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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왕촨푸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04.05 17:58:52글로벌 금융위기가 고조되던 2008년 9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이름도 낯선 중국 업체의 지분 10%를 사들였다. 일각에서는 ‘투자의 귀재’가 감각을 잃은 게 아니냐는 혹평도 나왔지만 해당 기업의 주가가 10배 이상 치솟으며 남다른 안목을 증명했다. 현재 세계 전기차 시장점유율 4위인 BYD다. BYD의 창업자인 왕촨푸는 1966년 안후이성 농촌에서 태어났다. 13세 때 지병을 앓고 있던 아버지가 사망하자 가세는 급격 -
[만파식적] T-72 전차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04.04 18:13:181990년 8월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하자 미국은 다국적 연합군을 결성해 반격에 나섰다. 이라크는 사막 전투에서 당시 최고 성능을 자랑하던 T-72 전차가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불과 100시간이 지난 뒤 그 믿음은 깨졌다. T-72는 미군의 주력 전차인 M1 에이브럼스와 대치할 때마다 격파당했다. 사막에 수없이 널린 T-72 잔해들은 이 탱크의 허울뿐인 명성을 사라지게 만들었다. T-72는 구소련이 1971년 개발 -
[만파식적] 나토 헌장 5조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04.03 18:00:5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지난해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벨기에 브뤼셀 나토본부를 방문했다. 그는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을 만나 “나토는 미국의 이익에 결정적으로 중요하다”며 “나토 헌장 제5조는 신성한 의무”라고 다짐했다. 1949년 설립된 나토를 주도하는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은 대부분 취임 후 이 조항 준수를 명시적으로 약속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만 -
[만파식적] 채텀하우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03.31 18:32:402019년 7월 퇴임을 일주일 앞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런던 채텀하우스에서 마지막 대중 연설에 나섰다. 메이 총리는 “지도자의 역할은 대중이 듣고 싶어하는 것만 말하거나 지킬 수 없는 약속을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역설했다. 대중 인기 영합주의가 판치는 정치 현실을 꼬집은 것이다. 메이 총리가 채텀하우스에서 포퓰리즘을 겨냥한 데 대해 언론들은 ‘영국 최고의 싱크탱크이자 중립적 기관이라는 상징성을 활용했다’ -
[만파식적] 돌마바흐체궁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03.30 18:31:3619세기 중엽 오스만제국의 술탄 압둘 메지드1세는 기울어가는 제국의 국운을 부흥시킬 방안을 찾았다. 고심 끝에 그가 내린 결정은 수도 이스탄불에 찬란했던 제국의 위용을 보여줄 궁전을 새로 짓는 것이었다. 메지드1세는 왕자 시절 파리 유학 때 큰 감명을 받은 베르사유궁전을 참고하기로 했다. 그의 지시에 따라 1843년 보스포루스해협 인근의 옛 궁전과 왕실 정원이 있던 부지에 새 궁전을 건설하는 작업이 시작됐다. 착공 1 -
[만파식적] 오데마피게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03.29 18:58:401970년대 초 시계 종주국 스위스는 심각한 위기에 빠진다. 일본 세이코 등이 전지로 돌아가는 ‘쿼츠’를 내놓으며 기계식이 지배하던 시계 시장을 뒤엎은 것이다. 스위스 시계 제조업 종사자의 대량 실업이 사회 문제로 등장할 정도였다. 하지만 압도적 기술을 지닌 스위스의 저력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스위스의 자존심을 지킨 대표 주자는 ‘오데마피게’였다. 이 회사는 스테인리스스틸로 된 최초의 럭셔리스포츠와치로 판 -
[만파식적] 미 82공수사단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03.28 18:13:481989년 말 파나마의 독재자 마누엘 노리에가의 축출을 위해 투입된 미군 82공수사단은 ‘로큰롤 공습’ 작전을 편다. 노리에가가 치외법권 지역인 주파나마 교황대사관으로 피신하자 주변에 대형 스피커를 설치해 로큰롤 음악을 엄청나게 큰 소리로 틀게 한 것이다. 크리스마스이브에는 82공수단이 직접 디제이에게 전화를 걸어 컨트리 가수인 리 그린우드의 ‘갓 블레스 디 유에스에이’를 비롯한 여러 곡의 노래를 신청하기도 했 -
[만파식적] 하이디라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03.27 18:05:472006년 6월 피자헛·KFC 등을 소유한 세계적 외식 기업인 ‘얌’이 중국의 한 식당에서 임원 세미나를 열었다. 중국식 샤부샤부 ‘훠궈’ 전문 외식 업체인 하이디라오였다. 이날 강사로 초청받은 장융 하이디라오 회장은 3시간 동안 성공 비결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1971년 쓰촨성에서 태어난 장 회장은 기술고등학교에서 용접을 배워 트랙터 공장에 들어갔다. 19세에 생애 첫 외식을 위해 식당을 찾았던 그는 형편없는 맛과 불 -
[만파식적] 신유라시아주의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03.24 18:43:58유럽의 주요국들은 17~18세기 시민혁명을 겪은 후 자본주의 아래서 민족주의와 제국주의로 치달았다. 19세기 발칸반도와 동유럽·러시아에서는 범슬라브주의가 꿈틀댔다. 발칸반도의 슬라브계 소국들이 오스트리아·오스만투르크 제국의 지배에서 벗어나기 위해 부르짖었고 러시아가 호응해 확산됐다. 오스트리아가 세르비아에 선전포고하며 시작된 제1차 세계대전도 범게르만주의와 범슬라브주의의 대립으로 볼 수 있다. 1917년 -
[만파식적] 콘클라베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03.23 17:56:56“하베무스 파팜(Habemus Papam, 교황이 나셨다).” 2013년 3월 13일 바티칸의 시스티나 성당 굴뚝을 쳐다보던 사람들이 환호성을 터트렸다. 베네딕토 16세의 자진 사임 이후 전 세계 12억 가톨릭 교도를 이끌 새 교황이 정해져 흰 연기가 피어올랐기 때문이다. 선출에 실패하면 검은 연기가 올라온다. 교황청 관계자가 나타나 외쳤다. “지극히 탁월하고 공경받으실 분의 이름은 호르헤 마리오입니다.” 아르헨티나 출신의 프란치 -
[만파식적] 회색지대 전술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03.22 17:53:2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주석 취임 직후인 2013년 4월 하이난성 탄먼진의 한 해상 민병 부대를 찾아 특명을 내린다. “현대식 장비 지식을 배우고 작업 능력을 키우며 어민을 인솔해 바다에서 돈을 벌면서 동시에 먼바다 정보를 적극적으로 수집하고 섬과 암초 건설 작업을 하라”는 지시였다. 어선에 군사작전 투입 지침을 내린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 장면은 중국중앙방송의 메인 뉴스로 보도됐고 그간 실체가 불분명했 -
[만파식적] 로로피아나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03.21 19:07:131997년 이탈리아 패션 업체 로로피아나가 페루 정부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안데스 산맥에 서식하는 낙타과의 동물 비쿠냐를 죽이지 않고 털을 깎아 제공하는 원주민에게만 원사를 구매하는 프로젝트였다. 비쿠냐 털은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가볍고 따뜻한 천연섬유다. 하지만 비쿠냐는 성격이 예민해 사냥하지 않고는 털을 얻기 어렵다. 비쿠냐가 멸종 위기에 처한 이유다. 1960년대에는 5000마리밖에 남지 않았다. 페루와 -
[만파식적] 블루 라이트닝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03.20 18:05:28북한의 핵 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도발이 집중됐던 2017년. 미국 행정부는 북한 영공을 급습하고 사이버 공격에 나서는 전략을 심도 있게 검토했다. 국방부는 그해 10월 미주리주 오자크에서 북한 선제 타격을 위한 모의훈련을 실시했다. 북한과 지형이 비슷한 지역에서 지하 벙커 파괴를 목표로 폭격 훈련까지 했다고 한다. 워싱턴포스트의 밥 우드워드 기자는 2018년 저서 ‘공포’에서 백악관이 이 같은 내용 -
[만파식적] 페트로달러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03.17 18:55:032017년 10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당대회에서 글로벌 패권국으로 도약을 선언한 직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책사인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는 의미심장한 분석을 했다. 배넌은 ‘일대일로’ 구상 등과 함께 ‘위안화의 기축통화’가 실현되는 날 “게임은 끝날 것”이라며 중국의 부상 가능성을 경고했다. 중국이 기축통화 진입을 위해 치밀하게 추진해온 것이 바로 ‘페트로 위안’이었다. 40년 이상 원유 시장 -
[만파식적] 우드로윌슨센터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03.16 18:07:182017년 6월 미국을 방문한 문정인 당시 대통령특별보좌관이 우드로윌슨센터가 주최한 행사에서 “북한이 핵·미사일 활동을 중단하면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축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미 정상회담을 열흘 앞둔 상황에서 한미 공조를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자 청와대는 “문 특보에게 한미 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뜻을 전달했다”며 진화에 나섰다. 우드로윌슨센터는 1968년 미국 연방의회가 제28대 대통령인 토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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