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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 시장 상황 점검 '비상대책위원회' 개최
증권 정책 2024.08.05 19:06:31한국거래소가 5일 오후 5시 30분 국내 증시 급락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비상대책위원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자리에는 정은보 이사장을 포함해 거래소 담당 임부장이 참석했다. 이번 회의에서 거래소 임직원들은 국내외 시장 상황을 집중 점검하고, 향후 국내외 증시 동향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날 국내외 증시는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 엔화가치 급등으로 인한 캐리자금 유출 우려, 중동 정세 불안 등으로 급락세로 마감했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앞으로도 증시 변동성은 확대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거래소는 증시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금융 당국과 긴밀히 공조하는 한편, 외국인·기관 동향, 미결제약정, 현선연계 포지션 등 국내외 증시 지표를 면밀히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또 주가 급등락 상황을 틈탄 불공정거래에 대한 시장감시를 대폭 강화해 위규 적발 시 즉시 관계기관 통보 등의 조치를 하기로 했다. 아울러 정부와 함께 추진하고 있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밸류업 지수 및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상품 등이 예정된 일정에 맞게 출시해 국내 증시의 수요 기반을 확충하고, 시장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
삼성액티브운용 "한국은 배당성장, 미국은 혁신기술에 집중"
증권 국내증시 2024.08.05 17:57:16“‘배당 성장’에 초점을 맞춰 KoAct(코액트)의 액티브 ETF를 국내 대표 연금 투자 ETF로 키우겠습니다.” 민수아(사진)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대표는 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개최한 ‘KoAct 출시 1주년 기자 간담회’에서 이같이 배당 성장주에 대한 투자를 강조했다. 민 대표는 “기존의 ‘KoAct 배당성장액티브 ETF’를 한국의 슈드(SCHD)로 성장시키는 한편 올해 나온 밸류업 프로그램에 맞춰 액티브 상품을 출시하는 등 국내 기업에 투자하는 액티브 ETF로도 장기 연금형 상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성과로 입증하겠다”라고 말했다. ‘슈드’로 불리는 ‘슈와브 US 디비던드 에쿼티(SCHD)’는 고배당주뿐 아니라 현금 흐름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을 고려해 추후 배당 규모가 성장할 여지가 높은 기업에 투자하는 미국 대표 배당 ETF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 역시 ‘슈드’와 유사한 방법론으로 운용되는 ‘KoAct 배당성장액티브 ETF’를 출시했다. 민 대표는 “한국 주주 환원율은 전 세계에서 가장 낮고 배당은 높아지고 있다”며 “지배구조 개선은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주주 환원 확대는 생각보다 더욱 빨리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올해 3분기 밸류업 지수가 발표되는 시점에 맞춰 이를 활용한 액티브 ETF를 출시할 수 있도록 한국거래소에 상품 출시 의사를 전달했다”며 “패시브 상품보다 액티브 상품이 더 좋은 성과를 달성할 수 있는 만큼 투자자들에게 더 나은 선택지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은 인공지능(AI) 등 글로벌 혁신 기업들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민 대표는 “최근 부진한 주가 흐름은 그동안 투자가 빠르게 늘었고 주가는 그보다 빠른 속도로 올라 이에 대한 되돌림 현상”이라면서 “주가의 변동성에 흔들리기보다 산업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흐름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인공지능(AI)이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로 확산되기 위해서는 휴대폰·PC가 모두 AI 디바이스로 교체가 돼야 느낄 수 있어 추후 AI 디바이스 시장을 유망하게 보고 있으며 AI 서비스 부문의 성장세도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은 고령화(Aging)·기후위기(Climate)·기술변화(Technology)의 변화에 맞춰 다양한 글로벌 혁신 ‘KoAct ETF’를 상장하겠다고 공언했다. 민 대표는 “바이오 혁신 치료제 ETF가 다음 달 중 상장할 예정이며 디지털 헬스케어, 기후테크, AI 서비스 등에 대해서도 면밀하게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은 현재 6개의 액티브형 ETF를 상장해 운용하고 있다. 이들 상품의 합산 순자산은 3360억 원이다. -
국내 주식형펀드 1조 베팅 개인, '패닉셀'에 발동동
증권 증권일반 2024.08.05 17:50:16펀드 투자자들이 최근 한 달 새 국내 주식형 펀드에 1조 원 이상 자금을 쏟아부으며 국장에 베팅했지만 미국발 경기 침체 우려가 공포로 확산되며 국내 투자자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금융투자 전문가들은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와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로 아시아 증시가 동반 약세를 보이고 있어 당분간 변동성 장세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현금 비중을 늘릴 것을 조언했다. 5일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2일 기준 최근 한 달 동안 국내 주식형 펀드에 1조 785억 원이 신규 설정됐다. 같은 기간 북미 주식형 펀드의 신규 설정액(1조 2055억)보다 적은 규모지만 연초 이후 국내 주식형 펀드에 6375억 원이 유입된 점을 감안하면 최근 한 달 새 설정액 증가세가 두드러지는 양상이다. 반면 북미 주식형 펀드는 연초 이후 증가한 설정액이 5조 6298억 원으로 국내 주식형의 8.5배가 넘지만 최근 수개월간 신규 설정액은 점점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2일 기준 최근 1주일 동안에는 북미 주식 펀드의 신규 설정액(2872억 원)이 국내 주식 펀드(4412억 원)보다 되레 더 적었다. 이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인공지능(AI) 열풍에 미국 기술주 중심으로 주가가 급등하며 펀드 시장에서도 북미 주식 펀드로의 집중 투자가 일어났지만 하반기 들어 미 대선을 앞두고 변동성이 커지며 차익 실현 후 국장으로 이동하려는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연초 정부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 발표 후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주주 환원책이 잇따라 발표된 데다 내년 시행 예정인 금융투자소득세의 유예 가능성이 높아진 점도 국장으로의 자금 유입을 부추겼다. 실제 올들어 이달 1일까지 ‘KRX은행(33.56%)’ ‘KRX300금융(32.84%)’ ‘KRX보험(29.10%)’ 등 금융 관련 지수가 전체 지수 상승률 상위권을 휩쓸었다. 하지만 지난주 말부터 시작된 미국발 경기 침체 공포에 국내 증시가 속절없이 무너져 내리며 간만에 국내주식 펀드에 불었던 훈풍에도 제대로 찬물을 끼얹는 모습이다. 지난달 31일 이란 수도에서 발생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최고 정치지도자 아스마일 하니예 암살 사건을 둘러싼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기가 폭풍 전야 상황인 점 역시 글로벌 증시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은 국내외 시장 관계없이 주식 비중을 낮추고 현금 비중을 늘릴 것을 조언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는 과도하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 여력이 충분하다고 본다”면서도 “제조업 회복 부진이 지속되고 중동 및 미 대선이라는 지정학적 위험이 향후 주식의 기대수익률을 제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주식 비중을 기존 ‘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하고 현금은 ‘확대’로 2단계 상향 조정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미국 주식시장이 고용지표 둔화와 AI 이익 우려까지 겹치며 대폭 하락하면서 이와 연동된 코스피도 외국인 자금이 대거 이탈하고 있다”며 “이달 말 예정된 잭슨홀미팅과 엔비디아 2분기 실적발표까지 변동성 장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금융 당국, 증시 낙폭 과도 평가…김병환 "합리적 의사결정 필요"
증권 국내증시 2024.08.05 17:19:34국내 증시 폭락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자 금융 당국이 긴급 시장점검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당국은 증시 낙폭이 과도한 측면이 있는 만큼 냉정하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5일 금융위원회는 김병환 위원장 주재로 긴급 시장점검회의를 열고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는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을 비롯해 한국거래소·국제금융센터 등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회의 참석자들은 전 세계 증시가 큰 변동성을 보이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실물 경제나 금융 시장 여건에 비해 증시 낙폭이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김 위원장은 “우리 경제가 안정적 성장 기조를 유지하고 있고 대외 악재에 대응할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갖춘 만큼 시장 참여자들의 냉정하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금융위·금감원은 관계기관과 함께 주식·외환시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시장안정조치를 즉각 취할 수 있는 준비 태세를 갖춰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한국 증시가 대외 악재에 과도할 정도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원인을 면밀 분석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변동성을) 완화할 수 있는 증시 체질 개선에 나설 필요가 있다”며 “현재 추진 중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노력에 더해 증시의 구조적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복현 원장도 “그동안 과도한 금리 인하 기대감과 앤 캐리 트레이드 청산 등 시장 변동성 확대 위험에 대비해 지속적으로 리스크 관리 강화를 추진해 왔다”며 “국내 금융회사의 자산건전성과 자본적정성, 외환건전성은 매우 안정적인 상황이고 회사채 시장의 수급 여건과 금리 스프레드 등도 양호한 흐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원장은 “현재 상황에 대해 경계감을 갖고 대응해야 하겠지만 너무 지나친 공포감에 섣부른 투자 의사 결정을 하기보단 금융시장의 펀더멘털을 신중하고 합리적으로 평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금융위가 긴급회의를 소집한 것은 이날 코스피 지수가 2441.55로 전 거래일 대비 234.64포인트(8.77%) 급락하고, 코스닥 지수도 691.28로 전 거래일보다 88.05포인트(11.3%) 떨어졌기 때문이다. 장중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동시에 8% 넘게 폭락하면서 거래를 일시 정지하는 ‘서킷브레이커’가 2020년 3월 19일 이후 4년 5개월 만에 처음 발동됐다. -
'금융 안정' 강조한 김병환 "부채 중심의 구조 개선해야"
경제·금융 금융정책 2024.08.05 10:00:00김병환(사진) 금융위원장이 5일 “실물경제와의 연계하에 부채를 적정 수준으로 안정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금융리스크 점검회의에서 “부채 대응이라는 과제는 부채 절대 규모의 감축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부채 총량을 죄기보다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중을 낮춰 리스크를 점진적으로 줄여가겠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부채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려운 만큼 긴 시계에서 연착륙을 도모해나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 금융 시스템이 외부 충격에 취약한 근본적인 요인은 주요국에 비해 높은 부채비율과 부채 의존에 있다”고 진단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민간(가계·기업) 부채는 4959조 원으로 GDP의 206.5%에 달한다. 김 위원장은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역동성 회복, 금융 안정을 위해 부채 중심의 구조를 개선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현재 진행 중인 부채 대응 정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2·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예정대로 추진하고 차주의 소득을 고려해 대출 한도를 정하는 DSR 중심 관리 체계도 강화할 계획이다. 김 위원장은 부채 의존도가 특히 높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구조도 손보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부동산으로의 자금 쏠림 방지를 위한 제도적 대응책을 강구하는 등 부채 의존도가 과도하게 높은 부동산 금융 구조를 과감하게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경기 둔화 우려와 중동 정세 등에 따른 주식시장 변동성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중장기적으로 국내 증시의 체질 개선에 속도를 높인다. 김 위원장은 “밸류업 프로그램과 공매도 제도 개선을 차질 없이 추진할 것”이라며 “세제 지원 등을 통해 국내 증시 투자의 저변을 확장하겠다”고 강조했다. -
신영證 "버핏 애플 매각, 미국 주식 고평가 부담 반영"
증권 국내증시 2024.08.05 09:38:04신영증권이 5일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보유하고 있던 애플 주식 지분을 올해 들어 절반 수준으로 줄인 것에 “미국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가치평가) 부담을 반영했다”고 분석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지난 3일(현지시간) 공개한 2분기 실적발표에서 6월 말 기준 애플 주식 842억 달러(약 115조 원) 상당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말 기준 보유했던 애플 지분은 1743억 달러(약 237조 원)였는데 6개월 새 보유 지분 가치를 절반 수준으로 줄인 것이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최근 38억 달러 규모의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지분도 처분했다. 매각 자금은 다른 주식에 투자하기 보단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다. 현금 보유량은 2769억 달러로 역대 최대치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버핏이 높은 밸류에이션 때문에 적절한 투자처를 찾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잘 대변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박 연구원은 국내 코스피 지수는 밸류에이션 부담이 거의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미국 시장 만큼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미국 주식 시장의 고평가 부담이 해소될 때까지는 국내 증시도 변동성 구간이 이어질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3분기를 고배당, 가치주 중심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삼일PwC “주주환원 동시에 이익성장 속도 높여야 밸류업 극대화”
증권 증권일반 2024.08.05 09:28:38정부가 올해 초부터 기업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가운데 기업가치 극대화를 위해서는 주주환원과 더불어 이익 성장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지금과 같은 저성장 국면에서는 속도감 있는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을 위해 인수합병(M&A)나 구조조정 등을 전략적 수단으로 활용해 새로운 성장기회를 찾아야 할 것이란 분석이다. 삼일PwC는 5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Value 業(업) 하라!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마중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성공 요건’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국내 증시의 저평가 현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과 정부가 추진 중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주요 내용,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전략적 방향성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먼저 보고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으로 낮은 자본효율성과 미흡한 주주환원을 꼽았다. 자기자본을 활용해 1년간 얼마나 많은 순이익을 창출했는지 판단하는 수익성 지표인 ROE는 한국이 10년 평균 8% 수준으로 미국(14.9%), 일본(8.3%), 중국(9.3%) 등 주요국보다 낮다. 보고서는 한국의 배당 성향도 10년 평균 26%로 선진국(49.5%) 대비 소극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서는 △속도감 있는 성장 전략과 △적극적 소통 정책 등 두 가지 전략을 제시했다. 속도감 있는 성장을 위해서는 주주환원 확대뿐만 아니라 이익성장을 통한 ROE 개선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보고서는 “주주환원율을 높이면 기업가치 제고에 단기적으로 도움이 되지만, 이익 성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모멘텀 상실로 상승 동력이 약해진다”고 꼬집었다. 결국 속도감 있는 성장이 기업 밸류업의 관건이라는 것. 이를 위해서는 기존 사업의 역량을 키워내는 유기적 성장과 M&A, 구조조정을 통한 비유기적 성장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창범 삼일PwC 밸류업지원센터장은 “기업은 밸류업 공시를 부담이 아닌, 성장의 마중물로 바라보고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전략 수립과 시행 노력을 해야 한다”며 “특히 비즈니스 트랜스포메이션 관점에서 시장 흐름을 앞서는 선제적 구조조정과 M&A를 통한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변화가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보고서에는 정부의 가이드라인을 활용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할 때 고려사항 및 지난해 증시 활황을 이끈 일본 밸류업 정책 사례 등도 포함됐다. 김용범 공동센터장은 “대다수 기업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수립할 때 큰 방향성 없이 ‘매출 얼마 달성’이라는 식의 단편적 목표 설정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며 “공시를 하는 기업이라면 하나의 스토리 라인을 가지고 단기, 중장기 목표가 무엇인지, 이를 달성하기 위한 실행 계획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설정하고 수립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원전에 1조2000억 투자, 주주배당 규모 유지" 두산의 주주달래기 성공할까 [biz-플러스]
산업 산업일반 2024.08.05 07:00:00두산에너빌리티(034020)가 사업구조 개편으로 얻는 1조2000억 원의 투자 재원을 전부 원전 사업에 투입하기로 했다. 두산밥캣(241560)은 기존 배당 규모를 그대로 유지하고 두산로보틱스(454910)는 5년 내 매출 1조 원을 달성하겠다고 했다. 두산(000150)그룹은 에너빌리티∙밥캣∙로보틱스 등 3개사가 이같은 내용이 담긴 주주서한을 일제히 발송했다고 4일 밝혔다. 두산이 주주서한을 보낸 것은 지난달 11일 로보틱스와 밥캣의 합병을 골자로 한 사업구조 개편안을 발표한 이후 처음이다. 5일 합병 동의 절차 참여하는 주주명부가 확정되는 가운데 본격적인 주주 달래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두산은 사업 개편에 따른 회사의 성장성과 주주환원 정책을 통한 ‘밸류업’ 의지를 강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논란이 된 합병 비율에 대해서는 더욱 소통을 강화해 불가피성을 설명하겠다는 방침을 전했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는 우선 서한에서 "두산밥캣 분할을 포함한 이번 개편으로 1조 원 수준의 투자 여력이 생겼다"며 "이를 전부 원전 사업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두산밥캣을 분할할 경우 차입금 7000억원이 감소하고 비영업용 자산 처분을 통해 현금 5000억 원 확보가 가능하다. 박상현 대표는 "체코에 이어 폴란드,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 영국 등 향후 5년 간 총 10기 내외의 원전 수주를 기대할 수 있고 SMR(소형모듈원전) 사업에서도 5년 간 62기 수주 목표를 초과할 가능성이 있다"고 청사진을 내놓았다. 이같은 수주량을 감당하려면 신기술을 확보와 생산설비 증설을 위한 투자금 마련이 필수라는 게 박상현 대표의 설명이다. 스캇박 두산밥캣 대표는 밥캣과 로보틱스의 합병의 시너지 효과를 강조했다. 스캇박 대표는 "산업용 자율주행 장비 시장은 2031년 80조 원 규모로 예상된다"며 "이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기존 제품의 무인화, 로봇화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실제 건설장비 분야 세계 1위인 캐터필러는 2020년 마블로봇을, 농업장비 세계 1위인 디어앤컴퍼니는 2021년 베어플래그 로보틱스를 인수한 바 있다. 박 대표는 밥캣이 성장기업인 로보틱스와 합병되면 배당 수익이 줄어들 것이란 우려에 대해선 "현재까지 실시해 온 배당정책을 통합법인이 승계해 배당규모를 유지하고 통합법인의 사업적 성과를 기반으로 적극적인 ‘밸류업’ 방안을 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밥캣의 2023년 배당액은 주당 1600원이다. 밥캣은 앞서 기존에 보유하던 자사주는 물론 합병 반대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취득하게 되는 자사주도전부 소각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는 밥캣과의 합병을 통해 5년 내 매출 1조 원 이상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류정훈 대표는 "로봇의 최대 시장인 북미, 유럽 시장에서 압도적 네트워크와 비즈니스 인프라를 갖춘 두산밥캣과 통합하면 고객에 대한 접점이 현재 대비 약 30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로보틱스는 규모 10조 원 수준인 자율주행 로봇∙무인 지게차 시장 등 새 비즈니스 진출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두산 3사는 논란이 된 합병 비율에 대해선 적극 해명했다. 주주들 사이에선 로보틱스에 비해 밥캣의 회사 가치가 낮게 평가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에 스캇박 대표는 "법에서 상장법인 간 합병 시에는 시가 대 시가로만 교환 비율을 산정하게 돼 있다"며 “로보틱스와 밥캣의 주식 교환 가액인 8만114원, 5만612원은 두 회사의 2024년 평균 주가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류정훈 대표도 "주식시장에서의 회사 가치는 실적 외 미래 잠재성, 기술력 등 다양한 근거에 기반하는 것”이라며 “로보틱스는 최근 3년 간 글로벌 협동로봇 시장 성장률을 상회하며 연 평균 20%씩 성장하고 있다"고 했다. 두산 관계자는 "이번 사안의 가장 당사자인 주주들에 대한 설명이 충분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이번 서한을 비롯해 주주들과 더욱 소통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3사 대표들은 주주들에게 사과를 남기기도 했다. 박상현 대표는 “사업구조 개편과 관련해 주주들에게 충분히 사전 설명을 드리지 못해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고 스캇 박 대표는 “주주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도 “주주 여러분들의 깊은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에선 이번 두산의 주주서한에 대한 주주들의 반응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주주 달래기에도 불구하고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설정 한도 이상으로 행사할 경우 합병은 무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에너빌리티의 경우 주식매수청구권 한도가 6000억 원이고 밥캣과 로보틱스는 각각 1조5000억 원, 5000억 원 수준이다. 현재 3사의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이 모두 주가보다 낮은 만큼 청구권을 사용하는 주주들의 규모가 커질 수 있다. 합병 과정에서 국민연금이 개편의 성사를 가를 열쇠를 쥐고 있다는 분석도 지배적이다. 국민연금은 두산에너빌리티의 지분 6.78%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혼자서도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한도(6000억 원)를 넘길 수 있다. 국민연금은 2014년 삼성중공업(010140)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 과정에서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했고 합병은 무산된 바 있다. -
금감원, 'ETF 불건전 영업' 계열사 자금 몰아주기 들여다본다
증권 국내증시 2024.08.05 06:00:00금융감독원이 자산운용업계 전반을 들여다보는 것은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급성장하는 과정에서 과도한 경쟁이 불건전 영업행위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전체 ETF의 순자산가치 총액은 2022년 말까지만 해도 78조 5000억 원 수준이었는데 2023년 말 121조 1000억 원, 올해 7월 말 156조 8000억 원으로 급성장했다. 특히 개인 투자자보다는 기관 주도로 늘었다. 정치권에서도 ETF 시장의 급성장 과정에서 그룹 계열사의 자금 몰아주기나 증권사와의 짬짜미 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5일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올 3월 말 기준 삼성계열사가 보유한 삼성자산운용의 대표 금리형 상품 ‘Kodex CD금리 액티브’와 ‘Kodex KOFR금리 액티브’ 규모는 각각 1조 4090억 원, 6850억 원 등 2조 940억 원에 이른다. 두 상품의 순자산 13조 723억 원의 16%가 계열사 물량으로 채워진 셈이다. 다만 그룹 차원에서 의사결정을 내린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계열사 ETF를 매수했다면 이를 제재할 근거는 마땅치 않다. 문제는 운용사가 증권사에 주식 주문을 내는 조건으로 금리형 ETF 등의 매수를 요청했을 가능성이다. 증권사 입장에서도 손실 가능성이 거의 없는 금리형 ETF를 자금 파킹 용도로 활용하면서 운용사로부터 주식 매매 수수료를 챙길 수 있기 때문에 나쁘지 않은 제안이다. 자산운용사도 ETF 순자산총액을 늘리는 식으로 증권사와 공생관계가 형성된다. 이 경우엔 자산운용사의 불건전 영업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 금감원은 겉으로 보수 인하 경쟁 중인 자산운용사들이 이를 만회할 다른 수익원을 확보하고도 투자자에게 알리지 않았는지도 들여다볼 계획이다. 삼성자산운용이 지난 4월 미국 대표지수형 4종의 수수료를 0.05%에서 0.0099%로 대폭 인하한 이후 미래에셋자산운용뿐만 아니라 중소형 운용사까지 보수 인하 행렬에 합류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운용사들이 치킨게임 양상으로 보수 인하 경쟁을 하는 건 투자자들에겐 이득인 측면도 있다”면서도 “보수를 내리면서 다른 수익원을 확보했다면 이를 확실히 공개하고 증권신고서에 정확히 기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일부 운용사들은 숨은 비용에 대한 설명을 투자 설명서에 제대로 기재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는다. 커버드콜 ETF 가운데 합성형 상품은 기본 수수료를 제외하고 증권사에 별도로 지급해야 할 스와프 비용이 최대 4%에 이른다. 목표분배율이 8~10%라도 투자자들이 실제 손에 쥐는 건 4~5%에 그칠 수 있는 셈이다. 운용사들의 과도한 마케팅·영업 활동은 이미 제동이 걸렸다. 금감원은 커버드콜 ETF 종목명에 ‘목표분배율’이나 ‘프리미엄’ 등을 사용해 투자자 혼선을 야기한다며 소비자경보를 발령한 데 이어 앞으로는 종목명에 아예 사용하지 못하도록 금지했다. 이미 쓰고 있는 삼성자산운용·미래에셋자산운용·한국투자신탁운용 등 운용사 3곳과 기상장 ETF 명칭까지 변경할지도 논의 중이다. 커버드콜은 기초자산을 매수하는 동시에 콜옵션(매수청구권)을 매도해 배당 재원을 마련하는 전략이다. 운용사들이 안정적인 월 배당을 강조하면서 관련 상품을 쏟아내자 커버드콜 ETF 순자산은 지난해 말 7748억 원에서 6월 말 3조 7471억 원으로 383.6% 급증했다. 커버드콜 ETF는 기초자산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이 제한되고 가격 하락 시 옵션 프리미엄 이상 손실이 반영되는 비대칭적 구조지만 운용사들은 월 배당만 내세웠다. 이에 문제의식을 느낀 금감원은 8월 중순까지 커버드콜 ETF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로 했다. 경쟁 과열로 인한 운용사들의 과도한 마케팅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올해 초 코리아 밸류업 지수가 확정 발표되기 전부터 펀드 상품명이나 홍보사진 등에 ‘밸류업’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금감원이 이를 막은 바 있다. 그러나 최근 기업 사회공헌 등 투자와 전혀 무관한 활동에도 밸류업을 붙이는 등 문제는 지속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펀드시장이 갈수록 ETF에 편중돼 있고, 업계 경쟁도 치열하다 보니 여러 문제점이나 불합리한 부문이 발생하고 있다”며 “운용업계 전반적인 문제점이나 중장기적인 방향성을 놓고 개선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
[솔선수법]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 명시 방안…기업 경쟁력부터 고려해야
사회 사회일반 2024.08.04 21:59:00미국 모범회사법에서는 델라웨어 주 회사법이나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가 인정되고 있다. 일본 회사법의 해석상으로도 이사의 주주에 대한 보호의무가 인정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 상법은 주식회사의 이사가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를 부담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고, 대법원의 판례도 이와 같다. 이사는 회사에 대해서만 충실의무를 부담할 뿐 주주에 대해서는 충실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사들이 회사의 이익을 위해 경영상 의사결정을 한다면 이는 종국적으로 지배주주의 이익에 부합하는 결과가 될 것이다. 그러나 지배주주와 회사의 이익이 충돌하는 사안에서 지배주주의 이익만을 위해 의사결정을 한다면 회사의 이익에 반하는 결과가 될 것이다. 여기에서 기존의 상법은 이사들이 회사의 이익을 위해 의사결정을 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한편, 상장기업들이 물적분할 후 분할신설된 자회사를 상장하는 방법의 구조개편으로 인해 일반주주들이 분할된 영업부문의 성장에 따른 성과를 누릴 기회를 박탈당한다는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이사들이 이러한 회사 구조개편에 관한 의사를 결정함에 있어 회사의 이익 외에도 지배주주의 지배력을 약화시키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고려요소로 작용하곤 한다. 회사가 경영권 분쟁에 휘말리게 된다면 회사의 경쟁력 약화로 연결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이러한 고려를 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최근 정부에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한 밸류업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상법에 이사의 주주들에 대한 충실의무를 명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일반주주의 보호수단이 미흡하다는 점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고, 이사의 주주들에 대한 충실의무 도입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주주간 이해 충돌 시 경영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지배주주의 지분보다 오히려 소수주주 지분이 과대평가되며, 회사의 장기적 이익을 위한 경영판단이 지연될 수 있다는 비판론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찬성론과 반대론이 서로 나름의 근거를 가지고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이러한 제도 개편에서는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방안을 찾는 것아 가장 중요한 고려요소가 되어야 한다는 데에는 큰 이론의 여지는 없을 것이다. 이사의 주주들에 대한 충실의무 도입론에 대하여 학계와 실무에서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져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을 도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NH투자증권, 증권사 시총 1위 올라
증권 IB&Deal 2024.08.04 18:31:35NH투자증권이 증권업계의 최강자로 꼽히는 미래에셋증권을 제치고 처음으로 시가총액 1위 증권사 자리에 올라섰다. 4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의 시총은 지난 2일 기준 4조4441억 원으로 미래에셋증권(4조4113억 원)을 앞질렀다. NH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호실적을 기록했고, 그간 보여준 높은 주주환원율로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에 부합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더해진 결과로 해석된다. 지난 3월 윤병운 사장 취임 이후 사업부간 협업 체계 강화와 리테일 비즈니스의 안정적인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중장기 계획을 수립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NH투자증권은 올 1월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이후 지난 1일까지 42% 상승했으며,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12%)을 압도했다. 한편 증권사 시총 3위와 4위는 삼성증권과 키움증권으로 각각 3조8622억 원, 3조1857억 원이다. -
계열사 자금 몰아주기 주시…숨은 비용 알렸는지도 본다
증권 국내증시 2024.08.04 17:56:59금융감독원이 자산운용업계 전반을 들여다보는 것은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급성장하는 과정에서 과도한 경쟁이 불건전 영업행위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전체 ETF의 순자산가치 총액은 2022년 말까지만 해도 78조 5000억 원 수준이었는데 2023년 말 121조 1000억 원, 올해 7월 말 156조 8000억 원으로 급성장했다. 특히 개인 투자자보다는 기관 주도로 늘었다. 정치권에서도 ETF 시장의 급성장 과정에서 그룹 계열사의 자금 몰아주기나 증권사와의 짬짜미 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4일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올 3월 말 기준 삼성계열사가 보유한 삼성자산운용의 대표 금리형 상품 ‘Kodex CD금리 액티브’와 ‘Kodex KOFR금리 액티브’ 규모는 각각 1조 4090억 원, 6850억 원 등 2조 940억 원에 이른다. 두 상품의 순자산 13조 723억 원의 16%가 계열사 물량으로 채워진 셈이다. 다만 그룹 차원에서 의사결정을 내린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계열사 ETF를 매수했다면 이를 제재할 근거는 마땅치 않다. 문제는 운용사가 증권사에 주식 주문을 내는 조건으로 금리형 ETF 등의 매수를 요청했을 가능성이다. 증권사 입장에서도 손실 가능성이 거의 없는 금리형 ETF를 자금 파킹 용도로 활용하면서 운용사로부터 주식 매매 수수료를 챙길 수 있기 때문에 나쁘지 않은 제안이다. 자산운용사도 ETF 순자산총액을 늘리는 식으로 증권사와 공생관계가 형성된다. 이 경우엔 자산운용사의 불건전 영업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 금감원은 겉으로 보수 인하 경쟁 중인 자산운용사들이 이를 만회할 다른 수익원을 확보하고도 투자자에게 알리지 않았는지도 들여다볼 계획이다. 삼성자산운용이 지난 4월 미국 대표지수형 4종의 수수료를 0.05%에서 0.0099%로 대폭 인하한 이후 미래에셋자산운용뿐만 아니라 중소형 운용사까지 보수 인하 행렬에 합류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운용사들이 치킨게임 양상으로 보수 인하 경쟁을 하는 건 투자자들에겐 이득인 측면도 있다”면서도 “보수를 내리면서 다른 수익원을 확보했다면 이를 확실히 공개하고 증권신고서에 정확히 기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일부 운용사들은 숨은 비용에 대한 설명을 투자 설명서에 제대로 기재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는다. 커버드콜 ETF 가운데 합성형 상품은 기본 수수료를 제외하고 증권사에 별도로 지급해야 할 스와프 비용이 최대 4%에 이른다. 목표분배율이 8~10%라도 투자자들이 실제 손에 쥐는 건 4~5%에 그칠 수 있는 셈이다. 운용사들의 과도한 마케팅·영업 활동은 이미 제동이 걸렸다. 금감원은 커버드콜 ETF 종목명에 ‘목표분배율’이나 ‘프리미엄’ 등을 사용해 투자자 혼선을 야기한다며 소비자경보를 발령한 데 이어 앞으로는 종목명에 아예 사용하지 못하도록 금지했다. 이미 쓰고 있는 삼성자산운용·미래에셋자산운용·한국투자신탁운용 등 운용사 3곳과 기상장 ETF 명칭까지 변경할지도 논의 중이다. 커버드콜은 기초자산을 매수하는 동시에 콜옵션(매수청구권)을 매도해 배당 재원을 마련하는 전략이다. 운용사들이 안정적인 월 배당을 강조하면서 관련 상품을 쏟아내자 커버드콜 ETF 순자산은 지난해 말 7748억 원에서 6월 말 3조 7471억 원으로 383.6% 급증했다. 커버드콜 ETF는 기초자산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이 제한되고 가격 하락 시 옵션 프리미엄 이상 손실이 반영되는 비대칭적 구조지만 운용사들은 월 배당만 내세웠다. 이에 문제의식을 느낀 금감원은 8월 중순까지 커버드콜 ETF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로 했다. 경쟁 과열로 인한 운용사들의 과도한 마케팅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올해 초 코리아 밸류업 지수가 확정 발표되기 전부터 펀드 상품명이나 홍보사진 등에 ‘밸류업’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금감원이 이를 막은 바 있다. 그러나 최근 기업 사회공헌 등 투자와 전혀 무관한 활동에도 밸류업을 붙이는 등 문제는 지속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펀드시장이 갈수록 ETF에 편중돼 있고, 업계 경쟁도 치열하다 보니 여러 문제점이나 불합리한 부문이 발생하고 있다”며 “운용업계 전반적인 문제점이나 중장기적인 방향성을 놓고 개선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
"원전 1.2조 투자" "로봇틱스, 1조 매출"…성장·주주환원, 두 토끼 잡는다 [biz-focus]
산업 산업일반 2024.08.04 16:18:39두산에너빌리티(034020)와 두산밥캣(241560)·두산로보틱스(454910) 등 두산(000150)그룹 3개사가 4일 대표이사 명의로 주주 서한을 냈다. 지난달 11일 그룹이 내놓은 사업 구조 재편과 관련해 주주와의 소통이 부족했다는 지적에 따라 마련된 것으로 서한에는 합병의 필요성과 성장 전략, 주주 환원 등의 청사진을 담았다. 3사 대표는 주주들에게 사과하는 것으로 서한을 시작했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는 “사업구조 개편과 관련해 주주들에게 충분히 사전 설명을 드리지 못해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했고 스캇 박 두산밥캣 대표는 “주주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도 “주주 여러분들의 깊은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주 서한은 각 사 홈페이지에 게재됐고 임시 주주총회 참석 대상 주주 명부가 확보되는 이달 5일 서한 발송이 시작될 예정이다. ◇5년간 10기 원전 수주 가능…"에너빌에 1.2조 투자"=두산그룹은 합병 이후 만들어낼 성장 비전을 상세히 소개했다. 박상현 대표는 “체코에 이어 폴란드·아랍에미리트(UAE)·사우디·영국 등 향후 5년간 총 10기 내외의 원전 수주를 기대할 수 있고 소형모듈원전(SMR) 사업에서도 5년간 62기 수주 목표를 초과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를 감당하려면 신기술을 확보와 생산 설비 증설을 위한 투자금 마련이 필수인데 합병 이후 그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박상현 대표는 “두산밥캣 분할을 포함한 개편으로 1조 원 수준의 투자 여력이 생겼다”며 “이를 전부 원전 사업에 투입하겠다”고 말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두산밥캣을 분할할 경우 차입금 7000억 원이 감소하고 비영업용 자산 처분을 통해 현금 5000억 원 확보가 가능하다. 두산밥캣·로보틱스의 합병 시너지가 크다는 점 역시 강조했다. 인공지능(AI) 기술에 기반한 무인화·자동화 트렌드가 소형 장비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어 맞대응을 위한 합병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실제 건설장비 분야 세계 1위인 캐터필러는 2020년 마블로봇을, 농업 장비 세계 1위인 디어앤컴퍼니는 2021년 베어플래그 로보틱스를 인수했다. 스캇 박 대표는 “산업용 자율주행 장비 시장은 2031년 80조 원 규모로 예상된다”며 “이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기존 제품의 무인화·로봇화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배당 줄지 않는다”…적극적 주주 환원=합병을 통해 배당이 축소될 것이라는 일부의 우려는 잠재웠다. 스캇 박 대표는 “현재의 배당 정책을 통합법인이 승계해 그 규모를 유지하고 통합법인의 사업적 성과를 기반으로 적극적인 ‘밸류업’ 방안을 펼 것”이라고 말했다. 밥캣의 2023년 배당액은 주당 1600원이다. 밥캣은 앞서 기존에 보유하던 자사주는 물론 합병 반대 주주들의 주식 매수청구권 행사로 취득하게 되는 자사주도 모두 소각하겠다고 발표했다. 류 대표는 밥캣과의 합병으로 5년 내 매출 1조 원 이상 달성도 자신했다. 류 대표는 “두산밥캣과 통합하면 최대 로봇 시장인 북미·유럽 시장에서 고객에 대한 접점이 현재 대비 약 30배 이상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매출이 늘어나는 만큼 배당도 함께 증가할 수 있다는 얘기다. 통합 두산로보틱스는 10조 원 수준인 자율주행 로봇 및 무인 지게차 시장 등 진출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상장법인 합병 비율, 法규정…“상장 후 가치 오를 것”=논란이 된 합병 비율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했다. 박상현 대표는 “분할 시 두산에너빌리티의 주식 수는 25% 감소하는 반면 기업가치는 10%만 감소하는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재상장 시점의 두산에너빌리티 주식의 주당 가치는 두 비율의 차이만큼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스캇 박 대표는 “법에서 상장법인 간 합병 시에는 시가 대 시가로만 교환 비율을 산정하게 돼 있다”며 “로보틱스와 밥캣의 주식 교환 가액인 8만 114원, 5만 612원은 두 회사의 2024년 평균 주가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류 대표도 “주식시장에서의 회사 가치는 실적 외 미래 잠재성, 기술력 등 다양한 근거에 기반하는 것”이라며 “로보틱스는 최근 3년간 글로벌 협동로봇 시장 성장률을 상회하며 연평균 20%씩 성장하고 있다”고 했다. 관심은 주주들의 반응이다.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이 주식 매수청구권을 설정 한도 이상으로 행사하면 합병은 무산될 수 있다. 에너빌리티는 주식 매수청구권 한도가 6000억 원이고 밥캣과 로보틱스는 각각 1조 5000억 원, 5000억 원 수준이다. 특히 국민연금은 두산에너빌리티의 지분 6.78%을 보유하고 있어 어떤 결정을 할지 두산그룹은 물론 시장도 지켜보고 있다. -
[동십자각] AI '고비용 절벽'의 해법
산업 기업 2024.08.04 11:06:11최근 진행되는 인공지능(AI) 혁명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무엇일까. 얼마 전 만난 재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비싸다. 비싸도 너무 비싸다"는 한 마디로 AI 산업을 정의했다. 당장 AI라는 금맥을 캐내는 곡괭이에 비유되는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의 경우 한 개당 가격이 5만 달러 안팎에 이른다. 그런데도 메타같은 빅테크 기업들이 한 해 수십조 원을 들여 수십만 개씩 물량을 싹쓸이 하는 바람에 물량을 구하기 어려울 정도로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AI 구현에 반드시 필요한 반도체 생산에 들어가는 비용도 천문학적으로 불어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팹(공장) 하나를 짓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20조원"이라며 "정부 보조금 없이는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기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이 1983년 반도체 사업 진출을 선언하면서 내세운 시설투자 계획이 5년간 4400억 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비용 천장'이 얼마나 높아졌는지 실감할 수 있다. 비용 압력이 이렇게 크다보니 곳곳에서 비명 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한때 반도체 시장의 제왕으로 군림했던 인텔이 대표적 사례다. 인텔은 최근 실적발표회에서 직원 15%를 줄이고 주주 배당도 아예 중단한다고 밝혔다. 구조조정이야 흔한 일이지만 주주의 이익을 목숨처럼 여기는 미국에서 배당 중단은 심상치 않은 신호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에 대한 무리한 투자가 회사를 짓누르고 있다는 게 재계의 진단이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와 같은 국내 기업들에게도 비용 절벽이 다가오고 있다. 실제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다음번 반도체 경기 다운턴 때 삼성전자가 회사채 발행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삼성이 보유한 100조원 현금이 부족하게 느껴질 정도로 ‘투자의 차원’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구조적 문제는 결국 기업 스스로가 체급을 키워 이겨내야 한다. 투자자를 빨아들이고 시총을 더 키워야 더 많은 돈을 더 싼 금리로 전세계에서 조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1위 삼성전자 시총(475조원)이 TSMC 시총(약 1120조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 자체가 우리 기업들의 최대 리스크다. 물론 기업들 역시 다양한 주주친화정책으로 주가 상승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고질적인 투자자 신뢰 부족 현상 등을 감안하면 밸류업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차를 버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정부와 정치권의 역할이다. 첨단산업에 대한 강력한 보조금, 규제 해소 등이 그 무기다. 시간이 지나면 쓰지 못하는 기업들의 ‘세액공제권’을 거래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다. 대기업 특혜라는 틀에 얽매여 낭비할 시간이 없다. -
티웨이 지분경쟁 예고…대명소노·예림당 5%差로
산업 기업 2024.08.02 16:53:51대명소노그룹이 사모펀드의 티웨이항공 지분을 잇따라 매입하면서 항공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현재 최대주주인 예림당 측과의 지분율 차이는 단 5%포인트로 좁혀졌다. 국내외 호텔·리조트 운영사인 대명소노그룹은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항공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온 만큼 향후 티웨이항공 지분 추가 매입 등 경영권 확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명소노그룹의 계열사 대명소노시즌은 전날 사모펀드 JKL파트너스의 투자목적회사인 더블유밸류업유한회사의 티웨이항공 보통주 지분 10%(2153만 7898주)를 약 709억 원에 양수한다고 공시했다. 이번 매입으로 대명소노그룹은 티웨이항공 지분 24.9%를 확보했다. 최대주주인 예림당 측 지분율(29.7%)과는 5%포인트도 차이가 나지 않는다. 6월 말 대명소노그룹의 소노인터내셔널은 더블유밸류업의 티웨이항공 보통주 지분 14.9%(3209만 1467주)를 약 1056억 원에 사들인 바 있다. 당시 계약에는 더블유밸류업의 티웨이항공 잔여 지분을 9월 말까지 소노인터내셔널 또는 소노인터내셔널이 지정한 제3자에게 매도하는 내용의 콜옵션이 있었는데 이번에 이를 행사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대명소노그룹이 중장기적으로 티웨이항공 경영권 확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 세계에서 운영 중인 글로벌 호텔·리조트 사업과 항공업 간 연계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소노인터내셔널은 글로벌 호텔·리조트 체인 사업장을 500개로 늘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프랑스 파리 등 유럽 장거리 노선을 확보한다. 대명소노그룹은 더블유밸류업의 나머지 지분(1.9%) 등을 추가로 매입할 경우 최대주주에 오를 수 있다. 대명소노그룹은 2011년 계열사 대명엔터프라이즈를 통해 티웨이항공 인수를 추진한 이력이 있다. 다만 티웨이항공 지분의 추가 매입 여부나 경영권 확보 등에 대해서는 선을 그으며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자금 부담을 겪는 예림당이 결국 지분을 매각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1분기 기준 티웨이항공의 부채는 1조 1731억 원인 반면 예림당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62억 원 수준이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아직 최대주주와 대명소노그룹 간 지분율 차이가 있는 만큼 향후 상황을 면밀히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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