나 기호를 인식할 수 있다. 사이언스원은 ‘베이징 전자·양전자 충돌기’ 실험 같은 실제 자국 내 연구 활동을 효율화하고 있다는 게 CAS 설명이다. 사이언스원은 특히 연구에 필요한 논문 등 문헌 조사 작업에 걸리는 시간을 기존 3~5일에서 20분으로 단축할 수 있다. 이 모델은 또 AI 도구 300종을 연구 과제별로 최적화해 지원한다. AI 도구 중에는 구글 딥마인드의 단백질 분석 모델 ‘알파폴드’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소재 분석 모델 ‘매터젠’도 있다. 단순히 특정 분야 작업을 돕는 모델을 넘어 이들을 통합해 과학 전(全) 분야에 통달한 모델을 연구자에게 지원하겠다는 게 CAS의 구상이다. 중국에 앞서 미국에서도 빅테크 주도로 유사한 기술들이 등장했다. 구글은 올 초 범용 모델 ‘제미나이 2.0’을 기반으로 작동하는 AI 에이전트(비서) ‘AI 코사이언티스트(공동 과학자)’를 선보였다. AI 코사이언티스트는 연구 목표가 주어지면 슈퍼바이저(관리자) 에이전트를 중심으로 다양한 역할을 맡은 전문 에이전트들이 협업해 실험 진행 등을 돕는다. 급성골수성백혈병(AML) 치료제 후보 물질을 찾는 등 실제 활용 사례도 등장했다. AMD도 올 초 존스홉킨스대와 함께 선보인 ‘에이전트 래버러토리(실험실)’를 선보였다. 스탠퍼드대 연구진은 29일(현지 시간) ‘버추얼랩(가상 연구실)’으로 코로나19 치료용 물질 나노바디(단일도메인항체) 92종을 새로 설계한 연구 성과를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버추얼랩은 여러 전문 에이전트들이 모여 데이터 분석, 보고서 작성, 문헌 검토 등을 수행하는 AI 협업 시스템으로 지난해 구축됐다. 일본 스타트업 사카나AI는 지난해 ‘AI 사이언티스트(AI 과학자)’를 개발하고 올 3월 이를 활용해 만든 논문이 학술지 게재를 위한 피어리뷰(동료평가)를 통과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국내에서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사이언스온 AI(SAI)’를 정부출연연구기관 등 산학연에 제공 중이다. 챗GPT처럼 연구 관련 질문을 하면 SAI가 논문·특허·연구동향 등 정보를 알려주는 서비스다. AI 기업 수장 출신인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이달 17일 취임식에서 “기초과학 등 과학기술 분야에서도 AI는 필수가 됐다”며 “혁신적 연구 성과 도출을 가속화할 수 있도록 AI 도입·활용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시간 주요 뉴스
영상 뉴스
서경스페셜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