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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살아나나…기업들 하반기 경기 "더 나아질 것" 리스크는 '내수부진'
산업 기업 2025.07.22 11:00:00미국의 관세 정책 등으로 인한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에도 기업들은 올해 하반기 경영여건이 상반기와 비슷하거나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10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하반기 기업경영조사’ 결과를 18일 밝혔다. 응답한 152개 기업 가운데 과반(53.3%)은 하반기의 경영여건이 ‘상반기와 비슷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개선’될 것이라는 응답이 30.2%, ‘악화’는 16.5%였다. 하반기 경영여건을 ‘악화’로 전망한 기업들은 경영여건 개선 시점을 △2026년 1분기(40.0%) △2026년 3분기 이후(24.0%) △2026년 2분기(16.0%) △2025년 4분기(12.0%) △2025년 3분기(8.0%) 순으로 예상했다. 기업들은 하반기 최대 경영 리스크로 ‘내수부진 및 경기 침체 지속(25.7%)’을 지목했다. 이 밖에 △글로벌 수요 둔화 및 수출 부진(14.1%) △글로벌 통상환경 불확실성(14.1%) △원자재 수급 및 가격 상승 리스크(14.1%) 등을 꼽았다. 최근 기업이 체감하고 있는 경영의 어려움은 △수출 감소(20.4%) △원자재·에너지 가격 상승(19.7%) △내수부진(18.4%) 순으로 조사됐다. 기업들은 대내외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하반기 경영전략으로 △비용 절감 및 운영 효율화(28.0%)를 꼽았다. 이어 △기존 주력사업 집중(19.1%) △해외시장 진출 강화(16.4%) △경영리스크 관리(13.5%) △미래 전략사업 발굴(10.9%) △디지털 전환 및 자동화(7.6%) △핵심인력 유지 및 역량 강화(3.9%) 순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기업들은 정부가 하반기 기업활력을 높이기 위해 ‘대외 리스크 대응 역량 강화’ 및 ‘안정적인 생산·수출 여건 조성' 등에 나서야 한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 △원자재 수급 여건 개선 등 공급망 안정화(20.1%) △수출기업 지원 및 통상 불확실성 해소(16.4%) △기업활동 규제완화(14.5%) △내수 진작을 위한 소비 활성화 정책(13.2%) △세제 및 금융지원 확대(11.2%)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10.9%) △기업 R&D 투자 지원 확대(6.9%) △기술인재 양성 및 확보 지원(6.3%)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한편 한국 경제의 중장기적 성장기반 강화 정책방향에 대해서는 △미래 성장동력 발굴 및 산업구조 고도화(24.7%) △글로벌 통상전략 강화(20.7%) △저출산·고령화 등 인구구조 대응(12.5%) 등이 꼽혔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최근 기업들은 내수 둔화와 불확실한 대외 환경 속에서 신규 사업 전개보다는 기존 전략의 재점검과 효율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보수적 경영이 장기화될 경우 투자와 고용 감소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정부가 통상환경 대응, 규제 개선, 내수 활성화 정책을 보다 체계적이고 속도감 있게 추진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달러 팔고 금 사모으는 中…기축통화 무기화 저지[글로벌 모닝 브리핑]
국제 정치·사회 2025.07.22 08:59:00※[글로벌 모닝 브리핑]은 서울경제가 전하는 글로벌 소식을 요약해 드립니다. '달러 의존도' 줄이는 中'달러 패권' 흔드는 中…美국채 팔고 8개월째 金 보유량 늘렸다 중국이 미국 국채 보유량을 줄이는 대신 금·에너지 등 비(非)달러 자산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습니다. 21일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중국은 3월 주요국의 미국 국채 보유량 순위 2위에서 3위로 밀려났고, 5월에는 미국 국채 보유량을 전월 대비 9억 달러 줄여 7563억 달러를 기록했는데요. 이는 2009년 2월(7442억 달러) 이후 최저 수준입니다. 왕펑 사회과학원 부연구원은 “미국 정부 부채에 대한 과도한 의존 위험을 줄이고 지정학적 긴장으로 인한 잠재적인 경제적 손실, 특히 미국이 제재를 가할 경우 자산 동결 위험을 제한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조치는 미국의 재정 적자 증가와 미국 경제의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앞서 판궁성 인민은행 총재는 달러화가 세계 기축통화로 지배적인 지위를 유지하는 데 따른 위험을 지적하고 미국의 재정 및 금융 규제 문제가 확산될 수 있으며, 달러가 지정학적 갈등에서 무기화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중국은 미 국채를 팔아 치우는 대신 자산 다변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특히 금·식량·에너지·광물 등 비달러 자산의 큰손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중국 국가외환관리국(SFO)에 따르면 중국의 공식 금 보유량은 6월 말 기준 7390만 트로이온스를 기록하며 8개월 연속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핵심 광물의 중국 집중도도 매우 높아 구리·리튬·니켈·코발트·흑연·희토류 등 6대 핵심 광물의 정제 생산에서 중국이 세계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중국 내 싱크탱크에서도 비달러 자산 보유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발언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중국의 경제학자와 정책 고문들은 중국 외환 보유액의 균형 있고 통제 가능한 배분을 위해 아시아 무역 파트너의 금융 상품, 금, 에너지, 식량 등 핵심 자원 등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을 잇따라 내놓고 있습니다. 높아진 위안화 매력에…판다본드 발행량 전년比 2배 늘어 위안화의 글로벌 위상이 높아지면서 위안화 채권을 발행하려는 외국 기관들이 늘고 있습니다. 21일 차이신에 따르면 BMW차이나와 파워차이나·멍뉴·중국가스·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등 5개 기관이 이달 중 판다본드를 발행하거나 발행할 예정입니다. 이들 5곳을 포함해 이달 중 최소 11곳에서 150억 위안(약 2조 9046억 원) 규모의 판다본드를 발행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배 늘어난 수준입니다. 올 상반기 발행된 판다본드는 844억 위안으로, 외국 기관이 이 중 235억 위안을 발행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1% 늘었습니다. 위안화에 대한 중장기 전망도 좋은 편인데요. 중국 은행 간 시장 교역상 협회에 따르면 상반기 중장기 판다본드 발행 비중은 74%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포인트나 늘었습니다. 전문가들은 판다본드 수요가 몰리고 있는 이유로 저렴한 조달 비용을 지목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저금리 환경과 판다본드 발행 수요 확대로 금리가 낮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올 상반기만 해도 판다본드 평균 금리는 2.03%로 지난해 2.40%보다 떨어져 미국 등 다른 국가에 비해 경쟁력이 높은 편입니다. 판다본드 관련 규제 역시 점진적으로 완화되며 자금 조달이 필요한 기관들을 불러모으고 있습니다. "비축분 모두 소진"…美물가 오를일만 남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 영향으로 미국 기업들이 가격을 올리고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지는 흐름이 가시화하고 있습니다. 고율 관세에 대비해 쌓아둔 몇 달 치 재고가 소진되면서 관세 인상분을 소비자가격에 전가하고 있는 것입니다. 식품 대기업 콘아그라 측은 이달 “주석 도금 강판에 대한 관세 여파로 토마토 통조림, 휘핑크림, 쿠킹 스프레이 등의 가격을 인상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나이키도 올해 수입관세 비용이 10억 달러(약 1조 4000억 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비용 절감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가을께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산업용 부품 공급 업체 패스도 2분기 제품 가격을 올렸고 향후 90일 안에 추가 인상할 방침입니다. 미 최대 철강 업체 중 한 곳인 뉴코 역시 6월 초부터 열연코일 가격을 두 차례 높였습니다.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도 꿈틀대고 있는데요. 최근 나온 미 6월 CPI 상승률은 2.7%(전년 대비)로 5월의 2.4%에서 오르며 올 2월(2.8%) 이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상태입니다. 런던 소재 캐피털이코노믹스에 따르면 미국의 평균 수입관세율은 1월만 해도 2% 수준이었지만 최근 15%로 급등해 1940년대 이후 약 80년 만에 최고치를 보였습니다.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뉴욕 증시에 대한 경고도 나왔습니다. HSBC의 앨러스테어 핀더 수석 글로벌 주식전략가는 “관세율 상승이 미국 기업 이익 증가율을 5% 낮출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日 퍼스트' 우익 정당 돌풍…집권여당도, 제1야당도 힘 빠졌다 20일 치러진 일본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집권 자민당과 연립 정당 공명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했습니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도 존재감을 키우지 못한 가운데 ‘일본인 퍼스트’를 내세운 우익 정당 참정당과 보수 성향의 국민민주당이 예상을 넘어선 성과를 내며 양당 구도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중·참의원 모두에서 과반을 잃은 이시바 시게루 내각이 사실상 ‘식물 내각’으로 전락하며 일본 정국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격랑에 휩싸이는 분위기입니다. 21일 NHK에 따르면 최종 개표 결과 자민당은 39석, 공명당은 8석을 확보해 연립 여당은 총 47석에 그쳤습니다. 목표로 제시했던 50석에 못 미치면서 참의원은 여당 122석, 야당 126석으로 여소야대 구도가 됐습니다. NHK는 자민당이 지난해 중의원 선거에 이어 이번 참의원 선거에서도 과반을 놓쳤다며 1955년 자민당 창당 이후 처음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연립 여당의 패배 원인으로는 미일 통상 교착, 쌀값 급등, 고물가 등 대외·대내 악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집권당의 잇따른 정책 실패와 무능에 실망한 보수층과 무당층이 신생 정당으로 향하며 야당이 약진하는 결과를 낳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
구윤철 "통상교섭본부장과 25일 美서 '2+2' 관세 협의"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5.07.22 08:54:42정부가 25일 미국에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만나 ‘2+2’ 회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외경제장관회의를 개최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저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USTR 대표와 2+2로 25일 회의를 하는 것으로 확정됐다”고 밝혔다. 이어 “외교부 장관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각각 카운터파트와 회의하기 위해 빠르면 이번주 최대한 빨리 미국으로 가서 설득할 계획이 있다”고 덧붙였다. 외교부와 산업부는 각각 미국과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당초 미국과의 통상 협상은 구 부총리와 김정관 산업부 장관이 함께 동행하는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그러나 2+2 회의 참석자가 산업부 장관에서 통상교섭본부장으로 변경됐다. 구 부총리는 이에 대해 “미국 쪽에서 재무장관과 USTR로 요청이 와서 우리도 그렇게 하기로 했다”며 “산업부 장관은 별도로 만나서 논의하는 것으로 했고 외교부 장관도 마찬가지로 해서 총력 대응 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설명했다. 이날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는 미국과의 협상을 위한 정부안이 마련됐다. 구 부총리는 “국익과 실용 차원에서 논의했다”며 “마지막 갈 때까지도 최선을 다해 촘촘한 전략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날 대경장에는 구 부총리, 조현 외교부 장관, 김정관 산업부 장관, 여한구 통상본부장,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 등 13명이 참석했다. 구 부총리는 구체적인 정부 협상안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자세한 논의 내용은 저희들의 전략이기 때문에 말씀을 못 드린다는 점을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
'불닭 신화' 계속되나…신한證 "삼양식품 목표 주가 18%↑"[줍줍리포트]
증권 국내증시 2025.07.22 08:54:34신한투자증권은 삼양식품(003230)에 대해 관세 우려보다는 수출 모멘텀이 반영될 시기라며 업종 내 최선호주 의견을 유지했다. 조상훈 연구위원, 김태훈 연구원은 22일 보고서에서 "미국 상호관세 유예 시한을 앞두고 우려가 재차 부각되나 높은 매출총이익률과 낮은 가격 민감도, 높은 브랜드파워, 가격 인상으로 상쇄할 수 있다"고 봤다. 특히 "7월부터 밀양2공장이 가동되는 가운데 내년 1월 말 중국 현지 공장 완공 후에는 외형 성장이 가속할 것"으로 기대했다. 조 연구위원 등은 "이는 양적 한계가 명확해진 국내 음식료 시장에 모범"이라며 "밸류에이션은 다소 부담스러우나 해외 모멘텀 확대 초입 구간으로 경쟁업체들 대비 높은 성장성이 장기간 지속될 수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업종 내 최선호주 의견을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140만원에서 165만원으로 18% 상향 조정했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한편 올해 상반기 K-라면 수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1조 원을 넘어섰다. 한국무역협회(KITA)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라면 수출액은 7억 3172만 달러(한화 약 1조 184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23.9% 증가했다. 상반기 기준 처음으로 수출액 1조 원을 돌파한 수치다. 상반기 기준 라면 수출액은 매년 역대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2022년 3억 8328만 달러(약 5335억 원), 2023년 4억 4605만 달러(약 6207억 원), 2024년 5억 9022만 달러(약 8213억 원)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성장세도 꾸준하다. 올해 상반기 라면 수출 증가율은 매달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1월부터 6월까지 월별 수출 증가율은 각각 △25.3% △30.4% △25.8% △24.1% △18.1% △21.4%로 집계됐다. -
셀트리온, 사상 최대 실적…하반기 성과 기대… NH證 "목표가 23만 원"[Why 바이오]
사회 사회일반 2025.07.22 08:51:21NH투자증권은 22일 셀트리온에 대해 상반기 실적 바닥을 탈출했고 하반기 성과가 기대된다며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가 23만원을 유지했다. 한승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셀트리온에 대해 "지난 3월 이후 주가 조정은 3개 분기 연속 컨센서스를 하회한 실적 우려와 미국 의약품 관세 불확실성 탓"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해당 이슈들이 해소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돼 최근 주가 반등에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셀트리온은 전일(21일) 2분기 실적발표에서 연결 기준 매출액 9615억 원, 영업이익 2425억 원으로 각각 전년동기 대비 9.9%, 234.5% 증가했다. 이는 2분기로서는 역대 최대 실적이며, 시장 컨센서스에 부합했다. 한 연구원은 "올 하반기 옴리클로, 앱토즈마 등 4개 품목의 출시가 예정돼 있어 고마진 신규 제품 성장은 지속될 것"이라며 "향후 추세적 우상향을 위해서는 영업이익 성장과 신성장 전략 성과가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셀트리온의 전 거래일 종가는 18만1200원, 시가총액은 40조3040억 원이다. -
"모든 카드 테이블 위에 있다"…대외경제장관회의서 美 관세 전략 논의 [Pick코노미]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5.07.22 07:09:20미국과 진행 중인 통상 협상 데드라인이 임박한 가운데 22일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고 협상 전략을 최종 점검한다. 이재명 정부의 경제팀 수장들은 이번 주 미국으로 건너가 첫 번째 시험대에 오른다. 우리나라의 핵심 수출 제품인 자동차·철강 등에 대한 품목관세를 낮추면서 환율·농산물 등의 피해는 최소화하는 게 이들에게 주어진 숙제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1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취임식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방미 일정과 관련해 “미국과 협의하고 있다”며 “협의가 되는 대로 최대한 빨리 만나 한국 상황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서 국익과 실용에 맞게 협상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구 부총리는 구체적인 방미 시점을 밝히지 않았지만 미국이 제시한 상호관세 유예 기한이 8월 1일인 점을 고려하면 이번 주 내 출국할 가능성이 크다. 구 부총리는 22일에는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해 통상 교섭안을 비롯한 주요 경제정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이번 주 방미를 앞두고 최종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 부총리와 김 장관의 방미 일정이 최종 확정되면 한미 양국 간 고위급 협의체가 석 달 만에 재가동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4월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와 안덕근 전 산업부 장관은 미국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2+2 고위급 회의’를 갖고△관세·비관세 조치 △경제안보 △투자 협력 △통화·환율 정책 등 4개 핵심 분야에 대해 논의를 구체화해나가기로 했다. 하지만 최 부총리의 사임과 조기 대선 등으로 ‘2+2 협의체’는 가동이 사실상 중단됐다. 김 장관도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통상 긴급 점검회의를 열고 “미국과의 협상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실효적 대책을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대한상공회의소·한국경제인협회·한국무역협회 등 주요 경제 단체 관계자들과 반도체·자동차·철강 등 주력 산업 업계 대표들이 대거 참석해 현안을 점검했다. 한미 관세 협상에서 미국 측은 자국 상품 구매 확대를 통한 무역 균형 추구와 더불어 30개월령 이상 소고기 수입부터 농산물 수입, 구글 정밀 지도 반출에 이르는 다양한 ‘비관세 장벽’ 문제 해결을 우리 측에 구체적으로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장관은 “베스트 시나리오와 워스트 시나리오가 모두 열려 있는 엄중한 상황”이라며 촉박한 협상 시한과 기업들의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민감성을 최대한 반영하면서 국익 관점에서 최선의 결과가 도출되도록 대응 역량을 가다듬고 있다”며 “모든 것이 테이블 위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우리 경제에 최대 이익이 되는 범위에서 어떤 협상 카드든 꺼낼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앞서 국회 농림수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을 18일 국회로 불러 간담회를 열고 “미국과 관세 협상에서 우리 농가가 피해를 볼 수 있는 과도한 양보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부가 농산물을 중심으로 타협안을 내놓을 수 있다는 게 정부 안팎의 관측이다. 한편 구 부총리와 김 장관은 이날 나란히 정부세종청사에서 취임식을 갖고 혁신적 정책 추진 의지를 밝혔다. 구 부총리는 ‘다시 태어나는 기재부’를 강조하며 국민 친화적 공직 문화와 인공지능(AI) 활용 등을 통한 혁신을 제시했다. 구 부총리는 취임 강연에서 “주식회사 대한민국의 핵심 사원이자 부처 간 파트너가 되자”며 직원들에게 당부했다. 그는 협업과 현장 중심의 문제 해결을 강조하고 형식 간소화, 직급 없는 소통 문화 구축 등을 주요 혁신 방향으로 제시했다. 김 장관도 이날 취임사에서 “산업부가 글로벌 위기 속에서 기업의 선봉장이 돼야 한다”며 현장 중심의 실질적 성과 창출을 약속했다. 그는 특히 “속도와 소통, 실천과 체감을 기준으로 진짜 성과를 만들어야 한다”며 “보여 주기식 가짜 일을 멈추고 현장 중심의 진짜 일에 집중하자”고 강조했다. AI·에너지 혁명 대응과 초격차 산업 육성, 재생에너지 확대를 통한 산업구조 혁신 의지도 함께 밝혔다. -
MS 30일 실적 발표 앞두고 기대감↑…월가선 잇따라 목표가 상향[인베스팅 인사이트]
증권 증권일반 2025.07.22 07:00:00마이크로소프트(MS)가 오는 30일 예정된 2025 회계연도 4분기(4~6월) 실적 발표를 앞두고 시장의 기대를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수요를 양축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게 평가되면서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일제히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고 나섰다. 22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웰스파고는 21일(현지시간) 마이크로소프트의 목표주가를 585달러에서 600달러로 상향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역시 20일 기존 515달러에서 585달러로 목표가를 높였으며, 도이체방크도 최근 기존 500달러에서 550달러로 조정했다. 이들 증권사들은 공통적으로 클라우드 플랫폼인 애저(Azure)의 성장과 AI 서비스의 견조한 수요, MS 오피스·PC 부문 전반의 안정적인 성장 흐름에 주목했다. BofA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 클라우드 부문 성장률이 전년 대비 35.5%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기존 전정치인 34.2%를 웃도는 수치다. MS 오피스 부문 역시 견고한 수요를 보이며 성장률 전망치를 14%에서 15%로 상향 조정했다. 글로벌 PC 출하량 회복에 따라 PC 부문도 3.4%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BofA는 이러한 추세가 이어진다면 마이크로소프트의 연간 매출 성장률은 2026 회계연도까지 14%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웰스파고는 “AI 부문은 올해 상반기에 이미 연간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다”고 전했다. 특히 기업들 사이에서 단순한 챗봇을 넘어 멀티 에이전트와 워크 플로우(업무 흐름) 자동화 수요가 확산하며, AI 활용 수요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웰스파고는 애저의 생산 능력 제약에도 불구하고, 파트너사의 긍정적 피드백과 3분기의 실적 성장 흐름이 4분기까지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도이체방크는 올 3분기 애저 실적이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돈 이후, 마이크로소프트 주가가 지속적으로 시장 수익률을 상회해 왔다며, 4분기에도 유사한 흐름이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특히 AI 투자와 비용 절감의 균형, 견조한 PC 수요, 그리고 관세 불확실성 해소 등을 실적을 지지하는 요소로 꼽았다. 아울러 AI 관련 인프라 투자와 전사적 전략 전환이 장기적인 수익성 성장를 이끌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달 30일(현지시간) 2025 회계연도 4분기 실적을 발표를 앞두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뿐만 아니라 같은 날 메타와 함께, 오는 23일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 등 미국 AI 빅테크들의 실적 발표가 이달 말 줄줄이 예정돼있다. 시장은 이번 실적 발표가 AI 주도 성장의 지속 가능성과 하반기 전망을 가늠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한국타이어 美공장, 트럭·버스용 신제품 투입…풀라인업 구축 [biz-플러스]
산업 기업 2025.07.22 05:57:45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161390)가 올해 말 미국에서 트럭·버스용(TBR) 타이어 생산 첫발을 뗀다. 한국타이어는 트럭·버스용 타이어 생산 거점을 미국으로 확대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차세대 제품을 현지에서 조달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미국의 고율 관세를 돌파하고 시장점유율까지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4분기 중 미국 테네시 공장에서 트럭·버스용 타이어 공급을 목표로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회사 측은 미국 등 북미 지역에 출시할 AL52·DL52·TL52 등 3개 신제품을 생산할 계획으로 TBR 제품을 미국에서 만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타이어는 TBR 제품 초도 생산을 시작으로 내년 말까지 연간 100만 본 양산 체제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승용차·경트럭용(PCLT) 타이어의 연간 생산 규모도 현재 550만 본에서 1100만 본으로 2배 늘린다. 2017년 세워진 테네시 공장은 지금까지 PCLT 타이어만 취급했지만 올해 말부터는 TBR 타이어까지 생산 가능한 핵심 거점으로 탈바꿈한다. 한국타이어는 미국에서 TBR 타이어를 최초 생산하는 것에서 나아가 성능을 개선한 신제품을 투입해 북미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아직 출시 전인 3개 신제품의 구체적 제원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타이어 마모 진행 상황에 따라 최상의 성능을 구현하는 ‘히든 그루브’ 등 혁신 기술로 기존 제품 대비 긴 수명과 연비 효율성, 주행 안정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이번 신제품은 최신 기술을 적용한 핵심 상품으로 북미 시장 점유율 확대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타이어는 수익성이 높은 북미 TBR 타이어 시장에서 현지 생산과 신제품 출시를 앞세운 투트랙 전략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한국타이어의 TBR 제품 지역별 판매 비중을 보면 지난해 기준 북미 시장 점유율이 38%로 유럽(29%), 한국(19%), 중국(6%) 등에 앞서 최대 판매처로 자리매김했다. 한국타이어는 그동안 한국·중국 공장에서 만든 TBR 타이어를 미국에 수출했는데 5월 초부터 미국 정부의 25% 관세 부과로 전략 수정이 시급해졌다. 앞으로 테네시 공장을 통해 제품을 현지 생산, 고율 관세를 피하면 우수한 성능의 신제품을 합리적 가격으로 공급해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타이어의 이 같은 생산·판매 전략은 미국 내 경쟁 업체들과는 사뭇 다른 것이어서 주목된다.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타이어 시장 점유율 2위인 일본 브리지스톤은 이달 말까지 사업 기반 최적화를 겨냥해 미국 테네시주에 있는 TBR 타이어 공장 2곳 중 1곳을 폐쇄하기로 했다. 업계 1위인 굿이어도 올 초부터 버지니아주 댄빌 공장의 TBR 타이어 생산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TBR 타이어의 판매 단가는 일반 승용차 타이어의 5배 정도 높아 매출 증가에 큰 도움이 되지만 경기 영향을 많이 받는 제품군”이라며 “현금력을 갖춘 한국타이어가 TBR 타이어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미국 현지에서 풀라인업을 구축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TBR 타이어 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더욱 활발해진 e커머스(전자상거래) 산업에 힘입어 꾸준한 성장이 기대된다. 증가하는 운송·물류량에 따라 트럭·버스 등 대형 상용차 타이어 수요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 기관인 지온마켓리서치는 전 세계 TBR 타이어 시장이 지난해 177억 9000만 달러(약 24조 7600억 원)에서 2034년 347억 4000만 달러(약 48조 3500억 원)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해외칼럼] 트럼프가 통계를 조작하는 방법
오피니언 사외칼럼 2025.07.22 05:30:00장부를 조작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수집된 자료를 조작하거나 삭제할 수도 있고 아예 데이터가 수집되지 않도록 할 수도 있다. 근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통계기관을 폐쇄하고 예산을 삭감하는 등 두 번째 계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벌써 수개월 간 트럼프는 객관적이고 신뢰할만한 연방 통계와 전쟁을 벌이고 있다. 여기서 ‘통계’란 미국인들이 당연한 것으로 여길지 몰라도 세상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크고 작은 정보를 의미한다. 이런 수치들은 가족들이 어디에 살지, 의사들이 환자를 어떻게 치료할지, 기업들이 무엇을 팔지 또는 고용할지 결정하는데 도움을 준다. 그러나 정부가 불편한 결과를 담은 통계 발표를 지연, 부분삭제 또는 취소하는 사례가 잦아지고 있다. 예들 들어보자. 농무부는 농산물 관련 상품의 국제 무역동향을 추정하는 분기별 보고서를 작성한다. 가장 최근의 보고서는 트럼프의 관세와 해외의 반미정서와 관련해 올해 말 미국산 농산물의 무역 적자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물론 이는 트럼프의 무역정책에 위배되기 때문에 보고서 발표가 지연됐고, 일반적으로 보고서에 포함되는 상세한 설명 분석 없이 공개됐다. 예를 들면 캐나다에서 일고 있는 반미정서가 미국산 농작물 수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분석한 내용이 삭제됐다. 눈에 잘 뜨이지 않는 이같은 변화는 일종의 전환점을 의미하는 것일 수 있다. 최근까지 행정부는 경제 데이터에 거의 손을 대지 않았다. 약물남용 혹은 어린이 문맹률 등의 자료와 달리 실시간 경제 수치는 시장을 움직일 수 있다. 투자자들은 데이터의 신뢰성이 의심될 경우 당황할 것이고, 트럼프의 경제보좌관들도 이를 잘 알고 있다. 이런 우려 때문에 이전의 정부 관리들은 수치 조작을 주저했지만 지금은 그런 주저감이 사그라지고 있는 듯 보인다. 시장분석가들과 이코노미스트들은 한때 반석처럼 굳건했던 연방 경제 데이터의 신뢰성에 대해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분명히 말해 행정부 관리들은 노골적으로 수치를 조작하거나 옛말처럼 원하는 결론을 끌어내기 위해 ‘자백할 때까지 데이터를 고문’하지는 않는 듯 보인다. 그보다는 아예 수치 분석에 필요한 자원을 통계 기관들에 제공하지 않는 방법이 자주 동원된다. 조기 퇴직, 퇴직 유예 제안, 채용 동결과 무분별한 예산삭감으로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우리의 통계 기관들은 연방법이 요구하는 일부 업무를 포함해 그들의 핵심 과업을 완수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통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과 같은 주요 거시경제 통계를 공표하는 경제분석국(BEA)은 올 들어 전체 직원의 약 20%가 감원됐다. 해당 기관은 자원 제한과 진행중인 현대화 및 보도자료 패키지 간소화를 이유로 미국내 해외직접투자와 미국의 해외투자에 관한 상세한 수치 등 특정 자료의 발표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미국을 외국인들이 투자하기에 바람직한 장소로 만들었다는 트럼프의 의심스런 주장을 추적하는데 이들은 중요한 자료다. 반박의 근거를 제공하는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면 대통령이 사실과 무관한 발언을 하기가 한결 수월해진다. BEA 이외의 다른 기관들도 비슷한 두뇌유출을 겪고 있다. 예를 들어 인구조사국의 국장 대행은 4월 현재 1000명 이상의 직원을 잃었다고 말했다. 인구조사국과 마찬가지로 심각한 인력부족에 시달리는 노동통계국은 시장을 움직이는 가장 중요한 일부 데이터의 수집을 축소해야 했다. 지난달 노동통계국은 네브라스카주의 링컨, 유타주의 프로보, 그리고 버팔로에서 모든 소비자물가 데이터 수집을 중단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일련의 전국 단위 생산자 물가 발표를 중단한다는 갑작스런 발표에 뒤이어 나왔다.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트럼프가 다시 10년 주기로 이뤄지는 인구조사를 눈여겨 보고 있다는 것이다. 인구센서스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통계지표로 헌법에 따라 의무화돼 있다. 그러나 트럼프는 빌 해거티 상원의원,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 등 공화당내 지원군의 도움으로 비시민권자를 공식 인구집계에서 제외시키려 한다. 이는 전체 인원을 집계해야 한다는 14차 수정헌법 조항에 정면으로 위배되지만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운동이 애초에 인구센서스의 집계대상에 포함시켜선 안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일일이 세야 하는 불편함을 덜어줄 것이다. 무언가를 셈에 넣지 않으면 그것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
베선트 "중요한 건 무역합의의 질" 韓에도 고강도 압박하나[이태규의 워싱턴 플레이북]
국제 정치·사회 2025.07.22 04:21:13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8월 1일(현지 시간)로 예고된 상호관세 부과와 관련해 시한에 쫓긴 협상을 하기 보다는 질 높은 합의를 하겠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가 5번의 제안을 하게 만들어 결국 최고의 합의를 이뤘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무역합의를 위해 한국 고위 관료들이 총동원된 상황에서 미국에 최대한 유리한 협상을 하겠다는 의미로, 한미 무역 협상이 녹록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베선트 장관은 21일 CNBC 인터뷰에서 "중요한 것은 무역합의의 질이지 합의의 타이밍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각국에 적용할) 최대한도의 레버리지를 만들었다"며 "우리는 8월1일까지 합의하는 것보다, 질 높은 합의를 하는 것에 더 관심이 많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우리는 계속 (무역 상대국들과) 대화할 수 있지만 합의를 하기 위해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8월 1일 관세시한의 추가 연장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무엇을 원하는지 봐야 한다”면서도 “고율 관세가 상대국에 더 큰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베선트 장관은 인도네시아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그들은 총 5차례 합의안(초안)을 가져 왔는데, 첫 제안이 매우 좋았지만 (미국이 더 많은 것을 요구하면서) 다시 (수정안을) 들고 왔다"며 "인도네시아의 제안은 점점 좋아졌고, 결국 환상적인 합의를 했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인도네시아와의 무역협상 타결 소식을 밝히면서 인도네시아산 상품의 미국 관세를 32%에서 19%로 낮추고 인도네시아 구리 시장에 대한 완전한 접근권을 확보했다고 말한 바 있다. 유럽연합(EU)와의 대화에 대해서는 "미국은 무역적자국가이기 때문에 관세는 무역흑자 국가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따라서 EU가 더 빨리 협상하려는 경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역시 미국 입장에서 8대 무역적자국이다. 미중 협상에 대해서는 "매우 가까운 장래에 (중국과) 대화할 것"이라며 "내 생각에 (중국과의) 무역은 매우 좋은 상황이다. 우리는 (중국과) 다른 것들을 논의하기 시작할 수 있다"고 예고했다. 또 "불행히도 중국은 제재를 받고 있는 이란과 러시아의 석유를 매우 많이 구입한다"며 "그래서 우리는 (차기 미중협상에서) 그것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가 50일 안에 휴전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러시아와 교역하는 나라에 대해 100% 정도의 세컨더리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도 베선트 장관은 "(세컨더리 관세 부과까지)시한이 10일일지, 30일일지, 50일일지 모르지만 (미국의) 제재 대상인 러시아 석유를 사는 나라는 100%의 2차 관세를 물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베선트 장관은 중국의 과잉생산 문제도 짚고 넘어가겠다는 뜻을 분명히했다. 그는 세계 제조업 수출의 약 30%를 차지하는 중국이 과잉 생산한 제품들이 유럽과 캐나다, 호주 및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도국을 통칭)로 가고 있다고 지적하며 "중국이 해야 할 (경제의) 거대한 재균형(rebalancing)"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결국 중국이 '과잉생산'에 기반한 수출 주도의 경제에서 벗어나 내수 중심으로 체질을 전환할 것을 촉구한 언급으로 풀이된다. 베선트 장관은 또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기대에 부응하지 않고 있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제기한 연준 건물 개보수 비용 과다 문제 뿐 아니라 연준의 전반적인 업무 수행에 대해 점검할 것임을 시사했다. 베선트 장관은 "우리는 연준이라는 기구가 성공적이었는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사설] 관세전쟁에 힘든 기업들, 상법·노란봉투법 압박할 때 아니다
오피니언 사설 2025.07.22 00:05:00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이 18일 기자 간담회에서 미국과의 관세 협상과 관련해 “앞으로 2주에 한국 경제의 운명이 달려 있을 정도로 중요하다”면서 “지금은 조금 손해 보더라도 미래를 위해 줄 건 좀 줘야 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미 철강과 자동차·부품에 각각 50%,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한 가운데 다음 달 1일부터 예정대로 모든 대미 수출품에 25% 상호관세까지 물리게 되면 우리 기업들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최근 한경협이 실시한 수출 기업 설문조사에서는 ‘미국 관세가 15%를 넘으면 감내하기 어렵다’는 응답이 92%에 달했다. 우리 기업들이 관세 폭탄 대응만으로도 버거운 와중에 정부와 여당은 추가 상법 개정과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개정안)’ 입법에 속도를 내며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달 초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회사 및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상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데 이어 집중투표제 도입 외에도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을 추가한 ‘더 독한’ 상법 개정안 처리를 밀어붙이고 있다. 류 회장은 “한꺼번에 다 하면 부작용이 있으니 우리 경제를 위해 페이스를 늦춰가는 게 어떨까 싶다”며 에둘러 속도 조절을 주문했지만 민주당은 다음 달 상법 개정 강행을 예고한 상태다. 민주당은 불법 파업 조장 우려가 큰 노란봉투법도 1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 회부해 다음 달 중 본회의에서 처리할 가능성이 크다. 한미 협상에서 우리가 내세울 수 있는 카드는 기업들의 대미 투자 확대와 산업 협력이다. 한미 ‘윈윈’의 접점을 찾아 미국을 설득하려면 그만큼 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재명 대통령도 최근 대기업 총수들을 잇따라 만나 관세 협상 대응을 위한 정부·기업 ‘원팀’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당정이 정작 기업의 요구를 외면한 채 규제 고삐만 죄려 한다면 기업들이 뛸 동력을 찾을 수 없게 된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정부가 친기업을 계속 강조하는데 나쁜 것만 하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기업이 원하는, 더 성장하기 위한 규제 개선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코앞으로 닥친 ‘관세 태풍’을 극복하려면 규제 입법으로 기업들을 압박하는 것을 멈추고 그 대신에 우리 기업들이 위기의 돌파구를 찾을 수 있도록 전방위로 지원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
[사설] ‘日 퍼스트’ 약진에 與 참패, 미래 지향적 한일관계 지속돼야
오피니언 사설 2025.07.22 00:05:00일본의 집권당인 자민당과 연립여당인 공명당이 20일 치러진 참의원 선거에서 ‘일본인 퍼스트’를 외치는 참정당 및 국민민주당 등 우익 정당들의 약진에 밀려 과반 의석(125석) 수성에 실패했다. 자민당과 공명당의 참의원 총의석은 기존 141석에서 122석으로 감소한 반면 참정당과 국민민주당의 의석은 각각 2석에서 15석, 9석에서 22석으로 급증했다.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구호를 앞세운 ‘미국 우선주의’ 바람이 국제 질서를 흔드는 가운데 ‘일본 우선주의’를 내세운 강성 우파 세력까지 부상한 것이다. 이런 와중에 온건 보수파인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지난해 10월 중의원 선거와 올해 6월 도쿄도의회 선거에 이은 선거 3연패 책임론에 몰려 퇴진한다면 지난달 이재명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통해 마련한 양국 관계 발전의 토대가 흔들릴 수 있다. 자민당이 중의원·참의원에서 모두 과반 의석을 지키지 못한 것은 1955년 창당 이래 처음이다. 현 정권이 3년여 동안 이어진 물가 상승, 실질 임금 하락 등 경제·민생 문제를 풀지 못하자 민심이 돌아선 것이다. 그 틈새를 노린 참정당과 국민민주당은 실질 임금 하락과 집값 상승의 원인을 저임금 외국인 근로자 유입, 해외 투자자의 일본 부동산 매입 탓으로 돌려 표를 얻었다. 우익 정당들은 주로 중국을 표적으로 삼고 있지만 고립주의를 추구하고 있어 한일 교류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한일 양국은 고립주의 함정과 일부의 혐오 정서에서 벗어나 지속적으로 미래 지향적 관계로 나아가야 국제 질서의 격랑을 넘으면서 동북아 번영과 평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 두 나라 사이에는 북한·러시아 결속에 따른 안보 위기, 중국의 기술 패권 확보 시도, 미국의 관세·방위비 인상 압박 등 공통의 경제·안보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이런 문제들을 함께 풀어가려면 양국 정상의 셔틀 외교, 한일의원연맹, 기업·학계 교류 채널 등을 총동원해 협력을 확대해가야 할 것이다. 특히 반도체, 조선, 인공지능(AI) 분야 등에서 공동 투자와 인재 육성 등의 기회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 또 한미일 안보 협력과 공조를 강화해 북한 등의 핵 위협을 억제해야 한다. -
"나라 살리자" 獨기업 61곳 '1000조' 애국투자 결정
국제 정치·사회 2025.07.21 21:39:06독일 재계가 장기 불황에 빠진 경제를 살리기 위해 앞으로 3년 간 약 1000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지멘스 등 독일의 61개 대기업은 21일(현지 시간) 성명을 내고 2028년까지 독일 내 설비와 연구개발 등 투자에 6310억 유로(1019조 원)를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폭스바겐과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자동차 3사와 SAP·알리안츠·도이체방크·라인메탈 등을 비롯해 반도체회사 엔비디아와 자산운용사 블랙록 등 미국 회사들도 참여 의사를 밝혔다. 이번 투자 계획에는 '메이드 포 저머니(Made for Germany)'라는 이름이 붙었다. 기업 대표들은 이날 오후 총리실을 찾아가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와 라르스 클링바일 재무장관 등 경제 관료들을 만날 계획이다. 이번 투자계획을 주도한 지멘스의 롤랜드 부시 최고경영자(CEO)는 경제지 한델스블라트와의 인터뷰에서 "산업 입지로서 독일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는 건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라며 각종 승인 절차 간소화와 노동력 확보 대책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최근 독일 정부는 2029년까지 설비 투자와 법인용 전기차 구매 등에 약 458억 유로(74조 원)의 세금을 줄여주는 기업 감세 패키지 법안을 만들었다. 지난 3월에는 철도·도로 등 인프라 투자에 쓸 기금 5000억 유로(807조 원)를 조성해 12년간 소비할 계획을 밝혔다. 자동차·화학 등 수출제조업 중심인 독일 경제는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에너지값 폭등의 직격탄을 맞았다. 2023년과 2024년 연속으로 역성장을 기록한 가운데 올해는 미국발 무역전쟁의 불확실성마저 겹치며 투자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요아힘 나겔 분데스방크(독일중앙은행) 총재는 미국 정부가 예고한 대로 내달 1일부터 유럽연합(EU) 상품에 상호관세 30%를 부과할 경우 올해 독일 경기침체를 배제할 수 없고,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 0.7%도 달성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
[무언설태] 참여연대 “姜은 부적절”…여전히 ‘의원 불패’인가요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07.21 18:05:49▲이재명 대통령이 ‘보좌진 갑질’ 의혹 등에 휩싸인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임명하는 수순에 들어가자 진보 성향 시민단체인 참여연대가 21일 “납득하기 어렵고 부적절하다”며 지명 철회를 촉구했습니다. 참여연대는 논평에서 “강 후보자 임명 강행은 ‘제 식구 감싸기’로 비판받고 새 정부에 대한 신뢰를 훼손할 것”이라고 지적했는데요.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면서도 강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는 배경으로는 ‘친명계 국회의원’이라는 점이 거론됩니다. 2000년 인사청문회 제도 도입 이후 현역 의원이 낙마한 사례는 한 차례도 없었습니다. 새 정부도 여전히 ‘의원 불패’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군요. ▲여야 의원 13명으로 구성된 한미의원연맹 방문단이 한미 관세 협상을 국회 차원에서 지원하기 위해 20일 미국을 방문했습니다. 방문단은 미국 상하원 의원들과 싱크탱크 관계자 등을 면담해 한미 통상 협상의 호혜적 타결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한목소리로 요청할 계획입니다. 의원들의 이번 방미가 여야 협치의 계기로 작용해 정치를 복원했으면 좋겠네요. -
[청론직설] “ ‘선진국 함정’ 기로…부동산 안정·성장 잠재력 확보에 미래 달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07.21 18:05:21한국 경제가 복합위기를 맞은 가운데 이재명 정부가 지난달 출범했다. 미국발(發) 통상 전쟁과 인공지능(AI) 대전환 등으로 글로벌 경제 질서가 급변하는 가운데 낡은 산업 구조와 부동산 거품, 시대착오적 노사 관계에 갇혀 성장 동력을 잃어가는 경제를 재도약시키는 중대 과제가 새 정부 앞에 놓였다. 한국경제학회장을 지낸 김인준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21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부동산 과열과 성장 잠재력 하락은 우리 경제의 최대 리스크”라며 “새 정부는 일관된 정책으로 부동산·금융 시장이 안정될 것이라는 확신을 국민들에게 심어주고 AI·바이오헬스·에너지 분야를 신성장 동력으로 집중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경제는 지금 ‘선진국 함정’의 기로에 섰다”며 “새 정부가 포퓰리즘의 유혹에 빠지지 않고 신산업 육성과 인재 양성, 노동 개혁에 매진한다면 1%대로 떨어진 잠재성장률을 다시 2~3%대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정부는 우리 경제 현실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급 위기’로 보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경제가 많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부동산 과열로 부(富)의 양극화, 자산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는 데다 성장 잠재력도 하락하고 있다. 이 문제를 풀지 못하면 우리나라가 ‘선진국 함정’에 빠져 일본과 같은 ‘잃어버린 30년’, 더 심하게는 남미와 같은 경제 위기에 빠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경제난에 허덕이는 아르헨티나도 과거 세계 8위의 경제 국가였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새 정부는 어떻게든 경제가 안정될 수 있는 희망을 줘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부동산 과열 해소가 시급하다. 집값이 안정될 것이라는 확신을 국민들에게 심어줘야 가계 대출이 진정되고 금융 시장이 안정될 수 있다. 그래야 젊은이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다. 자산 양극화 해소는 정치 안정과도 연관돼 있다. 양극화는 허탈감과 좌절·분노를 낳고 정치 포퓰리즘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지금이 양극화를 시정할 수 있는 적기, 조금 과장되게 표현하면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강력한 대출 규제에 나섰는데. △부동산 거품을 일으키는 것은 결국 금리다. 돈을 풀면 부동산 가격이 오르고, 담보 가치가 오르니 대출은 더 늘어난다. 그런 점에서 부동산 대책을 금융에서 시작한 것은 잘한 일이다. 하지만 여기서 그쳐서는 안 된다. 보유·거래세 등 조세 정책과 공급 정책도 뒤따라야 한다. 금융에서도 확실한 의지를 보여 정책 안정성에 대한 믿음을 줘야 한다. 정권 초기에는 다소 불만이 있어도 정책을 밀고 나갈 수 있지만 나중이 문제다. 침체기에 가장 손쉬운 경기 대응이 금리를 낮추고 부동산 규제를 푸는 것이다. 확장 재정 정책을 펴면 부동산을 안정시키기 어렵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성장 동력이 약화하면서 올해 잠재성장률이 1%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 우리 경제를 이끌어가는 경쟁력이 뭐냐고 물으면 대답하기 쉽지 않다. 지금은 미국과 같은 ‘퍼스트 무버’가 산업 정책을 펴서 성장 동력을 일으키는 시대다. 그만큼 정부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여기서 정부의 역할이란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에너지·물 등 인프라를 제공하는 것이다. 대만이 반도체 산업을 일으키고 아일랜드가 바이오 산업 경쟁력을 키운 것은 정부의 역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우리 정부도 소신을 갖고 욕먹을 각오를 하면서 성장 동력 육성을 위한 산업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경계할 점은 경제 규모가 매우 큰 미국이나 중국을 무리하게 따라가려 하는 것이다. 중국의 경우 정부가 활용할 수 있는 자금 규모는 우리와 비교되지 않는다. 결국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과거 성장 동력만으로는 안 된다. 우리 경제는 막다른 지점에 와 있다. 지금이 정말 중요한 시기다. -미래 성장을 위해 어떤 분야를 육성해야 하는가. △AI·바이오헬스·에너지 분야다. AI의 중요성은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다. 바이오헬스의 경우 동남아시아라는 막대한 잠재적 시장을 흡수할 수 있다. 요즘 똑똑하면 무조건 의과대학을 간다고 하는데 바이오 분야에도 우수한 인력들이 많다. 보상 체계를 제대로 갖추고 의료 분야와 연계해 연구를 지원하면 의과학 산업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키울 수 있다. 에너지 산업 발전은 AI 육성을 위해서도 필수 과제다. 전기차 배터리와 원자력발전, 특히 소형모듈원전(SMR) 분야의 경쟁력을 계속 키워가야 한다. 앞으로 AI 경쟁에서 에너지 비용이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2040년에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0%대로 떨어진다는 전망도 있다. 저성장이 고착화하는 것인가. △당장은 어렵겠지만 앞으로 10년 정도 전략산업 육성에 매진한다면 잠재성장률을 다시 2~3%대로 끌어올릴 수 있다. 이를 위해 인재, 특히 이공계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통적 교육 시스템을 바꾸고 대학 교육을 유연화·자율화하도록 사회적 합의를 이뤄야 다방면으로 인재를 키워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다. 조성진이나 임윤찬이 전통 교육 시스템에 갇혀 있었다면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 성장할 수 있었겠는가. 고급 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충분한 보상도 뒤따라야 한다. 대학 등록금 동결과 처우 악화로 우수한 교수들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상황에서 고급 인재 양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청년 실업 문제도 심각해지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경쟁력 있는 인재들을 양성하면 자연스레 해결될 수 있는 문제다. 교육 시스템을 개혁해 기업들이 필요한 분야의 인력을 자체적으로 육성할 수 있도록 학교와 협업하는 길을 터줘야 한다. 수능 점수에 따라서 학교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학생 선발을 대학의 자율에 맡겨야 한다. 지금은 똑똑한 젊은이들이 경직된 시스템에 갇혀서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교육이 바뀌어야 풀 수 있는 과제다. 지금 서울대 10개를 만드는 것은 의미가 없다. 우선 약해진 서울대 자체의 경쟁력부터 키워야 한다. -갈수록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데,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가. △우선 동맹 관계를 확실히 해두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중국의 2배가 넘는데, 원래 대국 옆에 있는 부유한 작은 나라는 힘들어지기 마련이다. 일본·대만이 모두 우리와 유사한 입장일 것이다. 중국과 협력할 일은 협력하되 한미 동맹이 최우선이라는 우리의 입장을 확실히 해둘 필요가 있다. 미국에 대해서는 핵연료 재처리 문제 등에서 일본과 동일한 대우를 요구할 필요가 있다. 이제 우리나라는 경제력이나 전략적 중요성 측면에서 일본보다 못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경제 측면에서는 일본·대만과의 협력을 모색해야 한다. 일본은 소재·장비 분야에서 경쟁력이 높고, 대만은 반도체 생태계에서 활성화돼 있지만 산업 구조가 다각화돼 있지 않아 한국과 협력할 분야가 많다. 서로 다른 강점을 지닌 세 나라가 협력을 강화하면 대미 관계에서도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 미국의 관세 압박과 무리한 요구에 일방적으로 당할 필요는 없다. -우리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반드시 이뤄야 할 과제는 무엇인가. △노사가 공생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노조는 이제 기업과 같이 가야 살 수 있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고 첨단산업이 경제를 견인해야 하는 시점에 여전히 과거의 낡은 노동운동에 얽매여서는 답이 없다. 노조와 기업이 미래 산업 발전을 위해 협력하지 않으면 경제 성장에 병목현상이 생길 수밖에 없다. 노동 개혁이 필수라는 점에서 이재명 정부에 기대를 걸 수 있다고 본다. 노조 친화 성향이 강한 정부라는 점이 노조 설득과 개혁 추진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정부의 지지 기반이 흔들릴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노동 개혁이 가장 큰 업적이 될 수 있다. 과거 노무현 정부도 지지층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것이 최대 업적으로 평가받지 않았나. 국가 경쟁력을 잃지 않으려면 정부가 책임지고 노사 공생을 위한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새 정부가 풀어야 할 난제들이 많은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가. △국민들에게 우리의 현실을 솔직하게 알리고, 어떻게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고 신산업 경쟁력을 키워나갈지, 고통을 분담해야 할지 이야기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래야 국토 균형 발전도 추진할 수 있다. AI·바이오·에너지 등 3개 신산업 분야를 수도권·호남·영남 3개 거점 지역과 연계해서 각 지역이 자체 경쟁력을 갖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규제들을 획기적으로 풀어 경쟁력 있는 지방 교육 시스템을 갖추고 일자리·주거·의료를 뒷받침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마지막으로 새 정부에 조언을 한다면. △포퓰리즘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 또 기업에 지배구조가 중요하듯이 국가 역시 지배구조가 중요하다. 큰 권력을 쥔 정부인 만큼 견제와 균형을 유지하고, 특히 사법 체계를 훼손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그것만 지키면 칭찬받는 지도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He is… 1948년 경기 화성에서 태어나 경기고를 졸업했다. 미국 다트머스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에서 33년간 경제학을 가르치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과 한국금융학회 회장, 서울대 사회과학대학 학장, 한국경제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위기의 한국 경제’ ‘이번 경제위기 다르다’ 등의 저서를 출간했으며 현재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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