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이 배 밖으로 나오다
오피니언 사외칼럼 2026.01.21 18:17:27범 무서운 줄 모르는 하룻강아지처럼 겁을 상실한 경우를 가리켜 ‘간이 배 밖으로 나왔다’고 한다. 수술 등 인위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간이 배 밖으로 나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간이 자연적으로 혹은 질병에 의해 정상보다 거대해질 수는 있다. 난해한 각종 질병을 제외하고 가장 이해하기 쉬운 사례는 무엇이건 많이 먹어 간에 기름이 가득 찬 경우다. 간은 정상보다 150~200%까지 거대해질 수 있다. 입에 풀칠할 여력도 -
한식의 미래 여는 향토음식진흥센터
산업 생활 2026.01.20 17:52:09한식은 지금 단순한 유행을 넘어 세계인의 일상에 스며드는 새로운 전환점에 서 있다. 과거에는 비빔밥이나 불고기 같은 개별 메뉴에 대한 호기심이 주였다면 이제는 한식 전반을 하나의 정교한 ‘미식 브랜드(Gastronomy Brand)’로 인식하려는 흐름이 전 세계적으로 형성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결코 우연의 산물이 아니다. 우리 문화의 저력과 산업적 성장,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정책적 노력이 맞물려 만들어낸 구조적 성 -
가장 예민한 국경 파수꾼, 탐지견
오피니언 사외칼럼 2026.01.19 18:11:40길었던 하루 끝에 현관문을 열면 가장 먼저 마주하는 건 세차게 흔들리는 꼬리와 눅눅한 코끝의 온기다. 어디를 다녀왔는지, 어떤 사람을 만났는지, 피곤한지 즐거운지. 말 대신 코로 묻는 반려견과 살다 보면 냄새는 누군가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작은 단서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대한민국 국경의 최전선에도 그런 단서를 놓치지 않는 코끝이 있다. 공항과 항만에서 사람과 화물이 뒤섞인 거대한 냄새의 파도를 묵묵히 훑는 마약 -
넘치는 작품, 사라지는 미술 연구
오피니언 사외칼럼 2026.01.18 16:07:57미술 시장에서 작품의 명성과 가격을 움직이는 힘은 언제나 눈에 보이는 거래만은 아니다. 그 이면에는 작품을 해석하고 역사 속에 위치 짓는 학문적 비평 연구의 언어가 존재해왔다. 뉴욕과 런던, 베를린의 미술 시장은 단순한 자본의 집합이 아니라 수십 년에 걸쳐 축적된 비평과 연구의 토대 위에서 작동한다. 반면 오늘날 한국 미술계에서 이 중요한 매개의 역할은 점차 사라지고 있는 듯하다. 해외 사례를 보면 미술 관련 연 -
AI 경쟁력, 속도보다 매너
오피니언 사외칼럼 2026.01.15 18:05:09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 2026의 상징적인 변화는 인공지능(AI)이 더 이상 화면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생성형 AI를 넘어 이제 AI는 로봇과 모빌리티라는 신체를 입고 우리 곁으로 다가왔다. 보고, 듣고, 움직이며 인간과 공간을 공유하는 피지컬 AI 시대의 개막이다. 올해 CES 전시장에서는 로봇이 인간을 대하는 태도가 주목받았다. 자율주행 로봇들은 사람이 다가오면 속도를 줄이고 길을 가로지르는 -
'토의 간'
산업 바이오 2026.01.14 18:02:59‘토의 간’은 이해조 선생이 1912년 매일신보에 연재한 작품이다. ‘수궁가’ ‘별주부전’으로 알려진 판소리 이야기를 우리글로 전환해 사람들에게 읽을거리를 제공했다는 문학사적 의미도 있지만 간 수술을 하는 의사 입장에서는 그 의미가 남다르다. 수궁가나 별주부전에서 와병 중인 용왕과 용왕을 위해 살아 있는 토끼의 간을 구하러 가는 신하 별주부의 관점이 부각됐다면 20세기 초반에 이르러 발간된 토의 간에서는 실제 -
시간을 담그는 문화, 한국의 장
산업 생활 2026.01.13 18:09:462024년 12월, 파라과이 아순시온에서 열린 유네스코 정부간위원회 회의에서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한국 전통 음식 문화로서는 2013년 ‘김장 문화’에 이어 두 번째로 국제사회가 그 가치를 공식 인정한 사례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식진흥원이 지난 10여 년간 장 문화의 의미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확산해온 노력의 결실이기도 하다. 우리는 장을 단순한 조리 기술이 아닌 자연 -
경청에서 시작되는 납세 정의
경제·금융 정책 2026.01.13 05:00:00영화 ‘12인의 성난 사람들’에서 한 배심원은 모두가 ‘유죄’를 외칠 때 홀로 이의를 제기한다. 그가 원한 것은 당장의 무죄 판결이 아니라 한 사람의 인생이 걸린 결정 앞에서 “단 1시간 만이라도 제대로 이야기해 보자”는 절차적 정의였다. 관세행정 현장에서도 이와 같은 목소리가 존재했다. 결과만으로는 전부 설명할 수 없는 납세자의 사정을 행정이 귀 기울여 듣고 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통해 권익을 보호해달라는 -
사유 없는 이미지 시대
오피니언 사외칼럼 2026.01.11 18:00:42지난 연말 영국 런던 베이스워터 지역과 토트넘 코트 로드역 부근에 새로 등장한 뱅크시의 벽화가 신문 지면을 장식했다. 건물 벽과 담장 위에는 부츠와 코트, 겨울용 털모자를 착용한 두 아이가 땅에 누워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그중 한 아이가 하늘을 향해 손을 뻗는 장면은 노숙 아동 문제에 대한 작가의 메시지를 직관적으로 드러낸다. ‘얼굴 없는 예술가’로 불리는 뱅크시는 늘 그렇듯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허가받지 -
과징금보다 중요한 것
산업 IT 2026.01.08 18:10:42새해 첫날, 남산에 올랐다. 정상에 서니 봉수대가 눈에 들어왔다. 조선시대 봉수는 국가의 조기경보체계였다. 평온한 때에도 누군가는 쉼 없이 땔감을 준비하고 불씨를 살펴야 했다. 관리가 느슨해져 신호가 끊기는 순간 피해는 고스란히 백성들의 몫이었다. 크고 작은 유출 사고가 연달아 일어나는 요즘의 개인정보 환경이 봉수대를 떠올리게 한다. 디지털 사회에서 개인정보는 국민의 일상과 안전·존엄을 떠받치는 핵심 기반이 -
나는 간에서 배운다
산업 바이오 2026.01.08 05:00:00‘벼룩의 간을 빼먹는다’는 말이 있다. 참 염치없는 말이다. 벼룩의 간을 내어 먹다니, 그 조그만 녀석에게 그런 잔인한 짓을 하다니 말이다. 이식외과 전문의로서 십수 년간 간을 다루며 살아온 필자로서는 더욱 용납하기 힘든 비유였다. 그런데 몇 년 전에야 알게 됐다. 벼룩에게는 애초에 간이 없다는 것을. 그 속담은 허언이었던 것이다. 매우 충격적이었다. 심지어 하루살이에게도 간이 없다. 만약 하루살이에게 간이 있었다 -
한식의 가치, 세계로 확장하다
산업 생활 2026.01.07 05:00:00한식은 지금 새로운 전환점에 서 있다. 개별 음식에 대한 관심을 넘어 한식 전반을 하나의 ‘미식 브랜드’로 인식하려는 흐름이 세계적으로 형성되고 있다. 이는 우연히 만들어진 현상이라기보다 문화·산업·정책이 함께 작동할 때 가능한 구조적 변화다. 한식의 세계화는 단순한 확산을 넘어 ‘한식의 글로벌 미식 브랜드화’라는 보다 전략적인 목표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한식은 미식의 가치를 오랜 시간에 걸쳐 축적해온 식 -
한미 관세 협력, 현대판 도량형 통일
국제 경제·마켓 2026.01.06 05:00:00기원전 221년 중국 진나라는 지역마다 달랐던 도량형을 하나의 기준으로 통일했다. 표준화된 단위는 세금 부과의 공정성을 높였고 상업 활동과 지역 간 교류를 촉진했다. 공통의 기준을 공유하는 일이 교역과 행정을 움직이는 출발점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오늘날의 관세 협력 또한 복잡한 국제 무역의 기준을 하나로 정립해 수출 활로를 뚫는 현대판 도량형 통일이라 할 수 있다. 세계 무역 질서는 어느 때보다 빠르고 -
왜 지금, 모두를 위한 미술관인가
문화·스포츠 문화 2026.01.04 18:00:07오랜만에 만난 동창들과 있었던 일이다. 미술관을 가본 적 없다는 친구에게 “그래도 미술은 좋아하지”라고 물었더니 친구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아니, 학교 다닐 때부터 싫어했어.” 주위를 둘러보니 모두가 고개를 끄덕거렸다. 미술은 어렵고, 특정한 지식이 있어야만 접근할 수 있으며 평가와 시험의 기억으로만 남았다는 게 좌중의 평가다. 친구의 이 경험은 미술에 대한 개인적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예술을 -
개인정보 보호체계, 근본 전환할 때
오피니언 사외칼럼 2026.01.01 17:52:59병오년이 밝았다. 불을 뜻하는 병(丙)과 말을 의미하는 오(午)가 합쳐졌으니 ‘불타는 것처럼 밝은 말의 해’다. 삼국지에 등장하는 적토마처럼 붉은 말은 무엇보다 빠르고 거칠 것이 없다. 병오년 새해에는 우리 사회 곳곳에 활력이 넘치고 모두가 새로운 힘을 얻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한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일하는 방식과 제도 전반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새해를 시작했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정보기
오늘의 핫토픽
이시간 주요 뉴스
영상 뉴스
서경스페셜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